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최정상에 섰던 선수의 프로골프 도전은 아쉽게 최하위로 끝나버리고 말았다. 전 KIA 타이거즈 투수 윤석민은 지난달 2일 전남 나주 해피니스CC 휴먼-해피 코스(파72, 71254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비즈플레이 전자신문 오픈(총상금 6억원)’ 1라운드에서 15오버파 87타를 쳤다. 기권자를 제외한 선수 중 최하위인 공동 147위.
이튿날 열린 2라운드에서는 버디 3개와 보기 4개, 더블보기 3개를 묶어 5오버파 77타를 쳤다. 1, 2라운드 합계 20오버파 164타를 기록한 윤석민은 147위를 기록해 최하위로 컷 탈락했다.
윤석민의 이번 도전은 앞서 두 번 대회에 출전했던 박찬호와 마찬가지로 주최 측의 초청선수 자격이었다. 대회 주최사는 정원의 10% 이내에서 아마추어 선수를 추천할 수 있다. KPGA 코리안 투어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대한골프협회로부터 ‘공인 핸디캡 3 이하’ 증명서를 발급받아야 한다.
공인 핸디캡 3 이하의 추천 자격을 갖춘 윤석민은 자신의 홈코스의 이점을 살려 컷 통과를 기대했다. 하지만 투어에서 활약하는 프로 선수들의 벽은 높기만 했다.
최하위 2라운드 컷탈락
프로의 높은 벽 실감
윤석민은 2라운드를 마치고 가진 인터뷰에서 “1라운드 결과가 좋지 않아 오늘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전반에 아쉬운 상황이 있었고, 17번 홀에서 더블보기를 기록해 더 안 좋아질 수 있었다”며 “하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해 어제보다 좋은 결과를 얻었다. 어제보다 잘 쳐 만족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5오버파 이내’ 목표를 달성한 윤석민은 “5오버파까지는 가능한 걸로 하겠다”며 “77타니 럭키 세븐에 의미를 두겠다”며 웃어 보였다.
경기 과정에 대해선 “1라운드에서 거리를 정확히 봐야하는데 ‘대충 이 정도면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플레이하다 실수가 나왔다. 후반에는 체력이 떨어지면서 집중력도 저하됐다. 오늘 그런 부분을 숙지하고 나와서 라운딩하는데 덜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같이 플레이하는 선수들이 1부 투어 선수들이라 민폐를 끼칠까봐 플레이를 빨리 하려고 했다. 그러다보니 급해지는 면이 있었다”고도 했다.
경기 결과에 대해선 “연습 라운드부터 오늘까지 너무 즐겁고 행복했다”며 “새로운 경험이라 좋은 추억으로 남기려고 기억 속에 담아뒀다. 남자프로골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좋은 플레이를 하고 싶었고, 아쉬운 마음도 있다”고 대회를 마치는 소회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