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대회를 지향하던 한국 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투어 ‘엘크루 프로 셀러브리티’가 두 번째 대회를 열지 못했다. 지난달 31일 KLPGA는 지난 9일부터 사흘간 인천 영종도 오렌지듄스 골프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엘크루 프로 셀러브리티 2022’가 취소됐다고 밝혔다.
대회 개막을 불과 9일 앞두고 취소를 한 것도 이례적이지만, 그 이유 또한 황당하다. 대회 스폰서인 한국테크놀로지의 자회사 대우조선해양건설이 골프장에 임대료를 내지 않아서다. 대회 주최 측은 추석 연휴 기간이라 길이 막히지 않는 영종도의 오렌지듄스 골프장을 임대 계약했다. 그러나 임대료를 아직까지 내지 않아 결국 취소됐다.
엘크루 프로 셀러브리티는 KLPGA 투어 선수 108명이 출전해 1·2라운드를 치르고, 상위 60명이 진출하는 최종 라운드에서 30명의 셀러브리티와 팀을 이뤄 경기를 펼치는 방식이다. 지난해 경기도 안산시 대부도 소재 아일랜드 컨트리클럽에서 초대 대회를 개최해 유해란(21)이 초대 챔피언에 오른 바 있다.
황당한 이유 알고 보니…
주최측 임대료 미납 망신
지난해 TV조선과 공동주최로 이뤄진 이 대회는 올해 대우조선해양건설 단독 스폰서로 개최될 예정이었다. 일반적으로 5~6일간 골프장을 임대해 경기를 치르는 프로 골프 대회는 주최사가 골프장에 적게는 2억~3억원, 많게는 6억~7억원의 임대료를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대회 추진 과정에서 대회장 선정 이후 임대료 납입이 예정된 기일에 이뤄지지 않았고, 골프장 측의 수차례 독촉에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결국 오렌지듄스 컨트리클럽은 예정된 대회 기간에 일반 골퍼들에게 예약을 여는 방식으로 대우조선해양건설과의 임대 계약을 파기했다. 대회가 취소되면 주최사는 계약 파기에 따른 위약금 등을 내야 한다. 주최 측 사정이라면 총상금의 75%를 위약금으로 내야 한다. 위약금은 5억2500만원으로, 쉽게 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은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 대우조선해양건설지부는 지난달 30일 “회사 자금이 없어 건설현장 직원들은 매일 빚쟁이에게 쫓기는 일상을 겪고 있다. 많은 직원이 회사에 미래가 없다고 판단하고 이직을 선택하고 있는 중”이라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