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에 국세청까지…크라운해태 겨냥한 사정 칼날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크라운해태그룹이 최근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게 되면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신임 국세청장 취임 이후 실시된 첫 세무조사라는 점이 예사롭지 않다.

지난 3월 공정거래위원회는 특수관계인 정보를 누락해 보고한 크라운해태홀딩스에 경고 조치를 내렸다. 공정위는 크라운해태홀딩스가 2020년 지주회사 등의 주식소유현황 등 사업내용에 관한 보고서를 제출하면서 특수관계인 윤모씨 4명, 신모씨 2명 등 총 6명을 기재하지 않았다.  

올 게 왔나

공정위는 크라운해태홀딩스가 주주현황에 특수관계인을 기재하지 않은 점은 법 위반에 해당하나 허위로 제출해 얻을 실익이 없다고 판단해 경미한 처분을 내리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각에서는 대기업집단이 아닌 크라운해태홀딩스를 공정위가 지목한 점을 예의주시했다. 중견기업이 언제든 사정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대두된 것이다. 

실제로 약 석 달 후 크라운해태그룹은 사정기관의 강도 높은 조사를 맞닥뜨리게 됐다. 지난 6월 국세청은 서울시 용산구 소재 크라운해태홀딩스 본사에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요원들을 투입해 세무조사를 벌였다. 조사4국이 투입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특별 세무조사일 가능성이 높다.


조사4국은 탈세 또는 비자금 조성 혐의 등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를 전담하는 부서다.

이번 세무조사는 김창기 국세청장 취임 후 처음으로 실시된 비정기 세무조사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김 청장이 악의적 탈세 행위에 대해 강경 대응을 천명한 상태인지라, 국세청의 첫 번 째 타깃이 누가될지 관심이 커지는 분위기였다.

관련 업계에서는 세무조사 대상에 지주사인 크라운해태홀딩스는 물론이고 사업회사인 해태제과식품, 두라푸드 등이 포함됐다는 것에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특히 두라푸드가 주목 대상이다.

세간에서 두라푸드를 눈여겨보는 건, 이 회사가 그룹 지배구조상에서 최상단을 점유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크라운해태그룹 지배구조는 전형적인 옥상옥 구조를 나타내고 있다. 지주사는 크라운해태홀딩스지만, 오너 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한 두라푸드가 지배구조의 최정점에서 자리 잡고 있다. 

크라운해태그룹은 2016년 10월 윤영달 회장이 크라운제과(현 크라운해태홀딩스) 주식을 오너 일가 가족회사인 ‘두라푸드’에 매각하며 편법승계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윤 회장은 지분 4.07%(60만주)를 두라푸드에 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넘겼다.

심상치 않은 최근 분위기
옥상옥 승계 퍼즐 주목?

크라운제과 지분 20.06%를 보유 중이던 두라푸드는 지분 4.07%를 추가 취득하면서 윤 회장을 제치고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윤 회장은 지분율이 27.38%에서 20.26%로 낮아져 2대주주로 내려앉았다.


크라운제과가 기업분할을 거치며 크라운해태홀딩스(존속법인·지주사)와 크라운제과(신설법인·사업회사)으로 나뉜 이후 두라푸드의 지주사에 대한 지배력은 한층 강화됐다. 올해 1분기 기준 두라푸드가 보유한 크라운해태홀딩스 지분은 38.08%(보통주)에 달한다.

반면 윤 회장의 지분율은 10.51%로 낮아졌고, 특수관계인 지분의 총합은 55.02%다. 

두라푸드가 지주사를 지배하는 위치에 올라선 시기에 크라운해태그룹의 승계 작업은 마침표를 찍었다. 윤 회장의 장남인 윤석빈 크라운해태홀딩스 대표가 두라푸드 지분 59.60%를 보유한 최대주주기 때문이다. 두라푸드의 나머지 지분 40.40%는 오너 일가 구성원이 나눠 갖고 있다.

두라푸드가 보유한 지분 38.08%와 윤 대표가 직접 쥐고 있는 4.57%를 더하면, 윤 대표는 사실상 크라운해태홀딩스 지분 42.65%를 휘하에 두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룹 지배구조가 ‘윤 사장→두라푸드→크라운해태홀딩스→크라운제과·해태제과식품 등 계열사’로 이어지는 형태를 띠게 된 셈이다. 

크라운해태그룹은 윤 대표를 축으로 하는 승계 구도를 구축하고자, 두라푸드 몸집 키우기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내부거래를 통해 두라푸드가 크라운해태홀딩스 주식을 사들일만한 여력을 갖추게끔 측면 지원하고 나선 것이다. 이를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계열사와의 내부거래였다.

밀어주기

두라푸드는 2009년 크라운제과로부터 일부 생산설비를 넘겨받아 식품제조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크라운제과와 해태제과식품을 주요 거래처로 두고 있다. 최근 3년간 두라푸드는 ▲2019년 186억원 중 184억원 ▲2020년 177억원 중 175억원 ▲지난해 184억원 중 181억원 등 매출의 대부분을 계열사와의 거래를 통해 올렸다. 해당 기간 동안 내부거래율은 ▲2019년 99.01% ▲2020년 98.52% ▲지난해 98.92% 등이다.


<heaty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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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만장일치로 윤석열 파면⋯헌정사상 두 번째

헌재, 만장일치로 윤석열 파면⋯헌정사상 두 번째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심판 사건을 인용하면서 대한민국은 또다시 정치적 격변기를 맞게 됐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전 11시22분께 서울 종로구 대심판정서 재판관 만장일치 의견으로 윤 전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했다. 이는 탄핵소추안 가결 111일 만이자, 탄핵 심판 변론 종결 38일 만에 내려진 결정이다. 이번 탄핵 심판은 지난해 12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것이었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행위가 헌법과 법률에 위배된다고 명시했다. 이날 차분한 목소리로 주문을 낭독한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피청구인은 국회 권한 행사가 다수의 횡포라 판단했어도 헌법이 예정한 자구책을 통해 견제와 균형이 실현될 수 있게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청구인이 취임한지 2년 후 이뤄진 총선서 국정을 주도하도록 국민을 설득할 기회가 있었다”며 “결과가 피청구인 의도에 부합하지 않아도 야당을 지지한 국민들의 의사를 배제하려는 시도를 했으면 안 됐다”고 판단했다. 문 권한대행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고 계엄을 선포해 국가긴급권을 남용하는 역사를 재현해 국민들을 충격에 빠트리고, 사회·정치·경제 전반에 혼란을 야기했다”며 “국민 모두의 대통령으로 자신을 지지하는 국민들을 초월해 사회 공동체를 통합시켜야 할 책무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헌재의 탄핵 인용 결정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은 대통령직을 상실하고 일반인 신분이 됐다. 이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도 퇴거해야 한다. 다만, 사저 경호 문제 등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므로 즉시 관저를 비우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에도 헌재 파면 결정 이틀 뒤에 청와대 관저를 나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로 거처를 옮긴 바 있다. 이번 파면 결정으로 윤 전 대통령은 경호와 경비를 제외한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예우도 대부분 박탈당했다. 대통령 등 경호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통상 최대 15년(10년+5년 연장)까지 경호를 받을 수 있으나, 임기만료 전 퇴임한 경우에는 최대 10년(5년+5년 연장)으로 줄어든다. 전직 대통령 예우 모두 박탈 정치권 ‘장미 대선’ 현실화 정상적으로 임기를 마쳤다면 받았을 대통령 연금 수령 자격도 상실됐다. 정상적으로 임기를 마친 전직 대통령은 대통령 보수연액(월급여의 8.85배)의 95%를 12개월로 나눠 받는다. 올해 윤 전 대통령 연봉은 약 2억6258만원(세전)이고, 이 기준에 따른 매월 연금액은 약 1533만원(연 기준 1억8397만원)이다. 이 밖에 기념사업 지원과 개인 사무실 및 보좌진 지원도 중단됐으며, 사후 국립묘지 안장 대상서도 제외된다. 공직 취임의 기회도 제한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4조 2항은 ‘탄핵 결정에 의해 파면된 사람은 결정 선고가 있은 날부터 5년이 지나지 아니하면 공무원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한다. 따라서 윤 전 대통령은 파면 결정이 선고된 날로부터 5년간 공무원으로 임용될 수 없다. 윤 전 대통령에게 남은 건 형사재판 절차 뿐이다. 형사재판은 탄핵 심판 결과와 별개로 그대로 진행되는데,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은 오는 14일 첫 정식 공판을 받는다. 윤 전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상실함에 따라 대한민국은 ‘장미 대선’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헌법 제68조는 대통령 궐위 시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4일을 기준으로 하면 60일째 되는 날은 오는 6월3일이므로 이날까지 대선을 치러야 한다. 이에 따라 ‘오말육초’(5월 말에서 6월 초) 사이에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기 위한 조기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제로 박 전 대통령은 2017년 3월10일 탄핵 결정으로 파면됐고, 정확히 60일째인 5월9일에 조기 대선이 실시된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선례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치러질 조기 대선도 60일째 되는 날인 6월3일에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대선 시점이 6월3일보다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선 60일째 되는 날에서 가장 가까운 수요일인 5월28일이 조기 대선일로 유력하다는 예상도 나왔다. 어느 날짜에 선거가 치러지든, 정치권에서는 당분간 극심한 혼란이 예상된다. 헌재의 파면 결정으로 탄핵 정국이 조기 대선 정국으로 급변했고, 이제 차기 권력을 향한 대권 경쟁이 본격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미 여야 잠룡들은 탄핵 정국 속에서도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물밑 경쟁을 벌여왔다. 여권에서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등이 정권 재장출의 목표를 두고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야권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서 무죄를 선고받으며 사법 리스크를 덜어내며 독주 체제를 굳힌 바 있다. 이 외에도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등도 잠재적 대권주자로 꼽힌다. 조기 대선으로 선출되는 차기 대통령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구성없이 당선 즉시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는 이날 “국가 안보와 외교에 공백이 없도록 굳건한 안보 태세를 유지하겠다”며 “주권자인 국민 여러분들의 뜻을 받들어 헌법과 법률에 따라 다음 정부가 차질없이 출범할 수 있도록 차기 대통령 선거 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jungwon933@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