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야간에 가로등도 없는 2차선 도로를 달리던 도중 2차선에 반쯤 나온 상태로 정차된 화물차를 뒤늦게 발견하고 급히 핸들을 꺾었지만 결국 충돌했습니다. 상대방 차는 검정색이었고 미등도 켜지 않아서, 코앞에 와서야 보였는데 제가 다 물어내야 하나요?
[A] 도로교통법 제32조 정차 또는 주차의 금지, 제33조 주차금지의 장소, 제34조 정차 또는 주차의 방법 및 시간의 제한, 제34조의2 정차 또는 주차를 금지하는 장소의 특례 등에 주차, 정차의 장소, 시간 등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위와 같이 주정차 금지구역이 아니라 하더라도, 밤에 도로의 가장자리에 자동차를 주차하는 자는 그 곳 관계법령에 따라 주차가 금지된 장소가 아니라 하더라도, 미등과 차폭등을 켜서 다른 차의 운전자가 주차 사실을 쉽게 식별할 수 있도록 해야 함은 물론, 다른 교통에 장해가 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일 의무가 있습니다.
판례는 “이 사건 사고가 일어난 곳이 관계법령에 따라 주차가 금지된 장소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밤중에 도로의 가장자리에 자동차를 주차하는 피고인으로서는 미등과 차폭등을 켜 다른 차의 운전자가 주차 사실을 쉽게 식별할 수 있도록 해야 함은 물론, 다른 교통에 장해가 되지 않도록 주차해야 할 법령상의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라고 판시했습니다.
피고인이 야간에 차도에 주차함에 있어서 미등 및 차폭등을 켜 놓지 않았어도, 그 행위가 이 사건 사고 발생과 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 피고인의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의 공소사실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재판에 채증법칙을 위배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판시하고 무죄를 파기한 사례가 있습니다.
다른 사례에서는 원고가 미등 및 차폭등을 켜지 않은 채 트럭을 무단 주차했더라도 사고 당시 위 트럭은 도로의 중앙선에서 가장자리까지 거리가 4.8cm이고 편도 1차선인 도로의 우측 가장자리에 주차돼있어서 다른 차량의 통행에는 별다른 지장이 없을 뿐 아니라, 이 사고는 피고가 승용차를 운전해 가면서 트럭을 뒤늦게 발견해 일어난 것이 아니라 조향장치의 과대조작으로 진행방향을 갑자기 바꾸는 바람에 일어났습니다.
사고가 무단 주차 트럭과는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수 없다는 사건에서 이 사건 사고가 일어난 곳이 관계법령에 따라 주차 금지된 장소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밤에 도로의 가장자리에 자동차를 주차하는 원고로서는 미등과 차폭등을 켜두어 다른 차의 운전자가 주차사실을 쉽게 식별할 수 있도록 해야 함은 물론, 다른 교통에 장해가 되지 않도록 주차해야 할 법령상의 의무가 있다고 하면서 편도 1차선인 차도의 우측에 가장자리로부터 약 40cm의 거리를 두고, 미등과 차폭등을 켜지 않았습니다.
그 밖에 주차 사실이 식별될 수 있는 다른 표지도 하지 않은 채 그 소유의 트럭을 주차해뒀고, 피고는 밤중에 가로등도 없이 어두운 차도를 지나가다가 서로 마주보고 오던 차의 전조등 불빛 때문에 순간적으로 앞쪽을 잘못 보고 핸들을 우측으로 너무 돌리는 바람에 차에 앞부분으로 트럭의 뒷부분과 충돌했다는 점을 근거로 폭이 좁은 차도의 가장자리에 트럭을 주차한 사실 자체만으로도 다른 교통에 장해가 될 수도 있는 것이라고 판시해 트럭의 불법주차에게도 과실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야간에 식별이 어려운 상태로 상대방이 도로를 침범해 주차했고 질문자가 도로교통법을 준수해 운전 중 이를 발견하고 멈추기 힘들었다면 트럭이 주행 중 또는 도로교통법에 의한 주차 금지구역이 아니라 하더라도 상대방인 트럭주인은 형사처벌이 되거나 또는 민사상 손해배상청구의 과실이 있다고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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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윤은?]
형사전문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인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