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아트인> '2021년 마지막 전시' 이명화·손미량

엉겅퀴 그리고 네거티브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충북 청주시 소재 쉐마미술관에서 이명화(대전시실)·손미량(소전시실)의 개인전을 준비했다. 이명화는 식물 ‘엉겅퀴’를 소재로 자연의 순리를 표현했다. 손미량은 본질을 찾기 위한 독자적인 이미지를 만들어가는 중이다. 

쉐마미술관은 서양화가 김재관 교수가 설립한 충북 1호 미술관이다. 지역 내 젊은 작가에게 다양한 현대미술의 정보를 제공하고, 지역 사회와 함께 사업을 추진하는 공공미술관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무위자연

▲이명화 ‘The age flowers’= 이명화는 주로 자연 속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을 두고 구상적 풍경과 정물을 주제로 작업했다. 그러다 수많은 잡초 중 하나인 ‘엉겅퀴’를 보게 된다. 엉겅퀴는 모든 꽃이 그렇듯 흙에서 싹트고 자라나 꽃을 피우고 자신의 홀씨를 날려 보내 다시 흙에 정착, 한 해의 생명을 다하는 생태적 과정을 갖는 식물이다. 

이명화는 이런 엉겅퀴의 형태적 특성을 관찰하고 외형적 이미지의 표현에서 내면적 시각의 관점으로 다시 관찰하면서 표현 방법도 변화시켰다. 엉겅퀴의 생성과 소멸이라는 자연의 순리를 삶의 모습에 대입해 표현한 것. 

그의 초기 작품은 대상의 사실적 묘사에서 시작해 대상의 이미지를 미적으로 실현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그리고자 하는 대상을 통해 자신의 생각과 삶의 현상을 엉겅퀴에 투영시켜 새로운 이미지를 재현하고자 했다. 


잡초 소재로 자연 순리
“생명성 느낄 수 있어”

스위스 화가 파울 클레는 “예술이란 눈에 보이는 것의 재현이 아니며,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화는 자신의 눈으로 볼 수 있는 새로운 이미지를 재현한 것은 물론 마음으로 느낀 이미지를 재구성하고 있다. 

그의 표현 기법과 형식은 ‘사실적 표현’ ‘드로잉적 표현’ ‘이미지의 해체적 표현’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전통적인 서양화의 사실주의와 신인상파 표현기법에 얽매이지 않고 이미지의 배경과 공간을 소중하게 처리한다. 

한영애 큐레이터는 “마치 동양사상의 무위자연 정신을 차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주의 회화가 입체적으로 보이는 시각적 진실의 환영을 만들려고 시도했다면, 이명화의 작품은 환영적 이미지의 표현보다 ‘일루전’으로 해석된다”며 “동양화의 관념적 산수화처럼 여백의 미를 중시하면서 포스트모더니즘에서 중시하는 자연의 생명성을 엿볼 수 있게 하는 특징이 발견된다”고 덧붙였다. 

이명화와 엉겅퀴는 작가와 대상이라는 대립적 대상이 아니라 엉겅퀴라는 자연 속에 존재하는 주제와 자아를 동양의 예술 정신과 합일함으로써, 삶의 본질과 나아가 존재의 물음에 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다. 

쉐마미술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올해 마지막 전시로 이명화의 독자적 양식으로 표현되는 엉겅퀴를 통해 작가만의 주관적 생명과 감정으로 새롭게 표현된 생명성을 느껴볼 수 있는 전시”라고 밝혔다. 


▲손미량 ‘Reverse-마음을 움직이는 순간’= 한영애 큐레이터는 “현대미술 작가는 자기 작품을 특정한 언어의 구조로 재구성해야 한다. 예술가의 능력은 대상 또는 생각을 직관으로 인식하고 변화할 수 있어야 한다”며 “예술은, 특히 미술은 외부적 현실과 작가 자신의 내면적 세계를 순화하고 단순화시키면서 내적 세계의 법칙에 의해 새롭게 구성하고 그 본질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미량은 이 같은 본질을 찾기 위한 독자적 이미지를 만들어 나가는 중이다. 그는 스마트폰 같은 매체가 등장하기 이전까지 흔히 볼 수 있던 사진의 원판이나 카메라 필름의 네거티브 한 이미지에서 작품의 형식을 캡처한다. 

반대로 보이는 명암
“몽환적 세계 감상”

필름의 원판은 인화된 사진과는 정반대의 명암으로 이미지가 보이게 된다. 손미량의 작품은 구성적 이미지이지만 네거티브로 구성됐기 때문에 전통적 구상 회화에서의 원근법, 명암 등이 모두 불필요하다. 

손미량은 명암을 보기 위해 컴퓨터로 흑백 전환을 했다가 우연히 네거티브된 화면의 신비한 현상을 발견했다. 그는 ‘정반대로 보이는 명암의 현상’ ‘보색으로 뒤바뀐 이미지의 회색 현상’을 목도하면서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기쁨 같은 즐거움에 빠졌다고 고백했다. 

그리고 이런 네거티브 작업을 효율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나름의 기법을 창안하려 고심했다.

예를 들어 보색의 색상을 제한해 회색빛이 발산하는 세계를 구현하려 했다. 또 기법적으로 그레이징, 스푸마토, 스컴블링, 그리자이유 같은 전통적인 타블로 기법을 그대로 적용해 이미지를 살리려 했다.

보색의 세계

쉐마미술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에서 손미량이 순화하고 단순화시킨 네거티브의 몽환적 세계를 감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전시는 다음달 23일까지.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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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보 교체? 김문수<br> “법적·정치적 책임 묻겠다”

대선후보 교체? 김문수
“법적·정치적 책임 묻겠다”

[일요시사 취재2팀] 김준혁 기자 = 국민의힘 지도부가 대선후보 교체를 강행한 데 대해 10일, 김문수 후보가 “불법적이고 부당한 후보 교체에 대한 법적·정치적 조치에 즉시 착수하겠다”며 강력히 대응을 예고했다. 김 후보는 이날 여의도 선거캠프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야밤에 정치 쿠데타가 벌어졌다. 대한민국 헌정사는 물론이고 전 세계 역사에도 없는 반민주적 일이 벌어졌다”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국민과 당원의 선택을 받아 정당하게 선출된 저 김문수의 대통령 후보 자격을 불법적으로 박탈했다”고 밝혔다. 이어 “당헌에 의하면 대통령후보는 전당대회 또는 그 수임 기구인 전국위원회서 선출하게 돼있는데 전국위원회가 개최되기도 전에 아무런 권한이 없는 비상대책위원회는 후보 교체를 결정해 버렸다. 이는 명백한 당헌 위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 지도부는 제가 후보로 선출되기 전부터 줄곧 한덕수 예비후보를 정해 놓고 저를 압박했다”며 “어젯밤 우리당의 민주주의는 죽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저는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투쟁을 계속 할 것”이라며 “우리가 피와 땀으로 지켜 온 자유민주주의의를 반드시 지키겠다. 국민 여러분, 저 김문수와 함께해달라”고 호소했다. 실제로 김 전 후보 측은 이날 중으로 서울남부지방법원에 대통령 후보자 취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김 후보가 시간 끌며 단일화를 무산시켰다”며 “당원들의 신의를 헌신짝같이 내팽개쳤다”고 주장했다. 권 비대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이재명 독재를 저지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후보로 단일화해서 기호 2번 국민의힘 후보로 세워야 한다는 게 당원들의 명령이었다”며 “우리 당 지도부는 기호 2번 후보 단일화를 이루기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고 반박했다. “김 후보께 단일화 약속을 지켜주실 것을 지속적으로 간곡히 요청드렸고 저를 밟고서라도 단일화를 이뤄주십사 부탁했다”는 권 비대위원장은 “하지만 결국 합의에 의한 단일화는 실패하고 말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너무나 안타깝고 가슴이 아프다. 단일화는 누구 한 사람, 특정 정파를 위한 정치적 선택이 아니다. 누구를 위해 미리 정해져 있던 것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민의힘 비대위는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뼈아픈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며 “비대위는 모아진 총의와 당헌·당규에 따라 김 후보 자격을 취소하고 새롭게 후보를 세우기로 결정했다”고 부연했다. 앞서 당 지도부는 이날 새벽 비대위와 경선 선거관리위원회를 열고 한 예비후보를 대선후보로 재선출하는 절차에 착수했다. 이날 오후 9시까지 진행되는 당원 투표를 거쳐 오는 11일 전국위원회 의결을 마치면 대선후보 교체가 이뤄질 예정이다. 일각에선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이 이뤄졌던 이번 국민의힘 지도부의 대선후보 교체를 두고 절차적 정당성 등의 다양한 뒷말이 나오고 있다. 치열한 경선 과정을 통해 최종 후보로 선출돼있는 공당의 후보를 두고, 당 지도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무소속의 예비후보와 단일화를 시도하려는 것 자체가 상식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후보 접수도 이날 새벽 3시부터 4시까지 단 한 시간만 받았던 점, 한 후보가 32개에 달하는 서류를 꼭두새벽에 접수했다는 점 등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이양수 선관위원장은 이날 당 홈페이지를 통해 “당헌 74조 2항 및 대통령 후보자 선출 규정 제29조 등에 따라 한 후보가 당 대선후보로 등록했다”고 공고했다. 앞서 이 선관위원장은 김 후보의 선출을 취소한다는 공지와 후보자 등록 신청을 공고했다. 김 전 후보와 한 후보는 후보 단일화 문제로 극명한 입장 차이를 보여왔다. 지난 1차 회동에 이어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모처서 가졌던 2차 긴급 회동서도 단일화 방식 등 룰에 대해 논의를 시도했지만,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끝내 결렬됐다. 그러자 이날 권성동 원내대표는 “단일화 없이 승리는 없다”며 국회 원내대표실 앞에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권 원내대표는 “두 후보 간의 만남이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났다”며 “후보 등록이 11일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오늘(7일)은 선거 과정서 혼선을 최소화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가 불과 27일 남았다. 이제 남은 시간이 없다”며 “이재명 세력은 공직선거법상의 허위 사실 공표죄를 사실상 폐지하고 대법원장 탄핵까지 공언하면서 대한민국 헌정 질서의 마지막 숨통까지 끊어버리려고 한다. 반면 우리는 단일대오조차 꾸리지 못하고 있다”고 자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