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 내전' 위례 신도시엔 무슨 일이…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1.11.30 09:38:09
  • 호수 135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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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후졌다” 등교 보이콧?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신도시 아파트 입주자들에게 입학 대란은 공포다. 초등학생 자녀가 있는 학부모들에게 학교 부족은 과밀 학급이나 원거리 통학 등의 불편함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위례 신도시도 초등학교 설립이 지연되면서 아파트 주민 간 갈등마저 빚어지고 있다.

‘초품아’는 로또 청약이란 말이 있다. 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를 뜻하는 초품아는 집값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최근 신도시로 이주한 젊은 부부들은 아파트 단지 내 학교 개교에 맞춰 입주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입주가 결정된 후 아파트 인근 초등학교 설립이 무산되는 일이 발생하면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통학 위험?

내년 3월로 예정됐던 산빛초 개교가 물거품이 됐다. 서울 송파구 거여동 위례 신도시에 위치한 산빛초는 위례 주민에게 숙원사업이었지만, 또 다시 고배를 마셨다.

서울 강동송파교육지원청(이하 지원청)은 호반써밋아파트 1·2차 택지개발에 맞춰 2017년, 2019년, 지난해 세 차례에 걸쳐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위원회(이하 중투위)에 산빛초 설립 심사를 신청해왔다. 그러나 중투위는 산빛초 승인을 하지 않았다.

통상 초등학교가 설립되기 위해서는 4000세대가 충족돼야 한다. 위례 호반써밋 송파 1·2차 아파트 입주한 세대는 초등학교 설립 조건을 채우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빛초 개교 무산에 대해 지원청은 “북위례 산빛초 예정지 인근의 공공주택은 A1-1블록을 제외하고 모두 분양됐다. 교육부 중앙투자심사를 재신청하려면 A1-1블록의 분양공고가 확정돼야 하는 상황으로 판단된다. 관련 부서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산빛초를 설립하는 데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예정됐던 산빛초 무산
주민간 갈등으로 번져

산빛초 개교가 무산되자 여파는 아파트 단지 주민 간 갈등으로까지 번졌다. 위례 신도시 주민들이 서울시교육청 시민청원 게시판에 항의글을 잇달아 올렸다.

지난달 21일 호반써밋 송파아파트 2차 입주자라고 밝힌 한 청원인은 “거원초에 배정을 배제해달라”고 요구했다. 청원인은 초등학교 저학년이 도보 15분(성인 기준)과 횡단보호 2회 및 공사장 구간을 지나가야 하는 등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거원초가 아닌 송례·위례별초에 배정된다면 초등학생 자녀가 통학하는 데 위험성이 덜하다”고도 말했다. 

입주 예정자들이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하고 주거 선호도가 낮은 신도시 외곽 학교들을 기피하는 모양새다. 그러자 약 2주 뒤인 지난 2일 지난 청원을 반박하는 또 다른 청원글이 올라왔다. 위례 포레샤인 17단지 주민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호반써밋 송파 아파트 주민이 거원초가 아닌 위례초로 배정받는 것에 대해 반발했다. 

청원인은 “위례 14단지 주민들은 거원초가 낙후된 지역이라는 이유로 거부하고 내년 3월 신설되는 위례솔초 통학을 요구하고 있다”며 “위례솔초는 이미 2500여세대 초등학생 자녀를 받아줘야 하므로 과밀 학급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해당 청원은 2300여명에게 동의를 받아 앞선 청원보다 동의 수가 700여명 많다. 

이로 인해 지원청은 지난 7일 호반써밋1차는 위례별초·송례초로 호반써밋2차는 위례솔초로 각각 분산 배정하기로 행정예고했다. 

위례별·송례초 분산 배정
외곽 학교 기피하는 모양새

거원초는 호반써밋 1·2차와 같은 송파구 거여동이지만 위례 신도시 경계 바깥에 있다. 호반써밋 1·2차에서 거원초까지 거리는 약 1㎞다. 반면 호반써밋1·2차 입주 예정자들이 배정받기 원하는 위례솔초까지는 1.5㎞로 거원초보다 더 멀다.

초등학교 배정은 거주지를 기준으로 초등학생이 통학 가능한 1.5km 이내에서 인근 학교 간 통학 거리, 주변 통학 환경, 해당 학교의 교실 보유현황을 고려해서 이뤄진다. 학급 과밀화나 과소화 방지 등 학생 배치 여건 등을 종합해 검토한다.

위례 맘카페에서는 배정 기준에 대해 납득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학급 인원은 각각 송례초 1298명, 위례별초 1682명, 거원초 799명이다. 학부모들은 보다 쾌적한 환경에 자녀의 교육을 맡기고 싶은 게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주민은 학급인구가 많아지면 초등학교에서 오전반, 오후반도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댓글도 달았다.

위례 주민들은 교육환경 및 학군으로 인해 학교 배정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 바로 집값과 직결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 23일 ‘위례학교 과밀 방지를 위한 학부모 연합회(이하 연합회)’는 서울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과밀 학급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연합회는 지원청 정책안대로라면 과밀 학급을 만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면적이 좁은 송례초가 30명 수용했을 때 비좁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테이프를 활용한 퍼포먼스도 선보였다. 의자 주위 바닥에 검은색 테이프와 청색 테이프를 사각형으로 붙이는 등 과밀 학급의 형태를 보여줬다. 

학급 과밀?

지원청 관계자는 “산빛초 개교 무산으로 인해 아파트 단지 주민 간의 갈등이 생겼다”며 “어느 학교든 가야 하니 단지별로 입장 차가 있다”며 “이달 말까지 초등학교 배정 문제가 결정이 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9d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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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생기업 잡은’ 신정훈 의원실 수상한 보도자료

[단독] ‘생기업 잡은’ 신정훈 의원실 수상한 보도자료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 업체가 국회의원실발 보도자료에 직격탄을 맞았다. 해당 업체는 보도자료의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보도자료를 쓴 의원실 보좌관은 “잘못된 부분이 없다”고 반박했다.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상황에서 <일요시사>가 사건의 전말을 파헤쳐 봤다. 국회의원은 최고 헌법기관인 국회의 구성원인 동시에 개개인이 헌법기관이라는 이중적 지위를 갖는다. 법률을 만들고 개정하는 입법 기능 외에도 인사청문회, 국정감사 등을 통해 행정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투표로 선출된 ‘국민의 종’으로서 국회의원은 기자회견, 보도자료 등을 통해 국민에게 활동 상황을 보고한다. 국회의원 민원 창구? 국회의원 이름으로 하루에도 수건씩 보도자료가 쏟아진다. 법안을 발의하거나 지역구 예산을 수주했다는 내용, 자료와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부 기관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내용 등이다. 언론은 국회의원실발 보도자료를 받아 기사로 작성한다. 언론 보도는 사정기관의 감사나 수사 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최근 한 국회의원실에서 나온 보도자료가 논란이 되고 있다. 보도자료에 언급된 정부 기관, 그 기관과 일하는 업체 등이 후폭풍에 휘말렸다. 보도자료를 받아 쓴 일부 매체는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됐다. 언론사 기자들의 이메일로 배포된 보도자료는 국회의원실 보좌관이 직접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5월14일 더불어민주당 신정훈 의원실 오모 보좌관은 ‘경찰청, 순찰차 납품 지연 및 특정 업체 유착 의혹에도 자료 제출 거부!’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작성해 언론사 기자들에게 보냈다. 신정훈 의원은 전남 나주·화순을 지역구로 하는 3선 의원으로, 현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경찰청은 행정안전위원회의 피감기관이다. 순찰차는 일반 차량에 특장 작업을 거쳐 경찰청에 납품된다. 멀리서도 순찰차임을 확인할 수 있는 리프트 경광등을 달고 겉면에 스티커를 부착하는 ‘데칼’ 작업을 거쳐 수배·체납·도난 차량을 확인할 수 있는 멀티캠을 내부에 다는 등의 작업을 거친다. 순찰차 한 대를 특장하는 데 약 1700만원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1000여대의 노후 순찰차가 교체된다. 신정훈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노후 순찰차 959대를 교체하기 위해 총 491억원의 예산이 집행됐다. 하지만 이 중 약 225억원 상당인 343대가 납기를 맞추지 못했고 완성 검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또 납품업체의 문제로 순찰차 납품이 늦어졌는데도 불구하고 발주 기관인 경찰청은 지체상금 부과, 계약 해지 등의 조치를 하지 않는 등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정훈 의원실의 자료 요구에 경찰청이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신정훈 의원실은 ‘공공계약에 정통한 한 법조계 관계자’의 “경찰청이 계약성 권리조차 행사하지 않고 이를 묵인한 데다 국회의 자료 제출 요구도 거부한 것은 행정 편의주의를 넘어 법적 의무의 명백한 방기”라며 “이 정도 사안이면 감사원 감사는 물론 직권남용과 배임 혐의까지 적용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는 코멘트를 인용했다. 순찰차 납품 과정 지적 해당업체 “사실과 달라” 납품업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신정훈 의원실은 “동일한 지배 구조를 가진 Y사(보도자료에는 A사)와 N사(B사)가 10여년간 경찰청의 대형 계약을 반복적으로 수주해 왔다”며 “수의계약이나 경쟁입찰의 형식을 빌린 사실상의 내정 또는 담합 행위로 해석될 수 있다. 공정거래법상 ‘부당 공동행위’ 및 ‘입찰 방해’에 해당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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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사는 순찰차에 설치하는 리프트 경광등을 제작하는 업체로 현대자동차와 하도급 계약을 맺고 납품한 것으로 알려졌다. Y사와 N사가 담합해 경찰청 계약을 10년 동안 수주해 왔다는 내용에 대해서는 “경찰청은 조달사업법에 따른 나라장터 종합쇼핑몰 우선 구매 제도를 통해 (업체들과) 계약했다. 나라장터에 물건을 올리면 경찰청에서 선택하는 방식”이라면서 “우리와 N사는 같은 차종으로 경쟁한 적이 단 한 차례도 없다”고 반박했다. 반면 오 보좌관은 순찰차 사업과 관련해 드러난 문제를 고치라고 여러 차례 얘기했는데 시정되지 않자 보도자료를 통해 지적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비서실에서 <일요시사>와 만나 “공무원이 어떤 업무를 하다가 다소간 실수가 발생할 수 있고 관행적으로 잘못된 부분이 있을 수 있다. 그걸 인정하고 시정하면 끝까지는 안 간다”고 말했다. 이어 “순찰차 관련 문제를 (경찰청에) 수도 없이 얘기했는데 고쳐지지 않았다. 1차 차량 검사에서 불합격이 나왔는데 2차 검사를 할 때 보니 1차에서 나온 문제가 하나도 시정되지 않았다. 3차 검사는 나도 모르게 진행됐다. 시험성적서를 달라는 말에도 개인 정보를 이유로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번에 납품한 순찰차에 설치된 경광등이 사양서에 맞지 않는다고도 지적했다. 오 보좌관은 “리프트 경광등의 핵심 기능은 주야간 150m 구간에서 잘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납품된 것은 그게 안 된다. 30m만 떨어져도 잘 보이지 않는다. 순찰차에 치명적인 장애”라고 비판했다. Y사 관계자는 “사양서가 존재하는데 30m 밖에서 안 보인다는 건 말이 안 된다. 경찰청에서 3회가량 시연회를 진행했고 현장에서도 더 밝다는 의견이 있었다. 경광등이 사양서와 일부 맞지 않는 건 애초에 사양서 자체가 H사의 제품에 맞춰진 것이기 때문”이라면서 “오히려 H사의 경광등이 경찰청 순찰차 사양서에 적용돼 2015년부터 2024년, 우리와 문제가 생기기 전까지 10여년간 독점적으로 사용됐다”고 반박했다. “현장 직원들 사이에서 고장이 잦아 수리 비용이 많이 나온다는 말을 들은 적 있다”는 이 관계자는 “이번 일이 일어난 것도 H사가 자사의 경광등을 납품하기 위해 오 보좌관에게 문제 제기를 한 게 시발점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정 안 해” “문제 없다” 순찰차를 납품하는 업체들이 자사의 경광등이 아닌 다른 업체의 것을 사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H사가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이번 일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Y사 관계자는 “2022~2023년 H사 경광등에 문제가 발생해 현대자동차가 납기를 놓치는 일이 일어났다. 이 일을 계기로 지난해 5~6월 경광등 납품업체를 바꾸려는 시도가 있었던 걸로 안다”고 주장했다. Y사 역시 H사와 경광등 발주 문제로 갈등을 겪었다. Y사 관계자는 “지난해 6월부터 11월까지 H사에 경광등 발주 견적서를 달라고 요청했지만 답을 받지 못했다. 납기가 (지난해) 12월12일까지라 우리한테도 시간이 많지 않았다. 그래서 (지난해) 11월15일 경찰청과 경광등 업체를 바꾸는 문제로 협의를 진행했고, 11월26일에 바뀐 업체의 경광등으로 우리 공장에서 시연회를 열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H사는 순찰차 납품업체들과의 갈등을 ‘민원’을 통해 해결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H사 대표가 신정훈 의원실 오 보좌관을 만나 억울함을 토로했고 그 내용이 지난 5월 나온 보도자료의 배경이 됐다는 의혹이다. 실제로 오 보좌관은 처음에는 민원을 받아 보도자료를 작성한 게 아니라고 했다가 나중에는 H사 대표를 만났다고 인정했다. 지난해 8월경 지역의 향우회장과 함께 H사의 대표가 찾아왔다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오 보좌관이 경찰청의 순찰차 사업을 들여다보기 시작한 시기와 일치한다. 오 보좌관은 지난 5월14일에 나온 보도자료에 대해 묻자 “지난해 8월부터 이 문제를 파고 있었다”며 “내부에서 나온 정보도 있고 경찰청에서도 (순찰차 사업에 대해) 문제 의식을 갖고 있었다. 이 문제로 경찰청 관계자를 30~40번 만났다”고 밝혔다. 눈여겨볼 대목은 H사 대표가 같은 시기 신 의원에게 정치후원금을 냈다는 점이다. <일요시사>가 나주시·화순군 선거관리위원회를 통해 입수한 신 의원의 ‘연간 300만원 초과 기부자 명단’을 확인한 결과 H사 대표는 지난해 8월22일 500만원을 기부했다. 신 의원은 2014년 7월30일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국회의원이 됐고 20대(2020년), 21대(2024년) 총선에서 배지를 달았다. 2014~2016년, 2020~2024년 등 신 의원이 국회의원 활동을 하는 동안 H사 대표가 후원금을 낸 건 지난해 8월이 유일하다. 경광등 업체 변경 문제 때문? “사기업 갈등에 보좌관이 왜?” 오 보좌관은 H사 대표가 신 의원에게 후원금을 낸 사실을 알았냐는 질문에 “몰랐다”면서 “회계를 관리하는 직원은 나주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H사 대표에 대해 “이전까지 전혀 몰랐던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체 정치후원금 모금 한도) 3억원 중에 500만원을 후원했다고 해서 지난해 8월부터 지금까지 이 문제에 매달리겠느냐”며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업체의 문제 제기가 합당하다고 생각했고, 자료를 받아보니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좌관은 “경찰차 특장 시장 자체가 그렇게 크지 않아 뛰어드는 업체도 많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맨날 같이 했던 업체를 빼버리면 가만히 있겠나. 나는 Y사가 욕심을 부리면서 이 상황까지 왔다고 생각한다. 기존에 해왔던 곳과 똑같이 하면 되지, 더 이익을 취하려 하느냐”고 되물었다. 업체 간 중재의 의도도 있었다는 것이다. H사 대표는 신 의원에게 후원금을 낸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민원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신 의원을 지지하는 차원에서 후원금을 냈다는 것이다. H사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일을 잘하신다는 말을 들어서 후원금을 냈다. 지금 이 문제와는 무관하다”며 “사업을 접을까 생각할 정도로 머리 아픈 문제”라고 말했다. 지난해 8월 오 보좌관을 만나 민원을 넣었는지는 “오래돼서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했다. Y사는 신정훈 의원실발 보도자료로 큰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Y사 관계자는 “정부 기관에 납품하는 제품을 만드는 건 맞지만, 엄연히 사기업 간 일어난 일에 국회 보좌진이 개입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며 “기사가 나간 이후 우리 회사는 경제, 이미지 부분에서 큰 타격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경찰청과 지체상금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업체 문제로 인한 지연이 결정되면 지체상금을 물어야 하는 상황이다. 차량 출고가 늦어지면서 보관을 위한 토지 대여료가 1억2000만원 정도 나갔다. 무엇보다 자회사인 N사의 신용등급 하락, 기사로 인한 이미지 훼손 등 무형적인 피해도 만만찮다”고 하소연했다. 받아쓴 언론 “취하해 달라” 한편 Y사는 신정훈 의원실에서 나간 보도자료로 기사를 작성한 매체 3곳을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했다. Y사는 “언론의 잘못된 보도로 인해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됐으며 국민에게 경찰 장비 도입 과정에 대한 불신을 초래했다”며 “신청인(Y사)의 업무 수행 능력과 투명성에 대한 의구심을 야기해 치안 활동에 대한 신뢰도 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어 정정보도를 구한다”고 조정을 신청했다. Y사 관계자는 “2곳의 매체에서 ‘기사를 내릴 테니 소를 취하해 달라’는 내용의 답변을 언론중재위원회에 보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