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후보 윤석열 남겨진 숙제

이재명과 정면승부 피한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흥행몰이에 성공한 국민의힘 본경선 투표 결과 윤석열 후보가 대선주자로 결정됐다. 이제 윤 후보는 정권교체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됐다. 하지만 경선 과정 중 여러 논란에 휩싸여온 만큼 이제부터의 실책은 윤 후보와 국민의힘에게 마이너스다. 

국민의힘 최종 경선은 말 그대로 뜨거웠다. 최종 투표 참여율은 역대 최고 기록인 63.89%를 기록했다. 흥행몰이에 성공한 셈이다. 윤석열 후보는 48.85%의 득표율로 국민의힘 최종 후보가 됐다. 최종 후보로 선출된 배경에는 그동안 앞서 왔던 당심이 실제 투표에서도 연결돼 우위를 차지한 결과로 보인다.

정치 신인
무서운 질주

당초 당원 투표는 수도권(서울, 경기, 인천)의 당원 비율만 34%에 달했던 탓에 해당 지역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보수세가 두드러지는 부울경(부산·울산·경남)과 TK(대구·경북)에서 당심이 결집되며 윤 후보 쪽으로 기울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또 다른 변수로는 세대별 투표율이 후보 선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쪽에 무게가 실렸다. 새로 가입한 2030세대에서는 홍 의원의 지지가 두드러졌다. 

반면 전통적인 당 지지층인 60대 이상이 윤 후보를 지지하는 쪽으로 예상되면서 각 세대의 투표 참여율이 당락을 가른다는 관측이 나왔다. 승리의 추는 쉽사리 한쪽으로 기울지 않았다. 


여론과 당원 지지 반영 비율이 각각 50%였기에 결과는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최종 투표 직전 홍 의원이 상승기류를 타며 윤 후보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지난 9월까지만 해도 윤 후보의 쉬운 승리가 점쳐진 것과는 대비된 양상이다. 결국 윤 후보의 논란이 계속 이어지자 상황은 백중세로 빠져들었다. 두 인물 역시 서로 승리를 자신했다. 

투표 결과 윤 후보가 최종 후보로 결정됐다. 홍 후보는 여론에서 앞섰지만 당심을 더 이끌어내지 못한 점이 패배의 원인이 된 셈이다. 

해당 결과는 윤 후보가 보수층의 가치에 더욱 부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의 경쟁력에서 윤 후보가 앞서는 모습을 보이자 당심이 결집됐다고 읽힌다. 앞서 국정 농단 사건을 수사하기도 했지만, 보수층은 윤 후보를 전폭적으로 지지해온 바 있다.

여론서 뒤쳐졌으나 당심 앞서
반문재인으로 중도 확장 필수

윤 후보가 국민의힘에 입당 뒤 100일(11월5일 기준) 만에 만들어낸 성과로 사실 그의 출마는 예견된 수순이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로 현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면서 그의 존재감은 부각됐다.

본격적으로 인지도를 올리게 된 시점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갈등을 빚으면서부터다. 판정승을 거둔 윤 후보의 인지도는 더욱 상승세를 탔는데 이때 윤 후보의 인지도를 더욱 부각시키게 된 계기가 됐다.


야권에서 윤 후보를 정권교체를 위한 적임자로 선택하기에 이르렀다. 출마 선언은 이른바 국민의힘에 새로운 바람인 ‘윤풍’을 일으켰다. 단숨에 차기 대권주자로 존재감을 각인했다. 

출마를 선언하면서 윤 후보는 선언문 대부분을 문재인정부에 대한 비판과 정권교체의 필요성으로 채웠다. 그는 정권과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며 문정부가 공정과 법치를 짓밟았고 국민의 삶이 힘겨워졌다고 주장했다. 

반문재인이라는 빅텐트를 구상하기 위해 시작부터 초석을 다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더불어 정권교체를 바라는 반문 강경 보수층의 지지도 함께 이끌어내기 위함이었다. 

정권교체가 절실한 국민의힘은 윤 후보에게 러브콜을 보냈고, 본격 입당하면서 공식적인 대선 행보가 시작됐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새 인물이 불어넣는 신선함과 참신성이라는 무기를 가지게 된 셈이다. 

당초 윤 후보의 지지율 상승이 단순 컨벤션 효과(정치적 이벤트를 통해 정치인이나 정당 지지율이 상승하는 현상)로 보는 시각이 많았지만 이 같은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신선함
참신성

새로운 정치인의 등장은 늘 정치권에 지각변동을 발생시켰다. 과거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황교안 전 대표도 정치권을 요동치게 했다. 그만큼 새로운 정치에 대한 국민의 열망이 크기 때문이었다. 

보수의 기대를 한 몸에 받은 윤 후보는 첫 행보로 충청권인 ‘대전행’을 택하기도 했다. 대전을 방문해 자신의 뿌리가 충청이라고 언급하면서 ‘충청대망론’ 실현을 위해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충청은 스윙보터로 불리는 만큼 중도층의 확장과 반문 세력의 결집을 위해 필수적으로 지지를 이끌어내야 하는 지역이다. 역대 대통령 선거에서 충청 지역의 표심이 승부를 갈랐다는 평이 나오는 만큼 반드시 사수해야 하는 곳이다.

윤 후보는 충청에서 강세다. 현재 충청권의 윤 후보 지지율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를 앞서고 있다. 이에 충청대망론을 실현할 수 있을지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현재 중도층의 지지는 연일 하락세다.

여론조사에도 중도층 대부분이 홍 의원의 손을 들어줬다. 중도층은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 않는 만큼 윤 후보에게는 리스크로 다가올 수도 있다. 특히 내년 대선에서 본래 지지층 외에 중도층을 끌어들여야 하는 그에게 외연 확장은 필수로 여겨진다.

윤 후보는 현재 중도층 중 홍 의원에 비해 압도적으로 낮은 2030세대의 지지를 받고 있다. 중도층엔 2030세대들이 대거 포진해 있어 윤 후보에게 이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묘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충청을
잡아라

즉시 청년층 표심을 잡기 위해 공약도 내세웠으나 여전히 약점으로 거론된다. 결국은 홍 의원의 청년 지지층 표심을 흡수할 수 있을지 여부가 관건이다. 

극복해야 할 과제가 한둘이 아닌 가운데 우선 윤 후보 본인의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 경선 과정에서 윤 후보는 잇따른 실수로 지지율이 하락하기도 했다. 

‘1일 1실수’는 대세론까지 흔들리게 한 계기가 됐다. 경선 토론회서 손바닥 ‘왕(王)’ 자가 논란이 됐고, 이는 지지율 하락의 원인 중 하나로 연결됐다. 손바닥 왕 자는 주술 논란으로 번지며 윤 후보에게 치명상을 안겼다. 

실수는 연이어 나왔다. 경선 막판 전두환 옹호 논란에 이어, 개 사과 논란까지 겹치면서 결국 위기론까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벌써부터 윤 후보가 신인의 한계를 드러낸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그만큼 정치 경험이 전무해 여전히 “제대로 검증되지 않았다”는 시선도 강한 편이다. 장점으로 평가받던 직설적 화법은 단점이 돼 연일 도마에 올랐다. 


윤 후보의 또 다른 문제는 ‘고발 사주’ 의혹이다. 해당 사안은 여전히 윤 후보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 더욱이 최근 MBC <PD수첩>을 통해서 국민의힘 김웅 의원이 윤 후보를 직접 언급했던 녹취가 공개되자 상당한 타격을 받았다. 

물론 아직까지는 윤 후보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드러나지는 않았다. 고발 사주 의혹은 향후 이 후보와의 대결에서 핵심 쟁점이 될 요인으로 보인다. 여전히 의혹을 해소되지 않은 상황으로 윤 후보가 해당 의혹을 완벽하게 해소해야 이 후보와의 경쟁에서 앞설 수 있다. 

지금부터 실수는 없다?
24시간 ‘입 조심’ 경계령

가장 큰 문제는 ‘처가 리스크’로 현재까지도 명확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다. 장모의 재판은 현재 진행 중이며 아내 김건희씨도 논문 조작 논란과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에 연루돼있다는 의혹에 휩싸여 있다. 

지금껏 공정과 상식을 강조해왔던 윤 후보는 “법 적용에는 예외가 없다”며 논란에 선을 그었지만 여전히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여지가 충분하다.  

하지만 처가 리스크를 극복하지 못하면 지지율이 큰 폭으로 수직낙하할 수 있다. 대선 레이스에서 여권의 파상공세를 제대로 방어하지 못한다면 대권가도에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

그 밖의 문제는 정치적 메시지가 뚜렷하지 않다는 비판이다. 현 정부와 대립각을 세웠다는 메시지는 충분하지만 정치적 행보에 있어서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야권에서도 반문 테두리에 갇혀 본인만의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여러 분야의 정책의 대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부족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만일 본경선에서도 확실한 콘텐츠 구축에 실패할 경우 정권교체 실패의 책임을 지게 될 가능성이 높다. 

정치권에서는 앞으로 발생하게 될 문제는 국민의힘의 실수로 비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을 내놨다. 일각에서는 윤 후보가 관련된 의혹들을 하루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처가 리스크
반드시 넘어야

한 정치 전문가는 “이제부터가 제대로 된 시작”이라며 “같은 당이 아닌 민주당에서 의혹을 제기할 것이기 때문에 대비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만일 윤 후보가 자신과 관련된 의혹들의 해소하지 못한다면 정권교체는 이뤄지지 않는다”며 “앞으로의 실수는 어떤 식으로는 치명타”라고 지적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고발 사주 의혹’ 수사 어디까지 왔나

고발 사주 의혹의 핵심 인물인 손준성 검사와 국민의힘 김웅 의원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잇따라 조사했다. 

김 의원의 경우 12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으나 여전히 고발사주 의혹은 실체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며 손 검사 역시 관련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이런 탓에 공수처는 수사에 돌입한 지 두 달이 다 돼 가지만 여전히 ‘손준성 보냄’이라는 메시지를 제외하고는 뚜렷한 증거를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만일 새로운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고발 사주와 관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조사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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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