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있어야 사람도 모인다

대규모 일자리를 품은 지역 내 위치한 주거단지들이 강세다. 편리한 출퇴근이 가능해 지역 내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주택 수요층이 탄탄하게 형성되고 있다. 풍부한 배후수요로 인해 환금성이 좋아 향후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직장이 가까우면 취미나 여가활동을 할 시간이 늘어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여기에 대규모 일자리를 품은 지역은 쇼핑·의료·교육 등 다양한 생활 인프라도 구축된다. 이들 지역은 뛰어난 직주근접성과 편의성을 바탕으로 부동산 시장도 활황세를 띠고 있다. 2030세대가 부동산 시장을 주도함에 따라 일자리 창출 지역 내 부동산은 인기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2030세대
시장 주도

국토교통부의 지난해 자료에 따르면 주택으로 이사한 이유(복수응답) 중 ‘직주근접’을 택한 비율이 30.8%로 전체 항목 중 2위를 차지했다. 이 중 20대 이하의 직주근접 응답 비율은 무려 61.5%를 차지했으며, 30대의 경우 39%를 기록했다.

일자리 창출로 집값이 급등한 대표적인 지역은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와 경기도 평택 고덕국제신도시, 경남 진주혁신도시 등이 있다. 먼저 강서구 마곡지구는 첨단산업단지가 조성이 되면서 집값이 껑충 뛰었다.

KB부동산시세에 따르면 올해 강서구 아파트 매매값 상승률은 19.47%로 서울에서 노원구(23.30%) 다음으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마곡지구에는 롯데그룹 식품사의 연구개발(R&D)을 담당하는 롯데중앙연구소와 LG그룹 R&D 거점인 LG사이언스파크, 이랜드R&D센터, 에쓰오일 TS&D센터, 코오롱 미래기술원이 들어섰고, 향후 다양한 기업체도 들어설 전망이다.

다음으로 경기도 평택 고덕국제신도시가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경기도 평택시에 위치한 고덕국제신도시 제일풍경채는 지난 9월 전용면적 99㎡가 11억2500만원에 거래돼 작년 11월 거래액인 8억원보다 3억원 이상 올랐다. 이 단지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및 송탄일반산업단지와 인접해 있어 우수한 직주근접 여건을 갖췄다.

지방의 경우 경남 진주혁신도시가 있다. 경남 진주혁신도시 내 ‘중흥S-클래스 센트럴시티’는 직주근접 효과로 집값이 치솟고 있다. 중흥S-클래스 센트럴시티 전용 99㎡는 지난 9월 6억8000만원에 거래돼 작년 11월(4억1000만원)과 비교하면 2억7000만원 올랐다. 진주혁신도시는 진주상평일반산업단지와 인접해 뛰어난 직주근접 여건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탄탄한 배후수요 바탕
안정적 임차수요 확보

일자리 창출지역 인근 직주근접 단지의 청약 경쟁률도 높은 편이다. 포스코건설이 경남 진주시 초전동에서 분양한 ‘더샵 진주피에르테’는 469가구 모집에 3만6180명이 몰려 77대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GS건설이 경기도 이천시 관고동 일대에 분양한 ‘이천자이더파크’도 396가구 모집에 1만5753명이 청약해 평균 경쟁률 39대1을 기록했다. 이천은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이 있어 직주근접이 가능한 지역이다.

아파트뿐만 아니라 수익형 부동산에서 또한 ‘일자리’가 핫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일자리가 많다는 것은 곧 해당 지역의 경제 기반이 잘 갖춰져 있다는 것을 뜻하며, 많은 기업체가 모여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탄탄한 배후수요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오피스텔이나 오피스 등의 임차수요를 확보하기 쉽고, 공실에 대한 걱정을 낮추는 것은 물론, 향후 높은 수익까지 기대할 수 있어 일자리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해당 일자리가 대기업을 기반으로 할 경우 파급효과는 더욱 크다고 조언한다. 대기업일수록 관련 협력업체들을 끌어들이는 유입력이 뛰어나 수요 확대에 유리해 투자 안정성이 높으며, 향후 지역 경제 발전에 따른 전체적인 부동산 가치 상승까지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분양시장에서 일자리가 늘어나는 지역은 핫플레이스로 통한다”며 “일자리 증가에 따른 인구 유입으로 주택은 물론 수익형 상품에 대한 수요가 확대돼 더욱 안정적인 투자가 가능하고, 지역 가치 상승에 따른 프리미엄까지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자리가 늘어나는 지역의 신규 분양 현황.

출퇴근
빠르게

 

▲더샵 송도 아크베이= 포스코건설의 ‘더샵 송도 아크베이’는 송도 6·8공구 핵심사업인 워터프론트 호수와 마주하고 있다. 워터프론트 사업은 송도국제도시 외곽을 ‘ㅁ’자 형태로 호수와 수로를 연결하는 사업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오는 2027년까지 총사업비 6215억원을 투입해 교량, 인공해변, 수상터미널, 마리나시설, 해양스포츠 체험장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송도국제도시는 국내 바이오산업을 이끌고 있는 곳으로, 바이오 클러스터 규모가 앞으로 더욱 확대된다. 송도 4·5공구 92만㎡ 부지에 조성된 바이오 클러스터와 현재 매립 중인 송도 11공구를 연결해 총 200만㎡ 규모의 바이오 클러스터를 조성할 예정이다.

 

▲더 그로우 서초= 명품 하이엔드 오피스텔인 ‘더 그로우 서초’는 서초 법조타운, 예술의 전당, 서울교대 등 서초동 핵심 위치에 있어 배후수요가 풍부하다. 사업지 인근으로 양재·우면 R&CD 혁신 허브 및 양재 테크시티가 조성될 예정이다.

업무지구
복합타운

서초로 지구단위계획 재정비안에 따르면 서초대로 일대에 롯데칠성 부지, 코오롱 부지, 라이온미싱 부지 등을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 국제 업무·상업 복합 중심지로 개발할 계획이다. 특별계획구역에 속한 4개 부지를 합치면 면적만 6만3006㎡에 달하며, 삼성타운(2만4000㎡)과 합해 면적 8만여㎡의 대규모 오피스 타운이 조성된다.

서초 정보사 부지는 첨단 업무복합단지, 친환경 문화예술 복합타운으로 개발될 예정으로, 2010년 정보사가 경기도 안양시로 이전한 이후 장기 표류되던 이곳은 최근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서 특별계획구역 세부개발계획안이 통과하면서 내년부터 공사를 시작할 수 있게 됐다.

공실 걱정 적고
높은 수익 기대

현대차 GBC 부지도 인근이다. 총사업비 약 2조3000억원이 투입돼 남측 부지에 4차 산업혁명 클러스트, 북측 부지에 친환경 첨단 비즈니스 허브 및 미술관을 건립해 친환경 문화 예술 복합타운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브릴란테 덕수궁= 서울 중심 업무지구를 배후에 둔 오피스텔 ‘브릴란테 덕수궁’은 국내 3대 업무지구 중 하나인 시청, 광화문, 중심업무지구(CBD) 권역에 속해 풍부한 배후수요를 품고 있다.

서울시 통계시스템에 따르면 CBD 일대에 등록된 사업체는 총 9만9806개이며 종사자 수는 65만3014명에 이른다. 서울시 내 전체 사업체(82만3624개)의 약 12%가 몰려 있는 셈이다. 특히 고용 안정성이 높은 전문직 고소득 종사자들이 주 수요층인 데 따라 공실 위험이 적다. 편리한 교통환경도 돋보인다.

지하철 1·2호선 시청역까지 도보 5분 거리로, 서울역·용산 ·강남·잠실 등 주요 지역으로 한 번에 오갈 수 있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8월31일 기준 시청역의 환승 유입 인원은 2만1390명이다. 최상위권인 강남역(2만6695명)과 홍대입구역(2만5688명)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건대 트레비앙= 서울 광진구에서 은일종합건설㈜이 시공, 아시아신탁㈜이 신탁하는 ‘건대 트레비앙’오피스텔은 강남, 잠실, 성수 IT밸리 등의 직주근접 수요를 노릴 수 있다. 앞으로 구의 자양 재정비촉진계획, 중곡지구 종합의료복합단지 조성 등 개발 호재도 기다리고 있어 가치 상승, 임대 수요를 기대할 수 있다.

세종대, 건국대, 한양대 트리플 학세권 캠퍼스타운이 갖춰져 수요층이 두껍다. 분양 관계자는 “구의 자양 재정비 촉진지구에 34층 규모의 MICE시설과 대규모 문화공원이 들어서게 되어 배후 수요층이 두꺼워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수원 금호 리첸시아 퍼스티지= 금호건설의 ‘수원 금호 리첸시아 퍼스티지’오피스텔이 들어서는 고색2지구는 15만5000여㎡ 규모다. 이곳에 의료지원시설, 상업·업무시설, 판매시설, 공원 등이 들어설 계획이다. 인접한 고색1지구까지 합치면 주거시설도 약 4000가구의 미니 신도시급으로 개발될 예정이다.

고색2지구에는 지하 4층~지상 10층 706병상 규모의 덕산의료재단 종합병원이 이달 착공할 예정이다. 계획대로라면 1단계로 2024년 457병상이 먼저 개원할 예정이다. 대형 판매시설용지가 있어 대형마트도 예정돼 있다.

주변 입지여건도 좋다. 수인분당선 고색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고 수원역도 가깝다. 수원역은 향후 가까운 거리에 약 35만㎡ 규모의 수원 스타필드(2023년 예정)가 조성되고 800여개 기업이 입주해 있는 수원 델타플렉스가 가까운 것도 강점이다.

 

▲천안아산역 EG the1= 라인건설은 충남 아산 배방지구 6-3블록에 아파텔 ‘천안아산역 EG the1(이지더원)’을 분양한다. 충남 아산 배방지구 주변은 아산탕정택지개발지구와 불당지구에 R&D 창업·융합지구가 들어선다. 미래형 자동차 부품산업 특화 지역을 육성하기 위해 ‘천안아산 강소특구 개발’이 진행 중이다.

 

▲여의도 센트럴 큐브스테이트= 주거복합단지인 ‘여의도 센트럴 큐브스테이트’는 서울교를 이용해 여의도로 바로 건너갈 수 있다. 국내 금융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해 풍부한 숙박 수요를 품고 있는 여의도는 약 4만2600개 사업체에서 종사자 약 36만76 00명이 근무 중인 대규모 업무지구다.

역세권 기본
개발 호재도

서울 영등포구에서는 지체됐던 개발 사업들이 속속 가시화되면서 부동산 시장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영등포구는 서울 20 30 도시기본계획상 강남·여의도와 함께 3대 도심으로 지정된 이후 영등포뉴타운, 쪽방촌과 집창촌 등 재개발 사업, 영등포 로터리 고가차도 철거 사업 등이 탄력을 받으면서 주거 환경이 크게 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4 부동산 공급 대책의 핵심인 서울 도심 공공주택 복합개발사업 1차 후보지 중 한 곳으로 영등포구가 선정돼 주거 환경 개선이 기대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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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로 확정된 사건이 다시 법정으로 끌려 나왔다. ‘BBQ 내부망 불법 접속’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ID·비밀번호 메모장’을 둘러싼 위증 여부를 다투는 후속 재판이다. 박현종 전 bhc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임에도 검찰은 관련 증인들을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핵심은 과연 BBQ 직원의 ID와 비밀번호가 적힌 그 메모장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유창성 전 bhc 정보전략팀장의 손을 어떻게 거쳐 전달됐는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둘러싼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피고인(박현종 등)에게 유리한 허위 증언이 반복됐다”는 판단 아래 유 전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메모장 전달자 통상 위증 여부는 재판부 판단 이후 별도 절차로 넘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검찰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단순한 진술 번복이나 기억 착오 수준이 아닌 사건의 본질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본 셈이다. 이번 공판의 중심에는 ‘메모장 전달자’로 지목된 유 전 bhc 정보전략팀장이 있다. 그는 과거 재판에서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를 박현종 전 bhc 회장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이 메모장은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축이었다. 이 메모장의 출처와 작성 경위가 흔들리면, 사건 전체의 구조도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건넨 메모장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았다. 메모장에 기재된 임직원 계정 정보 뒤에는 ‘퇴사자 임시’라는 내용이 덧붙어 있었다. 이는 BBQ 내부망에서만 확인 가능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에서 추정이나 기억만으로 재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성명불상자가 BBQ 내부망에 관리자 권한으로 접속해 계정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유 정보팀장을 거쳐 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재판부 역시 “기억과 추리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떠올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검찰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싣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재판부는 “특정한 심증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추가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 측은 거칠게 반격했다. 변호인은 검찰 주장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bhc와 BBQ가 극도로 적대적인 관계였던 상황에서, bhc 소속 직원이 BBQ 내부 직원과 접촉해 계정 정보를 빼냈다는 가정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나아가 검찰이 실제 내부망 침입을 입증하지 못한 채 추측만을 쌓고 있다고 공격했다. 6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리스크 추가 ‘BBQ 직원 ID·비밀번호 유출’ 둘러싼 공방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고인 측은 기존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와 증인 진술 전반에 대해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데이터베이스(DB)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실상 1·2심은 물론 대법원 판단의 기초 자체를 뒤흔드는 주장이다. 확정 판결 이후 재판에서 “증거 자체가 위조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법조계에서도 보기 드문 강수로 평가된다. 유 전 팀장은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근무하다가 bhc 매각과 함께 bhc 정보전략팀장으로 이직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박 전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적은 쪽지를 전달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인물은 BBQ 재무임원과 재무 실무진이다. 2021년 11월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관련 7차 공판에 유 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팀장은 박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건넨 이유에 대해 “박현종 회장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소송 때문에 BBQ 직원들의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했다”며 “해당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업무 수첩에 적혀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당시 위법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가 있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과 증인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묻는 검찰 질문에 유 전 팀장은 “박 전 회장의 진술은 모르겠고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전 팀장은 BBQ와 bhc의 ICC 중재 소송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소송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 취득 경위와 관련해서는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BBQ 재무임원이 그룹 전산망의 데이터가 다르다고 확인 문의가 왔다”며 “당시 물류 전산망이 바뀐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문제 해결을 위해 임원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해 받은 뒤 이를 업무 수첩에 적은 이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이 개인정보를 받았다고 지목한 BBQ 재무임원은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정보를 아무에게도 전달한 적 없다”며 “업무 처리도 유씨가 아닌 다른 직원과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검찰은 유 전 팀장이 그룹 전산망에 접근할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부 정보 취득 시점이… 유 전 팀장은 재무임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시점에 대해서도 그간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2011년~2012년 즈음에서 2013년 1월로 시점을 바꿨다. 검찰은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물류 전산망이 바뀐 시점으로 맞추기 위함이냐고 묻자 유 전 팀장은 “단순 착오”라고 답했다.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으로 일할 당시 BBQ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냐는 검찰 질문에 “자신이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의 증언에 BBQ가 퇴사자에게 부여하는 임시 비밀번호를 줄 때 증인이 말한 방식을 쓴 것은 증인 퇴사 이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BBQ 전·현직 직원들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bhc가 BBQ의 데이터베이스(DB)를 모조리 빼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허락하에 BBQ DB를 모두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 진술 이외에 검찰 판단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2013년 6월 말 bhc 매각 이후 bhc는 자체 전산망 구축을 위해 BBQ와 bhc 전산망 분리 작업이 필요했다. 그해 7월2일 외부 업체는 해당 작업이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과 부하 직원 한 명, 그리고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던 외부업체는 2013년 7월5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불과 12시간 만에 BBQ로부터 분리된 bhc 전산망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이 100명 남짓에 불과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옮겨 가능했다”며 “BBQ DB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BBQ DB 관련 박 회장과 유씨의 진술이 배치되는 데 대해 유 전 팀장에게 묻자 “자신은 박 회장에게 BBQ DB를 가져왔다고 말한 적 없다”며 “박 회장이 검찰에서 왜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유 전 팀장은 노트북 하드 교체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말이 일치하지 않았다. 뻔히 보이는 해킹의 목적 첫 증언에서는 bhc 매각 시기인 2013년 이후 노트북 감가상각 5년을 계산해 2018년에 바꿨다고 했지만 이후 2017년으로 고쳤다. 기존 사건이 ‘불법 접속이 있었느냐’는 사실관계 다툼이었다면, 이번 후속 재판은 ‘그 사실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거짓말이 있었느냐’는 문제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BBQ 직원 계정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할 수 없었고, 불법적 경로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명확히 유죄로 못 박았다. 그러나 사건은 집행유예 판결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위증을 별도의 범죄로 끌어올린 이상, 수사는 ‘위증교사’를 밝히는 단계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관련자들의 위증을 인정할 경우, 그 진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유도했는지가 핵심 수사 대상이 된다. 화살이 결국 박 전 회장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증교사는 기존 사건과는 별개의 범죄로, 추가 기소로 이어질 경우, 사법 리스크도 한층 더 커진다. 문제는 입증이다. 위증교사는 단순한 정황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지시나 교감, 사전 조율 정황이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이미 “유리한 허위 증언 반복”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고발까지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가능성 제기를 넘어선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BQ 출신 정보전략팀장 진술 번복 검, 증인들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 이 사건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bhc와 BBQ 사이의 오랜 분쟁이다. 박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 이어 2013년 BBQ 자회사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뒤 bhc 대표로 옮겨가며 양사 갈등의 중심에 섰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bhc를 사들여 오너 경영자가 된 동시에 각종 소송과 형사적 리스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기업 간 치열한 법적 분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검찰에 의하면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본사에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해 BBQ 전산망에 접속한 뒤 bhc와 BBQ가 연루된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자료들을 살펴봤다. 이로 인해 박 전 회장은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은 유 정보팀장으로부터 BBQ 직원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전산망 주소가 적힌 메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6월 1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3차 공판 때 검찰과 변호인은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2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먼저 의견 개진 기회를 얻은 변호인은 “BBQ가 여러 차례 박현종 회장을 영업비밀 침해 등의 이유로 고소했지만 계속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그런데 검찰이 정보통신망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박현종 회장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한 것도 아니”며 “왜곡 가능성이 큰 간접 증거만 제시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현종 회장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에 참석해 BBQ 전산망에 접속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검찰은 “bhc가 2013년부터 BBQ 전산망에 무단 접속한 횟수가 236회에 달하지만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하지 못했다”며 “박현종 회장은 무단 접속이 명백해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지시했나 사면초가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2015년 BBQ 직원들이 박현종 회장이 bhc 매각을 총괄했다”는 진술서를 국제 중재 법원에 냈다. 국제 중재 소송에서 질 경우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었던 박 전 회장은 “해당 진술서를 검토하고 반박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박현종 회장 휴대전화에서 BBQ 직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 사진이 나왔다. BBQ 전산망 접속 데이터 분석 결과, 박현종 회장이 BBQ 사내 메일을 포워딩(전달)한 개인 메일을 2년 만에 열람한 기록도 있다”며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많다고 했다. 검찰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 참석자 2명은 박현종 회장을 회의에서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박 전 회장의 알리바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