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전문]
아이스크림 한 번 사 먹으려면 엄청난 동체 시력이 필요한 이 나라.
최근 심각한 산불 피해를 겪어 우리나라의 배구 팬들이 묘목 기부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바로 ‘형제의 나라’ 터키다.
한국과 터키는 어쩌다가 형제가 되었을까?
두 나라 관계의 진실을 파헤쳐보자.
터키가 ‘형제의 나라’로 불리는 첫 번째 이유는 아주 먼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재미있게도 한국과 터키는 아주 오래전부터 우호적 관계에 있었다.
터키의 조상인 ‘흉노족’은 고조선과 동맹 관계에 있었고, 이후 흉노족이 세운 ‘돌궐’은 고구려와 국경을 맞대고 있었다.
돌궐은 후에 ‘오스만 제국’, 즉 지금의 터키가 된다.
두 번째 이유는 터키의 ‘한국전쟁 참전’이다.
1950년 한국전쟁 당시 16개국이 한국에 전투부대를 파견했는데 이 중 터키는 미국 다음으로 파병을 결정한 나라이며, 2만여명을 동원해 중공군을 무찔렀다.
당시 터키의 인명 손실은 미국과 영국에 이은 세 번째였다.
하지만 터키의 한국전쟁 파병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는데, 파병 군인의 대부분이 터키 내에서 탄압받는 ‘쿠르드족’이었으며 강제로 징집돼 희생됐다는 일부 참전용사의 증언이 있었기 때문이다.
세 번째 이유는 ‘2002년 월드컵’이다.
한국과 터키가 만난 3, 4위 전 당시 한국 응원단의 ‘터키 국기 퍼포먼스’가 화제가 되었다.
이를 계기로 두 나라는 급격히 가까워졌고, 일례로 2004년 KOTRA의 수출입 동향 통계에서 한국의 터키 수출액이 71% 증가했다.
이에 기자들은 앞다퉈 ‘터키는 형제의 나라’라는 기사를 썼다.
하지만 다른 시각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다.
터키가 한국을 형제의 나라라고 부르긴 하지만 ‘형제의 나라’가 꼭 한국만을 지칭하는 것은 아니다.
터키는 주변 국가인 아제르바이잔, 조지아, 그리스, 일본 등과도 ‘형제의 나라’로 통한다.
사실 터키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종교는 이슬람인데, 이슬람권에서는 ‘피로 맺어진 형제’라는 표현을 좋아한다는 후문이다.
형제의 나라면 어떻고, 남의 나라면 어떤가 싶다.
지금처럼 우호적 관계를 잘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형제의 나라가 아닐까?
총괄: 배승환
기획: 강운지
구성&편집: 김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