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친윤 시대' 막전막후

검수완박, 큰 사건으로 덮는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검찰 내부의 물갈이가 시작됐다. 검찰 권력의 중심이 이른바 친문(재인)에서 친윤(석열)으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개혁의 대상으로 여겨졌던 검찰이 인사 이동과 함께 다시 칼잡이로 변모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7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임명했다. 문재인정부에서 4차례에 걸쳐 좌천됐던 한 장관은 윤석열정부에서 화려한 날개짓을 시작했다. 당초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찰 고위직으로 거론됐던 그는 윤 대통령의 파격 지명으로 장관에 발탁되면서 윤정부의 핵심 인물로 떠올랐다.

좌천 4번
화려한 재기

윤 대통령의 임명 재가 당일 취임식을 진행한 한 장관은 “사회적 강자도 엄정히 수사할 수 있게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높이겠다”는 취임 일성을 전했다. 지난 17일 오후 정부 과천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검찰의 일은 국민을 범죄로부터 보호하는 것이며 할 일을 제대로 하는 검찰을 두려워할 사람은 오직 범죄자뿐”이라고 강조했다. 

한 장관은 취임 직후부터 발 빠르게 움직였다. 취임 하루 만에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이하 합수단)이 부활했다. 한 장관은 취임식에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시절 사라졌던 합수단을 부활시키겠다고 공언했다. 

합수단은 자본시장 불공정거래를 비롯한 각종 금융·증권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조직이다. 검사, 검찰 수사관, 특별사법경찰 및 전문 인력 등 총 48명으로 구성된다. 2013년 설치된 이래 각종 금융범죄를 전담하며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렸다. 2020년 1월 폐지 당시 금융·증권범죄의 수사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번에 새로 출범한 합수단은 종전의 증권범죄합동수사단(47명)이나 금융·증권범죄수사협력단(46명)보다 규모가 크다. 서울남부지검은 “전문 수사 역량을 갖춘 대규모 전문 인력의 협력을 통해 금융·증권범죄 대응 역량을 강화, 자본시장 교란 사범을 본격 수사하고 엄단하겠다”고 밝혔다.

합수단은 한국거래소 등이 검찰로 바로 넘기는 ‘패스트트랙’ 사건이나 사회적 파급력이 있는 사건 등 신속 처리가 필요한 주요 사건을 직접 수사한다. 합수단이 부활하면서 1호 사건으로 ‘가상화폐 루나‧테라 급락 사태’와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태’의 재수사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장관 취임 하루 만에 광폭 행보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 부활

한 장관의 광폭 행보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법무부는 한 장관 취임 다음날인 지난 18일 검찰 고검장과 검사장, 중간 간부 등에 대한 인사를 전격적으로 단행했다. 법무부는 “검찰총장, 대검 차장검사 등의 사표 제출로 인한 검찰 지휘부의 공백, 법무·검찰의 중단 없는 업무 수행 필요성 등 인사 수요가 있었다”고 그 배경을 전했다. 

법무부의 이날 인사는 ‘윤석열 사단’의 대거 약진, 친문 검사의 좌천으로 요약할 수 있다. 추 전 장관 시절 ‘검찰대학살’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추풍낙엽처럼 쓸려 나갔던 윤석열 사단은 한 장관 취임 이후 다시 주류로 떠올랐다. 반면 문재인정부 5년간 ‘친정부 검사’로 칭해졌던 검사들은 줄줄이 좌천됐다. 

현재 공석인 대검찰청 차장검사에 이원석 제주지검장이 임명됐다. 대검 차장검사는 검찰총장이 공석인 현재 상황에서 대행을 맡는다. 이 차장검사는 윤 대통령, 한 장관과 박근혜정부 국정 농단 특검팀에서 활약한 검찰 내 대표적인 특수통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직접 조사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대검 기획조정부장을 지냈다. 이후 추 전 장관 때 수원고검 차장으로 좌천성 인사를 당했다가 제주지검장을 거쳐 대검으로 돌아왔다.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장은 송경호 수원고검 검사가 맡는다. 송 중앙지검장은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 때 특수2부장을, 검찰총장 때 서울중앙지검 3차장으로 재직했다. 서울중앙지검 3차장 검사는 특수수사를 총괄한다.

당시 그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 지휘를 담당했다. 수원지검 여주지청장, 수원고검 검사로 내리 좌천됐다가 이번에 화려하게 복귀했다. 

3년 만에
바뀐 자리

검찰 인사와 예산업무를 총괄하는 법무부 검찰국장에는 신자용 서울고검 송무부장이 가게 됐다. 신 국장은 한 장관이 서울중앙지검 3차장을 맡던 시절 산하 특수1부장으로 근무했다. 한 장관의 인사청문회 준비단 총괄팀장을 맡기도 했다. 박근혜정부 국정 농단 특검팀에서 윤 대통령 등과 호흡을 맞췄다.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은 권순정 부산지검 서부지청장으로 낙점됐다. 권 실장은 윤 대통령의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형사2부장으로, 검찰총장일 때는 대검 대변인으로 일했다.

대검 공공수사부장은 김유철 부산고검 검사가 맡는다. 김 부장은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과 검찰총장을 맡았을 당시 보좌역을 담당했다. 윤석열 사단으로 분류되진 않지만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국면에서 리더십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고검장에는 김후곤 대구지검장이 지명됐다. 김 지검장은 박근혜정부에서 특수부, 대검 대변인을 지냈고 문재인정부에서 검사장으로 승진하는 등 진영을 가리지 않고 중용된 인사로 이번 정부에서도 요직에 등용됐다. 

양석조 대전고검 인권보호관은 서울남부지검장으로 가게 됐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좌천된 심재철 서울남부지검장의 후임이다. 양 지검장은 박근혜정부 국정 농단 특검팀에 파견돼 윤 대통령과 함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의혹을 수사했다.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재직할 무렵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장을 지냈다. 당시 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 상납 의혹 등을 수사했다. 

중앙지검도
싹 다 교체

흥미로운 점은 양 지검장과 심 연수위원의 악연이다. 양 지검장은 2020년 한 상갓집에서 조 전 장관을 무혐의 처리해야 한다는 심재철 당시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에게 “당신이 검사냐”며 일종의 항명을 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추 전 장관이 이를 공개적으로 비판했고, 그 뒤 양 지검장은 대전고검 검사로 발령났다. 서울서부지검장에는 한석리 법무연수원 진천본원 총괄교수, 수원지검장에는 홍승욱 서울고검 검사가 임명됐다. 


윤석열 사단이 검찰 권력의 중심으로 집결한 반면 친문 검사들은 한직으로 밀려났다. 문정부에서 한때 ‘검찰총장 0순위’라 불릴 만큼 대표적인 친정부 검사였던 이성윤 서울고검장은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좌천됐다. 이 연구위원은 문정부에서 검찰 요직 빅4(서울중앙지검장, 대검 공공수사부장·반부패강력부장, 법무부 검찰국장) 중 3자리(서울중앙지검장,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법무부 검찰국장)를 거치는 등 ‘꽃길’을 걸었다.

이 연수위원은 검복을 벗을 수도 없는 상태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수사 무마 의혹으로 기소된 상황이기 때문. 국가공무원법 78조에 따르면 비위와 관련해 형사 사건으로 기소된 경우 공무원의 자발적 퇴직을 허용하지 않는다. 

이정현 대검 공공수사부장과 최근 사의를 표명한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두 검사 모두 추 전 장관 시절 승승장구했던 이른바 ‘추미애 사단’으로 분류된다. 

가시밭길 검사들 요직으로
이성윤, 재판 중 사퇴 못해

이종근 서울서부지검장은 대구고검 차장검사로 가게 됐다. 이 차장검사는 추 전 장관과 당시 검찰총장이었던 윤 대통령 간의 갈등 국면에서 윤 대통령의 징계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친문 검사로 꼽혀왔다. 

신성식 수원지검장은 광주고검 차장검사로 자리를 옮겼다. 추 전 장관 임기 초반 법무부 대변인으로 ‘입’ 역할을 했던 구자현 법무부 검찰국장은 대전고검 차장검사로 좌천됐다. 구 차장검사는 대변인 이후 서울중앙지검 3차장 검사-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연이어 영전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문정부 내내 윤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웠던 임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은 대구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로 옮겨가게 됐다. 사실상 좌천성 인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임 부장검사는 최근 정기검사 적격검사에서 ‘심층 적격심사’ 대상으로 분류돼 감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적격심사위원회에서 부적합 결정을 내릴 경우 강제 퇴직 가능성도 있다. 

주요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2~4차장도 모두 바뀌었다. 2차장 검사에는 박영진 의정부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이, 3차장 검사에는 박기동 춘천지검 원주지청장이, 4차장 검사에는 고형곤 대구지검 포항지청장이 자리하게 됐다. 

일각에서는 이번 검찰 인사를 두고 지나치게 한쪽으로 편향됐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윤석열 사단 검사들이 ‘싹쓸이’ 수준으로 검찰 주요 요직을 차지했다는 비판이다. 여기에 한 장관은 “능력과 공정에 대한 소신을 기준으로 인사했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한 장관은 지난 19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과 날선 문답을 주고받았다. 김 의원이 “정치검사가 출세한다는 시중의 통념이 왜 있느냐”고 묻자 한 장관은 “지난 3년이 가장 심했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과오를 범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맞받아쳤다. 

추 전 장관 취임 이후 검찰과 법무부의 갈등이 가속화되면서 친정부 검사들이 요직에 배치되고 자신을 비롯한 윤석열 사단 검사들이 한직으로 밀려난 것을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장관은 지난 9일 인사청문회에서도 자신을 ‘정치검사’라고 지적하는 무소속 민형배 의원과 공방을 벌이는 과정에서 “그 (정치)검사가 임은정, 한동수 아닌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조직 추슬러
공격 개시?

이번 인사를 통해 검수완박 법안 공포로 초토화됐던 검찰 내부가 어느 정도 추슬러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4개월 후 검수완박 법안이 시행되기 전 전열을 가다듬는 시도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권력형 비리 사건의 수사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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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채 상병 사건’ 사단장 수상한 메시지 내막

[단독] ‘채 상병 사건’ 사단장 수상한 메시지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철준 기자 = ‘채 상병 사건’의 핵심 관계자인 임성근 전 해병대 제1사단장이 해병대 간부들에게 여러 차례 연락을 취한 것으로 파악됐다. 자신의 사건을 언급하면서 사실관계를 확인하려 한 게 핵심이다. 임 전 사단장과 연락이 닿은 인물들은 대부분 이해관계자다. 자칫하면 회유 정황으로 보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임성근 전 해병대 제1사단장은 ‘채 상병 사건’의 핵심 피의자다. 수사외압 논란의 시발점이자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직접 챙긴 인물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의 수사 대상인 임 전 사단장은 자신의 사건을 물밑에서 알아보기 시작했다. 시종일관 침묵을 지키다 왜 움직이기 시작했을까? 침묵 지키다… 임 전 사단장은 최근까지 복수의 해병대 간부들과 연락을 주고받았다. 그는 간부 A씨에게 “(공수처)수사가 종결되지 않은 상황서 괜한 오해를 살 수 있어서 연락하지 못했다”며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미안하다”는 사과의 말은 없었다. 다만 “모두가 상상할 수 없는 어려움을 겪었고, 현재도 겪고 있지만 아들을 잃은 채 상병의 유족 특히 모친의 고통을 생각하면서 버티고 있다. 진실을 밝힐 때까지는 고통스러워도 견딜 생각이다.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은 다 하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임 전 사단장은 A씨에게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하 대령)의 변호인이었던 김경호 변호사에게 내용증명을 보낸 것과 관련해 민·형사 소송을 준비 중이라며 도움을 요청하는 뉘앙스로 연락을 취했다. 김 변호사가 자신을 고발한 게 무고에 해당하는지와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한 것이다. 그는 타 간부들에게도 비슷한 도움을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간부는 <일요시사>와의 연락서 “난감해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모셨던 사람이긴 한데 임 전 사단장에 대해 개개인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모든 사람이 채 상병 사건 진상규명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전 사단장은 과거 박 대령에게도 사실확인요청서를 보낸 바 있다. 자신은 물속 수색을 하지 말라는 지시를 수차례 했고 작전통제권이 육군 50사단장으로 넘어간 상황서 자신의 책임과 범위 내 임무를 성실하게 수행했다며, 이에 대한 박 대령의 기억과 판단을 요청하는 내용이었다. 공수처 수사 대상인데… 사건 연루자들에 연락 당시 임 전 사단장은 “상급지휘관(임 전 사단장)에게 작전통제권은 없지만, 부대를 방문해 전술토의할 수 있고 효율적인 작전이 되도록 유도할 권한은 있다”고 했다. 작전통제권이 없어 안전 책무가 없다면서도, 자신이 현장서 ‘수변을 수색하라’고 지휘한 건 직권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이런 이유로 임 전 사단장은 자신의 직권남용 문제를 언급한 해병대수사단의 조사 결과 보고서가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해병대 수사단은 임 전 사단장의 직권남용 혐의를 적시하지 않았다. 수사단은 ‘작전통제권과 상관 없이’ 임 전 사단장을 실질적 수색작전 지휘관으로 보고, 안전지침을 부대에 하달하지 않아 채 상병 순직사고가 일어났다고 판단했다. 임 전 사단장은 김 변호사와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법적 대응까지 예고했다. 김 변호사가 SNS에 게시한 글 중 허위 사실이 포함된 내용이 있다는 게 임 전 사단장의 주장이다. 그는 김 변호사에게 “해병대 수사단 자료의 한계 속에서 해석과 이해를 거쳐 어떤 주장을 하는 것에 관해서는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에도 같은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악의적이라고 생각한다”며 “해병대 수사단 자료의 문제점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발견됐고, 제가 사안의 진상을 밝히면서 그걸 뒷받침하는 자료를 제시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허위가 여론을 조작하고 진실을 가리는 불의한 상황을 시정하기 위해 나 자신의 안위는 돌보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임 전 사단장을 공수처에 세 번째로 고발했다. 이번 혐의는 군형법 제79조 무단이탈죄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임 전 사단장은 지난 1월 말 서울 노원구에 있는 화랑대연구소가 아닌 영등포구에 위치한 해군 관사 ‘바다마을아파트’에 거주하며 인접한 해군 재경근무지원대대 사무실로 출근 중이다. 마음 급해졌나…어떤 의도? 갑자기? 특검 압박 느꼈나 이 사실은 그가 여러 곳에 자신이 결백하다는 취지의 문서를 내용증명, 등기우편 등으로 보내면서 드러났다. 등기 봉투의 발신지는 화랑대연구소였으나 배송 조회 결과 실제 발신지는 서울 신길7동 우편취급국이었다. 임 전 사단장이 거주 중인 서울 관사 인근이다. 발송 시간도 대부분 일과시간 직전이나 일과 중이었다. 임 전 사단장은 언론을 통해 “연수 초기에 육사에서 주로 근무했으나 장거리 출퇴근 비효율적이라서 최근엔 해군재경대대서 근무 중이다. 근무 장소 중 하나가 해군 재경대대”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김 변호사는 “정책 연수의 일시와 출퇴근 시간 및 장소가 명령으로 특정된다. 인사명령의 지정된 장소서 지정된 출퇴근 시간을 준수해야 한다”며,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인사명령이나 상급기관의 지휘관에게 사전에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최근 자주 번호를 변경하는 임 전 사단장의 핸드폰을 압수수색해 무단이탈한 장소와 상급지휘관인 해병대 사령관에게 정식으로 사전에 허가를 받았는지에 관한 진실을 밝혀 강력히 처벌해 달라는 취지”라고 전했다. 김 변호사는 “임 전 사단장이 해병대 간부들에게 연락을 취하는 행동이 증거인멸 시도로 볼 수 있다”며 “자신의 책임을 부정하기 위해 메시지를 보내며 같이 책임을 면하자는 회유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공수처는 지난 1월부터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결과와 경찰 이첩 과정서 외압이 있었는지에 대해 강제수사를 착수해 왔다. 박 대령에게 사실확인요청서를 보낸 것에서 임 전 사단장이 적극적인 책임 회피에 나섰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현재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정치권서 ‘채 상병 특검’ 목소리가 커지자 조용했던 임 전 사단장이 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부적절한 처신 한 해병대 간부는 “전우의 죽음 이후 형평성에 어긋나거나 석연치 않은 윗선의 처리는 진상규명 문제를 떠나 정치권 개입을 불렀다”며 “도의적 책임도 지지 않고 자리를 지키는 일부 작자들의 행동으로 인해 해병대 전체의 명예가 실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임 전 사단장은 <일요시사>가 사건 관계인에 연락한 이유에 관해 묻자 "사건 관계인에게 연락한 것은 사실 확인을 위한 것일 뿐"이라고 답했다. <hounder@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