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NET세상> 노인의 기준 설왕설래

  • 박민우 기자 pmw@ilyosisa.co.kr
  • 등록 2023.01.10 09:46:58
  • 호수 140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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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월 최소 199만원 필요"

[일요시사 취재2팀] 박민우 기자 = 인터넷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을 짚어봅니다. 최근 세간의 화제 중에서도 네티즌들이 ‘와글와글’하는 흥미로운 얘깃거리를 꺼냅니다. 이번주는 노인의 기준에 대한 설왕설래입니다.

50대 이상 중·노년층이 생각하는 노인은 몇 살부터일까? 50대 이상의 국내 성인남녀들은 최소 69.4세는 돼야 한다고 답했다. 기초연금 등 각종 노인 복지제도의 기준인 65세보다 4.4세 높은 연령이다.

4.4세↑

지난 3일 국민연금공단 국민연금연구원의 ‘2021년도 제9차 중·고령자 경제생활 및 노후준비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설문조사에 응한 50대 이상 응답자들은 평균 69.4세를 노후가 시작되는 시기로 인식한다고 답변했다. 이는 기초연금을 비롯해 노인복지법 등 다수의 노인대상 복지제도에서 노인에 대한 연령기준으로 활용하는 65세보다 높다. 

노후에 필요한 최소 생활비로 부부는 198만7000원, 개인은 124만3000원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표준적인 생활을 위한 적정 생활비로는 부부가 277만원, 개인은 177만3000원이라고 답했다. 이는 부부가 국민연금을 20년 납입했을 때 평균 196만원을 받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부족한 수준이다. 

현재 노후생활을 하고 있다고 밝힌 중·노년층들은 기초연금과 자식·친척들에게 받는 생활비 및 용돈, 국민연금, 배우자 소득, 근로활동 등을 통해 노후생활비를 충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스로 경제적으로 독립돼있는지 묻는 질문엔 노후시기가 아닌 응답자는 64%가 ‘예’라고 답했으나, 노후시기인 응답자는 42%로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노후대책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경제적 문제, 건강/의료, 일자리 순으로, 사회 분야 대책에 대해서는 건강/의료, 경제적인 문제 순으로 나타났다. 아직 노후 시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중고령자 40.1%는 ‘노후를 대비한 경제적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등 공적 연금이 41.7%로 가장 많았고, 예·적금 및 저축성 보험(32.9%), 부동산 운용(10.7%) 순으로 조사됐다. 

중·노년층이 생각하는 노인은 몇 살?
“69.4세부터…적정 생활비 월 277만원”

현재 타인의 도움에 의지하지 않고 생활할 수 있는 독립적인 경제력이 있는지 여부는 전체 응답자 54.7%가 ‘독립적인 경제력을 갖고 있다’고 했다. 남성, 50대, 중졸 이상 학력, 취업자, 스스로 노후가 아니라고 인식한 경우 독립적 경제력을 가졌다는 응답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노후대책을 마련할 때 가장 주된 역할을 해야 할 주체를 묻는 질문엔 ‘개인’이 64.8%로 가장 높았다. 이어 배우자(16.4%), 정부(16.1%) 순이었다. 여성의 경우 노후 준비 주체가 ‘배우자’란 응답 비율이 27.4%로 남성(1.1%)보다 높았다. 

아직 노후 시기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 91.8%는 ‘노후에 자녀와 함께 살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응답자 39%는 ‘따로 살아야 각자의 생활방식이 지켜질 것 같아서’, 30.4%는 ‘본인이 불편하기 때문에’ 동거를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의 생각은 어떨까. 다양한 의견은 다음과 같다.

‘왜 노인을 기준으로 하는가? 노인이 아니라 사회에서 나오는 은퇴 시기를 기준으로 해야 하는 것 아닌가?’<cabi****> ‘277만원? 노후에 병원까지 생각하면 매달 최소 300은 있어야 자식한테 손 안 벌리고 살 수 있다. 최소 3억~4억5000만원은 저금해놔야 된다는 뜻’<hssk****>

‘젊은 사람도 월 250만원을 못 버는데 늙어서 월 277만원? 죽으라는 거지 안 그래?’<hugo****> ‘난 지금도 월급 200인데’<sg__****> ‘노후 생활 참 하기 힘들겠다. 30만원 겨우 받는데…격차가 너무 심하다. 살길이 막막하다’<find****> ‘이게 현실이다. 그러니 자식들한테 너무 올인 하지 말고 노후를 준비하자’<dd52****>

복지제도 기준 ‘65세’보다 높아
92% “자녀들과 따로 살고 싶어”

‘살아서 좋은 것보다 힘들어서 우울한 게 더 많다’<jiah****> ‘생물학적 나이가 최소 70세는 돼야 노인이라는 인식에 동의한다. 적정 생활비가 부부 월 277만원이란 계산은 어떻게 나온 건지 모르겠으나…’<sbg5****> ‘이걸 이렇게? 6월 연금개혁 볼만하겠네∼’<sese****>

‘서울에서 이 돈으로 살아갈 수 있다고? 최소한 병원 안 가고, 하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 모두 참고 근근이 살면 될 듯’<pm84****> ‘쓰기 나름이지∼적으면 적은 대로 많으면 많은 대로’<ko34****> ‘늙으면 먹고 쓰는 거보다 병원비가 만만치 않습니다’<ming****> ‘노인 나이 늦추지 마라. 요즘 사람들 60세가 말이 청춘이지 일자리 가면 50세도 안 뽑는다’<smjs****>

‘개혁은 공무원 연금부터 시작해서 지급 시기 늦추고 국민혈세 지원 없애야 한다’<star****> ‘정년 연장 안 하면 아무 의미 없다’<upsu****> ‘우리나라 국민이 순진한 거다. 국민연금 강제로 징수당하고 이제 와서 제대로 못 받게 생겼는데…다른 나라 같으면 폭동 일어났다’<jin_****> ‘옛 어른들은 전쟁에, 보릿고개에, 막막한 시간 속에서 배고파 우물물로 허기 채우며 우리들을 살려냈다. 요즘 것들은 나라에서 정산해서 조금씩 노인들 도와주자니까 그것조차 빼앗는다고?’<mose****>

그래도 부족?

‘얘들아 인생 잠시란다. 나는 안 늙지 싶어도 자식들 뒷바라지하고 세금 내고 살다보면 모은 것도 없이 황혼길에 접어든다. 사람이 늙고 싶어 늙느냐? 너무 뭐라 하지 마라! 언젠가는 니들에게도 찾아온다’<menu****>


<pmw@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노인 기초연금 대상은?

이달부터 월소득 인정액이 202만원 이하인 노인 단독가구, 323만2000원 이하인 부부가구는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다.


보건복지부는 올해부터 기초연금 선정기준액이 올라 지난해 기초연금을 받지 못했던 노인도 올해 월소득 인정액이 202만원을 넘지 않으면 기초연금을 받게 된다고 지난 1일 밝혔다.

지난해 기초연금 선정기준액은 노인 단독가구가 180만원, 부부가구는 288만원이었다.

올해 선정기준액은 지난해보다 단독가구는 22만원(12.2%), 부부가구는 35만 2000원(12.2%) 올랐다.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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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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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