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연재> 대통령의 뒷모습 ㉔짝퉁 선덕여왕의 과대망상

  • 김영권 작가
  • 등록 2023.03.15 09:09:40
  • 호수 141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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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권의 <대통령의 뒷모습>은 실화 기반의 시사 에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을 다뤘다. 서울 해방촌 무지개 하숙집에 사는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당시의 기억이 생생히 떠오른다. 작가는 무명작가·사이비 교주·모창가수·탈북민 등 우리 사회 낯선 일원의 입을 통해 과거 정권을 비판하고, 그 안에 현 정권의 모습까지 투영한다.

“야 임마, 종북 좌빨갱이들이 주장하는 연방제 개도둑놈 식과 우리 선덕여왕 근혜님께서 심사숙고 후 창안해 주창하시는 완전 포용적 북진 통일론을 혼동하면 안 되지. 우리 여왕님에 비하면 김때중인지 놈무힌인지 하는 자들은 얼삥이 강아지야. 북괴 똥 빠는 얼치기라니까.” 

하나님의 명령

“말이 좋아 포용이지 사실은 북한을 때려 엎고 흡수통일 하겠다는 흑심인데, 생각 좀 해보세요. 역지사지로 입장을 서로 바꿔 놓고 상상해 볼 때 그 누가 좋아하겠어요? 어림도 없는 짝퉁 선덕여왕의 과대망상일 뿐이에요. 더구나 북한은 독재정권이라 지탄받지만, 어쨌건 중국과 러시아 대국 틈새에 낀 상태에서도 대한민국의 수구 보수파 박사님 영감님들처럼 미국과 일본에 빌붙어 흥청거리기보다 나름 깜냥껏 자주적으로 살아나가려 발버둥치잖아요. 과연 그들이 일방적 흡수통일을 받아들이겠어요? 비루먹은 양아치 개새끼라 욕하며 차라리 핵무기로 자폭하는 악로[惡路]를 택할지언정… 제발 좀 정신 차리고 현실을 바로 보세요.” 

“뭔 개 여물 먹는 소릴 지껄이냐! 그러니만큼 오히려 우리가 나서설랑 세뇌에 빠진 그들을 잘 설득해 우리 민족의 품안으로 끌어들여야지. 이건 하나님의 명령이야! 너 같은 이기주의자들은 아마 예수님의 십자가가 뭘 의미하는지도 잘 모르리라만….” 

“네, 전 잘 몰라요. 그러운데 그 의미를 알고 제대로 실행해야겠지요. 예수님은 사람들의 짐을 대신 십자가로 져 주셨건만, 요즘 인간들은 자기 짐마저도 남에게 떠맡기려 들잖아요. 특히 기독교인들이 더 심한 것 같더군요. 우리 모든 국민들이 애써 고통을 참고 견뎌 겨우 겨우 어렵사리 코로나 바이러스의 십자가를 좀 벗어나려는 참에 또 파리떼처럼 모여 병균을 막 퍼뜨리잖아요. 교회가 바이러스의 온상이 돼 가고 있어요”.


“괴 바이러스로 수십만 명이 죽어 나가는 미국 꼴을 뻔히 보면서도 그걸 따라가려고 광장에 모여 성조기를 흔들어대는 거예요? 우리 국민들의 고통스러운 노력은 개무시하고… 미국의 셰퍼드인지 스피츠인지 한 번쯤 잘 생각해 봐야 할 거예요. 미국은 우리를 혈맹이니 동반자니 겉으로 나불대면서 속으론 스피츠의 발에 낀 때보다 우습게 보는데도… 이럴 경우 아마 고조 할아버지라면 이런 말씀을 하시진 않을까요?

고조할아버지 목소리 들려오는 듯
“정신을 차리고 미국 실상을 봐라”

‘참 무지한 녀석이로군. 미국이 일본을 한국보다 더 중시하는 듯해서 신경 쓰이는 모양인데 다 쑈야. 정신 바짝 차리고 실상을 보거라. 미국이든 일본이든 프랑스든 누구든, 자기네 격에 안 맞으면 결코 친구로 삼아 주지 않아. 너희들 모두가 수고한 덕분에 한국 경제는 이제 그들과 어깨를 겯을 만큼 되었다지만, 정신 문화적으론 아직 그네들의 어릿광대 모방자 노릇을 하고 있잖느냐”.

“각 분야에서 돌출하는 아이돌이 더러 있지만 아직은 멀었어. 너희들의 평범이 비범 못잖게 그네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어야만 진정한 벗이나 동맹으로 인정받을 수 있겠지. 꽃이 흙 속에 뿌리박고 피어나 향기롭듯 천재와 영웅 또한 일반 민중의 기운을 받아 성장해야 진실하다는 사실을 그네들은 이미 잘 알고 있기 때문이야. 미국이 때때로 너희들에게 생떼 어거지를 부리는 건 아직 너희들의 격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일 거야. 인격과 국격 모두… ”

“물론 의견이 백 퍼센트 합치하긴 어렵겠으나, 조선시대 사색당쟁보다 더 저열한 이전투구 벌이지 말구, 가능한 한 싸움을 하더라도 사리사욕과 당리당략을 넘어 국익을 서로 생각해 페어플레이 한다면 얼마나 멋질까! 그렇게 되면 이제 5대 강국도 너희를 넘보지 못하고 군사력과 문화를 겸비한 나라로서 존경하게 될 거야. 얘들아, 남북통일은 좀 미루더라도 우선 남한끼리나마 다양성 위에서 일통한다면 미국 또한 억지보다 이성적으로 대한민국을 상대하겠지.”

“미국은 현재 사실상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고 세계 패권을 계속 유지하기 위한 하나의 중요한 전초기지로서 한국에 미군을 주둔시키고 사드니 뭐니 잔뜩 배치하고 있는 속셈인 걸 왜 몰라? 한국은 이미 세계 5위권의 군사 대국인데 대체 왜 당당하지 못하고 옛날 초콜릿 얻어먹은 어린애처럼 미국한테 굽신굽신 빌붙으려 하냔 말이야. 그놈들이 미군 주둔비를 제 입맛대로 잔뜩 인상하지 않으면 철수하겠다느니 어쩌느니 협박을 하는 모양인데…”

“참으로 뻔뻔스러운 놈들이지. 하지만 세상만사 상대적이듯 그 도둑보다 너희들 자신 속에 더 많은 문제가 있는 거야. 폐일언하고, 가겠다는 사람 붙들지 말구 그냥 잘 가시라고 해 보거라. 그들은 가지 못한다. 아니, 결코 가지 않는다. 한국은 지정학적 가치만으로도 하나의 보물이기 때문이다. 얼빠진 바보의 보석함이랄까. 만일 너희들이 총명해져 자신의 진짜 값어치를 깨닫는다면 미국인들도 괄목상대해 제대로 대우해 주리라.” 


“아가들아, 주둔비를 줄 것이 아니라 되레 받아야 하느니. 너희들이 멍청하기 때문에 미국인들은 이 땅에서 셋방살이하는 주제에 방세도 공과금도 일체 내지 않고 집안을 더럽히며 주인 행세를 하는 것이다. 그들의 똥오줌과 정액과 가래침으로 더럽혀진 집안에 너희들은 살고 있느니라. 희희덕거리며, 형제자매끼리 서로 싸우며… 옛날 옛적 일본 식민지 시절에 그랫듯, 미국 또한 겉으론 우방 혈맹 하면서도 속으론 너희들이 이리저리 찢어져 증오하며 서로 싸우고 남북한 또한 가능한 한 영원히 통일되지 못한 채 갈라져 으르렁거리길 획책하는 것이다. 왜냐? 답은 아주 간단하다. 자기들의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부디 명심하기 바라느니라’ 마치 고조할아버님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들려오는 듯해요.”

가짜 뉴스

“미친 녀석 같으니라구! 할아버지를 빙자해 너 자신의 개소리를 지껄이고 있는 꼴이구먼. 제발 좀 정신 차려라! 우물 속 개구리처럼 꽥꽥거리지 말고… 세계 최강 최선진국인 미국 대통령도 코로나 바이러스 따윈 감기처럼 별것 아니라면서 국민의 자유를 부르짖는 판에 우리만 호들갑을 떨고 있다구!”

“그건 가짜 뉴스…” 

8촌 형은 두말없이 전화를 끊어버렸다.     


<다음호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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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통령선거는 전 정부의 공과를 통째로 평가받는 시험이다. 여당 후보는 전 정부의 공이 크면 후광을 입고, 반대로 과가 많으면 핸디캡을 안고 시험장에 들어서는 셈이다. 이번 대선 정국은 대통령 탄핵으로부터 시작됐다. 야당은 5년 만에 정권을 교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정권 창출에 성공한 대통령은 집권 1~2년 차에 가장 강한 힘을 발휘한다. 3~4년 차에 이르면 정부 안팎서 누수가 발생한다. 빠르면 이 시기에 레임덕이 시작된다. 임기 마지막 해에는 정권 재창출을 위해 몸을 사려야 한다. 지지율에 따라 차기 대선에 끼치는 입김도 달라진다. 5년 단임제 이후 대체로 나타나던 대통령의 모습이다. 주기설 깬 집값 폭등 국회의원 선거나 지방선거가 중간 평가의 성격을 띤다면 대선은 최종 시험에 가깝다. 모든 정당의 목표가 정권 창출인 만큼 대선의 무게감은 남다르다. 행정부 수장을 넘어 국가원수로서 대통령이 갖는 권한이 그만큼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결과로 대통령직선제가 도입됐다. 국민 모두에게 투표권을 부여하고 대통령을 ‘직접’ 뽑을 수 있도록 헌법이 개정된 것이다. 대통령직선제가 정착된 이후 정권교체는 10년 주기로 이뤄졌다. 보수 진영의 노태우·김영삼정부에 이어 진보 진영의 김대중·노무현정부가 들어섰다. 이후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보수 진영이 다시 정권을 잡았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으로 물러난 뒤 진보 진영의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재수 끝에 청와대에 입성했다. 그대로 이어지는 듯했던 ‘10년 주기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등장으로 깨졌다. 5년 만의 정권교체가 진보 진영에 안긴 충격은 컸다. 문 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퇴임 전까지 40% 안팎을 오르내렸다. 지지율 10~20%대를 오가며 레임덕에 시달렸던 과거 대통령 때와는 다른 양상이었다. 그럼에도 진보 진영은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다. 득표율 차이는 1%도 되지 않았다. 지난 대선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윤 전 대통령에게 0.73%p 차이로 졌다. 대선 전 여러 여론조사에서 보여준 윤 전 대통령이 이 후보를 넉넉하게 앞선다는 결과와 비교해서는 선전이었지만 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을 고려하면 충격적인 패배였다. 게다가 당시 윤 전 대통령은 선출직 출마 경험이 단 한 번도 없는 ‘초보 정치인’이었다. 대선 패배, 서울이 결정적 역할 부동산 가격이 낙선에 영향 줘 민주당에서는 대선 패배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했다. 이 과정서 레이더망에 걸려든 게 ‘부동산’ 문제였다. 정확하게는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도마 위에 올랐다. 문정부에서는 20번이 넘는 부동산 대책이 쏟아졌다. 정부 발표가 나올 때마다 부동산시장은 널뛰었다. 실제 윤 전 대통령 승리의 쐐기를 박은 서울 표심이 부동산 정책에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 개표 직후 제기됐다. 지난 대선은 말 그대로 양 진영을 ‘쥐어짠’ 선거였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텃밭’인 영남과 호남 지역서 총결집했다. 당락을 가른 건 서울서의 격차였다. 윤 전 대통령은 서울서 31만여표를 앞섰다. 전체 표 차이인 24만표보다 많다. 윤 전 대통령은 마포·용산·성동 등 이른바 ‘마용성’으로 불리는 지역과 광진·강동·양천 등 아파트가 밀집돼있으면서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은 지역서 이겼다. 구별로 따지면 25개 구 중 14곳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더 많은 표를 몰아줬다. 21대 총선 때 민주당이 4곳을 빼고 21개 구를 이긴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선방이었다. 노원·도봉·강북 등 ‘노도강’으로 불리는 지역서도 윤 전 대통령은 선전했다. 이 지역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이다. 재건축·재개발 아파트가 밀집돼있다. 승부 자체는 이 후보가 이겼지만 표 차가 근소했다. 총선 때 20% 가까이 차이 났던 게 대선에서는 1% 안팎으로 줄었다. 부동산 문제에 따른 민심이반이 뚜렷하게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완전한 실패 최악의 실정 같은 해 8월 국회입법조사처에서 발간한 <제20대 대통령선거 분석> 자료에도 부동산이 가른 표심이 언급돼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대선에서 유권자가 관심을 가진 의제는 경제 회복과 주거 안정 등 부동산 정책이었다. 대선 전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서 조사한 대선 주요 의제 관련 설문서도 경제 회복(32%), 부동산 문제 해결(32%)이 첫손에 꼽혔다. 40~50대보다 30대서 부동산 문제에 관한 관심이 컸다. 그러면서 이 후보가 과거 민주당 후보에 비해 수도권 득표가 낮았다며 부동산 가격 상승과 관련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민주화 이후 모든 대선서 민주당 계열 후보가 국민의힘 계열 후보에게 서울서 패한 적은 2007년밖에 없었다”며 “수도권은 인구가 집중된 탓에 득표율 차이가 작더라도 득표 차는 매우 크게 나타난다. 그만큼 선거 승패에 수도권 표심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부동산 이슈와 득표율의 상관관계를 보기 위해 동 단위로 서울 지역의 아파트 가격을 살폈다. 아파트 가격 변동에 따른 득표율을 본 것이다. 분석 결과 2021년 아파트 가격과 2020~2021년 가격 변동이 윤 전 대통령, 이 후보의 득표율과 상관성이 높았다. 가격 변동보다는 가격 자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아파트 평(3.3㎡)당 평균 가격이 높은 지역일수록, 아파트 가격 증가폭이 큰 지역일수록 윤 전 대통령의 득표율이 이 후보보다 높았다. 또 재산세 부담이 증가한 지역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많았다. 재산세가 늘었다는 건 그만큼 부동산 가격이 올랐다는 뜻이다. 지지율도 무용지물 민주당서 지목한 패배 원인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민주당은 대선 패배 1년 뒤인 2023년 8월 녹서(Green Paper, 정책을 제안하고 다양한 의견 수렴 과정을 담은 대화록) <민주당 재집권 전략 보고서>를 발간했다. 민주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을지로위원회) 출범 10주년을 맞아 발표한 일종의 대선 패배 ‘반성문’이었다. 민주당은 해당 보고서에서 “오락가락하는 정책으로 집값 상승을 잡지 못했다”고 짚었다. 문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보수와 진보 양 진영서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그 원인을 일관성 부족에서 찾은 것이다. 그러면서 “노무현정부 부동산 정책도 부족한 것이 많았지만 선거 대패와 당내 비난에도 철학과 원칙을 버리지 않은 점은 높게 평가된다”며 “문정부는 세제 개편 이후에도 집값이 계속 상승하면서 비판에 직면하자 전반적인 세제를 완화하는 정반대 조치를 취했다”고 지적했다. 문정부는 부동산, 즉 집이 투자가 아닌 거주의 대상이라는 점을 시장에 각인시키는 데 정책 방향을 맞췄다. 당연히 투기 수요를 때려잡는 데 모든 역량이 집중됐다. 부동산으로 재산을 불리려는 세력이 많아지면서 집값이 왜곡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른바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이 벌어졌다. 문정부는 세금 부과, 대출 규제 등으로 돈줄을 조였다. 2017년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대출 규제 강화 등의 정책이 시행됐고 2018년에는 주택을 보유한 사람이 규제 지역서 새집을 사려 할 경우 주택담보대출을 받지 못하도록 했다. 서울 25개 구, 분당·과천·하남·세종 등이 규제 지역으로 묶였다. 규제가 심해질수록 집값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부동산이 ‘우상향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시중에 풀린 돈이 몰리고 또 몰렸다. 저가의 낡은 집 여러 채보다 고가의 좋은 집 한 채를 사자는 ‘똘똘한 한 채’ 이론도 생겨났다. ‘자고 일어나면 집값이 오른다’는 말이 돌면서 부동산 심리를 크게 자극한 것이다. 당시 ‘영끌족’ 지금은 곡소리 통계 조작으로 검찰 수사까지 부동산을 움직이는 건 ‘심리’라는 말이 있듯 너도나도 집을 사는 데 혈안이 되면서 집값이 요동쳤다. 집값이 오르는데도 수요가 있으니 계속 상승하는 구조였다. 이 과정서 ‘벼락 거지’ 등의 말이 생겨났다. 부동산 등 자산 가치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가난해진 상황을 일컫는 표현이다. 동시에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어느 정부든 출범하자마자 제일 먼저 손대는 게 부동산 정책일 정도로 우리나라 국민의 ‘집’ 사랑은 남다른 데가 있다. 문정부 역시 임기 내내 ‘집값 잡기’에 몰두했다. 하지만 끝내 실패했다. 몇몇 전문가는 문정부의 가장 큰 패착으로 부동산 정책을 꼽을 정도다. 그 여파가 대선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후폭풍이다. 문정부 당시 ‘갭투자(전세 끼고 매수)’ 방식으로 집을 마련한 이들이 현재 파산 지경에 이르고 있다. 폭탄 돌리기를 하다가 더 버티지 못하고 폭발한 것이다. ‘영끌족’의 몰락이다.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산 사람은 높아진 금리를 견디지 못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문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펴면서 통계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수사가 진행 중이다. 당시 정책을 주도했던 대통령 비서실장, 국토교통부 장관 등은 감사원의 의뢰로 전부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이들은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는 통계를 만들어내라고 통계청, 한국부동산원 등을 압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감사원에 따르면 문정부가 통계를 조작한 횟수는 102회에 달한다. 2018년 1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일어난 일이다. 청와대와 국토교통부는 한국부동산원에 주택 가격 변동률을 하향 조정하도록 하거나 부동산 대책이 효과가 있는 것처럼 통계 수치 조정을 지시했다. 민주당은 ‘전 정권에 대한 탄압’이라면서 반발 중이다. 이번에도 이슈 될까? 이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해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공약도 비슷하다. 후보별로 차이가 미미해 이번 대선에서는 부동산 이슈가 생각보다 대망론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문정부의 정책 후폭풍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는 만큼 또다시 문정부에 이 후보가 발목을 잡히는 형국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