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 무성' 윤석열 창당설 막전막후

별동대 행동 개시…진짜 임무는?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별동대인 새시대준비위원회가 공식 출범한 지 2주가 넘었지만 여전히 뚜렷한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 외연 확장이라는 목표 대신 다른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는 탓이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서도 비판이 쏟아진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는 최근 “정권교체를 해야 하고,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들어갈 수 없어 부득이하게 국민의힘에 입당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런 탓에 일각에선 새시대준비위원회(이하 새준위)가 창당을 위해 만든 조직이 아니냐는 의문이 나온다. 윤 후보는 창당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창당론이 계속 수면으로 떠오른다.

그놈의 인연
이놈의 악연

윤 후보가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 윤사모(윤석열을 사랑하는 모임)에서는 다함께자유당을 창당했다. 창당을 통해 제3지대 중앙 정부 출범을 목표로 한 중도 층 확장이 창당 이유다. 

그가 국민의힘에 입당하면 중도층이 등을 돌릴 것을 대비한 셈이다. 하지만 윤 후보가 국민의힘에 입당하면서 다함께자유당도 해산할 수밖에 없었다.

최근에도 이와 비슷한 움직임이 감지된다. 새준위가 창당을 염두에 둔 조직이라는 말이 나온다. 새준위 김한길 위원장이 ‘창당 전문가’라는 이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새준위 김 위원장은 몇 차례의 창당을 통해 세 확장을 시도한 바 있다. 


새준위 김 위원장이 몸담았던 열린우리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민주당 내의 친노(친 노무현) 개혁 세력과 한나라당 탈당한 인사들이 만든 당이다. 창당 이후 열린우리당은 2004년 17대 총선에서 152석을 확보해 제1당에 등극했다. 

하지만 열린우리당의 제1당 시절은 오래가지 못했다. 새준위 김 위원장을 비롯한 인사들의 집단 탈당이 발생해서다. 결국 열린우리당은 대통합민주신당이 창당되면서 함께 흡수됐다. 

이후 김 위원장은 여권을 대통합민주신당으로 재편하려는 시도에 나섰다. 2014년에는 민주당 대표를 맡으며 현재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새정치연합과 합당해 새정치민주연합을 창당했다. 

현재 새준위 김 위원장은 국민의힘 선대위와는 별도 기구인 새준위의 ‘운전수’다. 새준위는 정권교체를 바라는 중도와 진보, 호남 세력 등을 통해 외연 확장을 시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전해진다. 윤 후보에게 필요한 반문 (반 문재인) 빅텐트 결합을 위한 전초기지인 셈이다. 

새준위 김 위원장은 2013년부터 윤 후보와 연을 이어왔다. 당시 여주지청장이었던 윤 후보는 과거 국정감사에서 국정원 댓글 수사와 관련한 외압을 폭로한 바 있다. 

새준위 김 위원장은 공개발언 등을 통해 윤 후보를 적극 옹호해왔다. 이후 공식적인 활동 뿐 아니라 비공식적인 활동에서도 새준위 김 위원장이 윤 후보에게 많은 조언을 해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겉으론 외연 확장 속으론 이후 생각?
‘누구냐 넌’ 새준위 역할 의문 증폭


윤 후보가 국민의힘에 입당하게 된 배경도 새준위 김 위원장의 역할이 컸다고 전해진다. 국민의힘 경선 토론에서도 새준위 김 위원장은 윤 후보에게 많은 조언을 한 바 있다. 사실상 윤 후보의 정치 멘토로서 역할을 해온 셈이다. 

윤 후보가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결정되자, 새준위 김 위원장 영입을 적극 시도했다. 하지만 그의 영입을 두고 당 안팎으로 비판이 쏟아졌다. 그가 민주당 인사인 탓이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역시 새준위 김 위원장의 영입을 원하지 않았다. 당시 김 총괄위원장은 몇몇 인물을 영입한다고 해서 통합이 되느냐며 새준위 김 위원장의 영입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심지어 이 과정에서 김 총괄위원장이 선대위 합류를 거부하는 일도 발생하기도 했다. 

윤 후보가 직접 나서 갈등을 봉합한 끝에 간신히 새준위도 닻을 올렸다. 출범 당시 새준위 김 위원장은 몽골기병처럼 진격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새준위의 목표는 별도 기구를 통한 외연 확장에 방점을 찍었다.

윤 후보에게 약점인 중도층 확장을 노려 민주당보다 중도층 확보에 우위를 점하겠다는 심산이었다. 그러나 새준위는 시작부터 논란에 휩싸였다. 김 총괄위원장을 견제하기 위한 장치라는 말이 나와서다.

지금껏 선대위와 새준위는 서로를 견제하는 듯한 액션을 취해왔다. 새준위 김 위원장은 국민의힘 선대위 출범식조차 참석하지 않았다. 이를 의식한 듯 김 총괄위원장 역시 새준위 출범식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런 탓에 두 조직의 동행에 있어 불안감이 감지된다.

현재도 새준위는 선대위와 다른 일치된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최근 학력 위조 논란이 불거진 윤 후보 아내 김건희씨 논란의 수습을 두고서다. 그동안 선대위에서 김씨가 사과해야 한다는 말은 지속적으로 나왔다. 

직전 상황까지만 해도 국민의힘 여론이 좋지 않아 윤 후보에게 리스크로 다가올 수 있음이 언급됐다. 이에 따라 선대위 내부에서도 김씨가 유감 표명을 한 뒤 대응하겠다는 기류가 강하게 흘렀다. 새준위 역시 이에 대해 큰 이견을 보이지 않았다. 

결국 김씨가 공개석상에 등장해 사과했는데 문제는 그 이후였다. 새준위가 윤 후보의 아내 김씨 의혹에 대한 사과 이후 인터뷰를 유튜브 채널에 올린 게 사건의 발단이었다. 

다른 색깔?
이중플레이

창당설이 흘러나오는 상황에서 윤 후보의 셀프 인터뷰 영상이 창당을 더욱 견고히 하는 사례 중 하나라는 지적이 나온다. 또 새준위가 김씨와 크게 관련 있는 조직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김씨를 적극적으로 옹호한다는 비판도 뒤따른다.

윤 후보의 인터뷰 영상을 기획하고, 인터뷰한 인물도 새준위 측 실무진이라고 알려졌다. 


이에 새준위의 역할을 두고서 당내에서조차 의문을 표한다.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명확히 모르겠다는 게 이유다. 초기에는 단순 중도층을 노린 외연 확장이 새준위의 목표였지만 아직까지는 공개적인 성과 등이 뚜렷하지 않다. 

새준위에는 7개의 본부가 설립돼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본부는 ‘깐부찾기본부’와 ‘진상배달본부’다. 깐부찾기본부는 영향력 있는 사람을 찾아나서 정권교체에 힘을 실겠다는 취지로 설립됐다. 진상배달본부는 SNS를 통해 윤 후보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곳이다. 

정치권에서는 해당 조직들이 오히려 선대위와 역할이 겹친다고 지적했다. 이들 조직 중 몇 개가 선대위의 미디어홍보본부와 비슷하다는 말 때문이다. 몇몇 논평들도 새준위가 따로 내는 경우도 있다. 

해당 본부들이 중도층까지 노린 곳이라는 점에서는 일정 부분 차별을 둘 수 있지만 아직까지 새준위만의 전략이 보이지 않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더욱이 새준위 자체가 별개 조직이라는 점 때문에 선대위 견제를 받을 수밖에 없는 위치다.

일각에선 과거 문재인 대통령 후보 시절 선대위가 운영했던 시민캠프와 비슷한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말도 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시민캠프를 통해 지지자를 결속시키려는 행보를 보였다. 현재의 깐부찾기본부와 진상배달본부의 역할이 이와 비슷하다는 것. 

영입한 인사 역시 옛 노무현정부 소속 인사와 같은 국민의힘과 색깔 차이가 나는 인사들이 주를 이룬다. 우선 운전수인 새준위 김 위원장의 경우도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논란이 있다.


새준위 김 위원장이 국민의힘 당원으로 등록하지 않아서다. 정치권에선 윤 후보가 새준위 김 위원장을 영입한 직후 새시대준비위원장이 출범하면서 서서히 창당의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본다. 

신지예 수석부위원장 영입에서도 해당 기류가 느껴진다. 그는 최근까지 제3지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양당에 날선 비판을 해온 인물이다. 

예의주시
선대위 견제

과거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윤 후보를 조폭과 양아치에 비유했다는 점에서 그의 새준위 합류는 국민의힘 당 내부에서도 의아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신 부위원장의 영입은 2030세대와 여성 층의 지지를 얻기 위함이라고 풀이된다.

정치권에서는 신 부위원장을 영입한 것 역시 새준위가 창당 이후 외연 확장을 하기 위한 연장선상이라 관측했다. 당 안팎에서도 그의 영입을 두고 비판이 연일 쏟아졌다. 결국 신 부위원장은 스스로 새준위 부위원장직에서 물러났다.

신 부위원장에 따르면 국민의힘 내부에서 사퇴하라는 종용이 이어졌다고 한다.  그는 자신을 향한 강한 저항이 국민의힘 내부에 있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럼에도 새준위의 색깔이 다른 인물 영입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김승규 전 국장원장의 영입이 그랬다. 그는 사법 농단 의혹에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사돈이다. 더욱이 김 전 원장은 강경 보수 인사로 분류된 전광훈 목사와 가까운 사이라고 전해진다.

그 밖에 기획조정본부장에 민주당 최명길 전 의원, 대외협력본부장에 최근 국민의힘에 입당한 이용호 의원이 각각 이름을 올렸다. 일각에서는 인사 영입을 통한 외연 확장으로 윤 후보가 독자 세력을 만든 뒤 대선 이후를 기점으로 창당이 이뤄지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또 새준위 김 위원장의 과거 전력을 비춰볼 때 윤 후보의 당선 이후 여소야대를 헤쳐 나가려면 창당은 당연한 수순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해당 인사들은 이미 과거 몸담았던 정당에게 배신자로 낙인이 가해진 이상 불이익에 대한 보상심리가 작용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새준위 김 위원장이 윤 후보에게 굳건한 신뢰를 받고 있는 이상 그가 선택하는 것을 제재하기란 쉽지 않은 탓도 있다. 선대위 차원에서도 새준위 김 위원장에게 제재를 가할 방법은 딱히 없다. 민주당 출신이라는 점에서 팀이라는 연대 고리가 강력하게 작용하지 않아서다.

다만 한편으로는 새준위 김 위원장이 대선판에 선대위의 활동 영역까지 침범하게 되면 난처한 상황에 처해질 것으로 보인다. 

색깔 다른 인사 광폭 영입 
내부서도 ‘혹시 딴 생각?’

새준위를 두고 국민의힘 안팎에서도 엇갈린 평가가 내려진다. 특히 굵직한 인사들이 새준위의 창당론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품고 있는 상태다. 

최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창당을 노리는 세력이 있는 것으로 안다는 취지의 새준위를 겨냥하는 듯한 발언을 한 적이 있다. 이는 새준위가 다른 정치적 목적이 있는 기획을 의심하고 있다고 풀이된다.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 역시 윤 후보가 선대위와 병렬 조직으로 새준위를 만든 것을 두고 창당을 염두에 둔 것 같다고 비판에 나섰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가 선대위를 물러나서 이를 활용해 윤 후보가 창당 등에 대한 포석을 깔았다는 평가가 내려진다. 

이 같은 창당론은 민주당에게도 공격 대상이 되기 충분했던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새준위 김 위원장을 향해 “창당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며 “윤 후보가 당선이 되면 이 대표와 홍 의원은 팽 당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우상호 의원 역시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윤 후보가)정권을 잡은 후에도 국민의힘으로는 안 된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며 “정계개편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창당이 수면으로 떠오르는 상황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이 존재한다. 윤 후보가 패배할 경우 자칫 선대위와 ‘네 탓’ 공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만일 윤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두 조직의 내부 분열이 발생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결국 김 총괄위원장이 직접 교통정리에 들어갔다. 지난달 13일 선대위 회의에서 공약을 내세우겠다는 곳이 너무 많다고 언급한 것.

이는 새준위에 대해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내부적으로 단속을 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면서 정계개편 이야기가 나오지 않게 하라며 쓴소리도 냈다. 새준위를 향해 강한 경고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읽힌다. 다만 외부적으로는 이례적으로 질문을 받기 전 일찌감치 창당은 없다며 선을 그었다. 

“사실무근”
 강력 부인

새준위는 창당설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집권을 위한 조직일 뿐이라는 것. 집권 이후를 염두에 두지 않았고, 국정 운영에 있어 당을 깰 필요가 없다는 점을 근거로 내세운다. 윤 후보도 “전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며 창당에 대해 부인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윤석열 TK도 빨간불?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지난달 29일 대구 경북(TK)을 방문했다.

이는 대선후보로 결정된 이후 처음이다.

윤 후보가 방문한 곳에서 강성 보수층이 집회를 열어 전직 대통령에게 사과하라는 말도 나왔다.

최근 윤 후보는 TK에서의 지지율이 예전만 못하다.

미디어토마토가 지난달 28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다자 가상대결 시 TK에서 윤 후보는 36.1%,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32.9% 지지율을 기록했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지난달 21일 조사 대비 44.4%에서 8.3%p 하락한 수치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선대위를 둘러싼 갈등과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등의 영향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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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100일 결정적 장면들

이재명의 100일 결정적 장면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체감상 1년은 된 것 같다.” 어느 덧 이재명정부가 출범 100일째를 맞았다. 이재명 대통령에겐 숨 가쁜 3개월이었다. 12·3 비상계엄 선포, 탄핵 정국, 조기 대선 등 대형 정치 이슈는 지나갔다. 이제 본격적으로 국정 운영의 청사진을 실현해야 하는 시기다. 지지율은 이미 요동치고 있다. 어떤 이슈가 이정부를 뒤흔들었던 걸까? 지난 6월3일 21대 대통령선거가 열렸다. 지난해 12월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6개월 만에 대선이 치러졌다.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이라는 말이 대선 전부터 파다했고 실제로 이변은 없었다. 재수 끝에 대통령에 당선된 이재명 대통령은 역대 최다 득표수를 기록했다. 다만, 과반 득표율에는 미치지 못했다. 무정부 상태 산적한 이슈 이번 대선은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진 보궐선거여서 인수위원회 기간 없이 바로 임기가 시작됐다. 이 대통령 앞에는 비상계엄 사태 수습, 민생 회복, 국민 통합 등 국내 문제는 물론 미국발 통상 전쟁 등 국외 문제까지 이슈가 산적한 상태였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무정부’나 다름없는 상태로 6개월 동안 이어진 국정 공백을 메워야 했다. 이 대통령은 당선이 확정된 후 소감 연설에서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민주공화정 공동체 안에서 국민이 주권자로 존중받고 협력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드는 것, 반드시 그 사명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란 극복 ▲민생 회복 ▲국민 안전 ▲한반도 평화 ▲국민 통합 등을 언급했다. 실제 이 대통령은 국회의 과반 의석을 등에 업고 ‘윤석열정부 지우기’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이재명 정부 1호 법안으로 ‘내란 특검법’ ‘김건희 여사 특검법’ ‘채 해병 특검법’ 등을 통과시켰다. 김건희 특검법, 채 해병 특검법 등은 윤정부에서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번번이 폐기됐던 법안이다. 이 대통령은 취임 엿새 만인 6월10일 국무회의에서 3대 특검법을 의결했다. 그는 국무회의 이후 SNS를 통해 “이재명 정부 1호 법안인 3대 특검법은 내란 심판과 헌정 질서 회복을 열망하는 국민의 뜻을 받들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특검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구속 기소하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침체된 내수를 회복하기 위한 소비쿠폰도 지급했다.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을 거치면서 사회 분위기가 흉흉해졌고 이는 곧 경기 부진으로 이어졌다. 정치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사람들이 소비를 줄이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연말 연초 대목 장사를 망친 자영업자는 폐업을 걱정해야 할 지경에 몰렸다. 민생 회복 소비쿠폰 지급은 이 대통령이 대선후보 때부터 내세운 공약이다. 지난 7월21일부터 전 국민을 상대로 1차 소비쿠폰이 지급됐다. 기본 15만원에 인구 감소 지역 등에 일정 금액을 더했다. 2차 소비쿠폰은 상위 10%를 제외한 국민 90%가 오는 22일부터 신청할 수 있다. 13조원의 재정이 투입됐다. 윤정부 때부터 이어진 의료계와 정부의 갈등은 이재명정부 들어서도 쉽게 출구 전략을 찾지 못하는 모양새다. 무엇보다 의대생 수업 복귀에 대한 이정부의 행보에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도 불만이 제기됐다. 의료 정상화를 이유로 조건 없이 의대생 복귀를 추진하는 모습에 공정과 원칙이 깨졌다며 실망감을 표출한 것이다. 두 번의 도전 끝에 당선 내란 종식, 민생 첫 손에 의정 갈등은 윤정부 시기인 지난해 2월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리겠다는 보건복지부의 발표로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전공의는 집단 사직하며 병원을 떠났고 의대생은 집단 휴학을 강행했다. 응급실 뺑뺑이 사건 등 의료 공백이 가시화되고 의료 붕괴까지 우려되다가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핵심 이슈에서 멀어졌다. 새 정부의 현안으로 넘어간 것이다. 이 대통령이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면서 의정 갈등 해소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정 장관 지명 이후 의료계에서 일제히 환영 입장을 내놨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대생 복귀와 관련해 특혜 논란이 나왔고 국민 여론은 최악으로 치달았다. 의료계와 국민 여론의 괴리가 큰 상황이라 해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산재와의 전쟁’은 임기 초 이정부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는 모양새다. 이 대통령은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한 SPC 공장을 현장 방문하는가 하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반복 공시로 주가 폭락’ 등 수위 높은 발언으로 건설업계를 겨냥했다. 이 대통령이 산업재해 근절을 외치자 건설업계가 납작 엎드렸다. 산재 사고가 발생하면 사용주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내용의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고도 일터에서 근로자가 죽는 사례가 거듭 일어나자 대통령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이다. 연이어 산재 사고가 발생한 포스코이앤씨는 대표이사가 바뀌었고 DL건설은 임직원 전원이 사의를 표명했다. 일각에서는 이정부가 지나치게 기업을 ‘잡도리’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코스피 5000’을 외치며 주가 부양을 공언한 것과 실제 행보는 정반대라는 의견이다. 지금까지의 주가 상승은 이정부에 대한 기대감에서 비롯됐다면 앞으로의 상승분은 실물 경제에서 끌어 올려야 하는데 이를 이끌 기업을 너무 옥죄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 나온다. 경제 정책의 방향도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된다. 지난달 1일 코스피 지수가 126.03포인트(3.88%)나 하락했다. 주가 3200선이 깨졌고 하락률은 미국발 상호 관세 부과로 충격을 받았던 지난 4월7일(-5.57%)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컸다. 이른바 ‘검은 금요일’의 배경은 전날 이재명 정부가 발표한 세제 개편안이라는 게 중론이었다. 침체된 경기 소비쿠폰으로 이정부는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낮추고 최고 35% 배당소득 분리과세 도입 등을 담은 세제 개편안을 공개했다. 금융투자소득세 도입 조건부로 인하된 증권거래세율도 현재의 0.15%에서 2023년 수준인 0.2%로 환원됐다. 또 법인세 세율을 모든 과세표준 구간에 걸쳐 1%포인트씩 일괄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검은 금요일’의 후폭풍은 상당했다. 무엇보다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는 게 문제였다. 주가가 폭락한 지난달 1일 이후 열흘 사이에 거래 대금이 20%가량 줄었다. 이른바 ‘국장’에서 빠져나간 개인 투자자들이 ‘미장(미국 주식시장)’으로 몰려가면서 나스닥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뜩이나 관세 협상으로 전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증시 부양책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다는 방증이었다. 일명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제2·3조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점도 우려를 더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노란봉투법은 하청 노동자에게 원청과의 교섭권을 부여하고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이 골자다. 법안이 통과되면 기업 활동이 위축될 것이라는 예상이 끊이지 않았다. 법안이 통과되기 전부터 한국경영자총연합회 등 경영계를 대표하는 경제단체는 물론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등이 노란봉투법에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법안이 통과되면 기업이 규제가 덜한 외국으로 나갈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경제단체 등은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시행을 유예해 달라고까지 했지만 그대로 진행됐다. 대통령실은 법안 통과 이후 상황을 주시하는 모습이다. 이 대통령은 노란봉투법 통과 이후 “노란봉투법의 진정한 목적은 노사의 상호 존중과 협력 촉진”이라며 “노동계도 상생의 정신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책임 있는 경제 주체로서 국민 경제 발전에 힘을 모아주시기를 노동계에 각별히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광복절을 앞두고는 사면 문제가 불거졌다. 취임한 지 2개월 밖에 되지 않았고 전임 정부에서 임기 초 정치인 사면을 한 적이 없던 터라 이정부 역시 같은 길을 갈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사면 대상으로 거론되던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가 자녀 입시 비리 혐의 등으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수감된 지 8개월 밖에 안된 점도 ‘사면 불가론’에 힘을 더했다. 주가 부양 공약 반대되는 정책 지난해 12월12일 대법원은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에 추징금 600만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조 전 대표는 나흘 뒤인 12월16일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만기 출소일은 내년 12월15일이었다. 조 전 대표가 이끌던 조국혁신당은 당시 대선에서 후보를 내지 않고 이 대통령을 지지했다. 조 전 대표의 사면 관련 언급이 나올 때마다 ‘대선 청구서’라는 말이 따라붙은 것도 이 때문이다. 이후 종교계, 시민단체, 정치권 일부에서 조 전 대표를 사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조 전 대표가 검찰의 횡포에 억울한 옥살이를 하고 있다는 주장도 일부 진영에서 제기됐다. 특히 문재인 전 대통령이 대통령실 등이 조 전 대표의 사면을 직접 요구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정국의 핵으로 떠올랐다. 조 전 대표는 문재인정부 시절 민정수석, 법무부 장관 등 요직을 맡은 바 있다. 문 전 대통령은 조 전 대표에게 ‘마음의 빚이 있다’고 언급하는 등 각별히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빗발치는 사면 요구에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정치권 등에서 조 전 대표를 사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과 달리 여론이 좋지 않았기 때문. 특히 민주당 지지층 내에서도 조 전 대표의 사면을 달갑지 않게 여기는 목소리가 나왔다.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된 입시 비리 혐의 등이 민주당 지지층이 중요하게 여기는 공정과 상식의 가치에 반한다는 것이다. 지지율이 떨어지는 등 민심 이반이 예상된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이 대통령은 장고 끝에 조 전 대표의 사면을 결정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11일 조 전 대표를 비롯해 윤미향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은수미 전 성남시장,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 등 정치인과 고위공직자 27명을 포함해 총 83만6678명에 대한 대규모 특별사면을 단행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분열과 반목의 정치를 끝내고 국민 대화합 차원에서 이뤄지는 광복절 특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광복절 사면은 이 대통령의 지지율을 뒤흔들었다. 사면 논의가 시작됐을 때부터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한 지지율은 발표 이후 눈에 띄게 꺾였다. 조 전 대표가 사면 이후 ‘광폭 행보’를 보이며 노출도가 높아진 것도 한몫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세제 개편안·사면으로 지지율 흔들 한일·한미 정상회담은 긍정적 평가 조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에 대해 ‘(사면이 끼친 영향은) N분의 1 정도’라고 발언한 부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조 전 대표는 수감 한 달여 만에 정국의 핵으로 떠올랐다. 여권 내에서도 조 전 대표의 행보를 불편해하는 기류가 감지되며 야권에서는 이정부를 공격하는 소재가 된 모양새다. 특히 조 전 대표를 비롯한 조국혁신당에서 우리의 길을 가겠다는 ‘마이웨이’ 행보를 공언하면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계 개편이 일어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대통령의 임기 5년간 외교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정상회담도 잇따라 열렸다. 이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부터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던 ‘트럼프발 통상 전쟁’의 대응 방향이 윤곽을 드러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당선 직후부터 ‘관세’를 무기로 전 세계에 싸움을 걸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미 FTA’로 쌀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 관세가 ‘0’이었기에 타격이 불가피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국방비 증액 등을 언급했다. 시장을 개방하고 미국에 이른바 ‘동맹 비용’을 내라는 요구였다. 실무진이 진행한 관세 협상은 그 시발점이었고 정상회담은 미국발 청구서의 윤곽이 드러난 자리였다.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표면상으로는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각국 정상을 불러놓고 면전에서 망신주기 하는 등 어디로 튈지 모르는 방식의 트럼프 대통령과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한 점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일각에서는 정작 중요한 사안은 하나도 논의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앞서 조선업 협력, 원전 문제를 비롯해 자동차 등 주력 산업에 붙는 관세까지 불확실성을 해소하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일반적으로 실무진이 틀을 만들고 정상회담에서 결정되는 방식의 외교 관행이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먹히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공동성명이나 합의문 등은 나오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앞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도 만났다. 이 대통령은 일본 방문 전 과거 한일 간 위안부 합의와 징용 배상 문제와 관련해 “국가 간 약속은 존중돼야 한다”며 기존 합의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당시 한일 정상회담에서는 미국발 관세 관련 논의도 이뤄졌다. 당분간 민생 집중 취임 후 첫 외교 시험대를 넘은 이 대통령은 당분간 민생을 살피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당분간 국민의 어려움을 살피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민생과 경제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규연 대통령실 홍보소통수석은 “몇 주간 정상회담에 몰두했기 때문에 국내, 특히 민생·경제성장과 관련된 부분을 앞으로 주력해서 챙기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