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드디어 나온 조민

  • 김민주 기자 alswn@ilyosisa.co.kr
  • 등록 2023.02.13 16:39:51
  • 호수 141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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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부끄럽지 않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3년 넘게 이어진 재판 끝에 1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조 전 장관의 딸과 아들의 입시 비리 혐의 8개 중 7개를 유죄로 인정했다. 그리고 그의 딸 조민이 세상 밖으로 나왔다.

지난 3일 조국 전 장관은 법원서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아내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와의 공모관계가 성립할 수 없다고 주장했으나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유죄로 인정된 자녀 입시 비리 부분에 대해 조 전 장관은 침묵했다. 자신의 무죄 부분을 강조하는 모습과는 대조된 모습이다. 1심 판결문에는 조 전 장관 부부가 벌인 입시 비리가 담겨있다.

1991년생
화려한 코스

가장 논란이 된 것은 조 전 장관의 딸인 조민씨다. 조씨의 논란이 시작된 것은 조 전 장관이 전 청와대 민정수석서 법무부 장관 후보가 됐던 2019년부터다. 조씨는 1991년생으로, 조 전 장관이 ‘하버드-옌칭 연구소’ 방문학자로 미국에 체류하던 2005~2006년 미국 메사추세츠주에 있는 벨몬트고등학교에서 유학했다.

귀국해서 방산중학교 졸업 후 외국 거주자 특례전형으로 한영외국어고등학교에 입학했다. 고등학생 때는 공주대학교 생명과학연구소 인턴을 했다. 조씨는 한영외고 유학반이었으나, 대학은 고려대학교 생명과학대학 환경생태공학부에 ‘세계 선도 인재 전형’으로 합격했다. 2010년에 입학해 2014년에 졸업했다. 

대학을 졸업한 이후에는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계획학과 환경관리학 전공 석사과정에 진학했다. 동시에 의학전문대학원 입시를 준비했고, 부산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에 합격한 뒤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은 질병 휴학원을 제출했다. 

조씨는 2015년 부산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의 수시모집 전형 중 학부 평점 평균(GPA)과 국가 공인 국어능력시험 일정 성적 이상을 취득한 자로서 의학교육입문검사(MEET)를 평가에 반영하지 않는 일반전형에 지원해 입학했다. 입학 첫 학기인 2015년 1학기에는 세 과목을 낙제해 유급됐고, 2018년 2학기에도 1 과목을 낙제해 유급됐다. 

입시를 둘러싼 ‘조민 7대 허위 스펙’은 ▲동양대 총장 표창장 ▲동양대 보조연구원 ▲단국대 의과학연구소 인턴 및 논문 제1 저자 ▲공주대 생명공학연구소 인턴 ▲KIST 인턴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 ▲부산 아쿠아펠리스 호텔 인턴이다.

2019년부터 논란이 된 것은 조씨의 논문 등재 및 장학금 수령이었다. 조씨가 고등학교부터 시험을 보지 않고 진학했다는 사실도 재조명됐다. 2019년 8월20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조씨는 한영외고 유학반 재학 중일 때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가량 인턴에 참여했다. 

이후 단국대 의대 교수를 책임저자로 2008년 12월 대학 병리학회에 제출된 <출산 전후 허혈성 저산소 뇌병증(HE)에서 혈관내피 산화질소 합성효소 유전자의 다형성>이라는 제목의 논문에 제1 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 논문은 당시 교수와 조씨 등 6명을 저자로, 2009년 3월 정식으로 국내 학회지에 오른 것이다.

‘조민 7대 허위 스펙’ 모두 유죄 판결
허위 인턴부터 논문 공동 발표자까지

우선 조씨는 대학 입학 과정 중 제출했던 자기소개서에 제1 저자로 논문에 등재된 사실을 기재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시험 디자인 및 결과 해석 수준이 고등학교 신분이던 조씨가 했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조씨가 동양대 인근 경북지역 청소년들에게 영어 봉사활동을 했다고 조 전 장관은 주장했지만 이 역시 거짓이었다. 이 활동은 경북지역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영어 에세이 첨삭 지도 등 어학 봉사활동이었는데, 조씨는 이를 통해 동양대서 표창장을 받았다.

하지만 공소장을 보면, 검찰은 정 전 교수가 자신이 동양대 교육센터장으로 재직하고 있던 점을 이용해 조씨의 봉사활동 확인서를 허위로 만들어줬다고 판단했다.

정 전 교수는 2013년 3월 동양대서 사용하는 용지에 조씨가 총 116시간 동양대 교육센터서 영재교육 프로그램의 튜터링과 작문 교정 등의 봉사활동을 했다는 내용을 적어 허위 확인서를 만들었다. 

정 전 교수는 이 같은 봉사활동 확인서를 제출해 조씨가 의학전문대학원에 불합격하자, 아들 명의의 동양대 표창장을 이용해 조씨에 대한 동양대 총장상을 위조하기도 했다. 그는 같은 해 6월, 아들의 표창장을 스캔한 뒤 이를 워드 문서에 삽입해 그중 동양대 총장 직인 부분을 오려냈다.

이후 컬러 프린터로 준비한 동양대 상장 용지에 총장 직인을 붙여넣는 방법으로 조씨의 허위 표창장을 만들었다.

공주대 생명과학연구소 인턴도 문제였다. 조 전 장관은 조씨가 2009년 3월부터 8월까지 공주대 생명공학연구소에서 적극적으로 인턴 활동을 했고, 이를 통해 국제조류학회의 공동 발표자로 추천됐다고 주장했다.

조 전 장관은 2019년 8월24일, 인사청문회 준비단을 통해 “딸이 공주대 생명공학연구소에서 조류의 배양과 학회 발표 준비 등 연구실 인턴 활동을 했다. 적극적인 활동이 인정돼 2009년 8월2일부터 8일까지 일정인 일본 도쿄 국제조류학회의 공동 발표자로 추천됐다”고 해명했다.

7개의 스펙
논란 시작은?

인턴십 활동이나 국제조류학회의 발표자로 선정되기 위해 공주대 교수에게 청탁한 사실도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검찰 조사 결과 조씨는 2008년 7월부터 2009년 4월까지 10개월간 집에서 선인장 등 작은 동식물을 키우면서 생육 일기를 쓰거나 독후감을 써 정 전 교수의 대학 동창인 공주대 교수에게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씨는 2009년 5월부터 7월까지 한 달에 1~2번 공주대 생명과학연구소에 가서 수초 접시의 물을 갈아주는 등 고등학생 수준의 체험활동을 한 사실도 밝혀졌다.

이에 관해 공주대 대학원생이 증인으로 나와 증언한 바 있다.

해당 대학원생은 재판에서 “조민을 만난 적이 없던 시기에 그의 이름이 추가됐고, 이름을 갑자기 넣기로 한 사람은 김모 교수다. ‘학생이 학회에 같이 가고 싶어 한다’는 당시 상황 설명을 들었다. 다른 연구원의 연구 기여도가 40~50%에 달하지만, 조민은 1~5%된다”고 증언했다. 

같은 날 오후 증인으로 출석한 공주대 김 교수는 자신이 직접 작성한 조씨의 공주대 체험활동 확인서 중 일부가 “사실과 다르다. 부끄럽다”며 “정 교수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증언했다. 김 교수는 정 전 교수의 대학 동창으로 정 전 교수로부터 딸 조씨의 인턴 체험활동을 부탁받은 셈이었다.

2008년 12월 대학 병리학회에 제출된 <출산 전후 허혈성 저산소 뇌병증(HE)에서 혈관내피 산화질소 합성효소 유전자의 다형성> 논문도 문제였다. 조 전 장관은 이 논문이 고려대 입시에 활용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반면 검찰은 조씨가 2007년 7월23일부터 8월3일까지 약 2주간 단국대 의과대서 체험활동을 했으나 의학 지식이 부족해 대학원생 지도하에 실험실 견학 등을 주로 경험했다고 판단했다.

해당 논문을 작성하기 위한 실험 과정에서 조씨는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장영표 단국대 의대 교수는 2009년 8월 대학입시 활용 목적으로 체험활동에 대한 확인서 발급을 요청받자, 조씨가 제1 저자로서 능력을 갖추고 실험에도 기여한 것처럼 꾸며 체험활동 확인서를 발급했다.

조씨는 이를 한영외고에 제출해 생활기록부에 기재했다.

고려대에 따르면 조씨는 2010학년도 입시서 고려대 세계 선도 인재전형에 어학 점수·학교생활기록부를 토대로 1단계 서류평가와 면접 등 2단계를 거쳐 합격했다. 결국 고교 생활기록부로 입학한 것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이다.

조씨가 부산대 의전원 입학 당시 자기소개서에 “KIST 분자인식연구센터 학부생 연구 프로그램에 참여해 3주간 인턴으로 근무했다”고 기재한 것도 문제가 됐다.

검찰은 조씨가 2011년 7월12일 KIST의 분자인식연구센터장 면접을 본 뒤 연수 허가를 받고, 2011년 7월21일까지 3~4일만 나왔으며, 그 기간에도 실험에 참여하지 않고 불성실한 태도를 보이다 나오지 않아 7월22일자로 연수가 종료됐다고 결론내렸다. 

“또래에
미안해”

KIST 역시 “2011년 7월18일부터 8월19일까지 연수하기로 했으나, 연수 시작 후 5일 만에 학생이 자발적으로 중단했다”고 밝혔다. 

조 전 장관은 조씨의 입시 비리와 관련해 학부모 참여 인턴십에 관여한 적 없고, 조씨가 재학 중인 고등학교 담당 교사가 만들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 과정에서 ‘스펙 품앗이’ 논란이 불거진 장 교수와도 연락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검찰은 정 전 교수가 당시 서울대 교수였던 조 전 장관의 지위와 인맥을 활용해 딸 조씨로 하여금 일반 고등학생이 접근하기 어려운 논문 저자 등재, 국책 연구기관 인턴 등 허위 스펙을 만들어 상급학교 진학 시 이를 활용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판단했다.

이에 조씨가 고등학교 1학년으로 재학 중이던 2007년 7월 한영외고 동급생 부친인 장 교수에게 체험활동 및 논문 저자 등재를 부탁해 승낙받았다고 봤다. 

부산 아쿠아펠리스 호텔 인턴은 조 전 장관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연구실 PC서 발견된 조씨의 코넬대 경영학과 추천서에 담긴 내용이다. 아쿠아펠리스 호텔의 시니어 매니저가 조씨를 추천했다는 영문 파일의 작성자는 조 전 장관과 정 전 교수였다.

해당 파일에는 ‘조씨가 3년 동안 아쿠아펠리스 호텔서 주어진 일을 성공적으로 해냈다’고 적혀 있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해당 내용을 모두 허위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호텔서 조민을 본 적도, 그런 추천서를 본 적도 없다”는 아쿠아펠리스 직원들의 법정 진술을 근거로 조씨가 호텔서 인턴을 하지 않았다고 봤다.

아쿠아펠리스 호텔의 식음료 팀장으로 근무했던 직원은 법정서 “조민이 3년간 일했다는 2007~2009년까지 고등학생이 주말에 인턴 또는 실습을 한 적이 없다”고 증언했고, 호텔 관리실장으로 근무했던 직원 역시 “조민이 호텔서 인턴을 한 적이 없다. 고등학생이 3년간 호텔에 있었다면 눈에 띄었을 텐데 그런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유튜브 채널 출연 뒤 SNS 활동 시작
조국 판결 후 당당하게 세상 밖으로

정 전 교수 측은 이 호텔과 업무제휴를 맺은 서울 인터콘티네탈호텔서 조씨가 인턴을 했다고 반박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입증할 증거 역시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아쿠아펠리스 직원들은 “인터콘티네탈호텔과 업무제휴도 맺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조 전 장관이 조씨가 서울대 의전원 지원 시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 확인서 등을 허위로 발급·제출했다고 판단했다.

이 같은 사법부의 판단에도 조씨는 당당했다. 그는 지난 6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 공장>에 출연해 “검찰이나 언론이나 정치권서 제 가족을 지난 4년 동안 다룬 것들을 보면 정말 가혹했다고 생각한다. 과연 본인들은 스스로에, 아니면 그들의 가족에게 똑같은 잣대를 적용하는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버지가 실형을 선고받으시는 걸 지켜보면서 ‘나는 떳떳하지 못한가?’라고 곰곰이 생각해보게 됐다. 나는 떳떳하고 부끄럽지 않게 살았다. 그래서 결심했다. 이제 조국 딸이 아니라 조민으로 당당하게 숨지 않고 살고 싶다”고 인터뷰에 나선 배경에 대해 언급했다.

조씨는 의사라는 직업에 대해 “표창장으로 의사가 될 순 없다. 입시에 필요한 항목들에서 제 점수는 충분했고 어떤 것들은 넘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선배 의사들이 의사로서의 실력도 이야기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자질이 충분하다고 들었다. 다만 저와 관련한 재판이 끝나기 전에는 의료 지식을 의료봉사에만 사용하려 한다”고 답변했다.

김씨는 “지난 4년간 세상을 보는 마음의 자세가 달라졌느냐”는 김어준씨의 질문에 “부족하지 않은 저의 환경 자체가 누군가에게 특권으로 비칠 수 있다는 것을 진심으로 깨닫게 된 것 같다. 제 또래 친구들에게 미안함을 느끼는 것도 자연스러운 과정인 것 같다”고 답했다.

한편, 박근혜정부 국정 농단 사건으로 복역 중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조씨를 연일 비판했다.

정씨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 조씨의 인터뷰 기사를 공유하면서 “내 승마 선수로서의 자질은 뭐가 그렇게 부족했길래 너희 아빠는 나한테 그랬을까. 웃고 간다. 네 욕이 많겠냐, 내 욕이 많겠냐”고 날을 세웠다. 이어 “불공정은 댁이 아직 의사를 하는 것”이라며 “좌파가 뭐라고 해도 내 메달은 위조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갑툭튀 정유라 
“자격 박탈해야”

정씨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마장마술 단체전에 국가대표로 출전해서 금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정씨는 이후에도 자식의 게시글 댓글을 통해 조씨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자신을 응원하는 네티즌이 “이 정도면 정유라의 학위를 회복시켜줘야 한다”는 댓글에 정씨는 “난 그런 거 필요 없고 조민도 의사 자격 박탈시켜주길 간청한다”고 답글을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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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