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전문]
일본은 선진국 가운데 국내총생산량(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이 가장 높은 국가로, 현재 국채의 규모가 무려 1000조엔(한화 약 9700조원)에 달합니다.
과거 1991년부터 2001년까지 일본은 ‘잃어버린 10년(버블 붕괴)’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극심한 경제침체를 겪었는데요.
당시 ‘곧 경제가 붕괴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측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몇 십년간 세계 GDP 3위 안쪽의 ‘경제 대국’ 지위를 굳건히 지켜왔습니다.
그런데 잘 버티고 있는 줄 알았던 일본의 동향이 심상치 않습니다.
2022년 엔화의 하락폭은 무려 30% 가량으로 20년 만에 최저 수치인데요.
이 엔저 현상(엔화 약세 현상)은 전쟁으로 약 40%까지 하락한 러시아의 루블화와 비견될 정도로 추락입니다.
앞서 언급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불러온 물가상승은 일본에게 치명적으로 작용했습니다.
원자재와 에너지의 값이 오르자, 국제무역에서도 심각한 적자가 나타난 것입니다.
일본의 내수시장은 더더욱 심각합니다.
일본 맥주 업계의 상징 ‘아사히 맥주’는 약 15년 만에 가격을 6~10% 인상하겠다고 발표했고, 치킨값도 36년 만에 처음으로 올랐다고 알려집니다.
또한 저렴한 가격으로 인기를 누리던 ‘100엔 샵’과 ‘100엔 회전초밥집’ 등이 하나둘 모습을 감추고 있다는 소식인데요.
일본 데이코쿠 데이터뱅크가 제시한 통계에 따르면, 4월 기준 105개의 기업이 총 4081개 물건의 가격을 올린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물가가 천정부지로 오르는 데에 반해, 임금은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습니다.
일본은 버블경제 시대 이후 30년간 물가가 거의 오르지 않았기 때문에 국민이 체감하는 어려움의 정도는 훨씬 심각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내 월급 빼고 다 오른다’는 말은 한국이나 일본이나 비슷한 상황인 것 같습니다.
작년 12월, 일본경제연구센터는 “2027년 한국의 1인당 GDP가 일본을 추월할 것”이라고 예견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2027년이 아닌 당장 내년조차도 불안한 상황입니다.
IMF(국제통화기금)에서 전망한 2022년 1인당 GDP는 한국이 3만3000달러, 일본이 3만4000달러입니다.
즉 우리가 일본의 턱밑까지 바짝 따라붙은 상황이죠.
코로나 이후 여러 모로 최악의 상황을 맞은 일본.
몇 십년간 이어져온 경기 침체에, 전쟁으로 인해 물가가 오르고 수출은 줄어들었습니다.
엔화가 폭락했지만 금리를 올리기엔 이미 국채가 너무 많은 상황입니다.
게다가 저출생, 고령화라는 심각한 사회문제까지 떠안고 있는데요.
일본은 과연 이 국가적 위기를 회복할 수 있을까요?
또한 ‘일본은 10년 후 대한민국의 모습’이라는 말이 있는 만큼, 한국은 이를 반면교사 삼아 경제와 사회를 발전, 성장시켜야겠습니다.
총괄: 배승환
기획: 강운지
구성&편집: 김희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