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골프 세계랭킹 10위 캐머런 스미스(호주)가 ‘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짜릿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달 15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 베드라비치의 TPC 소그래스 스타디움 코스(파72, 7256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스미스는 버디 10개, 보기 4개로 6언더파 66타를 쳤다.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를 기록한 스미스는 아니르반 라히리(인도)를 1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우승상금은 360만달러(약 44억3000만원).
스미스는 지난 1월 열린 2022년 첫 대회 센트리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 정상에 올랐고, 두 달 만에 승수를 보태 올 시즌 3번째 다승자가 됐다. 올 시즌 2승째이자 개인 통산은 5승째.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은 첫날부터 궂은 날씨 탓에 중단과 재개를 반복했다. 그런 이유로 2005년 이후 17년 만에 예비일에 경기가 진행됐다.
세계랭킹 상위 50명 중 46명이 참가했지만, 첫날부터 낙뢰·비·이상저온으로 컨디션을 잃어 세계랭킹 2위 콜린 모리카와, 4위 패트릭 캔틀레이, 7위 잰더 쇼플리, 14위 조던 스피스(이상 미국) 등 우승 후보들이 줄줄이 컷을 통과하지 못했다. 하루 늦춰져 치러진 4라운드에서 스미스는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4라운드 후반 9개 홀에서 10개의 퍼트를 포함해 72홀을 도는 동안 퍼트 101개로 막았다.
17번 홀에서 10번째 버디를 낚은 스미스는 PGA 투어를 통해 “벙커를 넘기려고 했고, 바람을 맞으면서 그린에 멈추게 하려고 했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바람이 불지 않아서 공이 잘 멈춰 선 것 같다. 정말 운이 좋았다”라고 말했다.
시즌 2승…통산 5승째 수확
궂은 날씨 속 놀라운 집중력
이어 “우승의 원동력은 퍼트였던 것 같다. 퍼트 덕에 우승 경쟁을 다시 할 수 있었다. 버디를 많이 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후반에는 파 세이브에도 퍼트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내 골프 경쟁력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 같다. 때로는 거기에 많이 의지하는 것 같은데, 그래도 퍼트가 잘 들어가면 기분이 좋다”라고 설명했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총상금은 4대 메이저대회보다 많다. 올해는 500만달러(약 61억9500만 원) 늘어나 역대 최고액인 2000만달러(247억8000만원)다.
스미스는 우승 상금으로 역시 역대 최고인 360만달러(44억6000만원)를 거머쥐었다. 센트리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우승상금(147만6000달러)의 2.5배다.
세계랭킹 322위 라히리는 돌풍을 일으켰다.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3개, 더블보기 1개로 3타를 줄여 12언더파로 준우승을 차지했다. 2016년 메모리얼 토너먼트 공동 2위를 뛰어넘는 최고 성적이다.
라히리는 2015년 PGA 투어에 데뷔한 인도의 국민 영웅으로,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이전까지 올 시즌 상금은 10만5226달러, PGA 투어 누적 상금은 632만7667달러에 불과했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준우승 상금 218만 달러를 보태 2015년부터 쌓아온 누적 상금의 34.5 %를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준우승 한 방으로 벌어들였다.
스미스는 3라운드까지 선두였던 라히리에게 2타 뒤처졌지만, 대회 최종일 1번 홀(파4)에서 약 11.6m의 장거리 퍼트를 성공시키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이어 3개 홀 연속 약 3m의 버디 퍼트를 홀에 집어넣어 선두에 올라섰다. 2타 차 선두였던 7번 홀(파4)부터 3연속 보기로 흔들렸지만, 10번 홀(파4)부터 4연속 버디쇼를 연출했다.
특히 연못이 그린을 감싼데다 홀마저 극단적으로 연못에 가까운 ‘공포의 홀’ 17번 홀(파3)에서 스미스는 버디를 잡아내며 승기를 굳혔다. 이후 18번 홀(파4)에서 스미스의 2번째 샷이 연못에 빠져 보기를 기록했지만, 라히리 역시 18번 홀에서 파에 그치면서 스미스의 우승이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