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서 가장 키가 큰 민족은 아프리카 부족 중 하나인 ‘딩카족’입니다.
남성의 평균 키는 190cm 이상, 여성의 평균 키도 180cm 이상입니다.
이들이 대부분 거주하고 있는 국가는 동아프리카에 위치한 남수단인데요.
2011년에 수단으로부터 독립한 남수단은 면적이 무려 한반도의 3배에 달할 정도로 거대한 영토를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지하에는 46억배럴에 달하는 엄청난 양의 원유가 매장돼있을 것으로 예측되는데 1배럴이 약 159L인 점을 감안하면 어마어마한 양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남수단에는 석유 정제시설도 없고, 내륙 국가라 항구도 존재하지 않는 데다가 지상 교통로도 제대로 되어있지 않아 무역이 쉽지 않습니다.
거기에 독립을 이뤄낸 2011년 이후로도 여러 차례 내전이 발발하면서 9세 아이도 소총을 들고 다니는 등 무법지대로 변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식량을 수입하거나 생산도 힘들어지자, 모두가 굶주리고 병들어갔습니다.
결국 남수단은 전 세계서 가장 가난한 국가 2위에 올랐습니다.
이 같은 절망의 땅인 남수단에 한 남성이 발을 들입니다.
2001년에 남수단의 톤즈 마을을 찾은 이 남성은 의사이자 가톨릭 수도자로서, 선교활동의 일환인 봉사활동을 위해 방문했습니다.
주변에 제대로 된 진료소가 없어 아이들이 가벼운 질병에도 치료받지 못하고 죽어가는 모습을 목격한 그는 이곳에 필요한 것은 성당이 아닌 병원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후 움막 형식의 작은 진료소를 운영하며 남는 시간에는 병원을 짓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 모습을 본 주민들은 하나둘씩 그의 곁으로 모여들었고, 벽돌을 함께 나르기 시작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의 땀과 노력이 합쳐지면서 병원은 금세 완공됐습니다.
또 교육의 필요성을 느낀 그는 학교도 직접 짓고, 수학과 음악을 가르치며 아이들에게 배움의 장을 열어줬습니다.
이처럼 남수단서 각종 구호활동을 이어나가며 ‘남수단의 슈바이처’라고도 불린 그의 이름은…
바로 한국의 가톨릭 신자, 이태석 신부입니다.
학교와 병원을 세웠지만 톤즈 마을에는 아직 부족한 것들이 많습니다.
특히 이태석 신부가 가장 필요하다고 느낀 것은 백신과 약물들을 보관할 냉장고였습니다.
톤즈 마을은 전기가 없어 촛불로 생활하는 곳이라 건물 옥상에 태양열을 끌어올 수 있는 집광판을 직접 설치해 전기를 얻었습니다.
냉장고를 돌리고 남은 전기는 아이들이 야간에도 공부에 집중할 수 있도록 조명을 밝히는 데 사용했습니다.
2001년부터 2008년까지 8년간 남수단서 봉사활동을 이어왔던 이태석 신부는 휴가 차 잠시 한국으로 귀국해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대장암 4기 판정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대장암 4기 판정에도 본인의 건강보단 톤즈 마을을 걱정하며 돌아가려 했고, 주변 사람들이 극구 만류한 끝에 치료를 받았습니다.
그는 투병 중에도 자선 공연을 하거나 각 지역 성당을 돌아다니며 남수단으로의 봉사활동이나 지원을 호소했습니다.
하지만 암이 간으로 전이되면서 병세는 악화됐고, 결국 2010년 1월14일 향년 47세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당시 그가 남긴 마지막 한마디는… “Everything is good”로 이태석 신부의 사망 소식은 곧 남수단의 톤즈 마을에 전해지자 애도 행진이 벌어졌습니다.
남수단은 내전 중인 만큼 시위나 행진 같은 집단행동이 엄격하게 금지되고 있지만, 그 누구도 이태석 신부를 위한 행진을 막지 않았습니다.
비록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헌신과 사랑의 씨앗은 톤즈 마을서 무럭무럭 싹을 틔우고 있었는데요.
그가 학교서 가르쳤던 70여명의 제자들 중 상당수가 남수단의 의과대학에 진학했습니다.
일부 학생들은 그의 뒤를 따라 교육자가 되거나 UN의 저널리스트가 됐습니다.
특히 2명의 학생은 이태석 신부의 추천으로 모교인 인제대학교 의과대학에 진학했고 의사면허를 취득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들 중 한 명은 2021년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고인의 헌신과 사랑을 시청자들에게 알렸습니다.
그리고 이태석 신부의 뜻을 이어받아 남수단으로 돌아가 의료봉사를 다짐했습니다.
이처럼 이태석 신부가 남수단의 톤즈 마을서 보여준 헌신과 사랑은 지금도 남아 더욱 많은 사람에게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어쩌면 선교란 그저 신을 믿으라는 강요가 아닌, 남을 위해 희생하는 ‘헌신’이 아닐까요?
기획: 임동균
구성&편집: 임동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