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아들과 함께 출전한 PGA 투어 이벤트 대회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2월 교통사고 이후 10개월 만에 필드에 나선 우즈는 지난해 12월20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리츠 칼턴 골프클럽(파72)에서 막을 내린 PNC 챔피언십에서 아들 찰리(12)와 함께 최종 25언더파 준우승을 차지했다.
PNC 챔피언십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메이저대회 또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자들이 가족과 함께 팀을 이뤄 겨루는 이벤트 대회다. 두 사람이 친 공 중 더 좋은 지점에 놓인 공을 다음 샷으로 하는 방식으로 치러졌다.
우즈는 지난해 2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인근에서 차량 전복 사고를 당했다. 다리 절단 가능성이 제기될 정도로 큰 부상이었다. 수술 후 3개월 동안 침대에 누워만 있었다. 현지 매체들도 “현역 복귀가 불투명하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하지만 우즈는 치열한 재활을 거쳐 다시 그린 위로 돌아왔다. 부상 복귀전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300야드가 넘는 시원한 장타를 뽐냈다. 아이언샷과 퍼트도 여전히 위력적이었다. 아들도 수준급 실력을 선보였다.
다만 우즈는 아직 조심스러웠다. 실제로 이동 과정에서 자주 카트에 올랐고, 다리를 절뚝이는 모습도 보였기 때문이다.
아들과 출전해 준우승
장타 뽑낸 부상 복귀전
이번 대회 마지막 날 우즈는 아들과 함께 자신을 상징하는 붉은색 티셔츠를 입고 필드에 등장했다. 이날 우즈는 버디 13개와 이글 1개를 합작했다. 7번 홀부터 17번 홀까지는 11개 연속 버디를 쏟아내는 환상의 호흡을 선보였다. 만 12세의 아들 찰리는 16번과 17번 홀에서 수준급의 아이언샷을 선보여 보는 이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경기 후 우즈는 “이 정도로 할 수 있어 감사할 따름”이라며 “7개월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열심히 운동했다. 아들과 함께 이런 추억을 쌓을 수 있다는 것은 그런 고통들을 감수할 가치가 있다”고 감격스러워했다.
한편, 우승은 존 댈리와 아들 존 댈리 주니어(이상 미국)가 차지했다. 댈리 부자는 27언더파 117타를 적어내며 이 대회 정상에 올랐다. 117타는 대회 최소타 기록이다.
지난해 정상에 올랐던 저스틴 토머스와 아버지 마이크 토머스(이상 미국)는 24언더파 120타 공동 3위에 자리했다. 유일한 여자 출전 선수인 넬리 코다(미국)는 테니스 선수 출신 아버지 페트르 코다와 17언더파 127타 12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