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베이징> 끝나지 않은 이야기

  • JSA뉴스 jsanews@jsanews.co.kr
  • 등록 2022.03.07 15:46:39
  • 호수 1365호
  • 댓글 0개

‘단 하나의 메달’ 특별한 다섯 국가는?

[JSA뉴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조국에 단 하나의 메달을 안겨준 선수들은 누굴까. 그들의 소중한 업적에 대해 살펴보자. 

세상은 대부분 메달 성적 톱5, 톱10 등에 주목한다. 그런 국가들이 획득한 메달 수는 두 자릿수가 넘어간다. 몇몇 국가는 이번 동계 올림픽 대회에서 단 하나의 메달만을 획득해 그 특별함을 여실히 느낀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다섯 개의 국가가 단 한 개의 메달을 획득했고, 자신의 나라를 대표한 선수들이 시상대에 올랐다.

여기에는 ▲스페인-케랄트 카스테예트, 은메달(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우크라이나-올렉산드르 아브라멘코, 은메달(프리스타일 남자 에어리얼) ▲에스토니아-켈리 실다루, 동메달(프리스타일 여자 슬로프스타일) ▲라트비아-루지 팀 계주(엘리자 티루마, 크리스터스 아파리오즈, 마르틴스 보츠, 로베르츠 플루메) ▲폴란드-다비드 쿠바츠키, 동메달(스키점프 남자 노멀힐 개인전) 등이 있다.

[스페인]

케랄트 카스테예트는 스페인 전역을 들썩이게 만들었다. 32세의 카스테예트는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2차 시기에서 놀라운 실력을 선보인 뒤 올림픽 2관왕 클로이 김에 이어 은메달을 차지했다. 두 바퀴 반을 도는 ‘백투백 900’을 성공시켰고 5번째 올림픽 출전 만에 첫 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결국 감이 폭발했다”며 “정말 굉장히 좋은 날이다. 비록 시작이 좋지 않았고, 심지어 2차 시기에서 긴장감, 부담감을 비롯해 이 대회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의식하는 등 모든 감정이 분출됐음에도 불구하고, 왠지 모르게 힘이 났다”고 소감을 밝혔다.

두말할 필요 없이 고국에 빛나는 선물
‘영웅 대접’ 길이길이 남을 소중한 업적

카스테예트는 그 경기력으로 많은 업적을 세웠다. 이번 대회에서 스페인의 유일한 메달리스트일 뿐만 아니라 동계올림픽 사상 최고 성적을 낸 스페인 여자 선수에 이름을 올렸다. 카스테예트는 2010년 밴쿠버 동계 올림픽 개막식에서 기수였으며, 말할 필요 없이 스페인 사상 가장 화려한 경력을 가진 스노보드 및 동계 종목 선수가 됐다.

[우크라이나]

아브라멘코는 2018 평창 때도 우크라이나에 메달을 안겨준 유일한 선수다. 5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했으며, 2022 베이징 챔피언 치광푸가 선보인 퀸터플(5회전) 트위스트 트리플-백 공중제비를 연기했지만, 무겁게 떨어지면서 손으로 땅을 살짝 짚었던 것이 감점 요소가 됐다. 116.5점을 기록했고, 은메달을 차지했다.

그래도 아브라멘코는 “경기는 멋졌다”고 했다. “은메달을 목에 걸어서 행복하고, 이번 대회에서 우크라이나에 첫 메달을 안겨준 나 자신이 자랑스럽다”고 메달 획득의 소감을 밝혔다.

[에스토니아]


켈리 실다루는 에스토니아가 오래도록 기다려온 기쁨을 가져다줬다. 프리스타일 스키 슬로프 스타일에서 획득한 동메달은 크리스티나 슈미군이 2006 토리노에서 2관왕에 오른 뒤 2010 밴쿠버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이후 에스토니아 선수가 차지한 첫 동계올림픽 메달이다.

이번 대회 기간 중 20세가 된 실다루는 사실상 거의 산이 없는 발트국 출신으로, 첫 번째 라운드 1차 시기에서 900도 회전 기술로 82.06점을 받아 유일하게 80점이 넘는 점수를 기록하며 선두를 달렸다. 결국 동메달을 차지했고 에스토니아 프리스타일 스키 선수 사상 첫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

부상으로 지난 올림픽 무대에 설 수 없었기에, 이번 대회에서 메달을 딴 뒤 “내가 지금 얼마나 기쁜지 설명할 수 없을 정도”라며 “정말 대단한 경험이었고, 메달과 함께 대회를 마치는 기분은 정말 너무 좋다”고 전했다.

[라트비아]

라트비아는 썰매를 사랑하는 나라다. 사실 동계 올림픽 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한 10명의 라트비아 선수 모두 썰매 종목에서 이뤄낸 성과다. 봅슬레이 2인승 듀오 야니스 스트렝가와 오스카스 멜바르디스는 평창에서 동메달을 거머줬고, 이 메달은 라트비아가 2018 평창에서 획득한 유일한 메달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루지에서 해냈다.

은메달도 좋고 
동메달도 좋아

팀 계주는 3명의 주자가 참가한다. 여자 1인승, 남자 1인승과 2인승. 여자 선수의 썰매가 첫 번째 주자로 레이스를 시작하고, 결승선을 통과할 때 머리 위에 있는 터치 패드를 치면 다음 주자의 게이트가 열리면서 남자 싱글이 출발하게 된다.

남자 2인승 대표 선수들이 마지막 주자로 레이스를 끝낸다. 세 썰매의 기록을 합했을 때 가장 빠른 기록의 팀이 우승자가 된다.

라트비아는 엘리자 티루마, 크리스터스 아파리오즈, 마르틴스 보츠, 로베르츠 플루메의 활약으로 세 번째로 가장 빠른 계주 팀에 등극했다.

[폴란드]

쿠바츠키는 스키점프 남자 노멀힐 개인전에서 멋진 플레이를 통해 조국 폴란드에 메달을 바쳤다. 지금까지 세 차례의 올림픽에 출전한 올림피언이자 2018 평창 라지힐 단체전에서 팀 동료들과 동메달을 거머쥔 메달리스트다. 이번 대회 개인전에서는 두 번째 동메달을 들어 올렸다.

그는 “베이징에서 획득한 스키점프 메달로 자신의 조국에 기쁨을 선사해 주고 싶다”며 “국민들이 나 때문에 웃으며, 정말 좋은 하루를 보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쿠바츠키는 그날 분명히 폴란드인들을 미소 짓게 만들었으며, 그가 베이징에서 폴란드를 위해 세운 기록은 카스테예트, 아브라멘코, 실다루, 라트비아 루지팀과 마찬가지로 항상 찬란히 빛날 것이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닻 올린 ‘2차 계엄’ 수사 큰 그림

닻 올린 ‘2차 계엄’ 수사 큰 그림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내란 특검팀이 2차 계엄 의혹에 대한 실마리를 풀기 시작했다. 비상계엄 선포 다음 날인 지난해 12월4일 새벽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가 핵심이다. 법무부와 민정수석실 간 교감과 이날, 군 수뇌부의 움직임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당시 상황을 재구성 중인 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을 재소환할 방침이다.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의 상황을 재구성해 왔다. 법무부와 민정수석실의 역할은 수면 위로 올라오지 않고 있다. 특히 2차 계엄 논의 여부는 여전히 의혹에 그치고 있다.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과 김주현 전 민정수석이 무엇을 위한 법률을 검토했는지가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안가 회동 정조준 특검팀은 지금까지 12·3 내란이 어떻게 준비됐는지에 대해 수사력을 집중했다. 북풍 공작과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 국군정보·방첩사령부의 움직임 등이 상당 부분 사실로 확인됐다. 내란 이후의 상황을 수사하기 시작한 특검팀은 지난달 24일 오전 10시 박 전 장관을 소환 조사했다.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를 받는 박 전 장관은 13시간가량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박 전 장관은 내란 당일 대통령 집무실에서 계엄 선포 계획을 가장 먼저 들은 국무위원 중 한 명이다. 이후 법무부로 돌아와 실·국장 회의를 열고 검찰국에 ‘합동수사본부 검사 파견 검토’ 지시를 내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계엄 당일 법무부 출입국본부에 출국금지팀을 대기시키라고 지시한 혐의도 적용됐다. 계엄 이후에는 정치인 등 수용을 위해 교정본부에 수용 여력 점검 및 공간 확보를 지시한 혐의도 있다. 특검팀은 이를 뒷받침할 만한 근거로 그가 지난해 12월3일 오후 11시쯤 대통령실에서 정부과천청사로 이동하면서 통화한 내역을 확보했다. 박 전 장관이 통화한 인물은 임세진 전 검찰과장, 배상업 전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신용해 전 교정본부장, 심우정 전 검찰총장 등이다. 임 전 과장은 박 전 장관과의 통화를 마치고 검사·수사관 인사를 담당하는 실무진 2명에게 전화를 걸었고, 배 전 본부장은 출국금지·출입국 관련 담당자들에게 연락했다. 신 전 본부장은 김문태 전 서울구치소장과 연락을 취했다. 박 전 장관은 이후 간부 회의를 열어 관련 논의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다음 날 한상대 전 검찰총장과 연락하기도 했다. 한 전 총장은 퇴직 검사 모임인 검찰동우회 회장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과 탄핵 당시 가장 많이 연락한 인물이다. 국회 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 이후에는 김 전 수석과 비화폰으로 통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팀은 두 사람이 2차 계엄 등 후속 대책을 논의했다고 보고 있다. 박 전 장관 측은 김 전 수석에게 포고령에 문제가 있으며 국회가 의결했으니 국무회의를 신속히 소집해 계엄을 해제해야 한다고 전했다는 입장이다. 박성재·김주현 곧바로 2차 계엄 법률 검토? 용산 CCTV 속 최측근들 메모 후 문건 만지작 특검팀은 박 전 장관이 ▲계엄사령부 산하 합동수사본부 검사를 파견하라고 검찰국에 지시 ▲출입국본부 ‘출국금지팀’ 대기 지시 ▲교정본부 수용 여력 점검 및 공간 확보 지시 등을 추진했다고 판단한다. 조사를 마친 박 전 장관은 “제가 한 일에 대해 소상하게 다 말씀드렸다”며 “통상적인 업무 수행에 대한 다른 평가를 하는 것에 대해 제가 알고 있는 모든 내용을 상세하게 말씀드렸다”고 했다. 이어 “장관으로 재직하면서 지속적으로 특검법의 위헌성에 대해 지적을 했었는데, 이 부분이 현재 특검법에도 시정되지 않은 채 시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점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어떤 내용을 (특검에) 말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의문이 제기되는 모든 점에 대해 상세히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지’ 묻자 “나는 항상 업무를 했을 뿐”이라고 했다. ‘5급 이상 간부들에게 비상대기를 지시했다’는 주장에는 “부당한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구치소장 연락 지시’ 관련 질문에는 “질문이 어디에 근거한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수용 지시가 계엄과 관련됐느냐’는 질문에는 “누구에게도 체포·구금하라는 지시를 한 사실이 없다”고 답변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직전 국무회의를 열기 위해 일부 국무위원을 용산 대통령실로 소집했을 때의 CCTV 영상도 확보했다. 박 전 장관은 대통령실 대접견실에서 A4 용지에 직접 내용을 메모하고 특정 문건을 들여다봤다고 한다. 특검팀은 그가 윤 전 대통령 등으로부터 문건 형태로 계엄 이후 법무부가 해야 할 조치 등을 지시받고 현장에서 이를 직접 정리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앞서 계엄 선포 당일 대통령실에 모인 일부 국무위원 등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계엄 이후 조치 사항이 담긴 문건을 직접 전달받았다. 최상목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계엄 이후 가동할 비상입법기구 예산 편성 등을 지시받았고,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경향신문> 등 언론사에 단전·단수 조치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시를 한 사실 없다”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은 ‘공관을 통해 대외 관계를 안정화시키라’는 지시를 받았다. 박 전 장관 측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개별 지시 문건을 받지 않았고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법무부에 지시를 내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4일 특검 조사에서도 A4 용지에 메모했는지 등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장관 측은 이날 “해당 CCTV 장면을 보여달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특검에 제출했다. 특검팀이 김 전 수석을 소환한 건 지난 7월 초다. 그는 지난해 12월4일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대통령 안전가옥(안가)에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박 전 장관, 이완규 전 법제처장 등과 계엄 관련 법률 검토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모두 윤 전 대통령과는 고교·대학 및 검찰 동기나 선·후배로 윤석열정부 최고위직 법률가들이다. 지난해 말부터 정치권에서 “비상계엄 수사 등 법률적 대응 방안 또는 제2의 내란 모의 가능성을 논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자 이들은 국회와 경찰 조사에서 “연말에 얼굴 보자는 취지였다”(박성재 전 장관), “신세 한탄이나 하자는 자리였고, 법률을 검토할 겨를도 없었다”(이상민 전 장관)며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검찰과 경찰은 이 자리에 한정화 전 법률비서관이 동석한 사실을 확인했다. 주변 CCTV 등 안가 회동 참석자들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한 전 비서관의 존재를 인지하고 소환 조사까지 진행했다. 특검팀은 삼청동 안가 모임 성격을 ▲비상계엄 선포 절차 사후 보완 ▲대통령 탄핵 대비 법적 대응 논리 개발 자리 등으로 보고 있다. 특히 내란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나온 관련자 진술의 위법성을 면밀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장관과 김 전 수석, 이 전 처장 등은 안가 회동 이후 휴대전화를 바꿨다. 류혁 전 법무부 감찰관은 지난 3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윤 전 대통령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주현 전 민정수석,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등 밑에서 일하던 검찰 고위 관계자들은 대통령을 ‘운명 공동체’로 생각한다”며 “박 전 장관이나 김 전 수석에 대해서는 검찰이 적극적으로 수사하지 않았다. 이들에 대해 합리적이고 납득할 만한 수사 결론이 나오지 않으면 국민이 받아들이겠나. 모든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 그 사람들에 대한 수사는 계속돼야 한다. 이들은 죽을 때까지 수사선상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증거 이미 폐기했다? 특검팀은 과거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가 작성했던 수사보고서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검찰 특수본 수사보고서의 제목은 ‘2차 비상계엄 가능성에 대한 의혹 등 정리 보고’다. 수사보고서에는 “12·4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되고 난 직후, 윤 대통령이 계엄사령부 상황실로 찾아가 김용현 국방부 장관에게 ‘왜 국회의원들을 잡지 않았느냐’ ‘내가 다시 계엄을 할 테니 그때는 철저히 준비해서 국회부터 장악하라’라고 지시한 정황”이 있다고 적혔다. 해당 의혹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처음 제기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12월6일 비상 의원총회에서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2차 발령을 준비했다는 정황을 공개했다. 검찰이 이 같은 민주당의 의혹 제기와 관련해 수사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수사보고서에 “계엄사령관인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은 윤 대통령, 김용현 장관과 함께 합참 지휘통제실 내 별도의 방에 들어갔다고 국방위 현안 질의에서 답한 바 있으나 대화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발언했으나 박 총장이 답변한 날인 12월5일은 윤 대통령의 위와 같은 발언이 공개되지 않은 시점”이라며 박 전 총장에 대해 조사 필요가 있다고 적었다. 검찰은 수사보고서에서 시민단체와 언론사 보도 등 2차 계엄 의혹과 관련한 의혹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육군 복수 부대에 지휘관 휴가 통제 지침이 내려졌고 비상계엄 선포 이후 경계 태세가 유지되고 있다는 의혹과 계엄 둘째 날 지방 공수여단의 서울 진입 계획이 있었다는 육군특수전사령부 간부의 언론사 인터뷰 등이 그 근거다. 검찰은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에게 ‘국회 문을 열고 들어가 의사당 내 의원들을 밖으로 이탈시킬 것’이라고 동일한 명령을 내렸지만, 지시가 이행되지 않아 2차 계엄이 준비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12월4일 새벽 중요…검도 “수사 필요” 인정 자료 이미 사라졌나…용산 PC 전부 포맷 확인 검찰은 수사보고서에 “윤 대통령의 ‘국회의원 이탈 명령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자 김 장관에게 위와 같은 발언(왜 국회의원들을 잡지 않았느냐)을 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어 보이고, 이와 더불어 ‘추가 계엄 선포’와 관련된 발언을 했을 가능성도 있어 보이므로 관련 내용 수사 필요성 있음”이라고 적었다. 특검팀은 대통령실 고위 간부들이 조직적으로 2차 계엄 관련 자료를 폐기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18일 정진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한 특검팀은 정 전 실장에게 계엄 이후의 상황을 따져 물은 것으로 파악됐다. 정 전 실장은 불법 계엄 전후 윤석열 전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좌했다. 그는 계엄 선포 직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 있었다. 국무위원은 아니지만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과 함께 참석했다. 이튿날 새벽에 계엄 해제 국무회의가 열리기 전, 윤 전 대통령이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 머물 때 찾아가 만나기도 했다. 정 전 실장은 지난해 12월4일 국회가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한 이후 윤 전 대통령, 박 전 총장, 김 전 장관 등과 함께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 내 결심지원실에 함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의결된 후 국민의힘 추경호 전 원내대표와도 통화했다. 추 전 원내대표는 앞서 “지난해 12월4일 오전 2시58분쯤 정 전 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국회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정부에 도착했음을 확인하고 정부의 신속한 계엄 해제 조치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정 전 실장은 대통령실 윗선이 계엄 증거를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의혹에도 연루돼있다. 특검은 지난 4월 대통령실 컴퓨터(PC) 전체 초기화 계획이 정 전 실장의 지시로 실행됐을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특검팀은 앞서 별도 전담팀을 꾸려 정 전 실장 관련 의혹을 수사해 왔다. 특검팀은 이날 정 전 실장을 상대로 계엄 당시 국무회의와 대통령실 상황, 추 전 원내대표와의 통화 경위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간이 부족하다 특검팀은 박 전 총장도 참고인 신분으로 재조사했다. 앞서 박 전 총장은 계엄 당시 계엄사령관으로서 불법 포고령을 발령한 혐의(내란중요임무종사)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박 전 총장도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한 뒤 윤 전 대통령, 김 전 장관 등과 합참 결심지원실에 함께 있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