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현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퀸의 자리에 올랐다. 3년 전 이 대회에서 우승했던 오지현은 1라운드부터 4라운드까지 한 번도 선두를 내주지 않은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달성하며 의미를 더했다.
오지현은 지난달 1일 제주도 서귀포시 우리들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총상금 9억원)에서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로 우승(통산 7승)을 차지했다. 2위 그룹과 3타 차 여유를 안고 최종 라운드를 맞은 오지현은 전반에는 좋지 않았다. 전반 3번 홀까지 보기와 버디를 1개씩 기록한 오지현은 이후 버디를 낚아내지 못하면서 그사이 2위와의 격차는 1타 차로 줄어들었다.
자칫하면 대회 마지막 날 선두 자리를 내줄 수 있는 상황에서 오지현에겐 분위기 전환이 필요했다. 오지현은 후반부터 최상의 버디 퍼트 감각을 자랑하며 차분하게 버디를 쌓아 나갔다.
11번과 12번 홀(이상 파4)에서 잇따라 타수를 줄였고, 특히 이번 대회 가장 어려운 홀인 11번 홀에서 10.3m 롱퍼트를 그대로 집어넣는 데 성공했다. 이후 16번(파4)과 17번 홀(파5)에서 연속 버디를 잡으며 우승에 쐐기를 박았다.
‘와이어 투 와이어’
투어 통산 7승 달성
오지현은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너무 기다렸던 우승이다. 그동안 싫은 소리 하지 않고 묵묵히 기다려준 부모님께 감사드린다”며 “11번홀 버디 퍼트가 들어가면서 자신감을 찾았다. 추격자인 홍정민 선수 때문에 긴장했다. 그래서 16번 홀에서 꼭 넣어야 겠다는 생각으로 퍼트한 것이 들어가 승기를 잡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샷감과 퍼트감이 돌아왔으니 이른 시일 내에 시즌 2승에 도전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올 시즌 6승을 수확하는 등 ‘대세’로 떠오른 박민지는 퍼팅에 발목이 잡혔다. 그린 위로 공을 올리기까지는 큰 어려움이 없었으나, 번번이 퍼팅에서 실수가 나오면서 선두와 격차를 줄이는 데 실패했다.
12번 홀(파4)에서 실수한 것이 대표적이었다. 하지만 박민지는 마지막 4라운드에서도 안 좋은 퍼팅감에도 불구하고 5번의 버디를 성공시키며, 공동 3위(12언더파)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한편 올해 ‘루키’로 첫 우승을 노렸던 홍정민과 송가은의 막판 분전도 돋보였다. 홍정민은 1번 홀(파5)을 더블 보기로 최악의 스타트를 끊었으나, 이후 6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면서 7언더파로 단독 2위(14언더파)로 자신의 최고 성적을 냈다.
송가은은 전반 9홀에서 5번의 버디를 기록하며 기분 좋게 시작했다. 하지만 후반 9홀에서는 타수를 유지하는 데 그치며 공동 5위(10언더파)에 만족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