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MS 2인자’ 정조은 검찰 수사 내막

‘정명석 오른팔’까지 잘리나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정명석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총재의 오른팔로 알려진 ‘2인자’ 정조은(가명)이 최근 경찰 조사를 받았다. ‘정명석 라인’으로 알려진 일부 JMS 간부들이 제기한 부동산 투기·횡령 의혹 때문이다. 대체로 혐의를 부인했지만 ‘성폭력 방조 혐의’로 검찰 수사선상에도 올랐다. 정명석의 유죄 가능성이 큰 만큼 정조은도 구속을 피하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JMS 2인자’ 정조은(가명)이 받는 혐의는 크게 2가지다. JMS 내부서 제기된 부동한 투기·횡령과 성폭력 방조 혐의다. 그간 JMS 탈퇴자들은 정조은이 정명석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총재의 성범죄를 알고도 묵인해왔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강도 높은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준강간 방조?
묵비권 행사

정조은은 정명석이 구속 기소된 이후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가 지난달 12일 새벽에 진행한 예배서 “사실상 넷플릭스 다큐와 보도 내용 등을 인정하고 지난 과오가 있다면 기회는 바로 지금”이라고 밝힌 이후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정명석 라인’으로 분류되는 JMS 간부와 신도 대부분이 ‘배신자’라고 낙인을 찍은 데 이어 사정기관의 칼끝에까지 섰다.

앞서 정조은이 담임목사로 재직 중인 흰돌교회 교인들은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를 꾸리고 “흰돌 교인 전체를 섭리 표상교회로서 명예를 실추시키고, 교인을 혼란에 빠뜨린 점, 영육으로 삶을 위태롭게 만든 하나님의 귀한 생명들을 잃게 만든 점 등의 책임을 물어 흰돌 교역자 정조은 목사, 주충익 목사(본명 오충익)를 직위해제하는 해임안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교역자단은 2년여간 하늘의 말씀 원본을 훼손해 전했고, 모두 정조은 목사와 뜻을 같이해온 바, 교인들은 그 누구의 설교도 들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주충익 목사가 지난달 21일 넷플릭스 시리즈 <나는 신이다:신이 배신한 사람들>(이하 <나는 신이다>)을 청년부 예배서 강제로 시청하게 했다. 정조은 목사는 슈스(슈퍼스타·중고등부) 예배 진행 시 2세(JMS 신도들의 자녀)들의 이성관을 혼란스럽게 만듦과 동시에 정명석의 말씀을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정명석의 ‘옥중 편지’에는 이들 간 갈등을 수습하려는 시도가 보인다.

정명석은 편지를 통해 “절대 싸움과 분쟁과 다투면 안 된다. 거룩한 성전이 싸움터가 되면 너무나도 큰 죄를 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정)조은이 목사도 흰돌교회서 사임하지 말고 교인들과 대화하고 단합하고 풀어주고 잡아주고 여러 가지 육적으로 흐른 신앙을 잡아주고, 하나님 성령님 예수님 사명자 하나 되어 결심대로 잘 좀 해주자”고 덧붙였다.

정명석의 편지는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비대위는 “해당 편지의 사인과 필적이 선생님(정명석)의 것이 아니다. 정조은이 선생님의 필적을 위조했다”며 “필적 대조 조사를 맡기고 정조은이 임의로 선생님을 사칭한 것이라면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성폭력 혐의로 공동정범 피의자 신분 확인
부동산 투기·횡령 혐의도 경찰 소환 조사

소속된 집단마저 등을 돌린 이후 정조은은 지난달 말 분당경찰서 소환조사를 받았다. JMS 간부로부터 고발된 부동산 실권리자 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위반 및 업무상배임, 횡령, 사기 등의 혐의였다. 대체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진 정조은은 얼마 지나지 않아 압수수색을 받았다.

대전지검과 경찰이 정명석의 성폭력 사건 공범으로 정조은을 겨눈 것이다.

대전지검 관계자는 “정명석의 추가 범행과 공범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면서도 “입건된 조력자 인원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검찰과 경찰은 최근 200여명의 인력을 투입해 JMS의 본거지로 꼽히는 충남 금산군 소재 월명동 수련원뿐 아니라 정조은 주거지와 담당 교회 등을 압수수색했다.

정조은은 성폭력 방조 혐의에 대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피해를 주장했던 인물 대부분과 친한 관계가 아니었고 잘 알지 못한다. (정명석의 범죄를)말리려 했지만 막을 수 없었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그러나 2018년 7월부터 수차례 정명석에게 성폭행당한 호주 교인 에이미씨는 자신을 처음 정명석에게 데려간 사람이 정조은이었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정말 혼란스러웠지만 그전에 있었던 세뇌 교육 때문에 결국은 아무 일도 아니라고 받아들이게 됐다”고 돌이켰다.

에이미씨는 1년 넘게 극도의 혼란을 겪으며 홀로 자책하다가 2019년 10월22일 정조은을 만났다. 에이미씨가 공개한 대화 녹취에 따르면 정조은은 에이미씨에게 정명석에게 더 잘하라는 조언을 건넸다.

당시 정조은은 “네(에이미)가 빨리 회복하고 이러는 것이 은혜를 갚는 거야. 네가 선생님(정명석)께 죄송하다면 그러면 더 잘해야 돼. 그리고 네 잘못을 정말 뉘우쳐야 돼. 더 열심히 하는 목소리 보여주는 게 선생님께서 가장 기뻐하시는 일이야”라고 말했다.

이어 “(너를)딱 붙잡아줄 수 있는 게 여기 선생님이 계시니까. 어느 정도 상황이 괜찮아질 때까지는 한국에 있는 게 맞는 것 같다”면서 “선생님 가는 곳 좀 다 데리고 가달라고 그래. 최대한 갈만한 데 조금 붙어 있어. 어차피 혼자 있어봤자 이상한 생각만 할 거고”라고 덧붙였다.

몰락하는
정 라인

정명석의 성범죄를 막기보다는 여신도들을 회유해 그 옆에 계속 붙여둔 것으로 해석된다. 피해자에게 ‘네 잘못’을 운운한 대목은 가스라이팅(심리적 지배)을 시도한 것으로도 읽힌다.

에이미씨는 “정조은이 직접 제가 성폭력당하는 걸 보지는 못했지만 그녀는 이미 많은 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저는 그녀가 닫힌 문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었는지 매우 잘 알고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검찰과 경찰은 JMS 피해자와 탈퇴자들로부터 확보한 진술을 뒷받침하기 위한 논리를 다지고 있다. 정명석의 구속기간 만료를 앞두고 추가 기소를 통해 구속기간을 연장도 준비 중이다.

대전지검 관계자는 “동종 혐의인 만큼 경찰이 수사 중인 한국인 여신도 성범죄 사건과 관련, 우선 1명과 관련해 추가 기소하고 나머지 2명에 대해 분리해 진행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구속기간이 얼마 남지 않아 재판부는 증인을 집중 심리하는 한편 검찰도 수사 속도를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1심 법원은 구속기간 내에 선고를 마치겠다는 방침이지만, 정명석 측 변호인이 신청한 증인이 너무 많고 그마저도 불출석해 재판이 공전하는 등 파행이 지속되고 있다.

이번 사건을 심리 중인 대전지법 제12형사부(나상훈 부장판사)는 정명석에 대한 지난 4·5차 공판서 “피고인의 ‘특수성’ 때문에 석방을 고려하기 어렵다”며 “넷플릭스 방영이나 사회 분위기 때문이 아니고, 피고인의 과거 행적과 조력자 등 내용에 비춰 도망할 염려가 있어, 보석은 어렵다”고 지적했다.

정명석 측 변호인이 요청한 22명의 증인에 대해서도 모두 채택하기는 어렵다며 진술서로 대체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정명석 측 변호인들은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과 공판중심주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며 반발하고 있다.

정명석 측 변호인들은 지난달 21일 열린 5차 공판서 “재판부가 집중 심리를 해서라도 최소 10명에서 15명 이상은 증인 신청을 받아달라”고 요청하면서도 정작 출석 여부를 묻는 검찰의 질문에 “하루 안에 신문을 마쳐야 한다면 의미가 없어 증인들을 출석시키지 않았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변호인들은 3일 피해자 A씨에 대한 증인 신문이 끝난 뒤 변호인들이 신청한 증인을 추가로 채택하는 한편, 금산 수련원에서 현장검증을 해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하고 있어 이달 안에 1심 선고가 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검경 증거
확보 올인

정조은은 정명석이 해외로 도주했을 때 밀착 수행을 담당했다. 1999년부터 다수의 성폭행 혐의로 수사기관의 내사를 받던 중 대만으로 도주한 뒤 홍콩·중국을 전전하며 도피 행각을 벌였을 때다. 정명석은 2003년 한국 검찰의 요청으로 인터폴 적색수배 대상에 올랐다.

홍콩서 중국으로 도피한 그는 2007년 5월 중국 공안에 체포됐고, 이듬해 2월 한국으로 강제송환됐다.

당시 대법원이 유죄를 확정한 사건은 정명석이 한국서 저지른 성폭력이 아니다. 모두 그가 해외도피 중일 때 가했던 성폭력이었다. 판결문에 등장하는 피해자는 다섯 명으로 이들 중 법원이 최종적으로 피해를 인정한 사람은 4명이다. 그의 범죄 행위는 최근 공판이 진행되고 있는 사건과 크게 다르지 않다.

판결문을 보면, 피해자들은 정명석을 ‘메시아로 믿고 그의 절대적인 권위에 복종’했다. 재판 과정에서 정명석은 법정 진술, 자필 진술문 등을 통해 자신이 메시아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는 형량을 줄이기 위한 것이었을 뿐, 실제로 신도들은 그를 이 땅의 재림주 메시아로 믿고 있었다.

피해자 A씨와 B씨는 자매다. 정명석은 도피 생활 초기였던 2003년경, 두 사람을 홍콩으로 불러들였다. 정명석이 누구에게도 홍콩에 간다고 말하지 말라고 하자, 자매는 부모를 속이고 출국했다. 정명석은 그의 절대 권위에 복종하던 자매를 자기 성욕을 해소하는 데 이용했다.

정명석은 두 사람을 차례로 성폭행했다. 정명석은 검찰 조사에서, 두 사람을 홍콩으로 불러 방에서 안마를 받고 양옆에서 팔베개하고 눕도록 한 사실은 인정했으나 “강간 사실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정명석과 변호인의 주장이 합리적이지 않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당시 두 사람이 ‘항거불능 상태’였다는 점을 적시했다. 판결문에는 ‘피해자들이 메시아로 여기며 그 권위를 절대적으로 신봉해오던 피고인과의 관계나, 피해가 일어난 아파트에는 정명석을 신봉하는 소수의 신도밖에 없었던 사정 등에 비춰 심리적으로 반항하기 현저히 곤란한 상태에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시했다.

“정황 확실 유죄 가능성” 구속 기로
JMS 간부들 ‘배신자’ 낙인도 한몫

법원은 정명석의 준강간 사실을 인정했다. 인터폴에 적색수배 중이던 정명석은 2003년 7월 홍콩 이민국에 구속됐다. 이후 보석금을 내고 풀려난 정명석은 배를 타고 중국으로 밀항했다. 피해자 C씨는 중국서 2006년 4월경 정명석을 만났다.

정명석은 이때 C씨와 단둘이 목욕탕으로 가, C씨에게 속옷을 벗으라고 강요하고 강제로 성관계를 가졌다.

1심에서는 피해자 3명에게 가한 성폭력만 인정돼 징역 6년을 선고받았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또 다른 고소인 D씨의 피해 역시 인정해, 정명석에게 4년을 얹어 10형을 선고했다.

D씨는 2001년 말레이시아에 머무르던 중 추행을 당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정명석은 “의학박사 자격증도 있고 하나님을 통해 검사해주니 너희들에게도 (부인과)검사를 해주겠다”며 D씨를 추행했다. 1심 재판부는 “정명석이 피해자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의 협박을 가했다는 점을 인정할 수 없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 발생 당시, 주위에 있는 사람들 때문에 피해자가 정신적 혼란이 가중돼 반항이 곤란한 상황이었다고 인정했다.

재판부는 “정명석이 특수 지위에 있는 종교 지도자라고 믿는 회원을 상대로 성 접촉을 한 점, 피해자들이 비교적 어린 나이였던 점 등을 볼 때 정명석이 고령(당시 63세)이라 하더라도 1심보다 중한 형을 내려야 한다”며 10년형을 선고했다.

정명석은 10년형을 선고받은 것 외에도, JMS 탈퇴 여성 2명에게 성폭력을 가한 사실이 인정돼 손해배상한 사실이 있으며 한국에 있을 때도 여신도 성폭행이 법원서 인정된 바 있다.

JMS 탈퇴 여성 7명은 2000년, 정명석에게 피해를 봤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이 소송은 무려 8년간 지속된 끝에 정명석과 합의한 4명, 공소시효가 만료된 1명을 제외한 2명에게 각각 1000만원과 5000만원 손해배상 판결이 나왔다.

수년 전부터
방조 정황

JMS 탈퇴자와 피해자들은 정조은이 정명석을 밀착 수행했던 만큼 지금까지 그의 성범죄를 훤하게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JMS 탈퇴자는 “정조은이 밀착 수행을 하면서부터 정명석의 신뢰를 얻었고 신뢰관계 유지를 위해 여성을 공급한 것”이라며 “정명석의 성폭력을 간접적으로 인정했어도 방조 혐의로 처벌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hound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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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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