<이슈&인물> ‘살인 태클’ 당한 황의조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3.07.03 14:52:38
  • 호수 143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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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실한 핸드폰 뭐가 들었길래?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축구 국가대표 황의조 선수가 멈춰섰다. 전 여자친구라고 주장한 누리꾼이 그의 치부를 드러내면서다. 5개의 SNS 계정에 폭로한 정체불명의 누리꾼을 고소한 황의조. 이로 인해 원소속팀인 노팅엄포레스트 복귀마저 불투명해졌다. FC 서울과의 임대계약 종료를 앞두고 영국행을 고대했던 그의 거취가 주목된다.

지난달 25일 한 누리꾼은 축구 국가대표 선수 황의조의 복잡한 이성 관계를 폭로했다. 게시글에는 그의 성관계 영상까지 공개돼 충격을 안겼다. 논란이 가중되자, 폭로글은 비공개 전환됐다. 황의조의 치부가 이미 만천하에 드러난 후였다. 급기야 ‘황의조 성관계 영상’을 판매한다는 게시물도 올라왔다. 

정치권까지 나서 사태 수습에 나섰다.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은 ‘영상 속 여성에 관한 2차 가해 행위’라며 누리꾼을 향해 경고했다. 다만, 해당 영상이 불법 촬영물이라는 의혹이 제기돼 황의조에 대한 법적 처벌 가능성도 나온다.

분실 후
협박받아

황의조는 해당 누리꾼을 고소했지만 신분을 밝혀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황의조 측 고소장에 피고소인은 ‘성명불상자’로 명시됐는데, 이는 피고소인의 SNS 아이디가 5개였기 때문이다. 잠적한 피고소인의 정체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먼저 피고소인이 외국인일 것이라는 의혹이다. 황의조는 지난해 10월 그리스서 휴대폰을 분실했다. 올림피아코스FC서 뛰던 그는 당시 신원불상의 외국인에게 협박당했다고 주장했다. 휴대폰 소지자는 ‘이 안에 재미있는 것 많다’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전해진다.


황의조 측은 당시 분실한 휴대폰서 자료가 유출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변호인은 황의조가 협박에 대응하지 않자, 이에 대한 보복의 일환으로 해석했다. 사생활과 관련된 동영상을 유포하는 ‘리벤지 포르노’(보복성 음란물)라는 것이다. 변호인은 지난 27일 성동경찰서에 누리꾼이 보내온 협박 메시지와 게시물 등을 제출했다.

피고소인이 다수일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지난 25일, 피고소인은 5개 SNS 계정에 ‘국가대표 축구선수 황의조의 사생활’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황의조와 만났던 여자”라고 자신을 소개하면서 “황의조 휴대폰에는 여성들의 동의하에 찍은 것인지 몰카인지 알 수 없는 것들도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추가 피해자가 나오질 않길 바라는 마음”이라며 게시글을 올린 목적에 대해 설명했다.

영상 속 여성들에 대한 존엄성은 고려하지 않은 황의조의 양다리 피해를 두고 볼 수 없었다는 취지다. 실제로 온라인상에 영상이 떠돌고 있어 등장한 여성을 향한 2차 가해가 발생하고 있다.

황의조 측은 게시물 내용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부정하고 있다. 황의조의 매니지먼트를 맡은 UJ스포츠 측은 “불법으로 취득한 선수의 사생활을 유포하고 확산시킨 점에 대해 강력히 법적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생활 유포에 강력 법적 대응
정치권까지 나서 복잡한 양상

황의조 측의 주장이 받아들여지기 위해선 경찰이 수사를 통해 피고소인의 정체를 밝혀야 한다. 다만, 그럴만한 단서가 많지 않아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경찰은 인스타그램에 협조를 구해 IP를 추적해야 하는데 해외기업이라 쉽지 않다. 피고소인이 타인의 휴대폰, 선불 유심 등을 이용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신원을 특정하는 과정이 더욱 복잡해진다.

황의조의 치부가 드러나자 정치권까지 나서 문제를 제기했다. 지난달 26일, 문성호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SNS를 통해 “폭로자는 왜 관계를 정립하지 않는 남성(황의조)과 성관계를 가졌느냐”고 물었다. 문 전 대변인은 “연인이 되고 싶었다면 ‘사귈 거 아니면 안 해’라고 말하면 되는 거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앞서 피고소인은 ‘황의조가 해외에 가야 한다는 이유로 관계 정립을 피했고, 가스라이팅 했다’고 폭로했다. 이에 문 전 대변인은 황의조가 관계 정립을 피했음에도 성관계를 가진 것은 피고소인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해석을 내놨다.

그는 “가스라이팅 당했다는 것은 미성년자가 아닌 이상 말도 안 되는 변명”이라며 “자유로이 결정한 성관계의 책임을 남성에게 떠넘기는 것은 극도로 혐오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같은 당 허은아 의원도 가세했다. ‘N번방 대응 국제협력 강화법’을 대표 발의했던 허 의원은 이튿날(27일), SNS에 “N번방, 디지털 교도소의 사례와 다르지 않다”며 “인류가 그동안 쌓아온 근대적 법치주의를 퇴행시키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황의조가 공인이라는 이유로 ‘여론의 집단 린치’를 당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해석한 것이다. 

허은아·박지현 우려
리벤지 포르노 범죄

이어 “사생활은 개인의 대단히 내밀한 영역이다. 복잡다난한 맥락을 살펴봐야 알 수 있는 일이고, 그러라고 사법부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황의조에게 가스라이팅 당했다는 피고소인의 주장에도 반발했다. 허 의원은 ‘가스라이팅’이라는 심리학적 용어가 오용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도 “황의조를 비롯해 남녀를 불문하고 2차 가해를 멈춰야 한다”고 언급했다. 박 전 위원장은 지난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황 선수는 현재 온라인상에서 성회롱을 비롯한 온갖 2차 가해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N번방 사건을 최초로 세상에 알린 박 전 위원장은 황의조도 피해자라는 입장이다.

특히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르면, 황의조의 영상을 소지한 것만으로도 처벌 대상이 된다. 박 전 위원장은 “피해물을 소지·구입·시청하는 것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 수 있는 중한 범죄”라며 “SNS를 통해 피해물을 사고 팔고 공유하는 행위를 멈추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로 동의하에 찍은 촬영물인지 아닌지는 조사를 통해 밝혀낼 일”이라며 성관계 영상이 불법 촬영물이라고 언급했다.

이번 사건을 놓고 ‘리벤지 포르노’인지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영상에 나온 여성들은 엄연히 피해자가 맞지만, 피고소인은 영상 속 여성들의 얼굴이 가려졌다고 면피했다. 그렇다고 성폭력이 아니라고 볼 순 없다. 애초에 촬영 당사자들의 동의 없이 영상을 유포하는 것은 성폭력범죄 특례법에 따른 ‘동의하지 않은 성적 자료 유포 범죄’다.


주된 피해자가 황의조 즉, 남자일 뿐인 엄연한 리벤지 포르노 범죄다.

피고소인은 가수 정준영의 불법 촬영물 제작 및 유포 사건의 ‘황금폰’을 언급하며 동일시했다. 엄밀히 따지면, 정준영 사건은 불법 촬영임이 명백했고 본인이 유포했기에 처벌받은 것으로 이번 황의조 사건은 조금 다르다. 황의조가 촬영 당시, 여성으로부터 동의를 받았는지 여부는 밝혀진 바 없다.

불법 촬영?
의견 분분

피고소인이 일방적으로 ‘동의 없는 불법 촬영물’이라고 추측하고 있지만, 수사 없이는 불법 여부를 논할 수 없다. 

이런 가운데 그의 과거 인성 논란이 재조명되기도 했다. 지난 2016년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된 ‘황의조 양다리’ 사건이다. 황의조가 여자친구를 두고 다른 여성을 만나 잠자리를 가진 뒤 연락을 두절했다는 내용이다. 인스타그램 메시지를 통해 그는 한 여성에게 ‘여자친구에게 논 거 걸렸다’라며 사과했다. 

해당 여성은 대화 내용을 복사해 온라인에 공개했다. 특히, 황의조가 여성에게 “호기심으로 시작해서 결국 이렇게 됐다”고 시인했다. 바람피운 사실을 인정한 셈이다. 이 밖에 황의조와 연락했다는 다른 여성들이 추가로 등장하면서 ‘양다리’ 논란이 불거졌다.


당시 커뮤니티를 통해 쏟아진 폭로 내용으로 요약하면, 황의조는 당시 6개월 사귄 여자친구를 두고 다른 여성과 교제했다. 

여자친구가 없는 식으로 행동하며 잠자리를 갖기도 했다. 폭로한 여성은 황의조가 하루아침에 연락처를 바꾸고 연락을 끊었다고 주장했다. 연락이 두절됐던 날, 황의조의 인스타그램에는 여자친구 사진이 게시되자, 해당 여성은 커뮤니티를 통해 황의조와 나눴던 대화 내용을 폭로한 것이다.

누리꾼들은 대화 내용을 접한 뒤 “추접스럽긴 하네” “최악이다” 등의 날이 선 반응을 보였다. 당시 황의조는 아시안게임에 선발된 상태였는데, 폭로로 인해 경기에 집중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잠잠하던 그는 다시금 스캔들의 중심에 섰다. 2021년 황의조는 걸그룹 티아라의 멤버 효민과 열애 중이라고 밝혔다. 지인의 소개로 친분을 유지하던 두 사람은 그해 11월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 둘은 프랑스와 한국을 오가며 연애했지만 열애설이 터진 지 약 두 달 만에 결별했다.

잤지만 사귀진 않았다?
양다리 피해자들 속출

당시 효민 측은 “부담되는 상황으로 자연스레 소원해졌다”고 이별을 공식화했다. 효민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의미심장한 문구를 남기기도 했다. 호주에 체류 중에 그는 공책에 ‘그와 결혼할 바에는 차라리 죽을래요’라고 적힌 문장을 공개했다. 해당 게시글을 접한 팬들은 황의조와 결별 후 심경을 표한 것 같다고 반응했다.

이후 효민은 게시물을 곧바로 삭제했다.

황의조는 숱한 사생활 논란이 있었지만, 선수로서 가진 재능은 남달랐다. 한국 축구선수 중 유럽 5대 리그서 한 시즌에 10골 이상을 기록한 몇 안 되는 선수기 때문이다. 185cm 장신으로 남다른 피지컬을 보유한 황의조는 2013년 성남 입단 후 2017년까지 K리그 통산 140경기에 출전해 35골 8도움을 기록했다. 이듬해 2018년 감바 오사카에 영입된 그는 J리그서 맹활약해 ‘커리어 반전’을 이루기도 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는 7경기서 9골을 쏘아 올리며 손흥민(토트넘)과 함께 축구 금메달을 안긴 영웅이 됐다. 이어 프랑스 1부 리그인 FC 지롱댕 드 보르도의 주전 공격수로 활약했다. 2019~2020시즌 6골, 2020~2021시즌 12골, 2021~2022시즌 11골로 프랑스 리그1서 29골을 터뜨리며 간판 공격수로 활약했다.

지난해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노팅엄 포레스트로 팀을 옮긴 뒤, 바로 올림피아코스(그리스)로 임대 이적했다. 이때부터 그의 팀 내 입지는 흔들렸다. 당시 휴대폰 분실 이후 협박받은 것이 영향을 줬을 것으로 예상된다. 6년 만에 K리그에 돌아온 그는 준수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과거 여자들 
논란 재조명

FC 서울에 6개월 단기로 임대 영입된 그는 지난 2월 말 인천과의 경기서 2-1로 승리했다. 당시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던 황의조는 “득점도 중요하지만, 팀 성적에 포커스를 맞췄다”고 말했다. 공격수로서 골잡이에만 치중하지 않고, 팀플레이에도 주력하는 겸손한 선수였다. 활약만으론 부진하다고 지적할 순 없겠지만, 연속된 사생활 논란으로 인해 영국행은 불투명해졌다.

<smk1@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황의조는 어떤 선수?

1992년 8월 28일 경기도 성남서 출생한 황의조는 황선홍-안정환-이동국-박주영에 이어 ‘대한민국 스트라이커 계보’를 잇는 선수로 평가받았다.

특히, 차범근, 박주영, 손흥민, 권창훈에 이어 대한민국 축구 역사상 유럽 5대 리그서 한 시즌에 10골 이상을 기록한 5번째 선수다.

특유의 움직임만큼이나 슈팅 능력, 특히 중거리 슛이 장점인 선수로 평가받는다.

J리그에서 맹활약한 덕분인지 일본 팬들에게 사랑받는 선수기도 하다.

평단에서는 2018 FIFA 월드컵 러시아에 황의조가 발탁되지 않은 것이 의외라고 할 만큼 실력자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서 맹활약한 황의조는 7경기서 9골을 쏴올리며 결승전서 일본을 꺾었다.

J리그 시절 두터운 일본 팬을 확보한 덕에 크게 비난받진 않았다. 

특히 감바 오사카 팬들은 황의조가 보르도에서 출전하는 경기를 시청하면서 변함없는 응원을 보냈다는 후문이다.  

개인 운이 좋지만, 클럽 운이 따르지 않는다는 평가도 있다. 

처음 입단한 성남 FC는 2016시즌에 강등당해 2부서 고군분투했고, 감바 오사카는 2018 시즌 강등권서 허덕일 때 그의 역할로 겨우 위기를 넘겼다.

FC 지롱댕 드 보르도는 2020~2021년 시즌부터 강등권에 맴돌다 다음 시즌에 팀 전체가 멸망했다. 

2022~2023년 시즌 이적한 올림피아코스 FC는 그리스 1강이라는 위상이 무색하게 처참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FC 서울은 올해 상위권에 있지만, 황의조는 임대에 불과해 반 시즌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성남 FC에 대한 애정을 갖고 있으며 후에 친정팀 성남에 복귀해 은퇴하고 싶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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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의 한 지역구에서 특정 당의 당원 명부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총선, 지방선거 등을 치르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로, 당 관계자의 업무용 노트북에 담겨있던 정보가 뒤늦게 드러난 것이다. 올림픽 육상 100m 경기를 생각해 보자. 8개 레인에 각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선다. 이 선수들은 국내 선발전에서 1등을 차지했을 것이다. 국가대표로 뽑힌 선수는 올림픽에 출전해 예선을 치르고 결승에서 금메달을 다툰다. 0.01초 차이로 메달 색깔이 달라지는 경기에서 승자는 늘 단 1명뿐이다. 치열한 공천 경쟁 선거는 올림픽보다도 더 확고한 ‘승자 독식’ 구조다. 올림픽에선 2등에게 은메달, 3등에게 동메달이라도 주지만 선거에서 2등은 꼴찌와 같다. 당선자는 후보자에서 국회의원, 시·군·구의원, 구청장·군수, 시·도지사 등으로 신분 상승이 이뤄진다. 명예와 권력을 동시에 거머쥘 수 있는 자리로 순식간에 올라가는 셈이다. 이렇다 보니 선거에 출마하려는 후보들은 당선 가능성이 큰 자리로 몰린다. 어떤 경기든 일단 출발선에 서야 경쟁을 할 수 있듯, 선거에서 공천은 본선으로 가기 위한 1차 관문이 된다. 자리는 하나, 후보는 여럿이니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일례로 최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불거진 공천 헌금 의혹은 자리를 돈으로 사려 했다는 내용으로, 관련자는 구속됐다. 최근 서울 구로구에서 일어난 당원 명부 유출 의혹도 공천 경쟁 과정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업무용 노트북에서 수십개의 엑셀 파일이 발견됐는데 그중 일부가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였고 이름, 연락처, 거주지 등이 포함된 이 파일이 상대 당의 후보 경선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2020년 21대 총선 당시 서울 구로을 지역구에서 거물급 인사가 후보로 맞붙었다. 구로을 지역은 서울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곳이다. 17대(2004년)부터 지난 22대(2024년) 총선까지 20여년간 민주당이 이겼다. 민주당(당시 통합민주당)이 사상 최악의 패배를 당한 18대 총선에서도 구로을 지역은 넉넉하게 수성한 바 있다. 업무용 노트북에서 발견 이름·연락처·거주지 담겨 구로에서만 평생 살았다는 한 시민은 “선거 때마다 텃밭, 험지 이런 말을 많이 쓰지 않나. 구로는 국민의힘 입장에서 ‘사지’다. 민주당이 아주 꽉 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 보니 총선 등에서 민주당 후보가 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몇몇 인사들은 바닥부터 훑어가며 선거를 준비한다. 민주당은 21대 총선 때 구로을 지역 후보로 윤건영 의원을 전략공천 형태로 낙점했다. 윤 의원은 당시 문재인정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맡고 있었다. 현재까지도 문재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복심으로 불린다. 국민의힘은 서울 양천을 지역에서 내리 3선을 지낸 김용태 전 의원을 ‘자객’ 공천했다. 민주당의 독식으로 관심 지역에서 벗어나 있던 구로을이 순식간에 ‘격전지’로 떠올랐다. 문제는 구로을 지역 총선 출마를 준비하던 예비후보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이 가운데 민주당 조규영 전 서울시의원의 반발이 거셌다. 조 전 시의원은 2006년 지방선거에서 서울 비례대표로 정치권에 입성, 이후 구로2선거구에서 서울시의원으로 재선했다. 조 전 시의원은 최소한 경선은 치를 수 있게 해달라며 민주당의 전략 공천을 비판했다. 당시 조 전 시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존 지역 당원 수보다 더 많은 권리당원을 모았다. 열심히 뛰었다. 누구와 경쟁하든 경선에서 이길 자신이 있었다”며 “그러나 결과는 낙하산 공천이었다. 저는 특혜나 찬스를 원하지 않았다. 공정한 경선만을 바랐다. 낙하산 공천은 공정하지도 않고 본선 경쟁력도 없다”고 강조했다. 어디에 사용했나 조 전 시의원은 노숙 단식까지 해가며 경선을 촉구했지만 결국 낙천했다. 이후 다른 선거에도 출마하지 않았다. 잊히는 듯했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최근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업무용 노트북에서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표기된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발견된 것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원들의 이름과 연락처, 행정동 등이 기재된 엑셀 파일은 ‘(보안철저)저쪽디비’ 폴더에 담겨있었다. 해당 파일의 ‘구분’ 부분에 ‘조규영 일반 당원’이라고 표기돼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맞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에 민주당 구로을 국회의원 예비후보였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기재돼있다는 점에서 의심이 촉발됐다. 동시에 누가 노트북에 해당 파일을 옮겼는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문서가 발견된 노트북은 2020년 총선 과정에서 당원협의회에 업무용으로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말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만 사용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로 구로구의회에 입성한 A 구의원이 해당 노트북을 사용했다. A 구의원은 2022년 국민의힘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여성부장을 맡은 이력도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문제의 노트북은 A 구의원이 여성부장으로 활동할 무렵 사용했다가 후임자에게 넘겼다. 그는 “이후 여성부장이 바뀔 때까지 쭉 A 구의원이 가지고 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쉬쉬하다 이제서야 눈여겨볼 대목은 A 구의원의 이력이다. 그는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비례대표 순번을 받아 당선됐지만, 2020년 총선 때까지만 해도 민주당 조 전 시의원을 보좌하는 수행비서 역할을 했다. 실제 조 전 시의원이 예비후보로 선거운동을 하는 모습이 찍힌 사진 곳곳에서 A 구의원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A 구의원은 조 전 시의원 낙천 이후 김용태 전 의원 배우자의 수행비서로 발탁됐다. 김 전 의원의 측근이 A 구의원을 추천한 것으로 안다”며 “2020년 총선에서 김 전 의원이 낙선하고 당협위원장으로 있을 당시 A 구의원이 비례대표로 공천받았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측 정치인을 수행했던 인사가 국민의힘 소속으로 선거에 출마한 데 이어, 그가 직접 사용한 노트북에서 자신이 보좌했던 사람의 이름으로 파일명이 기재된 국민의힘 당원 명부가 발견된 셈이다. A 구의원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를 민주당 측에 유출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대목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A 구의원이 조 전 시의원을 수행할 당시 지역구 경선을 대비해 당원 명부를 입수한 게 아닌가 싶다”며 “당시 경선까지 진행되지 않았기에 당원 명부가 실제 사용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문서를 가지고 있었다는 자체만으로도 의아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사실 이 문제는 올해 1월경에 처음 드러났다. A 구의원이 당원협의회에 노트북을 반납하고 확인하는 과정에서 해당 폴더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쉬쉬’하다가 최근에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당협 회의에서 논의 A 구의원 “문제없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A 구의원의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지난 1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에서 논의됐다. 해당 의혹이 구로 지역에서 확산하자 A 구의원이 먼저 이 문제를 먼저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당원협의회 회의에 참석했던 관계자에 따르면 대부분 위원은 ‘덮고 가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문제가 불거지면 지방선거를 망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일부 관계자가 “심각한 개인정보 유출” “해당 행위”라고 주장하면서 조사를 요청했지만 그 수가 많지 않아 관철되지 않았다. 회의에 참석한 한 위원은 “선거를 치르다 보면 당원 명단이 일부 흘러 다니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이렇게 명부가 통째로 유출되는 건 심각한 일”이라며 “명백한 해당 행위다. 자체 조사를 통해 징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 규정 제20조(징계사유)에 따르면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를 했을 때 ▲현행 법령 및 당헌·당규·윤리 규칙을 위반해 당 발전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그 행위의 결과로 민심을 이탈케 했을 때 등의 사유로 징계할 수 있다고 돼있다. 해당 관계자는 A 구의원의 행위가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경찰 수사가 진행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해당 행위? 징계 가능성? A 구의원은 해당 의혹은 전부 해명됐다는 입장이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당협 회의에서 이 문제가 논의됐는데 문제없다고 결론 났다.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일고의 논의 가치도 없는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당 의혹을 언급한 제보자에게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등으로 조치할 수 있다는 점을 전해 달라”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