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세의 골프 인문학> 각양각색 ‘골프 스윙’ 변천사

한 세기를 풍미하며 살다 간 수많은 골프 영웅의 스윙은 어땠을까. 골프스윙은 클럽과 볼의 변화에 따라 바뀌어져왔다. 스윙의 변천사는 클럽의 변천사와 함께한 것이다.

골프의 신이라 불리웠던 스코틀랜드의 알렌 로버트슨은 19세기 스윙의 정석으로, 1859년 올드코스에서 인류 최초 80대를 깬 골퍼였다. 당시의 클럽은 히코리클럽이었고, 볼은 역사 속으로 사려져가는 거위깃털볼을 사용했다.

시간 흘러도…

162㎝ 정도의 작은 키에 왜소했던 알렌은 어드레스에서 뒷발에 무게 중심을 두고 클럽을 어깨에 맬 정도로 플랫하게 백스윙을 했다. 히코리클럽 자체의 무게가 버겁기 때문이었다.

오른손 그립은 백스윙의 톱에서 엄지손가락이 아래로 내려갈 정도였는데, 이는 헤드를 왼쪽 어깨 쪽으로 더 내려가게 하기 위해서였다.

왼발 뒤꿈치는 백스윙의 회전을 돕기 위해 심하게 들어야 했고, 왼 무릎은 오른 무릎에 닿을 정도로 움직여야 했다. 결국 움츠린 자세를 취할 수밖에 없었지만, 19세기의 전형적인 스윙의 표본이었던 그는 볼 컨트롤의 귀재였으며, 패배가 없는 절대 강자로 군림했다.

20세기 초에 활약한 해리 바든은 ‘스윙의 아버지’로 불렸다. 150년이 지난 지금도 사용하는 새끼손가락을 왼손 검지 위에 올려놓는 ‘오버래핑 그립’을 창시한 골퍼다.

그는 사려 깊은 포즈로 너무도 쉽게 스윙을 한다고 당시의 골퍼들은 묘사한다. 고요하게, 아무런 힘도 들어가지 않고, 눈에 거슬리는 동작이 하나도 없으며, 마치 세상을 이해하고 관대한 아량을 베풀 듯이, 그러면서도 자신이 위대한 골퍼라는 자만심은 전혀 없는 동시에 무의식의 세계로 가는 듯한 스윙을 한다.

어떤 샷이건 어깨 넓이의 스탠스를 유지하는 게 특징이었다. 바든 역시 무거운 히코리클럽 때문에 좁은 스탠스로 플랫한 스윙을 했다.

전설의 골퍼인 보비 존스는 완벽한 스윙을 구사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초창기는 너무도 조급한 나머지 코치로부터 백스윙을 하면서 볼을 친다는 비아냥까지 들을 정도였다. 이유는 그의 심리상태에서 기인했다.

사색에 잠기며 자기만의 시간을 갖길 좋아했던 수줍은 그는 대중들 앞에 서면 심장이 매우 두근거렸다. 가능한 빨리 볼 앞으로 걸어가서 공을 때리고, 또 걸어가는 게 그는 차라리 편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서서히 다듬어지기 시작한 그의 스윙은 너무도 쉽게 변했다. 몸의 모양이나 샷의 방법을 생각하지 않은 채 무의식적인 스윙 같았다. ‘골프는 그냥 때리고, 볼이 있는 곳으로 가서 그린에 올려 놓고, 홀에 집어넣으면 된다’는 게 그의 골프 철학이었다. 히코리클럽과 스틸클럽의 과도기에서 활동했던 그는 어떤 클럽이건 일관성 있는 스윙을 유지했다.

보비 존스의 스윙은 아름다웠으며, 너무도 간결하고 일관성이 있었다. 어깨 넓이 만큼 벌린 어드레스를 취한 뒤 백스윙을 하기 전 그는 긴장을 풀기 위해 타깃 쪽으로 손목과 몸을 움직이는 특유의 ‘왜글’을 하면서 리듬을 탔다.

백스윙으로 가는 동작은 그야말로 잔잔한 파도 위의 물결과도 같이 고요하다. 참고할 점은 백스윙을 시작할 때 절대 왼손의 코킹을 먼저 하면서 클럽 헤드를 미리 뒤로 보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클럽 헤드보다 손목이 먼저 뒤로 빠질 정도로 클럽 헤드를 늦게 가져간다.

백스윙의 톱에 도달할 때 오른 겨드랑이는 많이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옆구리에 붙이는 경향이 있다. 왼발 뒤꿈치는 완전히 세워서 발가락으로만 지탱한다. 오른쪽으로 무게 중심이 완전히 쏠렸음을 의미한다.

백스윙의 톱에서 양손의 코킹은 심할 정도로 많이 해서 클럽 헤드가 ‘오버 된다’ 싶은 느낌이 들게 한다. 다운스윙은 몸 전체를 이용한 그야말로 몸통 스윙이다. 와인통을 그대로 돌리듯 온 힘과 스피드를 한데로 모아 임팩트에서 발산한다.

퍼팅에 대해 그는 “Never Up, Never In”을 강조했다. ‘퍼팅을 할 때 자신 있고 과감하게 홀 컵보다 조금 더 길게 쳐서, 홀이 지나가도록 쳐야된다’는 뜻이다. 몸이 움츠러들어 홀컵 앞에서 볼이 서게끔 짧은 퍼팅을 결코 하지 말라는 뜻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보비 존스의 스윙을 배우고 싶어 했다. 1931년부터 1933년까지 2년 동안 그는 골퍼 최초로 헐리우드에서 워너브라더스와 계약을 맺고, 18부작 ‘골프 레슨’시리즈를 영화필름으로 제작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필름은 빛을 못 보다가 수십 년 뒤에야 그의 친지가 레슨 프린트를 동영상 기법으로 만들면서 세상에 나오게 됐다. 이 필름에서 보비는 혼자 출연해 흑백으로 왼쪽과 오른쪽으로 나뉘어진 옷을 입고, 백스윙과 다운스윙의 과정을 옷 색깔로 알리기도 했다.

아름답고 간결한 전설들 동작
변치 않는 무게중심의 중요성

스윙 교본이 적힌 골프교습서도 여러권 출판했다. 일반인들이 알기 쉽게 쓰인, 모든 사람이 그의 생각과 교감을 나누도록 쓰인 책들이었다. 하버드대학 영문학 전공답게 그의 저서는 매끄럽다는 평을 받았다. 필름 제작 시에도 머리에 기름을 잔뜩 바르고 올빽으로 넘긴 단정한 모습과 넥타이에 7부 바지를 입는 정장 스타일을 고집했다.

그의 아름다운 스윙은 영구히 보존되고 있다.

1950년대 감나무헤드와 스틸 샤프트 골프채를 중심으로 한 현대 스윙으로 진화하면서 벤 호건이 등장한다. 그의 스윙은 어깨 넓이의 스탠스로 백스윙을 시작해서 손목은 클럽 헤드보다 타깃 쪽으로 놓고, 척추 선은 수평으로 만든다.

상체와 어깨 회전을 할 때 작은 각도로 유지해 어깨와 힙의 회전이 같은 비율로 꼬이게 하는 것을 방지하면서 상대적으로 힙의 회전을 최대한 줄이려는 것이다. 백스윙의 톱에서는 클럽과 손의 위치가 어깨 뒤로 가게끔 플랫한  스윙 궤도를 이룬다.

전형적인 하체 스윙을 하는 그는 오른 무릎을 많이 사용하지만, 왼 무릎은 피니시에도 피지 않고 각도를 유지한다. 이렇게 하면 오른 무릎을 왼쪽으로 밀어주고 왼쪽 힙이 옆이 아닌 뒤로 이동하면서 동시에 왼쪽 앞에 공간이 많이 생겨 스피드가 증가된다. 호건은 골프 역사에서 가장 경이로운 스윙을 하는 선수였다.

1970년대 들어서면서 잭 니클라우스를 비롯한 많은 선수가 허리를 이용한 공통적인 스윙을 하기 시작했다. 왼쪽 골반뼈를 중심으로 다운스윙을 시작하면서 임팩트 후 허리를 과도하게 휘게 했다.

피니시 자세에서도 몸 전체가 구부러지는 ‘C자’모양의 스윙이었다. 감나무헤드와 스틸 샤프트의 탄성을 이용해 볼을 높이 띄워 거리를 내기 위한 스윙이었지만 허리에 무리가 가는 위험한 스윙으로 간주됐다.

1990년대 말에 타이거 우즈가 등장하자 사람들은 그의 스윙이 수백 년의 결정체라고 했다. 21세기 신소재를 탑재한 그의 스윙은 벤 호건의 스윙에 기초했다. 단지 다운스윙에서 하체 동작으로 앞의 공간은 충분히 확보했지만, 호건이 허벅지로 왼쪽 벽을 세운 반면, 우즈는 무릎으로 대신했다.

스윙 속도는 빨라졌지만, 호건이 하체 부상이 없었던 것에 반해 그는 4차례나 무릎 십자인대를 수술해야 했다. 2008년까지 10년 동안 우즈는 가공할 만한 스윙으로 황제의 자리를 지켰지만 2009년부터 몰락한다.

우즈의 스윙은 수차례 바뀌었다. 초창기 코치인 부치 하먼에서 시작된 스윙은 올라간 궤도대로 내려오는 원-플레인 스윙의 창시자인 행크 헤이니에 의해서 교정됐다. 다음 코치는 숀 폴리였다. 숀은 유럽 선수들이 2000년대부터 시행하던 허벅지를 이용한 하체 스윙을 미국에 도입한 코치였다.

우즈는 무사안일주의에 빠져있던 미국의 톱 코치 대신 변화를 시도한 숀을 택했다. 3년여의 노력 끝에 2013년 우즈의 하체 스윙은 빛을 발하는가 싶었다.

가치는 여전

몇 차례의 우승으로 스윙이 안정된 듯 보였고, 5년여의 슬럼프에서 벗어나는가 싶었다. 그러나 그는 이듬해부터 계속된 부상과 수술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그의 스윙은 너무도 많은 코치들에 의해 얽히고설켜 자신의 스윙이 어느 것인지조차 알 수 없는 총체적인 잘못된 조합이 돼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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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 정청래’ 험지 공략법

‘강성 정청래’ 험지 공략법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행보는 거침이 없다. 한 달에도 몇 번씩 험지를 찾아 선거 유세에 힘을 싣고 있다. 그런 그는 진보 진영에서조차 ‘강성 중 강성’으로 꼽힌다. 차가운 보수의 심장을 녹일 정 대표의 험지 공략법은 무엇일까? 6·3 지방선거가 채 50일도 남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선거가 100일도 더 남은 시점부터 선거 전략을 고심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는 지난 3월 시·도당 비례대표후보자추천관리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당 대표가 된 순간부터 6월3일 출구조사 발표 날을 상상했다”며 “실무자들에게 새벽 5시 일정을 좀 잡으라고 했다. 새벽 시장에 가겠다. 그리고 동서남북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 다니겠다고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후보들 앞으로 이어 “‘대표부터 우리 후보, 당원들, 선거운동원들까지 지극 정성을 다하면 결국 하늘도 움직이지 않겠는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며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는 것이 이재명정부를 가장 든든하게 뒷받침하는 길이라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험지인 지역에는 각각 ▲전재수 부산시장 ▲김부겸 대구시장 ▲오중기 경북도지사 ▲김상욱 울산시장 등이 후보로 나선다. 정 대표는 이곳에 도전한 후보를 소개할 때마다 “승리를 위한 필승카드”라며 자신감을 북돋웠다. 지난 18일 16개 광역단체장 후보 공천 작업을 마무리한 민주당은 재보궐선거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먼저 울산 남부갑에 전태진 변호사를 공천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황희 공관위원장은 “울산 남구갑은 이번 재보궐 선거구 중 민주당 험지에 해당하는 곳”이라면서 “인재 영입 1호 인물을 울산 남구갑에 배치하는 전략공관위 결정은, 가장 험지에 가장 참신하고 뛰어난 후보를 배치한다는 상징성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낮은 자세’와 ‘주민 스킨십’을 투트랙으로 험지 표심 사냥에 나섰다. 정 대표는 험지에 출마한 후보의 손을 잡고 재래시장 등 바닥 민심을 훑으며 주민과의 스킨십을 늘려가고 있다. 지난 8일 정 대표는 대구를 찾았다. 정 대표는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를 치켜세우며 “대구 선거에서 이길 유일한 필승 카드라고 생각한다. 지방선거 때마다 대구·경북 그러면 그늘진 생각부터 들었는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다. 김 후보께서 대구에 밝은 희망의 빛을 쏘아 올려주시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18일에는 울산을 찾아 김상욱 울산시장 후보와 울산 남부갑에 출마하는 전태진 후보 지원사격에 나섰다. 이날 정 대표는 남구 신정시장에서 시민들과 만난 뒤 “울산은 민주당이 어려운 지역이라고 많이 말씀한다”면서도 “오늘 와서 보니까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한 상인이 귓속말로 ‘제가 지금은 빨간 옷을 입고 있는데 마음은 파랗다’고 전했다”며 “울산에도 조심스럽게 파란 바람이 일렁이고 있다. 최선으로 울산 시민을 섬기겠다”고 강조했다. 후보 손잡고 적진으로 정면 돌파 “막상 오니 파란 물결” 자신감도 충남 보령에서는 “이곳 보령을 누가 민주당에 어려운 지역이라고 말하느냐”며 “오늘 와서 보니까 단 한 명도 웃지 않은 분이 없었다. 다들 웃어주고 엄지척 해주고 우리 민주당 잘하고 있으니 더 잘해주면 좋겠다고 말씀하셔서 어깨에 무거운 역사적 책임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지난 22일에는 약 한 달 만에 경남을 다시 찾았다. 이날 정 대표는 욕지도 앞바다에서 선상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육지 중심적인 사고에서 잠시 벗어나 섬마을 주민들의 삶의 애환을 듣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최고위에는 김경수 경남도지사 후보와 허성무 경남도당위원장 등이 함께했다. 정 대표는 최근 약 한 달 사이에 경남만 세 차례를 방문했다. 지난달 18일 하동·진주를 찾은 데 이어 23일에는 김해 봉하마을·양산으로 향했다. 정 대표는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남 선거를 분석해 봤을 때 대체로 민주당이 약간 우세한 정도인 것 같다”며 “그래서 부산과 울산, 경남 중에서 민주당이 가장 집중해야 할 지역으로 경남을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남은 무당층이 다른 지역보다 좀 많은 것으로 제가 파악하고 있다”며 “경남 통영시 욕지도에서부터 파란 바람을 불러일으키려고 오늘 섬에 왔다. 경남을 파란 바람으로 물들일 때까지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대표는 험지에서 ‘이곳은 예전처럼 보수 지지세가 강하지 않다’는 여론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민심이 과거와 다르게 흐른다는 점을 부각시키면서 민주당에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기 위한 밑 작업으로 풀이된다. 당초 정치권에서는 정 대표가 험지를 방문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 역시 출마 선언 당시 ‘민주당’ ‘이재명’ ‘내란’ 등 보수 지지자에게 반감을 살 만한 내용은 제외하고, “경제 도시 대구를 만들 사람”이라는 실용주의 가치를 내세웠다. 따라서 민주당 지도부가 보수의 심장인 TK를 찾는다면 오히려 대구 표심이 돌아설 것이란 관측도 제시됐다. 그러나 정 대표가 광폭 행보를 보이는 데에는 이미 험지에서조차 표 계산이 끝났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유 있는 자신감 한 민주당 관계자는 “강성 이미지에 묻혀서 그렇지 정 대표는 이기고 지는 싸움에 있어서 굉장히 예리하게 분석하는 능력을 갖췄다. 어느 지역에서 어떻게 행동하고 무슨 단어를 써야 민심에 먹히는지 전략을 굉장히 잘 세우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담이지만 일머리가 좋고 힘쓰는 일도 무척 잘한다고 한다”며 “시장에서 딸기를 상자째 나르고 농촌에서 밭을 갈아엎는 노동 현장에 특화된 인물”이라고 부연하기도 했다. 여권 프리미엄도 무시할 수 없다. 보수 지지세가 강한 지역에서는 오히려 여권 프리미엄이 핸디캡이 될 것으로 우려했지만 코스피 상승과 이재명 대통령의 외교 성과 등이 맞물려 지금의 여론이 형성됐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이 텃밭을 비운 사이 높은 지지율을 등에 업고 경쟁하면 험지도 겨뤄볼 만하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신인규 정당바로세우기 대표 역시 <일요시사>를 통해 “예산 배정과 정책 입법 등은 정부에서 하지만 국회의 역할도 크다. 지금 이 대통령이 정치를 잘하고 있고 보수를 지지했던 사람들도 이 대통의 실용주의에 공감하는 분위기”라며 “그 기조와 맞물려 집권 여당 대표의 목소리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신 대표는 “국민의힘이 완전히 망가진 상황인 만큼 민주당 지도부의 행동이 더 눈에 띌 수밖에 없다”며 보수 결집력이 느슨해진 점 역시 민주당에 우호적인 여론을 가져왔다고 봤다. 지난 20일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역대 지지율을 기록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3~17일 전국 18세 이상 251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65.5%로 나타났다. 부정 평가는 30.0%, ‘잘 모름’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4.5%다. 리얼미터는 “중동 위기 속 원유 대량 확보 및 코스피 6200선 회복 등 경제·에너지 안보 성과가 지지율 상승을 견인했다”며 “이스라엘에 대한 강경 인권 발언, 현직 대통령 최초 세월호 12주기 참석 등으로 중도층과 청년층의 지지를 확대했다”고 분석했다. 압승 어게인? 민주당도 정당 지지율 50%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16~17일 전국 18세 이상 1011명을 대상으로 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는 민주당은 50.5%, 국민의힘은 31.4%를 각각 기록해 19.1%p 격차를 벌렸다. 두 조사는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으로 이뤄졌다.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도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p, 응답률은 5.4%다. 정당 지지도 조사 응답률은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3.9%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민주당은 2018년에 치러진 제7회 지방선거를 기대하는 모양새다. 해당 지방선거는 2017년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지 1년여 만에 실시된 첫 전국 단위 선거로, 민주당은 17곳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14곳에서 승리해 중앙 권력에 이어 지방 권력까지 쥐게 됐다. 당시 민주당은 처음으로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3곳에 모두 승기를 꽂았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은 대구와 경북 단 2곳의 광역단체 수성에 그쳐 ‘보수 침몰’ 직전까지 내몰렸다. 최대 승부처였던 부울경(부산·울산·경남)에서도 ▲부산 오거돈(55.2%) ▲울산 송철호(52.9%) ▲경남 김경수(52.8%) 후보 등이 과반을 넘겨 당선됐다. 민주 계열 정당이 부·울·경 광역단체에서 승리한 사례는 처음인 만큼 정치권에서도 ‘성공한 동진 전략’으로 평가했다. 국회의원 재보선도 사실상 민주당의 압승이었다. 민주당은 ▲서울 송파을 ▲부산 해운대을 ▲울산 북구 ▲경남 김해을에서 당선을 확정 지었다. 기초단체장 선거 역시 총 226곳 가운데 민주당이 151곳, 한국당이 53곳에 승기를 꽂았다. 서울시 25개 구청장 선거도 서울 서초구를 제외하고는 24개 모두 민주당이 차지했다. 다시 한번 기대하는 ‘2018 지선 압승’ 지지율 업고 싹쓸이…이번에도 통할까? 당시 민주당의 당대표는 추미애 의원이었다. 선거 기간 동안 추미애 대표는 특유의 ‘추다르크’ 성격을 앞세워 험지를 찾았고, 투표 전날에는 마지막 유세로 부산에서 서울까지 이어지는 경부선 라인을 따라 움직였다. 추 대표는 “영남지역은 저희가 조직을 갖추지 못했는데, 한 분 한 분 눈빛을 지켜보니 과거와 다르다는 게 느껴졌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8년 전 추 대표가 문정부 국정 기조에 맞춰 ‘한반도 평화’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면, 지금 정 대표는 ‘강력한 개혁’과 ‘일하는 정부’를 강조하고 있다. 선거 유세 역시 추 대표는 연설로 표심을 공략한 반면 정 대표는 선상 최고위 회의 등 입체적인 퍼포먼스에 공을 들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역대 선거와 마찬가지로 2018년 지방선거 역시 ‘보수 막판 결집’이 최대 분수령이었다. 한국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로 목소리를 낮춘 ‘샤이 보수’에게 희망을 걸었지만, 끝내 그들의 마음을 돌리지 못한 채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어야 했다. 결국 샤이 보수의 반란은 없었다는 게 당시 정치권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한국당을 비롯한 야권은 선거 마지막 날까지 ‘문정부 심판론’을 밀어 붙였지만 민심은 집권여당 쪽으로 기울었다. 과거 사례를 이정표 삼기에 앞서 민주당이 마지막까지 자세를 낮추고 겸손함을 유지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정 대표 역시 “대통령 지지율도 고공행진이고 민주당 지지율이 상당히 높다 보니 일부 후보나 당에서 마치 선거가 쉬운 것처럼, 다 이길 것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없지 않다”며 “쉬운 선거는 없다. 모든 선거는 다 어렵다”며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선거는)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고 경계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 역시 “이번 지방선거가 2018년 지방선거와 같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확정해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 방심했다 ‘훅’갈라 이 관계자는 “지금 각종 여론조사 수치는 샤이 보수가 포함되지 않은 결과”라며 “최근 현장 사진을 보면 험지를 찾은 민주당과 그들을 반기는 시민이 한 컷에 담기는데 이는 민주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자연스레 모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 유세 현장에 나타나지 않는 사람은 물론 샤이보수 성향 때문에 자신의 의견을 드러내지 않는 유권자가 변수”라며 “보수 결집력이 민주당 험지 선거를 판가름할 하나의 척도”라고 전망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집 나갔다 돌아오니 ‘싸늘’ 아직도 시달리는 대표님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지도부가 뚜벅뚜벅 험지로 향하는 사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여전히 방미 논란에 발목이 잡혔다. 장 대표는 “지방선거를 위해 방미했다”고 밝혔으나 뚜렷한 성과 없이 귀국했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았다. 서울시당위원장인 배현진 의원은 당무가 지연된 점을 언급하며 “열흘이나 집을 비운 가장이 언제 와서 정리하려나 실소만 터져나온다”고 지적했다. 당내에서조차 날 선 목소리가 나오자 장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맹탕 방미’ 논란을 반박했다. 장 대표는 “미국 정부와 의회, 조야를 아울러 많은 분을 만나 우리 입장을 충실히 전달했다”며 “미국 공화당 핵심 인사들과 실질적인 핫라인을 구축해 한미 동맹을 지탱할 신뢰 토대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접촉 인사를 묻는 질문에는 “외교 관례상 공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즉답을 피했다. 한편 당 지지율 하락에 따른 사퇴 압박에는 “저는 당원들이 선택한 대표”라며 “필요한 거취는 제가 결정할 것”이라며 사퇴에 선을 그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