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이 불안했던 여정을 끝냈다. 이번 대회에서는 세대교체가 진행된 다수의 종목에서 새로운 스타들도 탄생했다. 그리고 비록, 메달 획득이 아니라도 승패를 떠나 서로를 격려하는 모습에서 달라진 시대상을 목도할 수 있었다. 보는 관중들뿐만이 아니라, 선수 스스로도 결과보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진정한 스포츠정신을 확인한 느낌이었다.
기대를 모았던 여자골프에서 메달이 나오진 않았으나 세계랭킹 15위 이내의 국내 선수 4인이 출격하면서 어느 때보다 많은 관심과 응원을 받았다. 이제 시선은 골프업계의 가을시즌으로 옮겨가고 있다. 시기적으로도 골프 수요가 한층 강화될 것이지만, 이미 골프에 대한 관심은 산업계 전반에 확대되고 있어 다양하게 그 시너지도 한층 강화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이러한 골프강국의 저변의식이 바탕에 있기 때문일까? 요즘 대세로 떠오르는 골프산업은 그 어느 때보다도 분주한 모습이다. 일례로 한동안 인수·합병(M&A)시장에서는 수익성 급증으로 몸값이 높아진 골프장 거래에만 시선이 쏠려왔지만, 이제는 골프용품과 골프의류 같은, 다양한 골프 비즈니스까지 투자가 밀려들고 있다. 일차적으로 젊은 골퍼들의 증가추세에 발맞춰 기업과 투자자들은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골프장은 홀당 가격이 100억원 수준에 육박한 시점에서 매수 주문과 동시에 골프장 매물이나 일부 지분형태로 매도 주문도 점차 증가하는 양상이다. 골프장들의 수익가치가 정점에 달하면서 일각에서는 현재 시세는 이미 고점에 근접했다는 평가도 서서히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러하니 투자자금은 골프장에서 시선을 돌리게 됐고, 관련 산업 중에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섹터를 찾아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파란불 켜진 회원권 시장
불붙은 대체투자 열기
그리고 아직 단언하기는 이르지만 금융시장에서는 일부 업체가 골프산업 섹터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을 출시할 계획까지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아직은 검토단계이고 소규모 테마로 분류되지만 투자 규모가 확대되면 관련 증시에서 유관 주식은 물론이고 골프산업에 대한 다양한 시너지가 연동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기세를 바탕으로 회원권시장의 분위기도 긍정적이다. 이미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후, 2/4분기 조정장이 펼쳐졌지만 지난달부터 서서히 시세가 살아나고 있다. 에이스회원권(ACEPI) 지수도 1120p 저점을 뚫고 상승세로 돌아섰는데, 수도권을 중심으로 하락하던 중저가 회원권들의 상승 반전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특히 골프회원권은 단기고점으로 인식되며 매물이 출회되었으나 휴가시즌과 올림픽 이벤트에 가려졌던 매매심리가 되살아난 것에 주목하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해 수도권과 일부 지역에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실시된 후 부킹 취소가 급증했기에 일정 기간 관망세 내지는 거래를 미루는 경향이 엿보였던 터다. 그러던 와중, 한동안 가려졌던 매수세가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해당 종목들 다수가 소진됐다는 후문이다.
결국, 시세 상승의 원인을 두고, 회원권시장에서는 최근의 골프산업에 대한 대체투자 열기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다만 코로나19는 이제 우리 생활 저변에 상수로 작용하고 있다. 백신과 치료제에 대해 기대를 두고 있으나 언제라도 델타 변이 바이러스처럼 위협적인 진화를 거듭할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