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세의 골프 인문학> 각양각색 ‘골프 스윙’ 변천사

한 세기를 풍미하며 살다 간 수많은 골프 영웅의 스윙은 어땠을까. 골프스윙은 클럽과 볼의 변화에 따라 바뀌어져왔다. 스윙의 변천사는 클럽의 변천사와 함께한 것이다.

골프의 신이라 불리웠던 스코틀랜드의 알렌 로버트슨은 19세기 스윙의 정석으로, 1859년 올드코스에서 인류 최초 80대를 깬 골퍼였다. 당시의 클럽은 히코리클럽이었고, 볼은 역사 속으로 사려져가는 거위깃털볼을 사용했다.

시간 흘러도…

162㎝ 정도의 작은 키에 왜소했던 알렌은 어드레스에서 뒷발에 무게 중심을 두고 클럽을 어깨에 맬 정도로 플랫하게 백스윙을 했다. 히코리클럽 자체의 무게가 버겁기 때문이었다.

오른손 그립은 백스윙의 톱에서 엄지손가락이 아래로 내려갈 정도였는데, 이는 헤드를 왼쪽 어깨 쪽으로 더 내려가게 하기 위해서였다.

왼발 뒤꿈치는 백스윙의 회전을 돕기 위해 심하게 들어야 했고, 왼 무릎은 오른 무릎에 닿을 정도로 움직여야 했다. 결국 움츠린 자세를 취할 수밖에 없었지만, 19세기의 전형적인 스윙의 표본이었던 그는 볼 컨트롤의 귀재였으며, 패배가 없는 절대 강자로 군림했다.


20세기 초에 활약한 해리 바든은 ‘스윙의 아버지’로 불렸다. 150년이 지난 지금도 사용하는 새끼손가락을 왼손 검지 위에 올려놓는 ‘오버래핑 그립’을 창시한 골퍼다.

그는 사려 깊은 포즈로 너무도 쉽게 스윙을 한다고 당시의 골퍼들은 묘사한다. 고요하게, 아무런 힘도 들어가지 않고, 눈에 거슬리는 동작이 하나도 없으며, 마치 세상을 이해하고 관대한 아량을 베풀 듯이, 그러면서도 자신이 위대한 골퍼라는 자만심은 전혀 없는 동시에 무의식의 세계로 가는 듯한 스윙을 한다.

어떤 샷이건 어깨 넓이의 스탠스를 유지하는 게 특징이었다. 바든 역시 무거운 히코리클럽 때문에 좁은 스탠스로 플랫한 스윙을 했다.

전설의 골퍼인 보비 존스는 완벽한 스윙을 구사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초창기는 너무도 조급한 나머지 코치로부터 백스윙을 하면서 볼을 친다는 비아냥까지 들을 정도였다. 이유는 그의 심리상태에서 기인했다.

사색에 잠기며 자기만의 시간을 갖길 좋아했던 수줍은 그는 대중들 앞에 서면 심장이 매우 두근거렸다. 가능한 빨리 볼 앞으로 걸어가서 공을 때리고, 또 걸어가는 게 그는 차라리 편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서서히 다듬어지기 시작한 그의 스윙은 너무도 쉽게 변했다. 몸의 모양이나 샷의 방법을 생각하지 않은 채 무의식적인 스윙 같았다. ‘골프는 그냥 때리고, 볼이 있는 곳으로 가서 그린에 올려 놓고, 홀에 집어넣으면 된다’는 게 그의 골프 철학이었다. 히코리클럽과 스틸클럽의 과도기에서 활동했던 그는 어떤 클럽이건 일관성 있는 스윙을 유지했다.

보비 존스의 스윙은 아름다웠으며, 너무도 간결하고 일관성이 있었다. 어깨 넓이 만큼 벌린 어드레스를 취한 뒤 백스윙을 하기 전 그는 긴장을 풀기 위해 타깃 쪽으로 손목과 몸을 움직이는 특유의 ‘왜글’을 하면서 리듬을 탔다.


백스윙으로 가는 동작은 그야말로 잔잔한 파도 위의 물결과도 같이 고요하다. 참고할 점은 백스윙을 시작할 때 절대 왼손의 코킹을 먼저 하면서 클럽 헤드를 미리 뒤로 보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클럽 헤드보다 손목이 먼저 뒤로 빠질 정도로 클럽 헤드를 늦게 가져간다.

백스윙의 톱에 도달할 때 오른 겨드랑이는 많이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옆구리에 붙이는 경향이 있다. 왼발 뒤꿈치는 완전히 세워서 발가락으로만 지탱한다. 오른쪽으로 무게 중심이 완전히 쏠렸음을 의미한다.

백스윙의 톱에서 양손의 코킹은 심할 정도로 많이 해서 클럽 헤드가 ‘오버 된다’ 싶은 느낌이 들게 한다. 다운스윙은 몸 전체를 이용한 그야말로 몸통 스윙이다. 와인통을 그대로 돌리듯 온 힘과 스피드를 한데로 모아 임팩트에서 발산한다.

퍼팅에 대해 그는 “Never Up, Never In”을 강조했다. ‘퍼팅을 할 때 자신 있고 과감하게 홀 컵보다 조금 더 길게 쳐서, 홀이 지나가도록 쳐야된다’는 뜻이다. 몸이 움츠러들어 홀컵 앞에서 볼이 서게끔 짧은 퍼팅을 결코 하지 말라는 뜻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보비 존스의 스윙을 배우고 싶어 했다. 1931년부터 1933년까지 2년 동안 그는 골퍼 최초로 헐리우드에서 워너브라더스와 계약을 맺고, 18부작 ‘골프 레슨’시리즈를 영화필름으로 제작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필름은 빛을 못 보다가 수십 년 뒤에야 그의 친지가 레슨 프린트를 동영상 기법으로 만들면서 세상에 나오게 됐다. 이 필름에서 보비는 혼자 출연해 흑백으로 왼쪽과 오른쪽으로 나뉘어진 옷을 입고, 백스윙과 다운스윙의 과정을 옷 색깔로 알리기도 했다.

아름답고 간결한 전설들 동작
변치 않는 무게중심의 중요성

스윙 교본이 적힌 골프교습서도 여러권 출판했다. 일반인들이 알기 쉽게 쓰인, 모든 사람이 그의 생각과 교감을 나누도록 쓰인 책들이었다. 하버드대학 영문학 전공답게 그의 저서는 매끄럽다는 평을 받았다. 필름 제작 시에도 머리에 기름을 잔뜩 바르고 올빽으로 넘긴 단정한 모습과 넥타이에 7부 바지를 입는 정장 스타일을 고집했다.

그의 아름다운 스윙은 영구히 보존되고 있다.

1950년대 감나무헤드와 스틸 샤프트 골프채를 중심으로 한 현대 스윙으로 진화하면서 벤 호건이 등장한다. 그의 스윙은 어깨 넓이의 스탠스로 백스윙을 시작해서 손목은 클럽 헤드보다 타깃 쪽으로 놓고, 척추 선은 수평으로 만든다.

상체와 어깨 회전을 할 때 작은 각도로 유지해 어깨와 힙의 회전이 같은 비율로 꼬이게 하는 것을 방지하면서 상대적으로 힙의 회전을 최대한 줄이려는 것이다. 백스윙의 톱에서는 클럽과 손의 위치가 어깨 뒤로 가게끔 플랫한  스윙 궤도를 이룬다.

전형적인 하체 스윙을 하는 그는 오른 무릎을 많이 사용하지만, 왼 무릎은 피니시에도 피지 않고 각도를 유지한다. 이렇게 하면 오른 무릎을 왼쪽으로 밀어주고 왼쪽 힙이 옆이 아닌 뒤로 이동하면서 동시에 왼쪽 앞에 공간이 많이 생겨 스피드가 증가된다. 호건은 골프 역사에서 가장 경이로운 스윙을 하는 선수였다.


1970년대 들어서면서 잭 니클라우스를 비롯한 많은 선수가 허리를 이용한 공통적인 스윙을 하기 시작했다. 왼쪽 골반뼈를 중심으로 다운스윙을 시작하면서 임팩트 후 허리를 과도하게 휘게 했다.

피니시 자세에서도 몸 전체가 구부러지는 ‘C자’모양의 스윙이었다. 감나무헤드와 스틸 샤프트의 탄성을 이용해 볼을 높이 띄워 거리를 내기 위한 스윙이었지만 허리에 무리가 가는 위험한 스윙으로 간주됐다.

1990년대 말에 타이거 우즈가 등장하자 사람들은 그의 스윙이 수백 년의 결정체라고 했다. 21세기 신소재를 탑재한 그의 스윙은 벤 호건의 스윙에 기초했다. 단지 다운스윙에서 하체 동작으로 앞의 공간은 충분히 확보했지만, 호건이 허벅지로 왼쪽 벽을 세운 반면, 우즈는 무릎으로 대신했다.

스윙 속도는 빨라졌지만, 호건이 하체 부상이 없었던 것에 반해 그는 4차례나 무릎 십자인대를 수술해야 했다. 2008년까지 10년 동안 우즈는 가공할 만한 스윙으로 황제의 자리를 지켰지만 2009년부터 몰락한다.

우즈의 스윙은 수차례 바뀌었다. 초창기 코치인 부치 하먼에서 시작된 스윙은 올라간 궤도대로 내려오는 원-플레인 스윙의 창시자인 행크 헤이니에 의해서 교정됐다. 다음 코치는 숀 폴리였다. 숀은 유럽 선수들이 2000년대부터 시행하던 허벅지를 이용한 하체 스윙을 미국에 도입한 코치였다.

우즈는 무사안일주의에 빠져있던 미국의 톱 코치 대신 변화를 시도한 숀을 택했다. 3년여의 노력 끝에 2013년 우즈의 하체 스윙은 빛을 발하는가 싶었다.


가치는 여전

몇 차례의 우승으로 스윙이 안정된 듯 보였고, 5년여의 슬럼프에서 벗어나는가 싶었다. 그러나 그는 이듬해부터 계속된 부상과 수술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그의 스윙은 너무도 많은 코치들에 의해 얽히고설켜 자신의 스윙이 어느 것인지조차 알 수 없는 총체적인 잘못된 조합이 돼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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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