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명 '종부세 쇼크' 오해와 진실

부자도 아닌데 ‘세금 폭탄’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서정 기자 = ‘세금 폭탄’의 위력이 대단하다. 국세청이 발송한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고지서를 받아든 다주택 보유자들은 높아진 세 부담에 고뇌에 빠졌다. 정치권도 합세해 ‘종부세 폭탄론’을 외치는 등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대선주자 간 공약으로까지 이어지며 종부세는 온 국민의 관심사가 됐다. 각종 ‘폭탄론’으로 번진 종부세가 계속해서 거론되자 대다수 국민은 상위 2%에 해당하는 고가 주택을 보유한 ‘부자 걱정’에 마음을 보태고 있다.

지난 22일 국세청이 보낸 올해 종합부동산세 고지서를 받아든 일명 상위 2%에 해당하는 ‘부자’ 납세자들은 높아진 세 부담에 한숨을 내쉬었다. 종합부동산세율이 상향되며 공시가격 상승 등의 직격탄을 맞은 다주택 보유자들은 지난해에 비해 배 이상의 세금을 납부해야 하기 때문이다.

종합 부작용

부동산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 다주택 보유자들을 중심으로 불만을 토로하는 글이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다. 지난 22일 한 인터넷 부동산 관련 커뮤니티에는 종부세 납부액을 확인한 납세자가 자신의 처지를 설명하며 앞으로 내야 할 금액을 글로 공유했다.

‘이 정도로 오를 줄 몰랐다’ ‘상상을 뛰어 넘는 수준’이라는 반응이 누리꾼 사이에서 주를 이뤘다.

한시적 다주택자들 역시 종부세 폭탄을 맞았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현재 서울 노원구에 거주하는 20대 공인중개사 조씨도 한시적 다주택자로 몰려 빚더미에 앉을 위기에 처했다.

올해 초 별세한 조씨 아버지는 대출 90억원가량이 낀 총가액 100억원에 달하는 부동산을 남겼다.

하지만 취등록세와 상속세 등을 낼 돈이 없는 조씨는 세금을 내기 위해 주택임대사업자를 자진 말소 처리하고 현재 빌라 매물들을 모두 내놓은 상태다. 주택임대사업자가 일반인에게 집을 팔 경우 과태료 3000만원을 물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출 규제 등으로 빌라 처분은 여의치 않았고 이런 상황에서 조씨는 국세청으로부터 받은 종부세 고지서에 적힌 금액에 충격을 받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조씨는 졸지에 다주택자로 몰려 종부세 2억1000만원가량을 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조씨는 “세금을 내기 위한 돈을 마련하고자 빌라를 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갑작스레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상속 처리된 매물 등에 다주택자로 몰렸고 대출도 나오지 않아 상속세를 낼 형편도 안 된다. 더군다나 2억이 넘는 종부세까지 감당하니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해 화가 난다”고 억울한 심정을 토로했다.

국세청이 지난 24일 발표한 토지분 종부세 고지 현황에 따르면 올해 주택분과 토지분 종합부동산세를 내는 인원은 사상 처음 10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고지 인원이 74만4100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1년 새 38.0% 급증했다. 이는 당초 정치권 등에서 예상했던 수준인 80만명을 크게 웃도는 규모다.

일각에선 이번 종부세 인상 논란의 파급효과가 고스란히 서민층 주거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상위 2%만 해당? 월급쟁이들은 왜?
실제 억울한 사연 들어보니 ‘허걱’

하지만 여당과 기획재정부는 ‘종부세 폭탄’ 논란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김태주 기재부 세제실장은 지난 23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 시사>에 출연해 최근 “종부세액이 급증한 것은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조치”라며 “정부가 이전부터 예정한 정책의 효과”라고 반박했다.

‘종부세는 98%의 국민과는 무관하며 소수 고가의 집을 보유한 부자를 제외하고 종부세는 1~2주택 보유 가구에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하지만 문제는 종부세 대상자 중 상당수가 실거주자라는 점이다. 부모 시골집을 자신의 명의로 해 2주택을 가진 사람, 세금 납부 여력이 없는 은퇴한 고령자 등 투기와 상관없는 사람들마저 의도와 상관없이 정부의 일방적 규제로 인한 주거비용 부담까지 짊어지게 된 것이다.

1세대 1주택자 또한 납부해야 할 세금이 크게 올랐다. 문재인정부 출범 후 부동산 가격이 큰 폭으로 인상되자 그 여파로 올해 종부세를 납부해야 하는 인원과 세액 모두 증가했다. 정부가 종부세 산출 3요소인 ▲공시가격 현실화율 ▲공정 시장 가액 비율 ▲세율을 한꺼번에 올린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정부의 공시가 현실화 정책에 따라 올해 전국 평균 공동 주택 공시가는 19.1% 상승했다. 이는 14년 만의 최대치의 금액이다. 공정 시장 가액 비율은 지난 2020년 90%에서 올해 95%로 인상됐다.

최근 서울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대부분의 중소형 아파트와 주택 등의 집값이 크게 오르자 기존 비과세 대상자였던 1세대 1주택자들도 과세대상에 포함됐다. 국회가 종부세 과세대상 기준을 공시가격 11억원으로 상향 조정했지만 부족했다.

정부는 예상된 정책에 따른 조치라 주장하고 있지만 느닷없이 종부세 과세대상에 포함된 국민을 중심으로 ‘폭탄’ 논란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실제 지난 22일 기획재정부가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주택자 13만2000명에게 고지된 종부세는 2000억원이다. 전년인 2020년에는 1주택자 12만명에 1200억원이 고지됐다. 1년 새 1만2000명이 늘었고 800억원이 증가했다.

종부세를 두고 정치권 등이 각축전이 벌이며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대중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는 ‘종부세 세율 인하’ ‘1주택자 종부세 폐지’ 등을 대선공약으로 거론하며 ‘종부세 폭탄론’을 꺼내들었다.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도 지난 24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종부세는 서울의 일부 부자들만 내는 ‘부자세’라는 애기는 옛말”이라며 “종부세를 ‘종합 부작용세’라 불러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뿔난 민심

그러면서 “국민이 부동산 고통을 벗어나기 위해선 종부세 개편을 통해 급격한 보유세 부담 증가를 해소해야 한다”며 “양도소득세 세율을 인하하고 주택 거래를 활성화시키는 등 여러 방면의 부동산 정책 전반의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근본적인 종부세의 개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lyricki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공동명의’ 종부세 절세팁

공시가격이 상승하며 소득이 없는 은퇴 1주택자의 세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자 세금폭탄을 피하기 위한 방안으로 보유한 1주택을 부부가 공동명의로 등록하는 ‘공동명의’가 주목받고 있다.

은퇴 후 특별한 소득없이 집 한 채만 보유하고 있는 1주택자의 경우 소액의 세금이라도 아쉬운 게 사실이다.

특히 장기보유세액공제나 고령자 공제를 다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경우 세 부담은 커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은퇴 1주택자에게 ‘공동명의’가 절세를 위한 팁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종합부동산세 적용 기준이 공시가격 9억원에서 12억원까지 늘어나 단독명의보다 유리하기 때문이다.

부동산 전문가는 고령자 공제와 장기보유에 따른 공제 혜택을 더할 경우 실제 세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하지만 1가구 1주택 합산 과세표준이 11억 이하라면 공동명의를 단독명의로 변경해 신청하는 것이 유리하다.

현재 종부세 납부기준은 1세대 1주택자의 경우 9억원을 초과한 주택을 보유한 경우 해당되기 때문이다.

2주택 이상은 합산 공시가격이 6억원을 초과하면 종부세 부과 대상이 된다.

지난 9월30일부로 신청 기간이 지났지만, 한시적으로 오는 12월1일 관할 세무서로 직접 방문해 납세자 신청이 가능하다. 납세자 신청은 1년 단위로 변경할 수 있다.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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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 부는 ‘김부겸 바람’ 해부

대구에 부는 ‘김부겸 바람’ 해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등장하자 보수의 심장인 대구가 좌우로 흔들리고 있다. 광폭 행보에 나선 김 전 총리를 바라보는 대구 시민들도 양가감정이 교차하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은 1995년 민선 시장 선출 이래 대구에서 단 한 번도 시장을 배출하지 못했다. 그러나 대구 민심이 심상치 않은 만큼 최초의 진보 대구시장이 탄생할지 이목이 쏠린다. 대구는 보수 정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광역자치단체이다. 지난 6·3 조기 대선 당시 이재명 대통령 후보는 대구에서 23.22%(37만9130표)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반면 국민의힘 대선주자였던 김문수 후보는 67.62%(110만3913표)를 기록했다. 이처럼 대구는 윤석열정부 퇴진 이후 치러진 선거에서조차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약세를 보이는 지역이었다. 적절한 타이밍 그런 대구에서 최근 국민의힘이 힘을 못 쓰고 있다. 지도부를 중심으로 당이 지리멸렬하는 사이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대구시장에 출사표를 던졌고, 민주당이 빠르게 치고 나가면서 우위를 선점했다. 지난달 30일 김부겸 후보는 “지역주의 극복과 지역 균형발전, 그것이 저의 마지막 소명”이라며 공식 출마를 선언했다. 김 후보는 대구에 당선된 경험이 있는 유일한 인물이다. 그는 2012년과 2014년 각각 제19대 총선·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대구광역시장)에서 낙선했으나 2016년 제20대 총선을 통해 대구광역시 수성구 갑에서 당선됐다. 이후 제21대 총선에서 또다시 낙선하면서 고배를 마셨다. 당시 김 후보는 캠프 해단식에서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바뀐 게 없는 것 같다. 면목이 없다”면서도 “포기하지 않겠다. 새로운 날들을 향해 걸어가겠다”고 다짐했던 바 있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난 지금 김 후보가 다시 대구 전면에 등장했다. 김 후보는 대구시장 출마 기자회견을 통해 “대구가 점점 나빠지고 있다”며 “굳이 이런저런 수치를 열거하지 않겠다. 대구의 정치, 한 당이 독식하는 구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김 후보는 “정치인이 일을 안 한다. 일 안 해도 서울에서 공천만 받으면 또 된다. 대구 시민을 표 찍어주는 기계로 취급한다”며 “요즈음 시장 공천 과정을 보면 도대체 무엇이 달라졌냐는 생각이 든다. 지금 국민의힘이 보여주는 모습은 제대로 된 보수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구 시민과 함께 대구의 미래 희망을 찾겠다”는 포부를 밝히면서 “지금 대구에 필요한 사람, 김부겸이다. 나를 잘 써달라. 김부겸과 함께 대구를 바꾸자”고 제안했다. 이날 김 후보는 자신의 개인 전화번호도 공개했다. 김 후보는 “대구시장에 출마하는 김부겸으로서 시민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겠다”며 “경기도 군포 초선 시절부터 해왔던 대로 제 전화번호를 공개하겠다. 대구를 위해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언제든 전화해 달라”고 말했다. 아울러 “국민의힘을 버려야 진짜 건강한 보수가 살아난다”며 “이번 선거는 대구가 다시 숨 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지역주의 극복과 지역 균형 발전이 제 마지막 소명이다. 대구 시민과 함께 대구의 미래 희망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사정없이 흔들리는 ‘보수 심장’ ‘민주당’ 없는 민주당 동진 전략 지난 3일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중앙당의 만장일치로 김 후보를 대구광역시장 후보자에 선정했다. 이를 시작으로 김 후보는 광폭 행보를 보였는데, 특히 김 후보는 ‘민주당’이라는 여당 프리미엄을 전면에 세우는 대신 “김부겸을 도구로 써달라”는 실용주의를 내세웠다. 김 후보는 대구·경북(TK)의 상징인 박근혜·박정희 마케팅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어느 정도 있고 대구 시민들이 자부심을 느꼈다면 과오 논쟁을 넘어 대구의 미래를 향한 논쟁으로 넘어갈 수 있어야 한다”고 포용의 정치를 강조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예방 가능성을 열어둔 데 이어 ‘박정희컨벤션센터’ 공약을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는 KBS에서 김 후보의 박 전 대통령 예방에 대해 “대구 현실에 대한 판단으로 존중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 측근인 국민의힘 유영하 의원이 회동의 전제 조건으로 ‘박 전 대통령의 실질적인 명예회복 방안’을 언급한 데 대해서는 “당 차원의 명예회복 조치는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김 후보의 선거 전략을 조명했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출마 선언문을 보면 김 후보는 민주당을 강조하는 대신 대구의 발전 방향만 이야기했다”며 “김 후보가 민주당 출신인 것을 모르는 대구 시민은 없다. 그럼에도 ‘내란’ ‘계엄’ 등 예민한 단어를 빼버림으로써 시민들은 김부겸이란 인물에만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신 김 후보는 국민의힘을 비판한다. ‘지금까지 국민의힘이 대구시장을 해 왔는데 대구가 뭐가 바뀌었냐, 그건 국민의힘이 무능해서’라는 메시지를 명확하게 준다. 절대 왼쪽으로 치우쳐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최 평론가는 “(현재 보수는) 박 전 대통령 탄핵 사태 때보다 지금이 훨씬 더 분위기가 안 좋다. 그때는 TK를 제외하고 몽땅 내줬지만 지금은 그보다 더 처절하게 패배할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명확하게 ‘절윤’하지 못한 것도 문제지만 워낙 김 후보가 전략을 잘 세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빼고 ‘경제’ 넣고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참전했다. 홍 전 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대구에 도움이 된다면 당을 떠나 정치꾼이 아닌 역량 있는 행정가를 뽑아야 한다”며 김 후보를 추켜세웠다. 그는 “부산은 스윙 보터 지역이라 민주당이 가덕신공항도 해주고 해수부도 이전해 주지만, 대구는 막무가내식 투표를 하니까 민주당 정권이 도와주지도 않고 버린 자식 취급을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후임 대구시장이 능력 있고, 중앙정부와 타협이 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는 뜻에서 김부겸 전 총리를 언급한 것”이라며 “민주당을 지지한 게 아니라 김부겸을 지지했다고 봐주시면 한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의 지지율이 연일 상승하면서 안정궤도에 돌입했다는 평이 나온다. TBC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달 28~29일 대구 시민 8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는 차기 대구시장 적합도 49.5%를 기록해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15.9%)을 큰 격차로 앞섰다. 김 후보와 국민의힘 후보 간의 1대1 가상 대결에서도 추 의원과 맞붙을 경우 52.3% 대 36.6%로 오차범위 밖 우세를 보였다. 해당 여론조사는 무선전화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5%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김 후보는 꾸준히 상위권을 차지했지만 정치권에서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하 방통위원장)과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이 컷오프되자 반발 차원에서 대구 시민이 역결집한 것으로 봤다. 그러나 최근까지도 오름세를 보이면서 이 같은 현상은 단순 역결집이 아니라 실제 보수 민심에 변화가 일어난 것으로 봐야 한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민주당도 김 후보 지원사격에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지난 8일 대구에서 최고위원 회의를 열고 김 후보를 ‘제2의 노무현’ ‘제2의 이재명’이라고 평가했다. 정 대표는 “노무현이 종로 꽃길을 마다하고 부산 가시밭길에 도전했듯이 김부겸도 군포 꽃길을 마다하고 대구 가시밭길에 내려왔다”며 “김부겸도 이재명도 대구·경북 사람이고 민주당에서 비주류였다”고 말했다. 이날 정 대표는 당정 차원에서 지역 숙원사업도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이 지난 대구 타운홀미팅에서 TK 신공항 건설, 취수원 문제 등 대구 숙원 사업 추진 의사를 밝혔다”며 “그 의지는 앞으로 예산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팍팍 깎이는 현지 민심 TK 통합에 대해선 “국민의힘이 우왕좌왕, 갈팡질팡하는 바람에 통합이 멈춰 섰다”며 “김 전 총리와 힘을 합쳐 통합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화답하듯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대구에 중요한 약속을 했고, 정 대표도 ‘무엇이든지 다해드림센터장’이 되겠다고 했다. 이 보증수표를 믿고 대구를 메딕시티, AI·로봇 수도, 미래 모빌리티 산업 선도 도시로 만들어 그 약속을 시민의 삶과 연결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의 전략은 ‘민주당’을 빼고 대신 ‘대구 발전’ ‘민생’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9일 김 후보는 후보 등록을 마친 뒤 취재진들과 만나 1호 공약을 소개하는 등 민생·경제 살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1호 공약으로 대구의 지역 경제 발전을 꼽으며 “지역의 주요 기관과 단체, 어른들께 조속히 인사를 올리는 것이 급선무다. 대구 곳곳을 마주하며 지역의 어려움과 스스로의 부족함을 동시에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최대 현안인 인구 유출 문제를 언급하며 “젊은이들이 떠나는 것이 하나의 흐름으로 굳어져서는 안 되는데 이를 막지 못하는 현실에 시민들이 아픔을 느끼고 있다”며 “그만큼 책임감이 무겁다”고 강조했다. 그는 “청년 일자리 해결과 경제 도약에 집중할 것”이라며 “대구의 절실한 요구를 예산과 법률로 뒷받침하겠다는 것이 핵심 공약”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안방마저 내줄 상황에 몰렸다. 김 후보가 우후죽순 치고 나가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당내 교통 정리에서조차 애를 먹으면서 표가 갈릴 위험에 처한 것이다. 하루가 멀다고 싸움이 일어나는 만큼 여의도에서는 ‘김 후보의 러닝메이트가 장동혁 대표’라는 웃지 못할 농담도 나온다. 국민의힘을 향한 대구의 실망감은 숫자로도 나타났다. 지난 9일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이번 지방선거에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의견은 54%,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응답은 30%로 집계됐다. 특히 TK에서 여당 44%·야당 34%로 집계되면서 국민의힘에서도 위기감을 감지한 모양새다. 잘나가는 김 멍 때리는 장 대구 달서병을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 권영진 의원은 “대구 여론이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니”라며 “모두 기득권을 버리겠다는 각오를 하지 않는다면 사상 처음으로 민주당이 대구시장을 차지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권 의원은 MBC 라디오를 통해 최근 대구 민심에 대해 “그동안 국민의힘에 대한 불만으로 ‘이번에는 갈아보자’고 했지만 대안이 없어 ‘미워도 다시 한번’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저도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민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구에 반이재명 정서가 강했지만 요즘은 사람들이 많이 달라졌다. ‘윤석열보다는 이재명이 잘한다’, 심지어 ‘얄밉게 잘한다’는 사람도 있다”며 여기에 “김부겸이란 대안도 있어 대구 민심이 그 대안으로 옮겨가기 직전”이라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국민의힘 지도부의 안일한 태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이런 상황인데도 당은 ‘무난히 여섯 명(예비 후보) 중 한 명을 뽑으면 된다고 하고 있다”며 “자칫 잘못하면 국민의힘에 대한 실망으로 ‘김부겸을 통해 이익이라도 챙기자’라고 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주호영, 이진숙을 다독거려서 될 문제가 아니다. 6명 중에서 뽑힌 후보가 김부겸을 이기기 힘들 만큼 대구 민심은 훨씬 더 나쁘다”며 “상황이 이렇기에 보수 기득권에 안주하는, 보수 결집으로 이기겠다라는 마음을 버려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현재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은 무소속 출마 쪽으로 마음을 굳혔으며, 가처분이 기각된 주호영 의원은 “항고심을 지켜본 뒤 거취를 판단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주 후보는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장애물은 장동혁 대표 체제 그 자체”라며 국민의힘 지도부를 정면으로 비판하기까지 했다. 앞서 주 의원은 지난달 26일 법원에 컷오프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고 법원은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이후 주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장 대표를 향해 “민심을 붙잡을 대책도, 보수를 다시 세울 노선도, 국민 앞에 사과하고 변화를 약속하는 모습도 없다”며 “대신 곳곳에서 공천 작당만 벌였다는 비판만 커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대구 현장에서도 장 대표가 싫어 국민의힘을 못 찍겠다는 말이 적지 않다. 장 대표가 먼저 결단해야 한다”며 “비상대책위원회든 선거대책위원회든 새로운 책임 체제를 즉각 구성하라”라고 장 대표의 후퇴를 촉구했다. 이번 대구시장 선거의 변수는 시민들의 막판 결집력이다. “당장 내일 선거가 치러지면 김부겸을 찍겠다”는 이들조차 투표소에 들어가면 “그래도 보수를 찍어야지”라는 마음으로 돌아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냥 그렇게 삼진 아웃? 다만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런 ’습관성 투표‘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이 관계자는 “‘보수가 큰일 났다’ ‘대구가 위험하다’라는 위기의식이 있어야 이들이 똘똘 뭉쳐 결집하고 표가 된다”며 “지금은 장 대표가 위기 그 자체다. 그래서 ‘이번에는 김부겸 한번 믿어보자’는 기대감이 오히려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14년 (박 전 대통령 탄핵 상황)과 지금은 다르다. 보수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바뀌어 가면서 보수 지역 민심도 그에 맞춰가는 것”이라며 “김 후보가 크게 실수하지 않는 이상 ‘이대로라면 대구가 민주당에 뺏긴다’라는 위기감보다 ‘그래도 보수를 먼저 살려야지’라는 여론이 형성될 것이라 본다”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