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VS 윤석열 아킬레스건 전쟁 막전막후

먼저 밟히면 죽는다

[일요시사 정치팀] 정인균 기자 = 경쟁자들은 경쟁에서 상대보다 강하면 승리하고 상대보다 약하면 패배한다. 승리를 위해서 경쟁에 뛰어든 사람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자신의 역량을 키운다. 경쟁자들이 상대보다 강해지기 위해 본인의 능력을 갈고 닦을 때, 비로소 경쟁은 상호 발전적인 효과를 낳는다. 그러나 내년 20대 대선에서는 이 같은 상호 발전적인 경쟁을 보기 힘들 전망이다. 서로의 약점만이 핵심 화두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2022년 대선 대진표가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 윤석열(국민의힘)로 확정됐다. 한 달 전 먼저 링 위에 올라와 상대를 기다리고 있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상대로 정해지자 “당선을 축하한다. 대선 레이스에서 정쟁 말고 선의의 경쟁을 하자”며 윤 후보와의 경쟁을 내심 바랬 던 듯 당선 축하 인사를 건넸다.

첫 중앙무대
정치 새내기

이번 대선에는 유독 최초라는 타이틀이 많이 따라 붙는다. 최초의 도지사 출신 대통령이냐 혹은 최초의 검사 출신 대통령이냐는 설왕설래가 한창이고, 국민의힘 경선에서는 당원 투표율 60%가 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그중 제일 눈길을 끄는 최초의 기록은 ‘0’선 출신간의 대선 경쟁이라는 점이다. 이 후보는 중앙정치 경험이 전무한 특이한 이력의 정치인이다. 2010년 처음 경기도 성남시장에 당선되며 정치인으로서 첫발을 뗐다.

이후 성남 시민들에게 호의적인 평가를 받아 2014년 재선에 성공했고, 2018년엔 체급이 한 단계 높은 자리인 경기도지사에 당선됐다. 약 10년간 지방 행정직 경험만 해온 그가 2022년 대선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정치인으로서 커리어는 나름 탄탄하지만 중앙정치를 경험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이번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확정은 이재명의 중앙정치 무대 데뷔와도 같았다. 

윤 후보는 이 후보보다 정치 경험이 더 없는 ‘정치 새내기’다. 1991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그는 올해 3월 검찰총장직을 내려놓기까지 약 20년간 검사 생활만 해온 ‘성골 검사’다.

그의 이력서는 순전히 검찰청에서 일한 경력으로만 채워져 있다. 그동안 법조인 출신 대통령 후보는 많았으나, 검찰 경력만 가진 대통령 후보는 없었다.

현재로선 중앙정치와 거리가 멀었던 이 후보와 윤 후보, 둘 중 하나가 다음 대통령으로 선출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전문가들은 이번 경선 결과를 두고 기존 정치권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감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민 신뢰도 조사에서 국회가 최하위권에 머문 지는 이미 오래된 이야기다. 대한민국의 변화를 바라는 국민들은 파격적인 개혁을 해줄 대통령 후보를 결국 여의도 바깥에서 찾아왔다.

불명예스러운 최초의 기록도 갖고 있다. 검찰이 두 후보에 대한 사건 수사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선 전부터 검찰이 양당 후보 모두를 수사하는 경우는 헌정 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이 후보는 ‘대장동’ 사건 수사에 관련이 있고, 윤 후보는 ‘고발 사주’ 의혹에 얽혀있다.

현재는 두 후보가 직접적으로 연관돼있지 않지만, 수사 선상 끝에는 이 후보와 윤 후보가 자리하고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각자의 아킬레스건을 안고 대선 레이스에 참여중인 묘한 상황인 것이다.


약점 먼저 극복한 사람이 승자?
고발 사주 VS 대장동 이슈 쟁점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은 지난 8일 페이스북을 통해 “둘 중 지는 사람은 감옥에 가야 하는 처절한 대선이 됐다”며 “사상 최초로 검찰이 주도하는 비리 의혹 대선이 될 것”이라 예언했다.

검찰이 어떤 사건을 얼마나 철저히 수사하느냐에 따라 대선 결과가 달라진다는 의미다. 실제로 검찰은 지난 세월 대선에 꾸준히 개입해왔다. ‘정치 검찰’이라는 꼬리표가 대선 때마다 등장하는 이유다.

과거 사례를 보면 검찰 수사에 따라 대선 결과는 판이하게 달라졌다. 검찰은 2002년 대선 때, 한나라당 이회창 대선후보 아들에 관한 수사를 벌여 선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바 있다.

당시 이회창 후보의 아들이 병역면제를 받았는데, 민주당 측은 면제받는 과정에서 비리가 있었다고 의혹을 제기하며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이 후보 아들의 병역 의혹에 대해 장장 85일간의 대대적인 수사를 벌였는데 수사가 채 끝나기도 전에 대선이 치러졌고, 결국 낙선했다.

드라마틱한 경선 통과로 대중의 이목을 끈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분투도 있었지만, 이 후보 아들에 대한 검찰의 장기간 수사가 결정적인 악재가 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2007년에는 반대의 사례가 있다. 당시 검찰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 사건와 다스 사건을 수사했는데, 이번엔 이 전 대통령에게 ‘무혐의’라는 면죄부를 줬다.

검찰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이 전 대통령의 ‘다스 소유주’ 논란에 대해 “주가를 조종했다는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는 김경준과의 공모 여부가 쟁점인데, 수사 결과 이 후보가 회사 인수 및 주식 매매에 참여한 증거가 없어서 혐의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했다”고 밝혔다.

검찰의 면죄부를 받은 이 후보는 후에 63%의 압도적인 표를 받아 대한민국 제17대 대통령에 당선되기에 이른다.

홍 의원은 이처럼 대통령을 만들 수도 있고, 낙마시킬 수도 있는 이른바 정치 검찰이 이번엔 누구를 대통령으로 선택할지 고민하는 중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약할까? 
악할까?


윤 후보의 고발 사주 의혹 수사는 이미 진척이 꽤 된 상태다. 지난 10일, 검찰은 손준성 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을 소환조사했다. 같은 달 2일, 처음 소환한 후 8일에 두 번째 소환했다.

손 전 정책관은 윤 후보의 핵심 측근 중 한 명으로, 그에 대한 혐의가 입증된다면 검찰의 칼날은 곧바로 윤 후보에게 향하게 된다.

이 후보는 ‘대장동 특혜’ 의혹을 떠안고 있다. 이제는 ‘또장동’이라 불리며 피로감이 쌓일대로 쌓이 이 사건은 이 후보의 최대 아킬레스건으로 통한다.

이 대장동 의혹의 핵심은 성남시가 대장동 사업에 어느 정도까지 관여했냐인데, 수사가 진행될수록 성남시의 개입 정도가 기존에 알려졌던 것보다 컸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 기획본부장은 이미 구속됐으며, 화천대유의 소유주 김만배씨와 남욱 변호사는 연일 검찰에 불려가고 있다. 그들이 검찰 수사에 얼마나 협조하느냐가 변수다.

얼마 전엔 유 전 본부장과 이 후보의 최측근 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실장 사이의 전화통화 내역이 공개되며 정 전 실장에 대한 수사도 본격화하는 추세다. 만일 정 전 실장까지 구속된다면, 이 후보는 더욱더 난감한 상황에 빠질 수밖에 없다.


윤 후보와 이 후보, 둘의 대선 경쟁은 어느새 검찰의 수사 경쟁 양상이 됐다. 과거 대선에서 알 수 있듯, 선거운동 중 특정 후보에 대한 수사가 이뤄진다는 뉴스만 흘러나와도 지지율은 급격히 요동친다.

더욱이 검찰이 후보들에 대한 ‘소환조사’ 강수를 둔다면, 대선 게임은 한쪽으로 급격히 기울 수도 있다. 정책 싸움에 온 힘을 집중해도 모자란 대통령 선거전에서 두 후보는 검찰 눈치 보기에 힘을 뺏길 수밖에 없다.

선거운동하랴 경찰 눈치보랴 눈코 뜰 새 없는 후보들은 각자의 약점 숨기기에도 버거워보인다. 양 후보는 고발사주와 대장동 말고도 다른 약점들이 각각 있다. 

윤 후보의 약점은 장모 최모씨와 아내 김건희씨에 대한 의혹으로 장모 최씨가 얽혀있는 법정 공방은 한두 개가 아니다. 그중 하나는 20년 동안 이어지고 있는 정대택씨와의 갈등이다.

최씨는 2003년도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스포츠센터를 매매하던 중 발생한 이익금을 나누는 과정에서 정씨와 갈등이 있었다.

정씨는 매매 당시 작성했던 약정서를 근거로 이익금 절반을 달라고 요구했지만, 최씨는 약정서가 강압에 의해 억지로 쓰인 거라며 정씨를 역으로 고소했다.

법정 다툼 끝에 법원은 최씨의 손을 들어줬고 정씨는 징역 2년형을 선고받았다. 이후로도 정씨는 최씨와의 수차례 법정 공방에서 계속 패했다.

연이은 정씨 측의 패소와 검찰의 불기소로 일단락될 줄 알았던 이 문제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정씨가 지난 9일 검찰의 처분이 부당하다며 서울고등법원에 재정신청을 낸 것. 재정신청은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 대해 고등법원에 공소 제기 여부를 판단해 달라고 요청하는 제도다.

만일 고등법원에서 재정신청을 받아들이면 검찰은 반드시 기소해야 한다. 계속되는 정씨의 문제제기는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고, 사법부도 이에 대한 판단을 내릴 예정이다. 윤 후보로썬 부담스러운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떨어지면…
외나무 승부

장모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최씨는 지난 7월 다른 죄목으로 법정 구속됐다가 2개월 만에 보석으로 풀려났다. 구속 당시 법원이 밝힌 그의 죄는 의료법 위반과 사기죄였다.

그는 의료인이 아닌데도 요양병원을 불법으로 개설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이 불법 개조 병원을 통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 22억9000만원가량을 불법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금 성격을 띠고 있는 건강보험료를 부정수급한 것은 이 사건은 대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킬 요소가 다분하다.  윤 후보의 아내 김씨도 도덕성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는 2007년 국민대와 수원여대에 겸임 교원 임용을 신청한 적이 있다. 문제는 당시 제출한 이력서에 경력을 교묘하게 비틀어 위조한 것.

경력사항에 ‘미술강사’ 이력을 ‘정교사’로 바꿔 기재한 점, ‘시간강사’를 ‘부교수’로 기재한 점, 학력사항에는 ‘경영 전문대학원 전문석사’를 ‘경영학과 석사’로 기재한 부분이 문제로 부각됐다. 언론과 야당에선 경력과 학력을 의도적으로 부풀렸다고 강하게 의심하고 있다.

그러나, 김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의혹에 비하면 허위 이력서 정도는 애교에 불과하다. 도이치 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은 현재 윤 후보의 최대 아킬레스건으로 평가받는다.

검찰 수사와 다음 달 재판 결과에 따라 윤 후보의 낙마 가능성도 장담할 수 없다. 김씨는 2010년 도이치모터스가 발행한 신주를 헐값에 사들여 주가를 조작한 뒤 막대한 이익을 남기고 되판 혐의를 받고 있다.

1년6개월간 지지부진했던 도이치모터스 수사는 금융범죄수사 전문가 박기태·한문혁 부부장검사가 지난 7월부터 수사팀에 합류하며 급물살을 탔다.

수사팀은 지난달 10일 도이치모터스 본사를 압수수색해 회사 내부자료를 확보했고, 같은 달 25일에는 주범이라 알려진 이씨와 김씨를 구속 기소했다.

지난 2일에는 도이치모터스의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인 권오수 회장을 소환 조사했다. 이제 이 주가 조작 사건에서 ‘전주’이자 ‘브레인’ 역할을 했던 김씨에 대한 소환 조사만 남았다. 검찰은 선거개입이라는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일정을 최대한 조율 중이다.

빠르면 오는 12월 중으로 김씨에 대한 재판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후보의 약점 역시 가족과 관련돼있다. 이 후보는 지난 2012년 성남시장 재직 당시 형수 박인복씨와 심한 말다툼을 벌인 적이 있다. 이때 형수 박씨는 그와의 통화를 녹음해 유출시켰다.

녹음본에는 여성의 성기를 언급하는 등 입에 담지도 못할 쌍욕이 담겨있다. 이 후보는 이 녹취에 대해 “어머니를 폭행하는 형의 모습을 보고 참지 못했다. 이유가 어떻든 사죄드린다”고 수습했지만, 대중의 시선을 싸늘하기만 하다. 

맞붙은 부인 리스크
양쪽 다 도덕성 변수

여배우 김부선씨와의 스캔들도 이 후보를 괴롭히는 이슈다. 김씨는 2007년도에 이 후보를 만나 부정을 저질렀다고 폭로한 바 있다. 김씨는 “당시 둘이 하룻밤을 보냈고 다음날 유부남인 것을 알고 배신감이 들었다”며 “몇 달 이후 다시 만나서 1년 가까이 불륜 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했다.

해당 주장에 대한 보도가 쏟아지자 이 후보에 대한 여론은 차갑게 식어갔는데 특히, 여성 유권자들의 시선이 따갑기만 하다.

지난 15년간 민주당만 지지해왔다는 한 30대 여성은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대선엔 내 인생 처음으로 민주당 후보를 찍지 않을 것 같다”며 “아무리 화가 났다 해도 어떻게 사람이 사람에게 그런 욕을 할 수 있을까 싶다. 차마 그런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을 순 없다”고 말했다.

이 후보의 형수 욕설 파문과 여배우 스캔들은 윤 후보의 약점과 달리 이미 발생한 사건이고 앞으로도 달라질 것이 없는 이슈지만, 욕설 녹취와 스캔들 문제는 대선이 끝날 때까지 이 후보의 약점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이 후보의 여성 유권자 지지도는 낮은 편에 속한다. 지난달 한국갤럽의 대통령 지지도 조사에서 이 후보는 30%가 넘는 남성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았지만, 여성 유권자들에게서는 20%대 초반의 지지도를 받는 데 그쳤다.

20%대 초반은 윤 후보와 홍 의원보다도 낮은 수치였다.

이 후보의 또 다른 아킬레스건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지자들의 외면이다. 이 전 대표 측은 지난 경선 결과 발표 후, 불복을 선언한 바 있다.

이때, 그의 지지자들은 민주당 당사 앞에서 철야 시위를 하는 등 이 후보를 대권 후보로 인정할 수 없다고 거세게 반발했다.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난 지금, 이때의 거센 반발은 민주당 지지층의 증발로 이어졌다.

리얼미터의 이택수 대표는 지난달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경쟁 후보의 지지층 절반가량 이상이 당선인에게 옮겨가야 하는데,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낙연 전 대표 지지층이 이 후보 쪽으로 대략 15% 안 되게 이동했다”고 말했다.

정계 인사들은 이 후보가 30%의 박스권 지지율을 탈출하지 못하는 데에 이런 점들이 작용하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 이 후보는 경선이 끝난 후 계속된 여론조사에서 30%대의 지지율을 벗어난 적이 없다.

국민의힘 경선이 끝난 후 여론조사에서는 윤 후보와 약 10% 차이가 벌어지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윤 후보의 컨벤션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10%의 차이는 너무 크다.

둘 중…
감옥행?

이번 2022년도 대선은 누가 더 장점이 많은지를 겨루기보다 누가 더 약점이 많은지를 겨루는 기묘한 싸움이 돼버렸다. 시작 전부터 “선거 패배 시 감옥”이 운운하고 있는 이번 대선판에서, 공정한 판결을 내려줄 사람들은 검찰도, 사법부도 아닌 유권자들이다. 그들에게 자신의 약점을 얼마나 잘 숨기느냐에 따라 두 후보의 희비는 엇갈릴 전망이다.

 

<ingyun@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윤석열 장모 재판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장모 최씨가 구속된 지 약 2개월 만인 지난 9월, 보증금 3억원을 내고 풀려났다.

앞서 건강상의 이유 등으로 최씨 측이 낸 보석 청구를 서울 고등법원 제 5형사부(재판장 윤강열)가 허가해준 것이다. 

다만, 법원은 증거인멸 방지를 위해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조건을 내걸었다. 

▲ 피고인은 법원이 지정하는 일시, 장소에 출석하고 증거를 인멸하지 아니하겠다는 서약서를 제출해야 한다.

▲ 피고인의 주거를 남양주시 화도읍으로 제한한다.

▲ 피고인은 이 사건 수사 과정에서 진술한 참고인, 이 사건 증인으로 증언했거나 증인으로 신청된 사람과 이 사건 변론과 관련된 사항으로 접촉하거나 법정 증언에 영향을 미치는 일체의 행위를 해선 안 된다.

이를 위반하면 재판부는 보석을 취소하고 보증금 3억원을 몰수할 수 있다.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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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10·29 이태원 참사 당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정재관 현 군인공제회 이사장(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에게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 이사장은 대한토지신탁의 박종철 대표이사를 ‘낙하산으로 임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 대표가 김건희 일가의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의 담당자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다.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관련 청문회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0월29일 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이던 정재관 이사장에게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전단지를 제거했음을 보고하는 취지의 문자메시지와 사진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공공기관 인사를 둘러싼 윤석열정부의 정치권 인맥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태원 참사 개입 정황들 이날 오후 10시51분 박 구청장이 보낸 문자에는 ‘전단지 제거 완료’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정 이사장은 ‘ㅋ 고생하셨습니다’라는 취지의 답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메시지가 오간 시간대는 소방 경찰 시민이 뒤엉켜 사람들을 끄집어내고 심폐소생술을 하던 10시49분과 겹친다.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가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하고 있었다면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뒤바뀐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태원 참사 이후 인파 관리 실패와 초기 대응 부실이 핵심 책임 논쟁으로 이어졌던 만큼, 참사 당일 용산구청이 어떤 업무에 행정력을 투입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박 구청장은 청문회에서 해당 문자와 관련해 “전단지를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우리 업무인 것 같아 전화해 보라고 한 것일 뿐 바로 나가서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청문위원들은 문자 내용과 상황을 근거로 사실상 조치 지시가 있었던 것 아니냐며 강하게 추궁했다. 또 참사 상황에서 대통령실 인근 문제를 별도로 챙기고 이를 대통령경호처 인사에게 보고한 정황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사고 우려 민원 전화가 쇄도하던 때 박 구청장은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진보 단체 전단지를 다 떼어냈다며 사진과 함께 보고 형식의 문자를 보냈다. 이를 받은 정 이사장은 웃으며 “고생했다. 이태원 압사사고 안타깝고”라고 답한 것이다. 이번 문자 공개로 이태원 참사 당시 지방자치단체의 대응 판단과 대통령실 주변 기관과의 관계, 그리고 재난 상황에서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어떻게 작동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박 구청장이 문자를 보낸 정 이사장은 김용현 당시 대통령경호처장과 절친한 육사 38기 동기다. 윤석열 캠프에서 ‘국방정책자문단 육사 8인회’로 통했으며 용산 ‘대통령실 이전 TF’에서 활동했다. ‘21세기 하나회’나 다름없다. 이태원 참사 전단지 제거 의혹 제기 보고받은 정, 대토신 사장 임명 개입? 박 구청장은 수사와 재판에서 이날 오후 10시51분에야 이태원참사를 인지했다고 주장했다. 느낌표까지 쓰며 “전단지 제거 완료”를 보고한 바로 그 시각과 분 단위까지 일치한다. 박 구청장이 참사 현장에 도착한 건 8분 뒤인 10시59분. 그 사이 박 구청장이 어디에 몰두했는지 그리고 대통령실 측근들과 어떤 소통을 한 건지 처음 드러났다. 지난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가 연 청문회에서 양성우 이태원 특조위 위원은 “정재관이 전단지 제거를 요청했기 때문에 자랑하려고 보낸 것인가요?”라고 물었다. 이에 박 구청장은 “전혀 아니”라고 답했다. 양 위원이 “정재관을 통해서 경호처장 김용현, 나아가 대통령 내외에게 전달될 것을 의식하고 보고한 것 아닙니까”라고 재차 질문하자, 박 구청장은 아니라고 답했다. 앞서 정 이사장은 특조위 조사에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대통령실에 협조한 걸 자랑하려고 일방적으로 보낸 것 같다”고 진술했고, 이날 청문회에 불출석했다. 현재 정 이사장이 이끌고 있는 군인공제회는 약 17만명 군인 회원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대형 기관이다. 자산 규모는 20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하 기업 가운데 하나인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한 부동산 신탁회사다. 사실상 공제회의 핵심 투자 및 사업 플랫폼 역할을 한다. 문제의 중심에는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대표 박종철의 인사 흐름이 있다. 정 이사장은 2023년 1월 제16대 군인공제회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예비역 육군 준장 출신으로 통상 소장 또는 중장급이 맡아왔던 자리에 임명된 이례적 인물이다. 군 안팎에서는 그의 발탁 배경에 윤 정부 핵심 인맥으로 꼽히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0조 책임진 원스타 준장 실제로 군인공제회가 창립된 1984년 이래 준장급이 이사장을 맡은 건 정 이사장이 처음이다. 예비역 준장 출신인 정 이사장이 발탁된 데에는 ‘김용현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군 인사에 정통한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군인공제회 이사장은 현역 군인 및 군무원 37명으로 구성된 제113차 대의원회의에서 선출, 국방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취임하기 때문이다. 또 정 이사장은 육군사관학교 38기 출신으로 한미연합사 민군작전처장, 합참 민군작전과장,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등을 거친 군 경력 인사다. 특히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시절 정치권과의 연결고리를 구축하며 윤정부 핵심 라인과 가까운 인물로 분류됐다. 논란은 그로부터 약 4개월 뒤 이어진 박 대표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대표이사 선임 과정 역시 공제회 이사회 추천과 국방부 승인 절차를 거치는 구조이기 때문에 사실상 모회사인 군인공제회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내부에서는 이 같은 인사 흐름을 두고 “군인공제회 수장 교체 이후 산하 기업 인사까지 연쇄적으로 바뀌는 전형적인 권력 인사 패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대한토지신탁 대표 선임 과정은 공개 채용 형식을 취하지만, 최종 후보자는 군인공제회 이사회의 추천을 받아야 하고 국방부 승인까지 거쳐야 한다. 결과적으로 공제회 수장의 의중이 크게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박 대표의 과거 이력까지 다시 조명되면서 정치적 논란이 확대됐다. 박 대표는 과거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을 담당했던 대한토지신탁 실무 책임자로 알려져 있다. 이 사업은 윤석열 전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 일가가 연루된 특혜 의혹 사건과도 연결된 사업이다. 당시 윤석열 측은 대선 과정에서 공흥지구 개발사업이 대한토지신탁 주도로 진행된 만큼 특혜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자료에서 박 대표가 해당 사업 담당자로 확인됐다. 2018년 12월 사업1본부장으로 퇴사한 박 대표가 정권 출범 이후 다시 복귀한 배경을 둘러싸고 ‘낙하산 인사’ 의혹이 제기됐다. 대한토지신탁은 지난 11월 초 <일요시사>와 통화하며 “2014년 양평 공흥지구 사업은 오래된 만큼, 담당자를 알 수 없다”고 일축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요청한 ‘대한토지신탁 양평 공흥지구 개발 담당자 명단’에는 박 대표를 비롯한 양평 공흥지구 사업 실무자들의 이름이 정확하게 기재돼있다. 김건희 일가 집사로 활동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건희의 가족 회사인 이에스아이엔디(ESI&D)가 양평 공흥지구 개발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대한토지신탁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박 대표는 2014년 5월27일 양평 공흥지구 사업 담당자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박 대표는 대한토지신탁 사업1본부장으로 근무하다가 2018년 12월 퇴사했다. 2019년과 2020년에는 에이치에스파트너스그룹 사장과 비전알이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인 2023년 5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이 같은 의혹은 대한토지신탁의 최근 경영 상황과 맞물리며 더욱 확대되는 분위기다. 대한토지신탁은 부동산 경기침체와 PF 부실 여파로 유동성 압박을 겪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최근 수천억원 규모의 재무 지원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로부터 지급보증과 채권 인수 등을 통해 수차례 자금 지원을 받았지만 경영지표 개선은 제한적이었다. 이 때문에 “군인들의 노후자금이 부실 자회사 방어에 사용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의 100% 전액 출자를 바탕으로 부동산 신탁 및 개발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주요 자금 조달이나 사업에 대한 지급보증을 지원하는 등 모회사를 지원함으로써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를 공모하는 모회사다.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 선임 과정도 군인공제회의 자회사 인사 시스템과 상법 및 관련 법규에 따라 진행된다. 대표이사직이 공석이 되면,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를 공개 채용한다. 지원자들은 정해진 기간 내에 지원서를 제출하며, 대한토지신탁 인사총무팀 등에서 서류 전형을 진행한다. 양평 공흥지구 사업1본부장이 대표이사로 김용현 입김?···군인공제회 연결고리 주목 논란의 핵심은 인사와 경영 책임의 연결성이다. 군인공제회는 군인 복지와 연금 재원을 운용하는 기관인 만큼 정치권 외풍으로부터 독립성이 중요하다. 정 이사장의 임명 배경부터 산하 기업 대표 인사까지 정치적 인맥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기관 운영의 투명성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군 관련 기관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공제회 관계자들은 “이사장이 특정 정치 라인으로 임명되면 관련 인사들이 주요 보직에 연쇄적으로 배치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며 “기관의 본래 목적보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선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다.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공우이엔씨도 자금난 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공우이엔씨는 대한토지신탁과 마찬가지로 군인공제회가 출자한 자회사다. 1993년 설립된 제일종합개발은 1999년 공우개발사업소 창설로 이어졌다. 군인공제회관과 계룡대 등의 시설 관리, 예식장, 사우나, 체력 단련장 등을 직영하는 업체였다. 2000년엔 육군 오수처리시설 용역관리와 환경공사로 사업 분야를 넓혀 나갔다. <일요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부 핵심 사업은 이미 공우이엔씨 손을 떠난 상황이다. 2012년 국우터널이, 2022년엔 문학터널이 무료화됐다. 2023년엔 경북 영천 소재 군 골프장 충성대 체력단련장 운영이 종료됐다.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2023년 감사보고서는 공우이엔씨 민간사업 관련 보증이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공우이엔씨는 BTL이 아닌 기타 분야 사업에서도 2000억원대 보증을 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 공우이엔씨 기타 사업 보증액 규모는 835억원 규모였다. 이 중 시설관리용역 관련 보증액을 제외한 기타 사업 분야 보증액 규모는 394억원이었다. 2년 사이 기타 사업 관련 보증액이 1222억원 불어났다. 2년 사이 보증액이 약 335% 폭증한 셈이다. 이로 인해 자금난 얘기가 고개를 든 것으로 파악됐다. 공우이엔씨 상황은 2024년 들어 악화일로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2023년 기준 공우이엔씨 매출액은 1066억5280만원 규모였다. 그러나 23억2986만원 규모 영업손실을 봤다. 내부적으론 2024년 손실액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내부 불안감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공우이엔씨 적자 허덕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박 대표 인사 사이의 직접적인 개입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군인공제회와 산하 기업 인사 구조상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은 충분히 제기되는 상황이다. 군인들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공공성 기관에서 정치권 인맥 중심 인사가 반복될 경우 제도적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