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한국 여자 선수들이 11년 만에 메이저대회에서 우승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지난달 23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앵거스의 커누스티 골프 링크스(파72, 6722야드)에서 끝난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AIG 여자오픈(총상금 580만달러)’에서 김세영이 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로 공동 13위에 올라 한국 선수 중 리더보드 가장 높은 곳에 이름을 올렸다.
김세영은 이 대회 첫날 공동 선두로 오르는 등 한국 선수 올 시즌 첫 메이저 타이틀에 도전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이로써 한국 선수들은 2010년 이후 최초로 메이저대회 우승자가 없는 시즌을 보내게 됐다. 또한 한국 선수가 메이저대회에서 ‘톱10’에 들지 못한 것은 2003년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현 ANA 인스피레이션) 이후 18년 만이다.
비단 메이저대회뿐 아니라 전반적으로 한국 여자골프의 위상이 크게 흔들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달 초 폐막한 2020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여자골프는 가장 많은 4명의 선수가 출전하고도 노 메달에 그쳤다.
‘톱10’마저 전무
올 우승은 단 3승
올 시즌 한국 선수의 우승 일지는 지난 3월 KIA 클래식의 박인비, 5월 HSBC 월드 챔피언십 김효주, 7월 VOA 클래식 고진영 등 3승이 전부다. 2015년 15승, 2016년 10승, 2017년 15승, 2018년 9승, 2019년 15승 등을 거뒀던 것과는 사뭇 다른 그림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시즌이 축소됐던 지난해에도 메이저 3승 포함 7승을 신고했다.
한국 선수들의 부진에 대해 코로나19 펜데믹을 원인으로 꼽기도 한다. 한국 선수들은 지난겨울 국내서 동계훈련을 진행했다. 이후 시즌 개막이 임박해서야 미국으로 건너갔다. 수 개월간 실전훈련에 공을 들인 미국 선수들에 비해 코스 환경, 기후 적응 등이 뒤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한국 선수들의 대항마로 등장한 수준 높은 신예들의 활약도 하나의 요인으로 지목된다. 태국, 일본, 필리핀, 대만, 핀란드 등 다양한 국가에서 새로운 얼굴이 쏟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