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장 골퍼들의 위대한 발자취

나이 잊게 하는 녹슬지 않은 실력

골프는 노장의 투혼이 빛을 발하는 스포츠다. 신체 능력에 따라 성적이 좌우되는 여타 스포츠와 달리, 적지 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녹슬지 않는 실력을 발휘하는 골퍼들의 모습이 심심치 않게 목격된다.

 

베른하르트 랑거(독일)가 64세 나이에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스 투어 도미니언에너지채리티클래식(총상금 200만 달러)에서 시니어 골프 역사상 최고령 우승을 차지했다. 랑거는 지난달 25일(한국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리치먼드 더컨트리클럽버지니아(파72, 7025야드)에서 열린 대회에서 최종합계 14언더파 202타를 쳤다. 52세의 더그 배런(미국)과 동타를 이룬 랑거는 연장 첫 번째 홀에서 버디를 잡아 우승했다.

현재진행형

선두 스티브 플레시에 2타 차 2위로 마지막 날 경기에 나선 랑거는 2번과 6번 그리고 11번과 18번 홀에서 버디를 잡았고, 8번 홀에서 보기 1개를 적어내며 이날 4타를 줄인 배런과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플레시는 최종일 1오버파로 부진 2타 차 3위를 기록해 연장전에 합류하지 못했다.

연장전에선 배런의 버디 퍼트가 홀을 벗어났고, 이어 랑거는 버디을 잡아내며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랑거는 60대 중반의 나이에도 드라이버샷 비거리를 260m 보내는 등 ‘영원한 현역’임을 몸소 보여줬다.

랑거는 “우승은 매우 특별하다. 내 나이가 되면 언제 다시 우승할지 모르기 때문”이라며 “최고령 우승자가 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잭 니클라우스부터 아놀드 파머, 샘 스니드 같은 훌륭한 선수가 많이 있기에 나는 계속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만 64세1개월27일이 된 랑거는 스콧 호크가 세운 챔피언스 투어 최고령 우승(63세5개월4일) 기록을 갈아치웠다. 챔피언스 투어 통산 42번째 우승으로 헤일 어윈이 보유한 최다승(45승) 기록에 3승 차로 다가섰다. 이날 우승으로 30만5000달러의 상금을 추가한 랑거는 챔피언스 투어에서 4257만2651달러를 벌며 통산 상금 부문 1위를 굳게 지켰다.

 

1972년부터 유러피언 투어에서 활동한 랑거는 1985년 PGA 투어로 무대를 옮겼다. 첫해 마스터스와 씨파인스 헤리티지에서 2승을 거뒀고, 1993년 마스터스에서 두 번째 우승을 차지하며 통산 3승을 올렸다.

PGA 투어 우승은 세 차례뿐이지만, 본 무대였던 유러피언 투어에선 1974년 독일 오픈을 시작으로 통산 61승을 거뒀다. 2007년부터 챔피언스 투어로 무대를 옮긴 랑거는 이번 대회에서 42승을 달성했다.

챔피언스 투어는 만 50세 이상 선수가 참가하는 시니어 대회다. 한국 선수로 유일하게 챔피언스 투어에서 뛰는 최경주는 지난 9월 퓨어 인슈어런스 오픈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을 차지했다.

랑거는 지난해 11월 마스터스에서 최고령 메이저 컷 통과 기록을 세우며, 젊은 선수들과의 경쟁에서도 충분한 능력을 입증한 바 있다. 당시 랑거는 ‘헐크’로 불리는 브라이슨 디섐보(미국)와 1·2라운드를 함께 쳤다. 최종 스코어는 랑거가 3언더파 공동 29위, 디섐보는 2언더파 공동 34위였다. 두 선수의 나이 차는 36세였다. 51세 최경주는 아직도 PGA 투어와 챔피언스 투어를 병행하고 있다.

랑거 시니어투어 최고령 우승
99세에 기록한 홀인원 기쁨도

호주 퀸즐랜드에 거주하는 만 99세의 골퍼 휴 브라운은 최근 홀인원을 기록했다. 호주 방송사 9뉴스에 따르면 브라운은 인드루필리 골프장의 5번 홀(145m)에서 티샷을 홀에 넣었다.


믿기지 않지만, 목격자가 많다. 공이 그린까지 가지 못할 거라고 생각한 브라운은 앞 조가 그린에 있을 때 티샷을 했다. 그가 드라이버로 친 티샷은 그린에 바로 떨어져 홀에 굴러 들어갔다.

브라운은 61세였던 1983년 생애 첫 홀인원을 하고 38년이 지나 다시 에이스를 했다. 브라운은 만 100세에서 2개월을 남겨뒀다고 9뉴스는 보도했다.

놀랍게도 브라운은 최고령 홀인원 기록자가 아니다. 103세 어르신의 홀인원 기록도 있다. 미국프로골프협회는 거스 안드레온(미국)이 2014년 플로리다 주 새러소타의 팜에이어 골프장 14번 홀(104m)에서 기록한 홀인원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안드레온은 엘시 맥린(여성)이 가진 102세 홀인원 기록을 경신했다. 안드레온의 첫 홀인원은 75년 전이었고, 2014년 것은 그의 8번째 홀인원이라고 한다.

 

최고령 에이지 슈트(나이와 같거나 적은 타수를 치는 것) 역시 100세를 넘었다. 몇몇 자료엔 1973년 캐나다 브리티시 콜럼비아의 업랜드 코스(5682m)에서 103타를 친 당시 103세의 아서 톰슨이 최고령 에이지 슈터라고 기록되어 있다.

실제 기록은 이보다 더 높을 수도 있다. 103세 홀인원의 주인공 안드레온은 투어 선수가 아니었지만, 엄연히 프로였다. 2015년 그가 홀인원을 할 때 83타를 쳤다. 안드레온이 104세 이후 104타 이내의 타수를 쳤다면 에이지 슈트였다. 그는 2018년 세상을 떠났다.

한국에도 100세 골퍼가 있었다. 서울·한양CC의 회원이었던 고 이종진씨는 102세였던 20  12년까지 골프를 했다. 그의 아들인 이연수씨는 “선친이 101세 때 산악코스인 레인보우 힐스에서 라운드하면서 카트를 타지 않고 걸어 다녔다”고 회고했다.

기준 타수보다 3타를 적게 치는 앨버트로스(파 4에서 홀인원 혹은 파 5에서 두 번에 홀인)는 정상급 투어에서도 흔치 않다. 이 어려운 기록을 82세에 성공한 사람도 있다.

놀라움

2012년 빌리 어퍼스(미국)는 PGA 스트로크 플레이 챔피언십 3라운드 파 5인 16번 홀(421m)에서 두 번째 샷을 홀에 넣었다. 어퍼스는 프로였으며 80~84세 부문에서 우승했다.

투어에서도 나이의 벽은 허물어지고 있다. 메이저 우승자의 나이는 50세를 돌파했고, 최고령 메이저 컷 통과 나이는 60대로 올라갔다. 챔피언스 투어(시니어 투어)에서 뛸 나이인 필 미켈슨(미국)은 지난 5월 만 50세11개월에 PGA 챔피언십에서 최고령 메이저 우승자가 됐다.

의료업계 관계자는 “예전보다 의학이 발달하고 건강 관리법이 좋아졌다. 요즘 골프장에선 90대 골퍼를 가끔 볼 수 있다. 100세 골퍼들이 곧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webmaster@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