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골프 간판 고진영(28)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코그니전트 파운더스 컵(총상금 300만달러)’ 연장 승부 끝에 호주 교포 이민지(27)를 꺾고 정상에 올랐다. 고진영은 지난달 15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클리프턴의 어퍼 몬클레어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잡아 5언더파 67타를 쳤다.
코그니전트 파운더스 컵에서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를 기록한 고진영은 이민지와 동타를 만들어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18번 홀(파4)에서 진행된 1차 연장전에서 고진영과 이민지는 티샷 모두 페어웨이를 지켰다. 이어 고진영의 두 번째 샷이 홀을 7m 지나갔고, 이민지의 두 번째 샷은 홀에서 5m 짧았다.
정상 우뚝
고진영의 버디 퍼트는 홀 오른쪽을 살짝 비켜나며 40㎝ 지나갔고, 이민지의 버디 퍼트는 홀 오른쪽으로 지나가 1m 파 퍼트를 남겨 놓았다. 이어 파 퍼트 역시 오른쪽으로 지나갔다. 이어 고진영의 우승 파 퍼트를 성공시키며 우승을 확정 짓고 환호했다.
지난 3월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에서 시즌 첫 승을 올렸던 고진영은 이번 우승으로 올 시즌 다승자 대열에 합류했다. LPGA 투어 통산 15승째를 적립했으며, 2년 만에 이 대회 정상을 탈환했다. 2019년과 2021년 이 대회에서 우승에 성공했던 고진영은 지난해 이민지에게 정상을 내준 바 있다. 특히 이 대회는 한국 선수들이 유독 강했다. 2015년 김효주를 시작으로 2016년 김세영, 2018년 박인비가 우승했고, 2019년과 2021년, 그리고 올해 고진영이 우승했다.
쉼 없이 펼쳐진 뒷심 몰아치기
손에 땀을 쥐게 한 막판 경쟁
고진영은 이날 1위 이민지에 4타 뒤진 공동 4위로 경기를 시작해 3, 4번 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잡으며 이민지를 2타 차로 추격했다. 그리고 이민지가 6번 홀(파3)에서 티샷 한 공이 페널티 구역으로 빠지면서 더블보기를 범해 고진영은 순식간에 공동 1위로 올라서며 우승 경쟁에 불을 지폈다.
7번 홀(파4) 버디로 1위로 올라선 고진영은 이후 챔피언 조에서 경기하던 이민지도 같은 홀에서 버디를 잡아 공동 1위가 됐다. 후반 들어 고진영이 12번 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내 치열한 우승 경쟁을 이어갔다. 그러나 11번 홀(파4) 버디로 다시 1위로 나선 이민지는 12번 홀에서 연속 버디로 1타 차 1위로 다시 앞섰다. 15번 홀(파3) 버디로 2타 차 1위가 된 이민지는 16번 홀(파4)서 보기를 범해 상승 분위기가 꺾였다. 이후 고진영 마지막 18번 홀에서 5m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공동 1위로 먼저 경기를 마쳤다. 이후 이민지가 18번 홀에서 파를 기록해 승부는 연장전으로 돌입하게 됐다.
다승 대열 합류…통산 15승
대회 최초 3승 기록 쾌거
고진영은 “특별한 경기 계획은 없었다. 사흘 동안 좀 피곤했고, 내 경기에 집중하려 했다”며 “임성재가 우리금융 챔피언십에서 5타 차를 극복하고 우승하는 것을 보며 영감을 얻었다. 그래서 내 경기를 잘하면 기회가 있을 거로 생각했고, 집중한 덕분에 우승까지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고진영은 LPGA 투어를 창설한 ‘파운더스’의 업적을 기리는 의미를 지닌 파운더스컵에서 유일하게 ‘3승’을 올린 선수가 됐다. 고진영은 우승 후 LPGA 투어와 가진 인터뷰에서 “정말 영광이다. 사실 한 대회에서 두 번도 쉽지 않은데, 오늘 정말 운이 좋게 이뤘다. 세 번째 우승을 해서 기분이 너무 좋고, 좋은 소식을 전하게 돼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실력 발휘
한편 올 시즌 LPGA 투어에 데뷔한 유해란은 이날 1타를 잃어 8언더파 280타로 4위를 차지해 시즌 최고 성적을 작성했다. 유해란은 LPGA 투어 정식 데뷔전인 3월 드라이브온 챔피언십 공동 7위, 지난달 말 LA 챔피언십 공동 6위에 이어 시즌 세 번째 ‘톱10’에 들었다. 최혜진은 이날 타수를 줄이지 못해 3언더파 285타로 공동 13위, 김세영과 안나린은 1언더파 287타로 공동 21위, 김아림은 이븐파 288타로 공동 25위)로 각각 대회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