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맴도는' DGB금융 회장님 리스크

누굴 앉혀도 그 나물에 그 밥?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채용 비리와 비자금 조성 혐의로 홍역을 치렀던 DGB금융지주가 또 한 번 구설에 휘말렸다. 투명 경영을 강조했던 회장이 뇌물 공여 혐의에 연루됐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부각되는 양상이다. 몇 해 전과 혐의만 다를 뿐 최고위층이 연루된 비위행위는 도통 근절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DGB금융그룹은 대구·경북지역에 거점을 둔 DGB대구은행을 중심으로 2011년 5월 출범한 금융기업집단이다. 지주사인 DGB금융지주를 비롯해 ▲DGB대구은행 ▲하이투자증권 ▲DGB생명 ▲DGB캐피탈 ▲하이자산운용 ▲DGB유페이 ▲DGB데이터시스템 ▲DGB신용정보 ▲하이투자파트너스 등이 소속돼있다. 

회사는
풍년인데…

지배구조의 맨 꼭대기에는 DGB금융지주가 자리 잡고 있으며, DGB금융지주가 나머지 계열회사를 아우르는 구조를 띠고 있다. DGB금융지주의 최대주주는 올해 3분기 기준 지분 12.66%를 보유한 국민연금공단이고, OK저축은행(5.10%)도 지분 5% 이상을 보유 중이다.

올해 들어 DGB금융지주는 뚜렷한 실적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누적 순이익은 전년 동기(3176억원) 대비 43.7% 증가한 4564억원이고, 지배주주 순이익(4175억원)과 영업이익(6120억원)은 각각 47%, 50% 증가했다.

비이자 이익 증가로 3분기 만에 전년 연말 기준 실적을 뛰어넘었다.


주력 계열사인 DGB대구은행이 이익 개선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DGB대구은행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3768억원, 순이익은 28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6.6%, 40.3% 급증했다.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이 0.7%에서 0.53%로, 연체율이 0.54%에서 0.31%로 개선되는 등 향후 이익 전망도 밝다.

하이투자증권, DGB캐피탈 등 비은행 계열회사의 선전도 돋보였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하이투자증권이 1301억, DGB캐피탈이 615억원으로 각각 51.5%, 117.3% 증가했다. 

이처럼 DGB금융그룹은 계열회사들의 고른 활약에 힘입어 순풍을 타고 있지만, 생각지 못한 잡음으로 인해 심각한 속앓이를 거듭하고 있다. 무엇보다 최고 경영진이 잇따라 구설에 엮인 상황이 여간 골치 아픈 게 아니다. 한술 더 떠 에게 씌어 진 뇌물 제공 혐의로 인해 그룹 이미지 추락이 표면화될 가능성마저 엿보인다. 

윗선이
문제

지난 6일 대구지검 반부패수사부(부장검사 김남훈)는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과 DGB대구은행 임원 3명을 국제뇌물방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지난해 4월부터 10월까지 캄보디아 특수은행의 상업은행 인가를 취득하기 위해 캄보디아 금융당국 공무원 등에 건넬 로비자금 350만달러(약 41억원)를 캄보디아 현지 브로커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DGB대구은행은 2018년 글로벌 영업 확대를 위해 캄보디아 현지 대출전문은행을 인수하고, 현지 법인 ‘DGB 스페셜라이즈드 뱅크(SB)’를 설립했다. SB는 특수은행으로 업무가 제한적인 관계로, DGB대구은행은 예금 등의 수신업무와 외환, 카드, 전자금융까지 가능한 상업은행의 지위를 얻고자 했다.

문제는 캄보디아 현지 부동산 매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DGB대구은행은 지난해 초 캄보디아 현지 사옥 건물 매입을 위해 현지 중개인에게 133억원의 계약금을 지급했지만, 건물은 제3자에게 매각됐다. 이 과정에서 대구은행은 돌려받지 못한 계약금을 대손충당금으로 처리했다.


이후 DGB대구은행은 대금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관련 업무를 담당한 직원들은 업무에서 배제시키고, 전 캄보디아 현지법인 부행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그러나 검찰은 당시 DGB대구은행장을 겸직 중이었던 김 회장을 비롯해 대구은행 글로벌본부장, 글로벌 사업본부장, 캄보디아 현지 특수은행 부행장 등이 해당 사건에 연루된 조직적인 뇌물 공여라고 판단했다. 또 이들이 지난해 5월 로비자금을 마련하고자 캄보디아 현지 부동산의 매매대금을 부풀려 로비자금 300만달러를 부동산 매매대금에 포함되는 것처럼 가장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뇌물 제공 의혹 망신
헛구호가 된 투명 경영

해당 사건이 알려지자 대구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DGB금융그룹에 대한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냈다. 지난 7일 대구참여연대는 성명서를 통해 김 회장의 퇴진과 대대적 혁신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구참여연대는 “검찰이 김 회장 등에 대해 성역 없이, 더욱 철저히 수사해 진상을 밝히고 엄벌해야 한다”며 “김 회장은 일부라도 사실이 명백하다면 즉시 시민들에게 사죄하고, 회장직 등 직위도 즉시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대구경실련) 역시 성명서를 내고 해당 사건에 연루된 인물들에 대한 중징계를 요구하고 나선 상황이다. 이번 비리 혐의가 대구은행 간부들의 중대한 범죄일 뿐만 아니라 DGB금융지주의 부패방지 경영시스템을 무력화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대구경실련은 “국제사회 대외 신용도를 하락하고 금융기관이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중대한 범죄행위”라며 “형사적 책임과 상관없이 행위 자체만으로도 중징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변호인 입장문을 통해 유감을 표명한 상황이다. 김 회장 측은 “이번 사건의 사실관계를 밝히기 위해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했음에도 불구속 기소에 이르게 된 점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공소장에 기재된 혐의 사실 중 상당 부분은 실체적 진실과 차이가 있어 억울한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또 터진
구설수

김 회장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DGB금융지주는 투명 경영에 대한 그간의 노력마저 의심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특히 김 회장은 사회적 책임 강화, 지배구조 개선 등을 통한 투명 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심각성이 더욱 부각된다.

2018년 5월 김 회장이 취임할 당시 DGB금융그룹은 연이은 추문에 휩싸인 상황이었다. 특히 간부급 직원이 비정규직 여직원을 성추행한 사건의 여파가 채 가시기 전에 터진 최고위급 임원의 비자금 조성 혐의가 치명적이었다.

2018년 초 박인규 전 DGB금융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은 일명 ‘상품권 깡’으로 비자금 30억여원을 조성한 혐의를 받았다. 또 박 전 회장은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은행직원 채용 과정에서 각종 평가등급이나 직무점수를 상향 조작하는 방법으로 부정 채용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됐다.


박 전 회장은 비자금 조성 혐의와 채용 비리 의혹이 공론화되자 2018년 3월 정기주총에서 모든 직책을 내려놨다. 당시 박 전 회장은 “지역 사회와 주주, 고객님께 심려를 끼쳐 드려 막중한 책임을 느끼고,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지배구조 개선 및 은행의 안정을 위해 은행장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박 전 회장은 실형을 피할 수 없었다. 2019년 10월 대법원 2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업무방해 및 증거인멸교사, 업무상 횡령·배임,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박 전 회장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앞서 1심과 2심에서도 채용비리, 비자금 조성 범행을 주도적으로 실행하거나 지휘했고, 공무원 아들을 부정 채용하는 방법으로 뇌물을 공여한 사실이 인정된 상태였다. 

겉만 그럴듯
속 빈 강정

박 전 회장의 중도 사퇴로 인한 공백을 메꾼 사람은 다름 아닌 김 회장이었다. 2018년 5월 취임 당시 김 회장은 취임 초기부터 조직 내부와 지역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불법행위를 근절하는 등 모범적인 지배구조와 경영문화를 갖춘 금융그룹을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heaty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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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속 중독?’ 김건희 조언 그룹 대해부

‘무속 중독?’ 김건희 조언 그룹 대해부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김건희 여사의 ‘무속 중독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김 여사에게 공적 사안마다 조언해 주는 무속 인물 7~8명이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건진법사, 천공 등이 아닌 명리학자 류모씨가 새롭게 등장하면서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분위기다. 윤석열 캠프 출신 여권 인사들도 김 여사의 무속 중독 논란과 관련해 여러 차례 윤석열 대통령에게 직언했으나 컨트롤되지 않았다고 한다. 개인이 사주를 보거나 점을 보는 건 욕먹을 일이 아니다. 그러나 대통령의 부인이 공적 사안에 대해 무속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건 전혀 다른 문제다. 대통령실과 윤석열 캠프 출신 복수의 여권 인사들은 과거 김건희 여사의 무속 중독 논란에 대해 “설마 그럴 리가 있겠느냐”고 입을 모았다. 지금은 다르다. 터질 게 터졌다며 한숨부터 나오고 있다. 위기 상황 의지 지속 서울 강남구 광평로 한 빌딩서 H 학술원을 운영하는 류모 원장은 대구·경북 지역서 활동해 왔다. 대중 강연과 지역 일간지 기고, 언론사와 보수 유튜버 등에도 출연해 정치인들의 사주풀이 등으로 활발한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박근혜 전 대통령 당선, 안철수 대선후보 사퇴’ 등을 예측해 정치권에서는 나름 알려진 인물이다. 류 원장에게 먼저 연락을 취한 건 김 여사다. 류 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사주를 예측하면서 본인의 자택인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로 초대하게 된 것이다. 류 원장은 김 여사와 5번 이상 상담을 진행했다. 상담은 김 여사가 류 원장에게 자동으로 삭제되는 타이머가 설정된 텔레그램 채팅방을 통해 질문하면 이에 답해주는 형식으로 진행됐다고 한다. 류 원장은 지난 2020년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빚던 갈등에 대해 김 여사에게 “천운이 좋으니까 살아난다”고 답했고,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직을 사퇴한 직후에 대선에 출마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당연히 나가야 한다”고 답했다고 한다. 그는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와의 갈등에 대해서도 물었다. 김 여사가 이준석을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고 하길래 ‘하극상을 벌일 사람’이지만 슬슬 달래서 가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고 주장했다. 류 원장은 <한겨레21>과의 인터뷰에서는 “지난해 12월에는 김 여사가 ‘저 감옥 가나요?’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은둔하면 된다. 당신도 많이 깨달아야 한다. 제발 좀 나서지 마라. 위기인 것은 분명하나 아직 기운이 좋아 (감옥에)가지는 않는다고 충고했다”고 했다. 윤 당선 예측하자 아크로비스타로 류 초대 정치적 위기마다 5번 텔레그램 상담 진행 당시 김 여사에게는 악재가 잇따라 터졌다. 지난해 11월27일 <서울의소리> 보도를 통해 김 여사가 최재영 목사에게 명품백을 받는 영상이 공개됐고, 보름 뒤인 12월14일에는 <뉴스타파>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 김 여사가 직접 증권사 직원과 통화해 주문하는 녹취록을 공개했다. 류 원장의 조언이 영향을 미쳤는지는 알 수 없으나 실제로 김 여사는 이후 153일 동안 공식 활동을 자제했다. 류 원장은 “나 말고도 조언을 해주는 사람이 분야별로 7~8명 더 있는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캠프 출신 한 여권 인사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서 “일반 사람들이 강남이나 종로서 사주나 전생운을 보듯이 김 여사도 가볍게 보는 거라고 여겨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줄 알았다. 3년 전까지만 해도 그랬다”며 “터질 게 터지고 있는 셈이다. 윤 대통령이 결정해야 할 일을 김 여사가 개입해 ‘누구한테 들었는데 그건 이렇게 해야 한다더라’라고 말하는 과정 자체가 문제”라고 비판했다.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도 “대통령실 직원 이력서를 김 여사가 본다는 얘기도 있었는데 이력서를 봤다면 조처해야 하는 문제고 무당을 통해 그 이력서의 인물이 어떤지 평가한다는 풍문까지 있다”며 “영부인이 설마 인사에 개입했겠느냐며 넘겼다. 그런데 지금 상황을 보면 합리적 의심이 가시질 않는다”고 말했다. 류 원장 이전 무속 논란의 진앙지는 건진법사 전모씨라고 할 수 있다. 전씨는 윤석열 캠프 네트워크본부 고문으로 활동했다는 의혹을 받았던 인물이다. 전씨의 딸은 지난 2013년부터 코바나컨텐츠 행사를 담당했고 2년 뒤 한 화장품회사의 대표를 역임했다. 중국 진출을 염두에 뒀던 이 회사는 한한령과 코로나19 등 상황 악화로 2017년을 전후로 사업을 철수했다. 미국유학생 출신인 전씨의 처남 김모씨는 네트워크본부 활동을 장악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았다. 본인과 가족이 함께 대선 캠프서 일한다는 것은 캠프 내 실세의 지시 없이는 어려운 일이다. 무속의 진앙지 전씨의 무속 활동에는 산 채로 소가죽을 찢는 행사로 물의를 빚은 지난 2018년 수륙대제 및 국태민안 대동굿 등불교 축제가 있다. 이 행사에 대한 항의 게시물을 보면 대한불교종정협의회, 한국불교일광조계종과 함께 연민복지재단과 전씨의 딸이 대표로 있는 화장품 회사가 공동으로 행사를 주최했다. 전씨 외에도 김모 교수와 대통령실에 들어간 지인 자녀·친인척들이 차례차례 논란이 됐다. 황 회장 아들 황모씨(시민사회수석실 5급 행정관)에 이어 같은 지역 전기공사업자 우모씨의 아들(시민사회수석실 9급 행정요원, 현재 퇴사) 문제가 불거졌다. 여기에 윤 대통령 외가 쪽 6촌의 대통령실 근무 사실도 뒤늦게 드러났다. 윤 대통령 외가 6촌으로 삼성 출신인 최모씨는 선대위 회계팀장을 지냈고 대통령 부속실 선임행정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전씨의 제자로 지난 대선 당시 코바나컨텐츠에 상주하다 ‘김건희 목덜미 영상’으로 알려진 역술인 심모 박사는 이명수 <서울의 소리> 기자가 폭로한 ‘김건희 녹취록’서 등장한다. 그는 이 기자와의 연락서 자신이 황씨라고 주장했다. 전씨는 대선 전 불거진 네트워크본부 논란으로 인해 축출됐다. 전씨는 서울 용산구의 한 모처서 지난 2022년 6월까지 윤석열 캠프 출신 인사들과 자주 소통해 왔으나 이후 강남서 늦은 저녁에만 활동하기도 했다. 그는 윤석열 캠프 출신 인사 중 이른바 ‘MB 라인’으로 분류되는 정치권 관계자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낙원동 쪽에 MB 청와대 인사들이 사무실을 차렸다. 인수위 네트워크 본부 출신 40여명이 들어가 있을 때부터 알려진 얘기”라며 “김 여사와 연락이 끊기면서 ‘MB 라인’ 인사들과만 소통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류 원장 외에도… 김 여사와 전씨의 사이가 틀어진 이유는 대통령실 고위 간부들의 읍소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실상은 다르다는 주장이 제기돼왔다. YS계로 알려진 N씨가 전씨와 같이 활동하면서 이권과 인사청탁에 개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소위 ‘지라시’로 돈 데 이어 정치권에서는 전씨와 N씨의 불화설까지 들렸다. 윤석열 캠프 출신 한 인사는 “서울 한 건설사에서 마련한 땅 임대료를 두고 둘이 싸웠다. 특히 지방선거 시즌 강남구청장 선거서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한 인사가 두 사람을 믿고 경쟁하다가 제3자가 공천을 받았다는 뒷말이 상당하다”고 주장했다. 전씨의 영향력이 가라앉자 ‘MB계’ 국민의힘 중진들이 N씨에게 줄을 섰다는 얘기는 2년 전에 언급됐다. 특히 그가 특정 지역 인맥을 활용해 경찰 인사에 개입했다는 말까지 나왔다. 이른바 ‘왕따’가 된 전씨는 지난해까지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을 이용해 세무조사나 인사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처럼 행세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당시 전씨로부터 청탁을 받았단 고위 공직자의 이름까지 떠돌았다. 전씨가 고위 공무원을 상대로 한 중견기업 세무조사를 무마하려 했다는 구체적인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윤석열 캠프 출신 여권 인사들은 전씨 외에도 김 여사에게 조언하는 무속인이 더 있다고 말했다. 강원도 원주에 위치한 굿당의 당주이자 70대 할머니인 A씨가 그 주인공이다. 김 여사는 A씨로부터 자신과 어머니이자 윤 대통령의 장모인 최은순씨가 구속 위기에 있을 때 여러 차례 조언을 받았다고 한다. A씨는 약 10년 전부터 김 여사와 알고 지냈다. 소위 ‘무정 스님’으로 알려진 심모씨와도 밀접한 관계가 형성된 인물이다. 심씨는 윤 대통령과 김 여사의 결혼을 주선한 장본인이며 윤 대통령에게 ‘검사’ 직업까지 지정해준 멘토였다. 원주 굿당 당주 ‘영빨’로 김 측근 관리? 측근 주장 대부분 이권 개입·청탁 의혹 연루 심씨가 세간의 주목을 받은 건 조남욱 전 삼부토건 회장의 개인 일정표가 공개되면서다. 지난 2011년 8월 등이 포함된 일정표에 심씨는 ‘무정 스님’이란 호칭으로 여러 차례 등장했다. 윤석열 캠프 출신 인사는 “2년 전 캠프서 전씨 말고도 김 여사와의 친분을 이용해 이권을 차지하려던 인물이 한둘이 아니었다. 그때 A씨가 김 여사에게 ‘걔는 영빨이 부족해서 안 된다’며 여러 차례 물갈이를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다른 인사도 “어머니인 최씨가 2021년 7월에 구속되기 전 김 여사가 명태균씨를 비롯한 A씨로부터 조언을 여러 번 구했다. 어떻게 하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등 상당히 많이 의지했던 인물”이라고 말했다. 이 인사는 “명씨가 최근까지 김 여사와 소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소위 ‘영빨’로 김 여사의 환심을 샀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실제 명씨의 지인은 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녹취서 “지금 당선인(윤 대통령)이 아예, 진짜, 완전히 광화문 그쪽으로 (이전)할 모양인가 보네”라고 물었고 명씨는 “경호고 나발이고 내가 (김건희 여사에게)거기 가면 뒈진다 했는데, 본인 같으면 뒈진다 하면 가나”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당선 직후 청와대 이전을 위한 대통령 집무실 후보로 광화문 정부청사를 거론한 바 있는데, 명씨 본인이 김 여사에게 대통령 집무실을 다른 곳으로 옮기라고 조언했다는 주장이다. 명씨는 지인과의 대화서 김 여사에게 ‘무속적인 조언’을 했다고 밝히기도 한다. 명씨는 “내가(김 여사에게) 뭐라 했는지 알아요”라며 “본인이 영부인 사주가 들어앉았고, 그 밑에 대통령 사주가 안 들어왔는데”라고 했다. 명씨는 “내가 3월9일이라서 당선된다고 그랬다. 꽃 피기 전에는 윤석열이가 당선이(되고), 피면 이재명이를 이길 수가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감으로 승부수? 명씨는 또 “내가 이랬잖아. 그 청와대 뒷산에, 백악산(북악산)은 좌로 대가리가 꺾여있고, 북한산은 오른쪽으로 꺾여있다니까”라며 청와대 기운이 좋지 않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해당 대화서 명씨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광화문 사무실 15층서 청와대를 봤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