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3년 차를 맞은 박보겸(25)이 KLPGA 투어 ‘교촌 1991 레이디스 오픈(총상금 8억원)’에서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박보겸은 지난달 7일 부산 기장의 아시아드CC(파72)에서 끝난 교촌 1991 레이디스 오픈에서 최종합계 7언더파 137타를 기록했다. 4언더파 공동 2위 그룹을 3타 차로 여유롭게 따돌린 박보겸은 60개 대회 출전 만에 처음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우승 상금은 1억4400만원이다.
이 대회는 첫째날과 둘째날에 걸쳐 비바람이 몰아치면서 3라운드 54홀 규모에서 2라운드 36홀 경기로 축소됐다. KLPGA 투어는 36홀 이상 경기를 진행하면 정식 대회로 인정하고 상금 100% 지급, 우승자는 2년간 투어 시드 보장 등의 혜택을 그대로 유지한다. 1라운드 3언더파 69타로 선두 김우정에게 1타 뒤진 공동 2위였던 박보겸은 10번 홀에서 시작한 2라운드 초반 버디와 보기 하나를 맞바꿔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하지만 16번 홀(파3) 홀인원에 힘입어 우승 경쟁에 본격적으로 가세했다.
교촌1991 레이디스 오픈 정상
60번째 출전 만에 마수걸이
8번 아이언으로 친 티샷이 그대로 들어가며 단숨에 두 타를 줄여 선두로 올라섰다. 기세가 오른 박보겸은 5〜6번 홀에서 연속 버디까지 뽑아내 2위 그룹에 5타 차까지 앞서며 사실상 우승을 확정지었다. 대회를 앞두고 박보겸을 우승 후보로 점치는 이는 많지 않았다. 2021년 데뷔한 박보겸은 2년 연속 ‘죽음의 시드전’을 거친 뒤 정규 투어에 살아남았을 만큼 힘든 시기를 보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정규 투어 시드전에서는 33위에 그치면서 풀시드를 받지 못해 올 시즌 출전할 수 있는 대회 수도 한정적이었다. 이번 시즌 세 차례 출전한 정규 투어 대회에서 컷 통과는 한 번뿐이었다. 하지만 이날 우승으로 2025년까지 시드를 확보해 안정적인 투어 활동을 이어갈 밑천을 마련했다.
박보겸은 “예상하지 못한 우승이어서 놀랍기도 한데 정말 기쁘다”며 “시드 걱정이 없어졌으니 제가 하고 싶었던 플레이를 더 과감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홍정민(21), 황정미(24), 문정민(21), 안선주(36), 김우정(25)이 합계 4언더파 140타로 3타 차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상금랭킹 1위를 달리는 박지영(27)은 공동 12위(1언더파 143타)로 대회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