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구로 지역주택조합 240억 사기 의혹 전말

‘판박이 먹튀’ 꼬리 잡힌 지주택 빠꼼이

[일요시사 취재1팀] 남정운 기자 = 구로 5동에 ‘지역주택조합’을 세우겠다며 피해자들을 유인, 돈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 류모 대표. 그는 진행 중인 재판에서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주장의 신빙성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 그가 서울 모처에서 벌인 또 다른 사건이 드러나면서다. 두 사건의 양상은 그야말로 ‘판박이’. 계획된 범죄라는 의견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이하 남부지검)은 지난해 11월18일 구속영장을 발부해 류 대표와 전 조합장 이모씨 등 2명을 잡아들이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함께 피소된 한모씨도 같이 재판에 넘겼다. 이들에게는 사기·횡령·배임 등의 혐의가 적용됐다. 류 대표에게 적용된 법 조항은 19개에 달한다.

사기 혐의
구속 재판

<일요시사>는 남부지검이 작성한 사건의 공소장 전문을 입수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류 대표는 2015년 당시 구로 5동 532번지 일대에서 8년간 지지부진하게 진행돼온 일대 개발 사업권을 인수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 사업자가 일부 주민에게 받아놨던 ‘지역개발 동의서’도 함께 넘겨받았다.

이 동의서에는 단순히 ‘부동산을 지역주택조합 방식으로 개발하는 것에 동의한다’는 내용만 담겨있다. ‘토지 사용 권한을 넘기겠다’는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 주택법에서 조합설립 인가의 요건이 되는 ‘토지 사용권원 확보’의 근거가 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하지만 피고인들은 이 동의서를 토지 사용권원 확보 서류로 둔갑시켜 조합원들을 속였다. 이 동의서 작성 비율과 국공유지·도로 비율 등을 합친 수치가 토지 사용권원 확보율인 것처럼 꾸민 뒤 “토지 확보가 거의 완료됐다. 조만간 착공해 2020년쯤에는 입주 가능하다”는 허위사실을 퍼트리는 수법이었다. 


이들이 조합원들에게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안내장을 발송한 때는 2017년. 당시 실제로 확보된 토지 사용권원 확보율은 28%에 불과했다. 심지어 토지 구매율은 전체 토지의 3%를 채 넘지 못했다. 이 같은 진행 상황은 꽤 시간이 흐른 지금도 크게 달라진 게 없다.

남부지검은 공소장에 “(피고인들은)별다른 자금도 없고, 사업 추진을 위한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계획도 없었다”며 “이들이 직접 설계·승인한 각종 용역계약 구조에 의하면 조합원들에게 1·2차 계약금을 모두 지급받는다고 하더라도, 여러 수수료를 빼고 나면 사업 추진을 위한 필수 사업비 확보가 사실상 불가능했다”고 적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피해자 477명을 기망해 조합 가입 계약금 명목으로 239억6950만원을 편취했다”고 지적했다.

피해자들은 실제 피해 규모가 2배에 달한다고 주장한다. 한 피해자는 “총 조합원 수가 1000명 이상”이라며 “고소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의 피해까지 포함하면 총 피해 금액은 470억원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남부지검에 따르면 류 대표는 빼돌린 투자금 일부로 회사 운영비를 충당했다. 투자금·마사회 마권 구입 등 개인 목적으로도 사용했다. 또 돈을 빼돌리고 그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토지매입 용역비 부당 지출, 부지 매매대금 부풀리기 등 5가지 유형의 업무상 배임 행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주된 세탁 창구는 토지 용역회사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토지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3개월 뒤, 류 대표가 용역회사를 차명으로 인수해 실질적으로 운영했다. 이후 용역회사가 토지매입 및 동의율을 부풀려 용역 대금을 청구하면, 조합장이 승인해주는 방식이었다.

사기·배임 혐의…피해 금액 470억 추산
결백? 다른 조합서도 사기 치다 쫓겨나 


류 대표는 혐의 대부분을 부인하고 있다. 류 대표 측 법률대리인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사업 과정에서 개인적인 편취나 배임 등은 없었다”며 “오해가 발생한 부분이 있는데, 마침 사업 지연 책임을 지울 ‘희생양’을 찾던 조합원들이 류 대표를 찍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류 대표는 조합원들이 낸 사업비가 모자라자, 자신이 받을 몫인 업무 대행비까지 대여해가며 사업을 이어나갔다”며 “이 업계에서 용역회사로 뒷돈을 빼돌리는 일이 빈번한 것은 안다. 하지만 류 대표는 사업비가 모자라서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용역회사를) 인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류 대표는 여전히 사업을 정상화할 의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검찰이 제시한 류 대표의 횡령·배임 내역에 대해서는 “검찰 측의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이 같은 류 대표 측 주장과 배치되는 과거 행적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일요시사>는 류 대표가 서울 모처의 ‘A동’에서 벌인 다른 지역주택조합 사업 경과를 추적했다. 취재 결과, 류 대표가 A동에서도 구로 5동 지역주택조합 사업(이하 ‘구로 사업’)과 유사한 수법으로 범행을 저지른 정황이 드러났다. 류 대표 주장의 모순점도 여럿 발견됐다. 사정 당국 역시 이를 인지하고 이미 수사에 착수했다.

구로 5동처럼, A동에도 답보상태에 놓인 지역주택조합 사업 하나가 들어서 있었다. 2003년 처음 조합 설립 인가를 받고 2010년 들어 조합변경 인가를 한 차례 승인받은 게 활동의 전부였다. 류 대표는 2017년 초를 전후로 사업을 넘겨받았다. 1년이라는 시차를 두고 ‘판박이’ 사업을 하나 더 벌인 셈이다.

1년 전과 다른 점은 딱 하나였다. 사업 자금을 끌어올 만한 곳이 바로 있었다는 점이었다.

앞서 류 대표는 막상 구로 사업을 인수하고도 초기 사업자금이 없어 애를 먹었다. 결국 1년이 지나 한씨가 투자처를 연결해준 뒤에야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당시 류 대표가 받은 투자금은 약 20억원으로 알려졌다.

류 대표는 2016년 9월 업무대행사를 세우고, 그해 11월부터 본격적으로 조합원을 모집하기 시작했다. 몇 달 지나지 않은 2017년 초에는 토지 용역회사와 A동 사업을 연이어 인수했다.

그런데 이때 류 대표가 두 건이나 되는 인수자금을 어디서 마련해왔는지가 의문으로 남는다. 류 대표의 주장이 모두 사실이라면, 당시 그는 인수자금을 확보할 여력이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희생양? 
혐의 부인

류 대표는 앞서 “투자금과 업무 대행비 등 회사의 각종 재원은 만성 적자 상태에 놓인 조합을 유지하는 데 투입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류 대표가 두 인수 건을 모두 무상으로 마무리한 것이 아닌 이상, 자금을 끌어올 구멍은 조합비와 회사 수익금 단 두 곳뿐이었다. 


“조합비를 빼돌리지 않았다” “업무 대행비도 챙기지 못했다”는 두 주장 중 적어도 한 가지는 사실과 다를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이 나온다.

실제로 류 대표 고소에 참여한 구로 조합원들은 검찰이 공소장에서 언급한 ‘빼돌린 조합금’이 A동 사업 인수자금으로 흘러들었을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

또 류 대표는 사업을 넘겨받은 직후부터 구로 사업 초창기와 유사한 수법을 활용해 A동 조합원을 모집해나갔다. 그는 이번에도 허위사실까지 퍼트리면서 홍보에 열을 올렸다. 하지만 류 대표는 A동에서도 사업을 진행할 의지를 크게 보이지 않았다.

그가 A동 사업을 맡은 지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진전 사항이 전무한 것이 그 방증이다.

마치 구로 사업처럼, 토지 확보율은 여전히 한 자릿수에 멈춰 있다. 가뭄에 콩 나듯이 확보한 땅들은 ‘전시용’으로 의심받고 있다. 조합원들 사이에서 “우리가 현장을 찾았을 때, 땅 곳곳을 확보하는 중으로 착각하도록 조금씩 사둔 게 아니냐”는 주장이 나온 것이다.

이에 관해 류 대표는 “2017년부터 땅값이 급등해 사지 못한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아울러 관련 인가 승인이나 규제 해제도 이뤄낸 게 없다. 심지어는 류 대표가 토지 성격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었는지조차 미지수다.


국토부가 제공하는 ‘토지e음’ 서비스에 따르면 A동 사업 부지는 ‘제2종 7층 일반 주거지역’으로 분류돼있다. 용어 그대로 지상 7층 이하의 건축만 허용되는 땅이라는 의미다. 일반적으로 저층 주거환경 보호·난개발 방지 등이 필요한 지역에 설정되는, 일종의 제한 장치다.

지난해 말에 들어서야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에 한해서 층수 제한을 25층까지 높일 수 있게 됐다.

류 대표는 이 땅에 30층 이상의 고층 아파트 단지를 짓겠다며 조합원들을 불러 모았다. 계획대로 지으려면 제3종 일반 주거지역으로 용도 변경하는 게 필수적이다. 하지만 류 대표와 업무대행사는 지난 5년 동안 용도 변경은커녕 조합변경 인가조차 통과시키지 못했다.

관할 구청에 문의해봤다. 구청 관계자는 “해당 지역은 2010년 조합 변경 인가 승인 이후 변동사항이 없었다”며 “2018년 한 차례 변경 인가 요청이 들어온 적은 있지만 반려됐다”고 밝혔다.

류 대표의 ‘30층 아파트’ 계획이 허가받을 수 있을지도 물었다. 이 관계자는 “우선 30층 사업 계획을 전달받은 바 없다. 반려된 2018년 요청도 2010년 인가와 동일한 18층짜리 사업 계획을 제시했다”며 “이전에 검토한 바 없어 즉답은 어렵지만, 무조건 통과할 수 있다는 보장은 당연히 없다”고 답했다.

한편 류 대표가 당시 사업 계획을 굳이 18층에 맞춰 제시한 배경은 땅 용도를 제2종 일반 주거지역으로 혼동했기 때문이라고 추정된다.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제2종 일반 주거지역에 18층 층수 제한이 있었다. 종전에 제2종 일반 주거지역에서 지을 수 있었던 최고 층수를 써낸 셈이다.

류 대표가 A동 사업을 처음 맡은 때가 2017년이다. 최소 1년 이상을 땅 용도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제도 변경도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사업을 진행해왔다는 게 된다.

다만 층수 혼동 문제가 조합 인가 반려의 주된 이유는 아니었다.

짜고 친 정황
의도된 한탕

구청 관계자는 “조합 설립·변경 인가에서, 사업 계획은 참고만 한다”며 “조합 인가 승인과 사업 계획 승인은 별개의 문제다. 조합 인가 승인을 우선 받고, 사업 계획 승인은 차후에 따로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령 그때 류 대표가 30층짜리 사업 계획을 제시했더라도 조합 변경 절차에만 문제가 없었다면 변경 인가가 승인됐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류 대표가 A동 사업을 맡은 후 사업은 사실상 일시정지됐다. 반면 조합 재정은 ‘밑 빠진 독’이 됐다. 각종 운영비와 수수료가 계속 빠져나간 탓이다. 그동안 꾸준히 제 몫을 챙기왔던 류 대표의 업무대행사와 조합 사무실 등은 지난해 류 대표가 구속된 뒤 연락이 두절됐다.

A동 조합도 구로 사업처럼 류 대표로 인해 최소 100억대의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공소장에도 “류 대표가 구로와 A동 사업비를 수표로 인출해 보관하다 횡령했다”고 명시돼있다. 구로 사건 공소장에서 일부 확인되는 A동 조합 피해 금액만 집계해봐도 최소 15억원 수준이다.

불안감을 느낀 일부 조합원은 ‘보장증서’를 근거로 투자금을 회수하려 했다.

류 대표가 구로·A동 조합원들에게 나눠줬던 보장증서에는 “신탁기관이 안전하고 투명하게 자금을 관리하겠다” “사업 계획 미승인이 확정될 경우, 납부한 분담금 전액을 돌려주겠다”고 적혀 있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조합원들이 보장증서를 근거로 투자금을 회수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진단한다. 구로와 A동 모두 관련 안건이 총회에서 논의된 적 없어 보장증서의 법적 효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

지역주택조합 관련 민사소송을 여러 번 맡아봤다는 한 변호사는 “이 같은 내용의 보장증서가 법적 효력을 가지려면 단체법에 근거해 조합 총회에서 결의를 받아야 한다”며 “이미 지역주택조합 관련 사건에서 비슷한 증서들의 법적 효력을 인정하지 않았던 판례가 많다”고 전했다.

“안전하게 관리하겠다”던 조합 신탁 예치금도 무사하지 못했다. 조합장들의 묵인·동조 속에서 류 대표는 자금을 사실상 독단적으로 활용했다. 업무대행사를 감시·견제해야 할 조합장들은 알고 봤더니 류 대표와 ‘한패’였다.

구로 사업 전 조합장 이씨와 A동 사업 조합장 한씨는 모두 직책을 맡기 전부터 류 대표와 친분이 있었다. 이윽고 이들은 류 대표 뜻에 따라 움직이는 ‘낙하산’ 조합장이 됐다.

마권 구입 등 개인적 용도로 사용
은폐 위해 대금 부풀리기 등 동원

이들이 처음 마주한 시기는 2015년으로 류 대표가 구로 5동을 찾았을 때였다. 당시 이씨와 한씨는 구로 5동 주민으로, 류 대표 이전에 지역개발사업을 추진해오던 ‘지역개발주민 협의회’ 소속이었다. 일명 ‘지역개발 동의서’를 받고 다닌 장본인들이었다.

이들은 류 대표가 구로 사업을 인수했을 때부터 그를 적극적으로 도왔다. 이씨는 지역개발주민 협의회 회장을 역임했던 이력을 살려 구로 조합 추진위원회 위원장·조합장 등을 맡았다. 그는 류 대표가 차린 업무대행사와 조합 간의 용역·대리사무 계약 등 굵직굵직한 사안을 일사천리로 통과시켰다.

이씨가 조합원들에게 류 대표의 비위 사실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한 구로 사업 피해자는 “이씨는 미진한 사업 진행 상황에 의구심을 느낀 조합원들이 정보공개를 청구했음에도 마땅한 이유 없이 이를 뭉갰다”며 “결국 대법원까지 법적 다툼이 이어졌고, 이씨는 벌금형과 자격박탈에 처해졌다”고 주장했다.

한씨는 2016년에는 구로에서 토지 용역 작업을 하다가, 2017년 A동 사업으로 넘어가 조합장이 됐다. A동 조합원들은 이들의 관계를 뒤늦게 알고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긴 꼴”이라며 허탈해했다.

또 조합장들은 수사 과정에서 스스로를 ‘바지 조합장’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특정 건에 대해)왜 도장을 찍어준 것이냐”는 추궁에 “조합장 도장은 류 대표가 가지고 다녔다. 본인 마음대로 찍고 다녀서 잘 모르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A동 조합원들도 류 대표와 사업 관계자들에 대한 고소·고발 절차를 마쳤다. 현재 관할 경찰서에서 수사 중이다. 한 A동 조합원은 “압수수색도 2번이나 진행됐고 수사도 잘 진행 중이라고 전달받았다”며 “혐의 입증은 문제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들은 류 대표와 한씨의 수사 결과와 상관없이 이들을 사업에서 몰아내기로 했다. 사업을 다시 본 궤도로 올려놓기 위해서다. 이들은 과반수의 의견을 모아 총회를 열고, 관련 안건을 처리할 계획을 세웠다.

한씨가 총회 소집을 거부하면서 시일이 조금 더 소요됐다. 법원에서는 일단 조합장의 손을 들어줬다. 조합 규약에 따르면, 총회 소집 요구 정족수는 과반수가 아닌 3분의 2 이상이라는 게 이유였다.

결국 조합원들은 이달 초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다시 확보했다. 법원에도 다시 총회 소집 요구 의사를 전했다. 요건을 충족했으니, 총회 개최와 류 대표 ‘축출’은 사실상 시간문제가 됐다.

사업 정상화
물갈이 예고

한 조합원은 “류 대표는 애초에 사업을 정상적으로 진행하려는 의지가 없었다”며 “총회가 열리는 대로 바로 쫓아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류 대표가 빼돌린 것으로 보이는 사업 자금만 잘 회수되면 사업을 정상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우리는 류 대표 처벌보다도 사업 정상화에 방점을 두고 모든 노력을 쏟을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jeongun15@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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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MC몽 불륜설’ 차가원 만나 보니···“실존하지 않는 카톡”

[단독] ‘MC몽 불륜설’ 차가원 만나 보니···“실존하지 않는 카톡”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서진 기자 =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이 자신을 둘러싼 스캔들에 대해 “복합적으로 얽힌 모함”이라고 호소했다. 래퍼 겸 프로듀서 MC몽(본명 신동현) 등 당사자 간 진실공방을 넘어, 형사·민사·언론 영역 전반에 걸친 법적 쟁점도 추후 거론될 전망이다. 차가원 회장은 <일요시사>와 인터뷰를 통해 “나를 둘러싼 모든 사건을 기획한 사람이 누군지 알고 있지만, 지금은 말을 아끼겠다”라며 입을 열었다. 2024년 6월경, 차 회장의 작은아버지인 A씨는 MC몽을 상대로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지분과 관련된 서명을 요구했다는 증언이 복수로 등장했다. A씨는 서울 압구정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사 대표로 건설업계에서 숱한 법정 싸움에 휩싸인 인물이다. 마침내 입 열다 한 경찰 관계자는 “유명 연예인 김모씨와 워커힐 카지노에 버젓이 들어가 수십억원을 배팅하며 도박을 권유한 인물”이라고 표현했다. MC몽은 <일요시사>와 통화에서 “A씨가 빅플래닛에 지분을 포기하라며 소리지르며 욕하고 물건을 때려 부쉈다. 불륜은커녕, 차씨 집안하고 다시는 엮이고 싶지도 않다. 제발 보도를 멈춰 달라”고 주장했다. 차 회장은 MC몽과의 불륜설에 대해 “당시 A씨가 MC몽과 나의 관계를 의심한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그런 소릴 믿을 사람이 없을 것으로 생각해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다른 남자 아티스트와 길만 걸어가도 이상한 관계가 아니냐고 오해를 받아왔지만, 솔직히 MC몽과 스캔들이 날 줄은 생각도 못했다. MC몽과 저는 회의할 때마다 소리 지르고 싸웠던 사이”라며 “MC몽에게 여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은 나의 가족과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식구들을 포함해 모두가 알고 있었기에 남편조차 콧방귀를 뀌고 있다”고 해명했다. 차 회장과 MC몽은 ‘불륜설’을 서로 부인했다. 최초 보도 매체에 대한 법적 대응에 나섰다. 두 사람 모두 입을 모아 “불륜설은 A씨가 조작한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더팩트>는 지난달 24일, 차 회장과 MC몽의 불륜 의혹설을 보도했다. 차 회장이 MC몽에게 120억원에 달하는 돈을 빌려준 이유가 연인 사이였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취지였다. 특히, <더팩트>는 MC몽이 동업 관계를 정리한 이유도 두 사람이 결별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MC몽과 차 회장이 나눈 것이라며 재구성한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해당 대화에서는 두 사람이 연인 관계라는 내용이 담겨 충격을 안겼다. 다만, 이는 실제로 차 회장과 MC몽의 휴대전화에서 직접 발견한 대화 자료가 아니라는 점에서 실체가 불분명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MC몽·삼촌·언론 세 갈래 책임론 사건 후 MC몽·차가원 “전부 조작” 기사에 관해 차 회장은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삼촌 A씨가 ‘차가원이 MC몽에게 돈을 빌려준 것은 불륜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의심했고, 이후 MC몽에게 주식을 넘기라고 강요한 것은 의도가 다분해 보이지 않냐”고 취재진에게 되물었다. 그러면서 “언론사 <더팩트>는 나의 반론권을 한번도 받아준 적이 없다. 내 인권은 도대체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어 “카카오톡 메시지를 직접 발견한 것도 아닌, 제3자의 증언과 제보만으로 기사를 쓸 수 있다면 대한민국에서 하루에 나올 허위 기사가 100만 건은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MC몽에게 120억원을 빌려준 이유에 대해서는 “제일 처음 금전거래를 하게 된 이유는 친형이 돈이 필요하다길래 빌려주기로 한 적은 있었고, 동업자인 MC몽을 이끌고 가야하는 차원에서 돈을 빌려준 것뿐”이라고 말했다. 차 회장은 “MC몽과 A씨는 다신 얽히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며, MC몽도 A씨에게 속았다면 지금 나와 같은 심정이라면 언론사와 A씨를 상대로 법적 대응하는 게 맞다. 할 말이 아주 많지만 늘 내가 뭔가를 말하는 것이 회사가 피해가 될 수 있어 2년 동안 참기만 했다. 앞으로 여러 방향으로 법적 대응이 추가될 것이고, 그냥 침묵만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더팩트>에 제보한 당사자는 삼촌 A씨로 확인됐다. 보도 직후 MC몽은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A씨가 자신을 찾아와 빅플래닛메이드의 지분을 넘기라며 협박했고, 그동안 차 회장과 동업자인 자신의 관계를 조작한 대화까지 <더팩트>에 넘겼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MC몽은 “<더팩트>와 A씨를 고소한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차 회장은 그 당시에 A씨와 MC몽이 자신을 음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조차 하지 못했다고 한다. 보도 논란 전면 부인 메신저 대화 내용이 불거진 정황에 대해 MC몽은 <일요시사>와 통화에서 “A씨가 모두 조작한 일”이라며 “A씨 때문에 내가 힘들어서 몇 번이나 자살 시도를 했다. A씨는 심지어 그런 내게 도박을 권유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사건 이후 지난 8일 MC몽이 차 회장에 보냈다는 카카오톡 메시지 대화록에 따르면, 그는 A씨에 대한 폭로성 발언, 억울함 호소, 자살 시도 언급 등이 포함됐다. <일요시사>가 확보한 해당 대화록은 지난 8일경 오후 2시40분경 MC몽과 차 회장이 나눈 것으로 확인됐다. 대화에서 MC몽은 A씨(모자이크)를 지목하며 성매매 알선·도박·협박·폭행 등의 범죄 의혹을 제기했다. MC몽은 차 회장과 나눈 대화에서 자신이 그동안 A씨에게 속아 꾸민 일이라고 고백했다. MC몽과의 카톡 대화 내용을 공개한 차 회장은 “MC몽이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나를 불륜녀로 만들었고, A씨에게 속은 MC몽이 조작에 가담한 게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냐. MC몽이 책임질 문제를 왜 내가 떠안고 마녀사냥을 당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원헌드레드 측 역시 차 회장과 MC몽의 불륜 의혹뿐 아니라 메신저 대화 모두 “사실이 아니”라며 “이는 MC몽이 차가원 회장의 친인척인 A씨로부터 협박을 받고 조작해서 보낸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시 A씨는 빅플래닛메이드의 경영권을 뺏기 위해 MC몽에게 강제적으로 주식을 매도하게 협박했으며, 이 과정에서 MC몽의 조작된 카톡이 전달된 것으로, 당사는 A씨와 최초 보도한 <더팩트>를 상대로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할 예정”이라고 반박했다. 전송된 메시지에서 MC몽은 극심한 심리적 고통을 토로하며 “난 A씨 때문에 속아서 자살 시도를 두 번이나 했다”며 “마지막 기사만 나오면 죽을 각오로 억울함 풀고 죽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준비한 유서가 있다며 극단적 선택 의사를 반복적으로 언급했다. 또 “기자들에게 한번만이라도 인간답게 살 수 있게 도와달라”는 호소 메시지도 포함돼있다. 메시지에서 MC몽은 A씨라는 인물에 대해 “한국·미국에서 몇백억 단위 도박, 일본 원정 성매매 관련 인물도 알고 있다”며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협박·폭행했다”고 주장했다. MC몽은 메시지에서 A씨에게 “잠시나마 속았다”며 “그 사람이 시키는 것에 넘어갔다. 억지로 행복한 척하며 틱톡 라이브를 한다”며 자신도 이용당했고, 이를 반대할 경우 폭행과 협박이 있었다고 적었다. 조카 불륜 만든 삼촌 차 회장 측 설명에 따르면 A씨는 MC몽과 사전에 법적 절차나 정식 계약서가 준비되지 않은 회의에서 손으로 작성한 이른바 ‘주식양도 각서’에 즉석에서 서명을 요구했다고 한다. 복수의 증언에 따르면, 당시 현장에서는 고성이 오가면서 A씨가 MC몽을 향해 물건을 집어던지는 등 위협적인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증언도 나온다. 만약 이런 진술이 사실로 입증될 경우, 이는 형법상 강요죄(형법 제324조) 또는 강요에 의한 법률행위 무효(민법 제110조) 쟁점으로 직결된다. 차 회장은 “이 사안은 개인감정 싸움이 아니라, 조직적·구조적 문제”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번 논란은 한 사람의 일탈이라기보다, 분쟁 당사자·연예인·언론·유튜브 채널이 얽힌 복합 생태계의 문제를 드러낸다. 차 회장 측은 “모든 타임라인과 자료를 정리해 법적 대응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안이 연예계 내부 분쟁을 넘어, 사법적·언론윤리적 기준을 재확인하는 분기점이 될지 주목된다. 이후 MC몽은 라이브 방송을 통해서도 재차 입장을 밝혔다. 그는 빅플래닛메이드 설립 당시 어려움이 많았다며 “첫 번째 투자자랑 틀어지고 들어온 두 번째 투자자가 차가원 회장이었는데, A씨가 지분 10%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기랑 저, 박장근 지분을 합치면 차 회장을 몰아낼 수 있다고, 우리가 회사를 갖자고 제안했다. 저는 완강하게 거부했고, 그때부터 여러 소문이 돌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 친구(차가원)와 저는 늘 아티스트와 함께 만났다. 기사가 나갔을 때 이미 BPM, 원헌드레드 아티스트가 모두 웃었을 거다. 이런 조작이 가능한 나라가 안 됐으면 좋겠다”며 “정자 얘기는 내가 만든 게 아니다. 작심하고 만든 가짜 조작범은 제가 반드시 찾아낼 것”이라고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앞서 차 회장은 법무법인 광장을 통해 이미 최초 보도 매체 등에 대한 법적 조치가 진행 중임을 알렸다. 광장 측은 “<더팩트>가 보도한 내용 자체는 전혀 사실이 아닐 뿐만 아니라 그 내용이 매우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것이어서, 이로 인해 차가원 회장의 인격권, 명예 및 사회적 평판이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중대하게 훼손됐음은 물론 사생활에서의 평온마저도 무참하게 짓밟혔다”고 피해를 호소했다. 한편, A씨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고급 아파트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 과정에서 신탁사 직원과 공모해 계약명의자인 차 회장 아버지인 차모씨의 동의 없이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됐다. 지난 8일 고소장에 따르면 차씨는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친동생인 넥스플랜 회장 A씨와 넥스플랜 소속 직원, B 신탁사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지분 욕심낸 삼촌의 악의적 작품? 허위 사실 유포·명예훼손 가능성 에테르노 압구정은 현재 건설 중인 고급 공동주택으로 축구선수 손흥민이 분양을 받아 유명세를 탔다. 시행사는 차 회장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B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차씨는 “동생이 2024년 10월초 본인 명의의 금융계좌가 압류돼 사용할 수 없어 생활비 통장으로 쓰겠다며 내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를 빌려갔다”며 “생활비 통장으로 사용한다는 것과 달리 해당 통장을 이용해 에테르노압구정 102호 분양계약서를 위조했다. 이 과정에서 넥스플랜과 B 신탁 직원들도 공모했다”고 주장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A씨와 넥스플랜 소속 직원, B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씨 명의로 에테르노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B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씨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씨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2024년 10월25일 오후 2시39분, 차씨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에서 B 신탁 계좌로 30억원이 ‘에테르노압구정 102호 분양대금 일부’ 명목으로 이체됐다. 5분 뒤인 오후 2시44분 이 거래가 취소됐고 다시 6분 뒤인 오후 2시50분 같은 금액을 재이체했다. 이후 2025년 3월 20일 오후 5시47분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 명목으로 30억원이 A씨 계좌로 반환됐다. 차씨는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B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차씨는 수상한 계약 사실을 인지한 후 지난해 12월5일 B 신탁에 “내가 계약한 적이 없다”며 항의했지만 같은 달 16일 B 신탁 대표 명의로 “귀하는 본건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귀하의 은행계좌에서 본인의 은행계좌에 돈을 송금해 본건 공급계약에 따른 분양대금까지 납부했다”며 “귀하의 주장은 명백한 허위”라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보냈다. 캡처 조작 증거 되나 그러면서 B 신탁은 차씨에게 “본인이 본인에게 은행계좌로 30억원을 지급한 이유가 무엇인지 소명하라”고 요구했다. 차씨는 B 신탁에 계약서 원본 제시를 요구했지만 B 신탁은 제3자가 계좌명의자 동의 없이 30억원을 송금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해당 계약에 대한 문의는 시행사(넥스플랜)에 문의하라고 했다. 법조계에서는 건설·부동산 업계와 금융계에서도 계약 과정에서 계약명의자 본인 확인 절차를 밟지 않은 것은 계약 과정의 기본을 지키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smk1@ilyosisa.co.kr> <jen9@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