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욘 람’ 정찬민(24)이 특유의 ‘장타’를 앞세워 완벽한 우승을 이뤄냈다. 정찬민은 지난달 7일 경기도 성남 남서울 컨트리클럽서 열린 GS칼텍스 매경 오픈(총상금 13억원) 대회 마지막 날 3라운드서 보기 없이 이글 1개에 보기 3개만 적어내 5언더파 66타를 쳤다.
최종합계 16언더파 197타를 기록한 정찬민은 공동 2위 이정환, 아마추어 송민혁(이상 10언더파 203타)을 6타 차로 여유 있게 따돌리고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대회 첫날 8언더파 63타를 몰아치며 선두로 나선 정찬민은 둘째 날 3타를 더 줄였고, 이날 5타를 더 줄이면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이뤄냈다.
2019년 프로가 된 정찬민은 스릭슨(2부) 투어를 거쳐 지난해 KPGA 코리안 투어에 데뷔했다. 첫해는 눈에 띄는 성적을 내지 못했다. 14개 대회에 출전해 ‘톱10’ 1회에 그쳤고, 상금랭킹 54위,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 61위로 시즌을 마쳤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이번 대회 우승 상금 3억원을 받은 정찬민은 단숨에 상금랭킹 1위(3억592만원)로 올라섰다. 또 2028년까지 KPGA 코리안 투어 시드와 2025년까지 아시안 프로골프 투어 시드를 받아 당분간 안정적인 투어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정찬민은 남다른 체구서 나오는 엄청난 장타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드라이브샷 평균 비거리는 317.1야드로, 2위 박준섭(309야드)과 큰 차이다. 키 188㎝에 몸무게 115㎏의 거구인 그는 마음만 먹으면 350야드는 쉽게 날린다.
누구도 예상 못 한 이변 연출
단숨에 상금랭킹 1위로 등극
지난해부터 수염을 기른 정찬민은 용모와 장타가 세계랭킹 1위 욘 람(스페인)과 닮았다고 동료들이 ‘정람’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샷의 정교함이 떨어져 두 차례 톱10에 들었을 뿐 우승컵을 들지는 못했다. 이번 대회서 역시 우승후보로 꼽히지 않았다.
올해도 이 대회보다 앞서 치른 2차례 대회서 50위 밖으로 부진했던 정찬민은 이번 대회서 압도적 장타와 함께 정확한 샷과 퍼트를 뽐냈다. 첫째 날 무려 버디 9개를 쓸어 담았고, 둘째 날에도 버디를 6개 뽑아냈다.
마지막 날에도 정찬민은 기세를 이어졌다. 정찬민은 1번 홀(파4)에서 파를 기록한 이후 3번 홀(파3)에서 티샷을 홀 2m 옆에 붙여 이날 첫 버디를 뽑아냈다. 4번 홀에서는 벙커서 쳐낸 볼이 홀에 빨려 들어가는 이글이 됐다.
8번 홀(파4)에서 8m 버디 퍼트를 집어넣은 정찬민은 9번 홀(파5)에서도 버디를 뽑아냈다. 9번 홀까지 5타를 줄이자 2위와는 6타 차이가 나며 사실상 우승을 결정지었다.
2타 차 2위로 최종 라운드서 나선 이정환은 1타를 줄이고도 공동 2위(10언더파 203타)에 올랐고, 같은 공동 2위가 아마추어인 덕분에 2위 상금 1억2000만원을 받았다. 아마추어 국가대표 송민혁(한국체대 1년)은 보기 없이 버디 7개를 잡아내며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 밖에 장유빈과 조우영은 공동 9위(7언더파 206타)에 올라 아마추어 선수 3명이 ‘톱10’에 들었다. 지난해 이 대회 챔피언 김비오는 공동 6위(8언더파 205타)로 대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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