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윤석열 대통령 불신과 한계

벌써 탄핵? 욕먹다 날 샐라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분명 윤석열 대통령은 “지지율 하락이 별 의미 없다”며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최근 지지율 하락이 심상치 않다. 이 정도면 하루하루가 고비다. 탄핵 이야기가 나오는 게 무리도 아니다. 윤 대통령은 어려워진 상황을 헤쳐나갈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까.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지 어느덧 100일(오는 17일)째다. 그는 문재인정부의 탄압을 받던 인사로 등장부터 정치권에서 주목받았다. 0선 정치인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고, 부족한 정치경험이 약점으로 부각됐지만 진보, 보수에 속하지 않는다는 점은 중도층의 지지를 받기에도 충분했다. 

인사 실패
쇄신 필요

대선 기간 동안 파격적인 공약으로 유권자들은 윤 대통령의 손을 들어줬다. 10년 주기설을 깨고 5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뤄낸 순간이다. 개표 결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시 대선후보와는 0.73%p 차이가 났다. 득표 수로 환산하면 24만여표로 1987년 대통령직선제가 실시된 이후 최소 격차다. 

윤 대통령의 승리 원동력은 정권교체 여론이었다. 문정부의 내로남불, 부동산정책 실패 등은 국민에게 실망감과 분노를 안겼고, 정권교체의 배경이 됐다. 일각에서는 정치에 때묻지 않은 정치 초년생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당선 직후 윤 대통령에게는 반쪽 대통령이라는 지적이 쏟아졌으나 초반만 해도 문정부와 반대 길을 걸으려는 방향성으로 기대하는 이도 많았다. 초기 윤 대통령이 내세운 기조는 국민 대통합이었다. 

윤 대통령의 국민 통합 기대감은 광주의 투표 결과에서도 알 수 있었다. 광주에서 윤 대통령의 득표율은 12.72%를 기록했다. 보수정당의 대통령이 기록한 최다 득표율이다. 광주 득표율에서 국민 통합 가능성을 확인한 윤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갔다.

윤 대통령은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했다. 보수정당 역사상 유례없던 일이다. 이는 대통령으로서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리게 된 계기였으며 한미정상회담 역시 성공적으로 평가받았다.

일본보다 먼저 한국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찾은 점과 역대 정부 가운데 가장 빠르게 정상회담을 가진 게 이례적이었다는 점을 인정받았다. 윤 대통령에게 5년 국정을 운영할 중요한 변곡점이었던 셈이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국정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필수적인 요소 중 하나였다. 초반과 다르게 최근 윤 대통령은 역풍을 맞는 중이다. 50% 가까이 되던 지지율이 최근 반 토막 수준이다. 취임 100일 만에 위기를 맞은 셈이다. 최근 지지율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취임 초 지지율과 엇비슷해졌다.

지지율 하락이 빠른 이유로 여러 요소가 나온다. 인사 문제, 여당인 국민의힘의 혼란, 민생 문제, 경제 대책 등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 중 가장 큰 문제로 거론되는 점은 인사 논란이다. 인사 참사라고 불릴 만큼이다. 대통령실 인사 문제는 장관 및 후보자의 자질 문제, 사적 채용 논란 등이 끊이지 않았다. 

가장 큰 문제는 인사와 사적 채용
민생 회복 최우선으로 못하면 역풍

최근 박순애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낙마하면서 첫 현직 국무위원의 사퇴로 기록됐다. 박 전 장관은 임명을 강행했을 때부터 논란이 된 인물이다. 음주운전, 논문 표절 등 의혹이 끊임없이 터져나온 까닭이다. 결국 그는 스스로 장관직에서 내려왔다. 

벌써 6번째 인사 실패 사례다. 현 정부의 1호 낙마자는 아빠 찬스 등의 논란으로 사퇴한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였다.

김인철 후보를 비롯해 줄줄이 낙마가 이어졌다. 2주도 채 지나지 않아 김성회 대통령 비서실 종교다문화비서관 사퇴에 이어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까지 논란을 극복하지 못하고 사퇴했다. 

이후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를 새롭게 발탁했으나, 정치자금 사적 사용, 갭투자 의혹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김승희 후보를 대검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사퇴가 불가피했다. 

정 후보자에 이어 같은 정부부처 장관 후보가 연속 낙마하는 초유의 사태로 기록됐다. 김승희 후보는 지명 직후부터 부동산 갭투자 의혹과 정치자금을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김승희 후보를 대검찰청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의뢰하면서 낙마가 불가피한 상황에 몰렸다.

이로 인해 보건복지부 장관은 여전히 공석이다. 코로나19가 재창궐한 가운데 방역대책에도 큰 구멍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와 함께 윤 대통령의 과학 방역도 의문이 제기된다. 윤정부에서 내놓은 대책은 자율방역이다. 4차 접종 대상을 50세로 확대하고, 국민이 자발적으로 거리두기를 하겠다는 게 골자다. 

사적 왕국
대통령실?

이 밖에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는 과거 성희롱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였다가 지명 일주일 만에 사퇴했다.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와 공정거래위원장 후보가 낙마한 후로 새 인선 진행을 머뭇거리는 중이다. 더 이상의 인사 참사를 막아야 한다는 시선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국무위원 등 인사 실패만 문제가 아니다. 대통령실에서 채용한 인사들 역시 사적 채용 의혹이 잦았다. 사적 채용 논란의 시작은 윤 대통령 부부가 스페인 마드리드 방문길에 올랐을 때부터 본격화했다. 이원모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의 배우자가 한동안 대통령실에 출근해 채용 절차를 밟은 사실이 밝혀진 바 있다.

또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광주광역시장 후보로 출마했던 주기환 후보의 아들이 대통령실 6급 행정요원으로 일하고 있다는 의혹도 나왔다. 주 후보는 윤 대통령과 20년 전부터 인연이 있다. 과거 광주지검에서 윤 대통령이 근무할 당시 검찰 수사관으로 함께 일했다. 윤 대통령과 광주서 마지막 술자리도 함께 갖기도 했다. 

사적 채용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윤 대통령의 외가 6촌과 극우 유튜버 안모씨의 누나 등이 대통령실에 근무했다는 사실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추천으로 지인의 근무, 김건희 여사의 대학원 최고위 동기 등이 일했다는 점이다. 

대통령실은 “대선 승리에 공언했고, 역량을 인정받은 인물”이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대통령실도 여론의 공격 대상 중 하나다. 지난 3일 밤 방문했던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입국 당시 한국 측에서 아무도 의전을 나가지 않았다. 이날 윤 대통령은 휴가 중으로 저녁에 연극 관람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펠로시 하원의장은 미국 내 서열 3위로 의전 책임을 두고 여야는 한때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대통령실이 급히 해명에 나섰으나 여전히 비판을 받고 있다. 이런 탓에 대통령실을 비롯한 인사 전체에 걸쳐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쏟아진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쇄신 대신 분발을 촉구하며 내각에 대한 신임을 드러냈다. 그는 본래 한번 신임한 인물은 끝까지 믿고 가는 성향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밖에 현재 검사 출신, 윤 대통령 라인이 각 부처에 수장 혹은 핵심 인력으로 포진돼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국정운영을 이끌어가는 데 주요 동력은 아니라고 여겨진다. 검찰 공화국이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민생 파탄
신뢰 하락

문제는 이뿐만 아니다. 경제 및 민생 대책 해결 역시 문제점 중 하나로 거론된다. 휴가 복귀 직후 윤 대통령은 민생 문제 해결이 가장 시급하다고 운을 뗐다. 민생 안정을 통해 지지율을 회복하게 만들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폭우가 불어닥치면서 민생 경제도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생겼다. 

농산물 출하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높은 데다 이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고물가, 고금리 등의 문제가 대두되고 있지만 윤정부는 확실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민생 안정 대책으로 물가 안정을 위해 성수품 공급을 역대 최대 규모로 늘리겠다고 발표했지만 이마저도 일시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한편으로는 윤정부의 성수품 가격 대책이 과거 이명박정부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도 있다. 

취임 이후 5번이나 비상경제민생회의를 개최했다. 만일 민생 안정을 꾀하지 못할 경우 윤 대통령에게는 큰 역풍이 불어닥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현재 윤정부에 대한 정책 신뢰에도 의문부호가 붙는다.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이 독선으로 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입학을 만 5세로 낮춘다는 학제 개편 정책은 신뢰를 한층 더 떨어뜨리는 계기가 됐다. 학부모, 유치원 교사가 하나로 뭉쳐 해당 정책을 비판하고 나섰다. 유치원과 초등학교는 전혀 다른 세상이다. 이전 정부도 해당 정책을 만지작거리기는 했지만, 본격화하지는 않았다. 

정책의 혼선이 연이어 나오자 결국 윤 대통령의 브랜드가 무엇이냐는 의구심이 제기됐다. 이전 정부들은 대부분 뚜렷한 국정 철학과 브랜드, 비전을 내세워왔다. 실패로 돌아갔지만 자신들이 무엇을 하겠다는 부분은 명확한 편이었다. 

박근혜정부는 창조경제를, 문재인정부는 소주성(소득주도성장)을 슬로건으로 내세운 바 있다. 윤 대통령이 공정과 상식, 약자와의 동행을 내걸고 있지만 아직까진 불명확해 보인다. 이런 탓에 최근 민주당은 사실상 무정부가 아니냐고 지적한다. 윤정부는 기본적으로 잘못된 것들을 수사를 통해서 바로 잡겠다는 기류가 강하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윤정부의 국정 철학은 수사처럼 비친다”며 “과거보다 미래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지금이라도 비전을 다시 밝히고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꼬집었다. 정책 실종은 여당의 내홍과 궤를 함께한다. 국민의힘은 선거에서 이긴 당답지 않게 내홍을 겪는 중이다.

처가 리스크 여전히 최대 약점
공정과 상식 잣대 더욱 엄격히

대선이 끝난 직후부터 지금까지 끊이지 않고 있다. 간신히 윤핵관 세력이 이준석 대표를 끌어내리내는 데까지는 성공했지만 여전히 장외투쟁을 이어가는 중이다. 오랜 기간 장외 투쟁이 이어지면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 원인이 이 대표뿐이 아닌 국민의힘 전체에 있는 게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된다. 

급히 비대위 체제를 꾸렸지만 이 대표가 결사 항전하면서 좀처럼 수습이 되지 않는 모양새다. 내부에서조차 민생 대책과 정책은 뒷전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문제는 이뿐만 아니다. 처가 리스크는 여전히 윤 대통령에게 걸림돌이다. 대선 기간에도 윤 대통령의 처가 리스크는 최대 약점 중 하나였다. 김건희 여사가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내기만 하면 여러 이슈들이 불거진다. 지인 동행 논란이 불거진 이후 김 여사는 한동안 두문불출하기도 했다. 윤정부가 스스로 김 여사를 리스크로 여겼던 것으로 풀이된다. 

김 여사는 최근 대선 기간 동안 제기됐던 국민대 논문 표절 논란이 재차 수면으로 떠오른 모양새다. 국민대 자체 조사 결과 표절이 아니라고 결론났지만, 숙명여대 교수들은 “표절이 상당하다”고 발표하면서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정치권에선 김 여사 등 처가 리스크와 관련해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며 명확히 매듭을 짓고, 엄격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처가 리스크는 윤 대통령에게 치명적이다. 여전히 주가 조작, 윤 대통령의 장모인 최모씨의 양평 땅 논란 등이 남아있다. 일각에서는 특별감찰관의 임명 필요성을 제기한다. 윤 대통령이 강조해온 공정과 상식의 잣대를 더욱 엄격하게 들이댈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더 이상 대선후보가 아니다. 상대 후보도 없다. 남은 기간도 현재 해온 만큼 절대평가만 내려진다. 

초심으로
돌아가라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현재 지지율 하락이 윤 대통령이 처한 모든 상황을 대변한다”며 “국정운영에서 아마추어라는 언론과 야당의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며 “100일을 맞이해 처음 정치를 시작했을 때 생각했던 메시지와 다짐, 생각과 판단을 되돌아보고 새롭게 시작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ckcjfd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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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