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쥐고 있는 대장동급 뇌관 추적

부정하거나 사라지거나 희망살림 그때 그 사람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최근 검찰의 포위망이 시시각각 좁혀지는 모양새다. 그 중심에 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손발’이 잘려나가는 형국. 이 대표가 ‘정치적 동지’라고 표현한 이들은 이미 구속됐다. 

흐릿했던 실체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대선 기간 내내 ‘망령’처럼 주변을 떠돌던 의혹들이 점차 분명해지는 양상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점점 현실화되고 있다. 

조이는 검
사면초가

최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에 이어 정진상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이 잇따라 구속됐다. 두 사람 모두 이 대표의 최측근 인사다. 검찰의 칼날은 빠른 속도로 이 대표를 향해 다가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연내에 검찰의 소환 조사를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대표는 사법 리스크에 대한 언급 대신 민생 메시지를 내놓으며 ‘강대강’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정 실장이 구속되자 “유검무죄, 무검유죄다. 조직의 칼날을 아무리 휘둘러도 진실은 침몰하지 않음을 믿는다”고 검찰을 비난하면서도 “제 유일한 걱정은 ‘이재명 죽이기’와 야당 파괴에 혈안인 정권이 민생을 내팽개치고 있다는 것”이라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하지만 구속 기간이 만료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시작으로 남욱 변호사 등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사건에 연루된 이들이 속속 입을 열고 있다. 지난 24일에는 ‘대장동 키맨’으로 불리는 김만배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도 석방됐다. 이른바 대장동 3인방이 모두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된 셈이다.

유 전 본부장과 남 변호사는 천화동인 1호에 ‘이재명 측’의 숨은 지분이 있고 배당수익 중 700억원(공통비, 세금 등 제외 428억원)을 약속했다고 증언해 파장이 일고 있다. 일단 김씨는 “어떤 언론과도 인터뷰하지 않겠다”며 “어디서도 따로 얘기하지 않겠다”는 입장문을 돌린 상태다.

문제는 이미 번지기 시작한 불이 진화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대장동 사건을 비롯해 위례 신도시 개발사업 특혜 의혹,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 이 대표를 둘러싼 의혹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여기에 두산건설, 네이버 등 6개 기업이 연루된 성남FC 후원금 의혹이 뇌관으로 떠올랐다. 

사단법인·비영리단체 롤링주빌리
“이재명 경기지사 시절 영전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으로 재임할 당시 성남FC 구단주로 있으면서 2016~2018년 두산건설, 네이버, 분당 차병원 등 기업으로부터 160억여원의 후원금을 유치하고, 이들 기업은 건축 인허가나 토지 용도변경 등 편의를 받았다는 내용이다. 

두산건설은 당시 50억원 상당의 광고후원금을 내고 그 대가로 두산그룹이 소유한 분당구 정자동 병원 부지 3000여평을 상업용지로 용도변경하는 데 특혜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전 성남시 전략추진팀장을 제3자 뇌물수수 혐의로, 전 두산건설 대표를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은 두산건설 외에 다른 기업으로도 수사를 확대했다. 검찰의 레이더망에 걸린 기업은 네이버. 네이버는 여타 기업과 달리 시민단체를 통해 성남FC에 우회 지원했다. 성남시-네이버-사단법인 희망살림-성남FC는 2015년 5월 4자간 협약을 맺었다.

성남시청에서 진행된 4자 협약식에는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과 김진희 네이버I&S 대표, 곽선우 성남FC 대표, 그리고 제윤경 전 민주당 의원이 희망살림 상임이사 자격으로 참여했다.

4자 협약서에는 ▲네이버가 2015~2016년 2년간 희망살림에 4회에 걸쳐 10억원씩 후원금을 지급하고 ▲희망살림은 성남FC에 1년에 현금 19억5000만원씩 2년간 총 39억원을 메인스폰서 광고료로 지급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성남FC는 그 조건으로 희망살림의 ‘롤링주빌리’ 로고를 메인스폰서 광고로 표출한다고 명시했다.

성남시는 행정 지원을 맡았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이 불거지면서 시민단체 희망살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그러면서 희망살림을 구성했던 인물에 대한 궁금증도 함께 불거졌다. 희망살림은 2019년 롤링주빌리로 법인명을 바꿨다. 이후 비영리단체 롤링주빌리가 설립됐다. 희망살림과는 별개의 조직으로 세간에는 주빌리은행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두산 이어
다른 기업도?

사단법인 롤링주빌리와 비영리단체 롤링주빌리는 모두 부실채권을 매입해 전액 소각하고 채무조정을 지원하는 이른바 ‘빚 탕감’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두 롤링주빌리에서 핵심으로 언급되는 인물이 제 전 의원이다. 제 전 의원은 2013~2014년 <경향신문>에 ‘제윤경의 희망살림’이라는 제목의 글을 연재하기도 했다.

당시 에듀머니 대표라고 소개된 제 전 의원은 2013년 1월20일 기고한 ‘탐욕에 눈먼 부실채권 시장’에서 “한 번의 실패로 추노꾼과 같은 추심회사의 끝나지 않는 빚 독촉에 직면하면 패자 부활이 불가능한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이다”라고 적었다. 한 자영업자가 빚에 허덕이다가 무너진 사례를 언급하면서 한 말이다. 

제 전 의원은 희망살림에서 이사로 활동했고 4자 협약식에 참석했다. 당시 김재욱 목사가 희망살림 대표를 맡고 있던 때라 제 전 의원의 참석에 의문이 제기됐다. 일반적으로 협약식 등에는 대표가 참석하는데 희망살림의 경우는 이사가 참석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제 전 의원을 희망살림 대표로 표기할 정도다. 

비영리단체 롤링주빌리의 ‘서울시 기부금품 모집 등록 내역’에는 제 전 의원이 아예 대표자로 등장한다. 2015년 롤링주빌리가 서울시에 제출한 내역에는 제 전 의원이 대표자로 표기돼있다. 이후 제 전 의원은 2016년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로 재임하던 2020년에는 경기도일자리재단 대표로 임명됐다.

제 전 의원은 지난 3월 경기도일자리재단 대표 자리에서 물러난 뒤 조용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정치권에서 제 전 의원의 이름이 언급되는 와중에도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현재 제 전 의원의 공식 직함은 ‘더불어민주당 경상남도당 사천시남해군하동군 지역위원회 위원장’이다. 

시끄러운데
두문불출

이헌욱 전 경기주택도시공사(GH) 사장도 희망살림 대표 출신이다. 2015년 4월 김재욱 목사에게 대표 자리를 넘겨주기 전까지 희망살림을 이끌었다. 2018년 성남시장 예비후보로 등록했다가 민주당 경선에서 은수미 전 성남시장에 밀렸다. 2020년 7월 GH 사장으로 낙점됐다. 이재명 대표가 경기도지사로 재임할 시기다.

최근 이 전 사장은 ‘GH 비선캠프 의혹’으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이 전 사장은 지난 2월 국민의힘으로부터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에 있는 GH 합숙소를 이 대표의 캠프로 제공했다는 혐의로 고발됐다. 당시 GH는 2020년 8월 분당구 수내동 아파트 1채를 전세금 9억5000만원에 2년간 임대했다. 공교롭게도 해당 아파트는 이 대표가 당시 거주하던 자택 바로 옆집이었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지난달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네이버는 후원금 지급이 완료된 직후인 2016년 말 성남 정자동 신사옥 착공을 시작했다. 당시 성남시장과 성남FC 구단주는 이재명 대표였고, 희망살림 대표는 제윤경 전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당 사건 이후 희망살림 관련 인물은 이재명 경기지사 시절 영전했다”며 “제윤경 대표는 경기도일자리재단 대표로, 이헌욱 대표는 경기주택공사 대표로 임명됐다. 또한 당시 희망살림 의혹에 면죄부를 부여한 서상범 서울시 법률담당관은 이후 문재인 청와대 법무비서관으로 영전했다”고 설명했다.

비영리단체 롤링주빌리와 관련해 또 언급되는 인물은 유종일 KDI 국제정책대학원장이다. 지난달 14일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은 유 원장에게 주빌리은행과 관련한 질의를 던졌다. 주빌리은행의 공동대표를 맡은 적이 있느냐는 윤 의원의 질문에 유 원장은 ‘명예은행장’이라고 답했다.

‘손발’ 잘려나간 마당에…
시민단체가 네이버 잡을까

주빌리은행 홈페이지에는 유 원장이 명예은행장으로 소개된다. 유 원장은 명예은행장 인사말에서 “우리는 시민의 후원금으로 부실채권을 사서 적극적으로 채무자를 구제하고 모든 채무자의 빚을 탕감해드린다”며 “빚은 갚아야 하는 것이지만 존엄한 삶 모두를 포기해가며 노예와 같은 처지에 내몰릴 때까지 갚으라고 강요해서는 안 된다. 돈보다 사람이 중요하다”고 적었다.

인사말에는 ‘사람을 살리는 착한 은행’이라는 문구도 있다.

이 대표는 2015년 12월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가 유종일 박사님과 주빌리은행 공동은행장인 거 아시죠?”라는 글을 올린 적 있다. 2015년 8월27일 서울시청 시민청 이벤트홀에서 열린 주빌리은행 출범식 현장에도 이 대표와 유 원장이 나란히 등장한다.

유 원장을 소개할 때 ‘이재명의 경제 책사’라는 수식어가 붙는 일이 많았다. 하지만 유 원장은 지난달 국감에서 윤 의원이 “원장님은 이 대표의 경제 책사로 알려져 있죠?”라고 묻자 “전혀 사실과 다릅니다. 별로 관계가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국가를 위해 봉사하는지, 이 대표를 위해 봉사하는지” 거듭 묻는 윤 의원에 질의에도 “이재명 대표하고 저하고는 별 관계가 없습니다”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2014년 5월30일 당시 성남시장 후보로 출마한 이 대표의 트위터에 올라온 글에는 유 원장이 언급된다.

당시 이 대표는 ‘이재명 후보, 메이저급 정책자문단 실체 드러나. 유종일, 조국, 선대인, 한홍구, 이해영, 최태욱 등 으리으리한 정책자문단!’이라고 적었다. 당시 이 대표의 블로그에 게재된 ‘이재명 성남시장 후보 정책자문단 명단’에도 유 원장(당시 KDI 교수)의 이름이 확인된다.

제 전 의원 역시 ‘에듀머니 대표’라는 직책으로 이름을 올렸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비영리단체 롤링주빌리의 서울시 기부금품 모집 등록 내역에도 2017~2019년 유 원장이 대표자로 기부금품 모집 등록을 한 것으로 확인된다. 현재 롤링주빌리의 대표는 설은주 변호사가 맡고 있다.

“모른다”
“위증이다”

윤 의원은 “이재명 대표의 측근인 유종일 KDI대학원 원장은 세금으로 월급 받는 국책연구원의 임원이면서 겸직 신고도 제대로 하지 않고 ‘주빌리은행’의 대표를 맡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심지어 이 주빌리은행은 정식 은행도 아니고 불법 후원금의 자금세탁 통로로 의심받고 있는 단체”라고 꼬집었다.  

이어 “유 원장은 대표를 맡은 적도 이 대표와 정치적 관계도 없다고 답했다가 재차 물으니 2016년부터 대표를 맡은 적이 있다고 말을 바꿨다”고 지적하며 “이는 명백한 위증이다. 이 대표와 그의 측근들은 대체 무엇을 숨기고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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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