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풍제약 뒤덮은 최악의 삼중고

임상 실패에 주가 하락, 리베이트까지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신풍제약이 연이은 악재로 인해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신약 개발은 제자리걸음이고, 주주들의 원성은 하늘을 찌르는 마당에 사정기관마저 심상치 않은 눈빛으로 회사를 낱낱이 살펴보는 형국이다. 상장폐지가 현실화 되더라도 그리 놀랄 것 없는 분위기다.

고 장용택 창업주가 1962년 설립한 신풍제약은 항생제, 혈전용해제, 향정신성약품 등을 제조 및 판매하는 중견 제약사다. 장 창업주가 세상을 떠난 후 오너 2세인 장원준 전 대표가 사실상 경영을 총괄했지만, 2011년부터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했다.

연이은 추문
난처한 상황

신풍제약이 전문경영인 체제를 택한 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2011년 증권선물위원회는 신풍제약이 2009년과 2010년 회계처리 과정에서 판매 대금을 판매 촉진 리베이트로 사용해 놓고 회계처리하지 않았던 점을 주목했다.

그리고 107억원의 매출채권을 과대계상하는 등 회계처리 오류에 고의성이 있다고 결론 내렸다. 이후 신풍제약에 대한 과징금 2620만원 부과가 결정됐고, 감사인 지정 2년, 대표이사 해임 권고, 검찰 통보 등의 조치가 취해졌다.

해당 사안으로 인해 2009년 3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신풍제약 오너 2세 장 전 대표는 경영 일선에서 내려와야 했다. 또 신풍제약은 상장 실질심사를 받으며 상장폐지 위기를 겪기도 했다.


그러나 장 전 대표는 표면상 경영 최전선에서 물러났을 뿐 지금껏 신풍제약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 곳이 바로 ㈜송암사다.

송암사는 2015년 말 장 전 대표가 설립한 법인으로, 최대주주는 지난해 말 기준 지분 72.91%를 보유한 장 전 대표다. 당초 사업 목적은 부동산 임대업이었지만, 2016년 4월 지주회사로 전환했다.

송암사가 지주회사 역할을 맡게 되면서 신풍제약 주주 구성은 크게 요동쳤다. 2016년 1분기까지만 해도 신풍제약의 최대주주는 지분 19.04%(보통주 기준)를 보유한 장 전 대표였고, 특수관계인 지분율 총합은 35.75%에 달했다.

하지만 2016년 4월 장 전 대표가 신풍제약 보유 주식 전량(보통주 861만여주)을 송암사에 현물출자했다. 나머지 오너 일가 구성원도 장 전 대표와 동일한 결정을 내렸고, 그 결과 송암사는 순식간에 신풍제약 지분율 29.43%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해당 과정을 거치며 신풍제약 지배구조는 오너 일가의 직접 지배 방식에서 송암사를 통한 간접 지배 방식으로 바뀌었다. 최대주주 변경 직후에는 신풍제약이 송암사를 대상으로 4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한때 송암사의 지분율이 42.77%까지 상승한 배경이다.

이후 송암사의 지분율은 서서히 감소세를 나타냈고, 올해 초 27.97%로 내려앉았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송암사는 지난 4월 신풍제약 주식 200만주를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하면서, 지분율이 25% 밑으로 떨어진 상태다. 

커지는
심각성


오너 경영인이 경영 일선에서 물어나야 했던 전례에도 불구하고 신풍제약은 최근까지도 횡령 관련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한 모습이다. 사정기관들이 연이어 강도 높은 조사에 나섰다는 점이 심각성을 더한다.

지난 6월 중부지방국세청 조사3국은 경기도 안산 신풍제약 본사에서 특별세무조사를 벌였다. 세무조사 소직이 전해지자, 제약업계에서는 신풍제약이 세금을 탈루하고, 비자금을 조성했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결국 지난 9월 신풍제약은 국세청으로부터 80억원의 세금을 추징당했다.

세무조사가 이뤄진 지 석 달 남짓 지난 시점이었다.

신풍제약을 예의주시한 건 국세청만이 아니었다. 경찰 역시 신풍제약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를 밟고 있다. 지난달 24일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서울 강남구 신풍제약 재무팀·채권팀·전산실과 경기 안산시 공장을 압수 수색했다.

경찰은 신풍제약이 2000년대 중반부터 의약품 원료사와 허위거래를 통해 원료 단가를 부풀리는 수법으로 250억원에 달하는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포착하고 내사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회사 임원 2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입건하고,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각종 거래 문서 등 자료를 분석해 구체적인 혐의를 입증할 계획이다.

잊을 만하면 반복되는 구설
애꿎은 개미들만 죽어날 판

신풍제약은 경찰의 압수수색 직후 공시를 통해 “현재 상기 건과 관련해 경찰의 압수수색이 진행 중”이라며 “관련 기관의 조사에 적극 협조할 예정이며 향후 진행상황 및 확정사실 등이 발생할 경우 관련사항을 공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횡령 및 배임이 확인되면 거래소의 판단에 따라 거래정지는 물론이고, 최악의 경우 상장폐지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을 따져봐야 한다. 횡령·배임 규모가 자기자본의 5%, 대기업의 경우 2.5% 이상일 경우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포함된다.

신풍제약이 비자금 250억원을 조성했다는 혐의가 그대로 인정될 경우 이 금액은 올해 9월 말 기준 신풍제약 자기자본의 6.8%에 해당한다. 수사 결과에 따라 거래정지 또는 상장폐지 심사에 돌입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든 셈이다.

사정기관들이 칼끝을 겨눈 현 상황은 가뜩이나 힘겨운 현실에 직면한 신풍제약에 커다란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 무엇보다 주가 하락이 또다시 표면화됐다는 게 뼈아프다.

신풍제약은 지난해 9월 먹는 코로나 치료제 ‘피라맥스’를 개발한다는 소식에 힘입어 주가가 21만4000원까지 치솟았다. 곧바로 신풍제약은 자사주 128만9550주를 2154억원에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했다. 지난 4월에는 최대주주인 송암사도 신풍제약의 주식 200만주(8만4016원)를 1680억원에 블록딜 방식으로 매도했다. 


두 번에 걸친 블록딜 이후 신풍제약 주가는 급격히 꺾였다. 특히 지난 4월 최대주주의 지분 매각 소식이 전해진 이후에는 주가가 반 토막 나기에 이르렀다.

한술 더 떠 경찰이 회사를 압수수색했다는 소식은 가뜩이나 하락세였던 신풍제약 주가를 또 한 번 요동치게 만들었다. 경찰 발표 이튿날 신풍제약 주가는 전날 대비 19.36%(8750원) 급락한 3만64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해 9월과 비교하면 6분의1 수준으로 폭락한 셈이다.

신풍제약은 작금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코로나 치료제 임상에 성공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임상 3상에 대한 허가를 내줬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임상 2상의 결과가 기대치를 밑돌았다는 게 걸림돌이다.

주가
반 토막

이렇게 되자 소액주주들이 집단행동에 돌입하기도 했다. ‘신풍제약소액주주모임’은 지난달 16일 신풍제약 본사에서 규탄 시위를 진행하고, 그간 불거졌던 각종 의혹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주주모임 측은 “그동안 코로나 치료제로서 피라맥스의 효능을 굳게 믿고 신풍제약에 투자해왔지만 글로벌 임상으로 포장했던 필리핀 임상은 거의 1년간 감감 무소식”이라며 “반드시 효능을 입증하겠다고 한 국내 임상 3상 역시 몇 달째 별다른 소식이 들려오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heaty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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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