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조원’ 로또 사업자 선정 미스터리

  • 김민주 기자 alswn@ilyosisa.co.kr
  • 등록 2023.03.13 15:03:46
  • 호수 1418호
  • 댓글 7개

“절대 밥그릇 싸움이 아닙니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와 행복복권이 서로 자신의 입장을 주장하고 있는 사이 복권사업 관련 소송이 시작됐다. 이 와중에 동행복권은 행복복권을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가 됐다. 앞서 2021년, 동행복권은 복권 인쇄 과정 중 실수로 대형 사고를 냈던 회사다.

“복권은 지난해 기준 연간 약 6조4000억원이 팔린 정부 최대 민간위탁사업으로 중산층과 서민의 희망입니다. 복권으로 형성된 기금은 사회취약계층 복지 재원 등으로 사용됩니다. 매우 중요한 국가사업인 것이죠. 그런데 현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 공무원은 비리와 유착이 많은 기업을 두둔하고 있습니다. 대체 왜 이렇게 흠 많은 특정 사업자에게 ‘하해와 같은 아량’을 베풀고, 이를 바로잡으려는 사업자에게 가혹한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무슨 이유로 ‘밥그릇 싸움’ ‘진흙탕 싸움’과 같은 물타기식 표현으로 폄훼하는지 대답해주십시오.”

방송에
나오고…

이는 지난 7일, 행복복권 공동대표 A씨가 발표한 입장문이다. A씨는 해당 입장문을 통해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와 동행복권의 유착 비리 의혹 및 공익신고자 보복 행위에 대한 조사와 관련 공무원 처벌을 촉구했다.

행복복권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우선 이번 논란을 이해하기 위해선 A씨가 공익신고 제보자라는 것부터 알아야 한다. 시작은 동행복권이었다. 이들은 2018년 3월7일, 4기 복권 수탁사업자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돼 업무 수행을 진행했다.

그러다가 2021년 9월, 동행복권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복권 인쇄 과정 중 대형 사고를 일으켰는데 즉석복권이 지면상으로는 당첨됐지만 전산 확인 시 당첨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던 것이다. 해당 1000원짜리 58회차 복권은 지난해 2월까지 판매됐다. 총판매량은 4000만장인데 반품된 건 2만7000여장뿐이었다.

57회차부터 62회차까지 1등 복권이 나오지 않은 건 이 회차가 유일하다. 이 시기에 A씨는 동행복권에서 ‘개발·운영 하청 업무’를 수행했다.

이때 일을 수행하며 알게 된 ▲기획재정부 담당 공무원과 동행복권이 하자 복권을 판매한 사실 ▲1, 2등 고액 당첨 복권이 어느 판매점에 출하됐는지 알게 한 사실 등을 공익신고했다. 당연히 공익신고는 익명으로 진행됐다.

A씨는 지난해부터 행복복권에서 ‘5기 복권 수탁사업자’에 입찰을 준비했다. 사업명은 ‘복권 수탁사업자 선정’으로, 선정 시 이듬해 1월1일부터 2028년 12월31일까지 복권사업을 맡게 된다. 입찰은 조달청 일반경쟁 입찰로 진행되며, 입찰수수료율은 복권 매출 7조9000억원 기준 1.1281%다.

결과는 좋았다.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는 지난 1월19일 “‘행복복권 컨소시엄’이 차기 복권 수탁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선정 발표와 함께 이날 A씨가 공익신고했던 내용도 방송으로 보도됐다. 사건은 2021년 벌어졌지만 기획으로 준비된 방송이었다. 방송사는 취재 과정에서 A씨의 실명을 거론하지 않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A씨의 회사명과 실명이 그대로 거론됐다. 방송사는 즉시 A씨에게 사과하고 수정했다.

과징금 서류·대표 경력 사항 다르다고…
경쟁 업체인 동행복권에 문의한 복권위

이변이 생긴 건 지난달 3일로, 복권위원회는 행복복권에 복권 수탁사업 선정자를 뽑을 때 제출한 제안서 기재 내용 중 ‘구성원 등의 과징금 현황’이 사실과 다르니 확인하고 10일 안에 소명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1차 소명자료를 제출하자 같은 달 17일, 이번에는 A씨 경력 사항이 사실과 다르다며 2차 소명자료를 요청해왔다. 행복복권은 복권위원회에 억울함을 호소하는 소명서와 소명자료를 제출했다.

행복복권은 복권위원회가 요청했던 소명자료들을 보냈고, 지난달 23일 오전 조달청 계약심사협의회에 참여해 “허위 서류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소명했다. 하지만 조달청은 이날 오후 3시 ‘행복복권을 협상 적격자에서 제외한다’는 공문을 보냈다.

행복복권은 협상 부적격 통보에 대해 “기획재정부가 사실과 달리 기재해 우선협상대상자를 배제 조치했다. 실질적으로 비리를 알린 공익신고자에 대한 보복성 불이익 조치”라며 “기획재정부 담당 공무원은 자신의 비리를 신고한 공익신고자를 ‘거짓말로 복권 수탁사업을 따낸 파렴치한’으로 둔갑시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기획재정부는 다른 입장을 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행복복권 측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조달청에서 서류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고 이를 토대로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의 입장은 사실과 달랐다. 이를 토대로 행복복권은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와 조달청을 상대로 ‘우선협상자대상자 지위 보전 등 가처분’ 소송을 진행 중이다. 반면, 과징금 현황과 A씨의 이력 사항은 ‘전혀’ 문제 될 게 없다는 게 행복복권 측 입장이다.

인쇄 실수
대형 사고

우선 과징금 확인은 도덕성 평가를 위한 것이다. ‘복권법 시행령’ 제9조 제3항에는 ‘(재)수탁사업자에 한정해 영업활동, 재산 상황 등에 대해 복권발행사업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도덕성을 요구한다’고 명시돼있다. 

복권 수탁사업자 선정 제안요청서에는 ‘제안 업체의 도덕성 및 공공성’이란 제목이 있다. 여기에는 ‘지분 비율 5% 이상인 구성원, 구성원의 대표자, 구성원의 최대주주 및 지배회사에 대해 최근 5년 이내 ▲공정거래 ▲환경 ▲노동 ▲조세 등과 관련해 부과받은 과징금 현황’을 요구한다.

즉, 복권법보다 제안요청서의 도덕성 평가를 확장한 것이다. 특히 제안요청서는 ▲공정거래 ▲환경 ▲노동 ▲조세 등의 과징금 현황을 요구했는데, 여기서 현재 시행 중인 법률만 따져도 과징금 종류는 수백개에 이른다. 또 과징금 종류도 수시로 변경되는 게 현실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과징금 부과 권한은 ▲법령 소관 부처의 장 ▲개별 지방자치단체장에게까지 확인을 받아야 한다. 

또 제안요청서는 과징금 유형, 부과 원인, 액수를 한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지난해 12월6일, 복권위원회는 ‘제안요청서 설명회’서 “행정기관에 문의해보니 ‘과징금 현황 확인서’라는 별도 양식이 없어 발급이 곤란하다”는 질문에 “과징금에 한정된다”고 답변했다. 

이어 “과징금 현황 확인서는 공식적인 법정 증명서류(양식)의 형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제안 업체는 공정거래위원회, 환경부, 노동부, 조세의 4개 분야별 과징금 소관 부처를 상대로 과징금 부과 현황에 대해 문서로 확인 요청해 회신 공문을 받으면 된다”고 부연했다.

공익 신고
그 후…

복권위원회는 해당 질문에 세 번이나 똑같이 답했다. 이들은 제안요청서에 ‘모든 과징금’ 또는 ‘부과된 전체 과징금’ 제출을 명확하게 규정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복권위원회는 행복복권 제안요청서 과징금을 ‘등’으로 확대해석해 과징금 현황 범위를 무한정 확장했다. 

결국 행복복권은 이 같은 과징금 확장은 복권사업의 도덕성과 공공성에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복권위원회는 A씨의 경력 사항도 문제 삼았다. 그가 제출한 경력 사항은 동행복권에서 ▲시스템 구축 ▲시스템 운영 ▲블록체인 도화 사업 ▲연금복권 720 개발 ▲PTMS 시스템 개발 ▲PTMS 상황실 운영이 기재됐다. 또 체육진흥공단에서 ▲스포츠토토 차세대 시스템 구축 및 개발 ▲스포츠토토 고정 배달율 시스템 국산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위 경력을 두고 복권위원회는 “A씨가 한 프로젝트는 총괄(Project manager)에 해당하지 않고, 나머지는 아예 참여조차 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비리·유착 기업 두둔”
“물타기 표현으로 폄훼”

복권위원회가 인정한 프로젝트는 ‘동행복권 시스템 구축’뿐인데, 이 부분도 총괄하지 않았다는 것이고, 나머지는 모두 허위 기재라고 주장한다. 복권위원회의 이런 판단에 대해, 행복복권이 청취한 의견은 “동행복권과 국민체육공단으로부터 투입 인력을 확인받았다”는 언급뿐이었다.

하지만 동행복권 역시 복권 수탁사업 참여 회사였다. 게다가 행복복권이 허위 서류를 제출해 적격 대상자에서 제외돼 우선협상대상자로 승진한 것이 동행복권이다. 복권위원회는 사업 이해당사자인 동행복권 회신을 근거로 행복복권이 허위 서류를 제출했다고 판단했다. 

이상한 점은 동행복권이 제출한 제안서 중 ‘핵심 보유인력 선행사업 경험’에는 A씨를 두고 ‘복권 경력 분야 17년’이라고 기재했다. 역할은 총괄이었다.

행복복권은 A씨의 경력에 대해 ▲동행복권 시스템 구축 사업 관련 자료 모음 ▲동행복권 시스템 운영 사업 관련 자료 모음 ▲블록체인 고도화 사업 관련자료 모음 ▲연금복권 720 개발 사업 관련 자료 모음 ▲PTMS 시스템 개발 관련 자료 모음 등의 자료로 해명했다.

이외에도 복권업무 관련자들과 이메일을 통해 업무를 처리했기 때문에 업무 지시 메일 등도 자료로 제출했다. 실적증명서와 계약서도 존재했고, 열거된 복권사업에 참여했던 관계자도 A씨가 총괄 역할을 했다고 대답한 바 있다. 앞서 A씨의 경력을 증명한 사실 확인자 명단도 존재한다.

행복복권 관계자는 “방송에 A씨의 실명이 나갔다. 정말 순식간에 소속 회사 이름과 실명이 나갔다. 아마 복권위원회도 당일에는 몰랐는데, 그때 특정된 것 같다”며 “행복복권이 자격 박탈된 뒤 동행복권이 우선협상대상자가 됐는데 이들은 지난해 즉석복권 오류로 벌금과 위약금을 냈다”고 지적했다.

일방적으로
악의적 해석

이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서 벌금, 위약금은 물어보지 않고 과징금만 물어본 것도 이상하다. 소명 자리에서 이미 민간업체 확인서도 제출했지만 복권위원회는 A씨가 PM이 아니란 것만 주장한다”며 “동행복권에서 확인하는 것도 ‘동그라미 칸’ ‘엑스 칸’을 만들어 표시만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런 것을 근거로 해서 허위 경력이라고 주장하는 게 말이 되냐. 본인들이 사업하려면 당연히 사업에 참여 안 했다고 하지 않겠냐. 악의적으로 해석이 충분히 가능하도록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alswn@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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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로 확정된 사건이 다시 법정으로 끌려 나왔다. ‘BBQ 내부망 불법 접속’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ID·비밀번호 메모장’을 둘러싼 위증 여부를 다투는 후속 재판이다. 박현종 전 bhc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임에도 검찰은 관련 증인들을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핵심은 과연 BBQ 직원의 ID와 비밀번호가 적힌 그 메모장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유창성 전 bhc 정보전략팀장의 손을 어떻게 거쳐 전달됐는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둘러싼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피고인(박현종 등)에게 유리한 허위 증언이 반복됐다”는 판단 아래 유 전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메모장 전달자 통상 위증 여부는 재판부 판단 이후 별도 절차로 넘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검찰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단순한 진술 번복이나 기억 착오 수준이 아닌 사건의 본질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본 셈이다. 이번 공판의 중심에는 ‘메모장 전달자’로 지목된 유 전 bhc 정보전략팀장이 있다. 그는 과거 재판에서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를 박현종 전 bhc 회장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이 메모장은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축이었다. 이 메모장의 출처와 작성 경위가 흔들리면, 사건 전체의 구조도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건넨 메모장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았다. 메모장에 기재된 임직원 계정 정보 뒤에는 ‘퇴사자 임시’라는 내용이 덧붙어 있었다. 이는 BBQ 내부망에서만 확인 가능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에서 추정이나 기억만으로 재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성명불상자가 BBQ 내부망에 관리자 권한으로 접속해 계정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유 정보팀장을 거쳐 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재판부 역시 “기억과 추리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떠올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검찰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싣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재판부는 “특정한 심증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추가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 측은 거칠게 반격했다. 변호인은 검찰 주장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bhc와 BBQ가 극도로 적대적인 관계였던 상황에서, bhc 소속 직원이 BBQ 내부 직원과 접촉해 계정 정보를 빼냈다는 가정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나아가 검찰이 실제 내부망 침입을 입증하지 못한 채 추측만을 쌓고 있다고 공격했다. 6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리스크 추가 ‘BBQ 직원 ID·비밀번호 유출’ 둘러싼 공방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고인 측은 기존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와 증인 진술 전반에 대해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데이터베이스(DB)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실상 1·2심은 물론 대법원 판단의 기초 자체를 뒤흔드는 주장이다. 확정 판결 이후 재판에서 “증거 자체가 위조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법조계에서도 보기 드문 강수로 평가된다. 유 전 팀장은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근무하다가 bhc 매각과 함께 bhc 정보전략팀장으로 이직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박 전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적은 쪽지를 전달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인물은 BBQ 재무임원과 재무 실무진이다. 2021년 11월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관련 7차 공판에 유 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팀장은 박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건넨 이유에 대해 “박현종 회장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소송 때문에 BBQ 직원들의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했다”며 “해당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업무 수첩에 적혀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당시 위법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가 있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과 증인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묻는 검찰 질문에 유 전 팀장은 “박 전 회장의 진술은 모르겠고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전 팀장은 BBQ와 bhc의 ICC 중재 소송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소송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 취득 경위와 관련해서는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BBQ 재무임원이 그룹 전산망의 데이터가 다르다고 확인 문의가 왔다”며 “당시 물류 전산망이 바뀐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문제 해결을 위해 임원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해 받은 뒤 이를 업무 수첩에 적은 이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이 개인정보를 받았다고 지목한 BBQ 재무임원은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정보를 아무에게도 전달한 적 없다”며 “업무 처리도 유씨가 아닌 다른 직원과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검찰은 유 전 팀장이 그룹 전산망에 접근할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부 정보 취득 시점이… 유 전 팀장은 재무임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시점에 대해서도 그간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2011년~2012년 즈음에서 2013년 1월로 시점을 바꿨다. 검찰은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물류 전산망이 바뀐 시점으로 맞추기 위함이냐고 묻자 유 전 팀장은 “단순 착오”라고 답했다.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으로 일할 당시 BBQ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냐는 검찰 질문에 “자신이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의 증언에 BBQ가 퇴사자에게 부여하는 임시 비밀번호를 줄 때 증인이 말한 방식을 쓴 것은 증인 퇴사 이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BBQ 전·현직 직원들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bhc가 BBQ의 데이터베이스(DB)를 모조리 빼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허락하에 BBQ DB를 모두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 진술 이외에 검찰 판단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2013년 6월 말 bhc 매각 이후 bhc는 자체 전산망 구축을 위해 BBQ와 bhc 전산망 분리 작업이 필요했다. 그해 7월2일 외부 업체는 해당 작업이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과 부하 직원 한 명, 그리고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던 외부업체는 2013년 7월5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불과 12시간 만에 BBQ로부터 분리된 bhc 전산망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이 100명 남짓에 불과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옮겨 가능했다”며 “BBQ DB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BBQ DB 관련 박 회장과 유씨의 진술이 배치되는 데 대해 유 전 팀장에게 묻자 “자신은 박 회장에게 BBQ DB를 가져왔다고 말한 적 없다”며 “박 회장이 검찰에서 왜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유 전 팀장은 노트북 하드 교체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말이 일치하지 않았다. 뻔히 보이는 해킹의 목적 첫 증언에서는 bhc 매각 시기인 2013년 이후 노트북 감가상각 5년을 계산해 2018년에 바꿨다고 했지만 이후 2017년으로 고쳤다. 기존 사건이 ‘불법 접속이 있었느냐’는 사실관계 다툼이었다면, 이번 후속 재판은 ‘그 사실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거짓말이 있었느냐’는 문제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BBQ 직원 계정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할 수 없었고, 불법적 경로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명확히 유죄로 못 박았다. 그러나 사건은 집행유예 판결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위증을 별도의 범죄로 끌어올린 이상, 수사는 ‘위증교사’를 밝히는 단계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관련자들의 위증을 인정할 경우, 그 진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유도했는지가 핵심 수사 대상이 된다. 화살이 결국 박 전 회장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증교사는 기존 사건과는 별개의 범죄로, 추가 기소로 이어질 경우, 사법 리스크도 한층 더 커진다. 문제는 입증이다. 위증교사는 단순한 정황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지시나 교감, 사전 조율 정황이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이미 “유리한 허위 증언 반복”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고발까지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가능성 제기를 넘어선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BQ 출신 정보전략팀장 진술 번복 검, 증인들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 이 사건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bhc와 BBQ 사이의 오랜 분쟁이다. 박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 이어 2013년 BBQ 자회사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뒤 bhc 대표로 옮겨가며 양사 갈등의 중심에 섰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bhc를 사들여 오너 경영자가 된 동시에 각종 소송과 형사적 리스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기업 간 치열한 법적 분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검찰에 의하면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본사에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해 BBQ 전산망에 접속한 뒤 bhc와 BBQ가 연루된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자료들을 살펴봤다. 이로 인해 박 전 회장은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은 유 정보팀장으로부터 BBQ 직원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전산망 주소가 적힌 메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6월 1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3차 공판 때 검찰과 변호인은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2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먼저 의견 개진 기회를 얻은 변호인은 “BBQ가 여러 차례 박현종 회장을 영업비밀 침해 등의 이유로 고소했지만 계속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그런데 검찰이 정보통신망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박현종 회장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한 것도 아니”며 “왜곡 가능성이 큰 간접 증거만 제시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현종 회장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에 참석해 BBQ 전산망에 접속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검찰은 “bhc가 2013년부터 BBQ 전산망에 무단 접속한 횟수가 236회에 달하지만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하지 못했다”며 “박현종 회장은 무단 접속이 명백해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지시했나 사면초가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2015년 BBQ 직원들이 박현종 회장이 bhc 매각을 총괄했다”는 진술서를 국제 중재 법원에 냈다. 국제 중재 소송에서 질 경우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었던 박 전 회장은 “해당 진술서를 검토하고 반박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박현종 회장 휴대전화에서 BBQ 직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 사진이 나왔다. BBQ 전산망 접속 데이터 분석 결과, 박현종 회장이 BBQ 사내 메일을 포워딩(전달)한 개인 메일을 2년 만에 열람한 기록도 있다”며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많다고 했다. 검찰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 참석자 2명은 박현종 회장을 회의에서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박 전 회장의 알리바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