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특집> 특별인터뷰② '포기는 없다' 김두관 막판 전략

“윤석열 탄핵 못 한 게 천추의 한”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차철우 기자 = 20대 대선후보를 뽑기 위한 더불어민주당 내 경선이 한창이다. 김두관 의원은 ‘서울공화국 해체’라는 파격적인 공약을 앞세워 ‘언더독 효과’를 꾀하고 있다. <일요시사>는 그의 대권 행보를 인터뷰했다. 

“나갔다 하면 당선이 보장되는 곳에서 꽃길만 걸어온 분들이 여기 있다. 저는 떨어질 수밖에 없는 곳에서 빡빡 기며 여기까지 왔다. 경남 남해 제 고향에서 빨갱이 소리 들어가며 김대중 대통령 후보의 벽보를 지켰다. 험지 영남에서 노무현정부 출범을 위해 온몸을 던졌다. 그런데 제가 꼴찌다. 이보다 더 야속한 일이 어디 있겠나.”

‘대선 재수생’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두관 의원이 지난달 대선 경선 후보 토론에서 한 말이다. 민주당의 정통성을 지켜온 김 의원이 당원들에 대한 야속함을 끝내 토로한 것.

‘칠전팔기’라고 했던가. 김 의원은 11번 치른 공직선거에서 5번 당선되고 6번 떨어졌다. 그중 경남에서만 9번 출마해서 4번 당선되고 5번 고배를 마셨다.

그의 굴곡진 정치 여정은 현재진행형이다. ‘서울공화국 해체, 지방도 잘 사는 나라’를 슬로건으로 20대 대선에 호기롭게 나섰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김 의원이 올해 6월 출간한 <꽃길은 없었다>라는 책 제목이 그의 상황을 그대로 대변한다.

김 의원은 마을 이장으로 시작해 36세에 남해군수 선거에서 당선되면서 ‘전국 최연소 지자체장’의 기록을 세웠다. 이후 2003년 3월 노무현정부의 첫 행정자치부 장관으로 전격 발탁됐고, 2010년 경남지사 선거에서 민주당 계열 후보로 승리했다.


탄탄대로는 잠시였다. 2012년 지사직 중도 사퇴가 악수가 됐다. 재임 2년 차에 김 의원은 대선행을 택했다. 350만 도민들의 민심은 싸늘하게 식었고, 그해 보궐선거에서 경남은 보수 정당에게 넘어갔다. 10년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에게 ‘흑역사’로 회자되는 사건이다.

이후 김 의원은 정치적 공백기를 가진 후 재기에 성공했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 서울 김포갑, 21대 총선에서 ‘험지’인 경남 양산을에 출마해 지역구 탈환에 성공했다. 김 의원은 친노(친 노무현)·친문(친 문재인)을 아우르는 업적으로 대권 잠룡 후보에 올랐다.

김 의원은 자타공인 ‘지방자치 전문가’로 꼽힌다. 지역주의 타파를 위한 그의 공로 덕분이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김 의원은 과거 지역지 <남해신문>을 창간한 이력이 있다. 직접 신문 영업에 뛰어들어 소외된 주민들의 삶을 살폈다고 한다. 그에게 ‘리틀 노무현’이라는 별명이 붙어진 배경이다.

김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불평등 해소와 분권 균형국가라는 시대적 과제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60년 묵은 서울공화국 판을 완전히 바꿀 것”이라는 담대한 포부를 내놨다. 아래는 김 의원과의 일문일답.

-20대 대선에 출사표를 냈다. 

▲60년 묵은 서울공화국의 판을 완전히 갈아엎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전쟁의 폐허에서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서울공화국을 만들었다. 그 덕에 이렇게 성장했지만 문제가 너무 많다. 국토의 대부분인 지방은 메말라 심각한 소멸 위기에 처해있다. 이걸 깨지 못하면 우리나라의 미래가 없다. 잘 먹지도 않는 반찬을 상에 올려 놓듯이, 구색 맞추기로 균형발전 공약을 내놓는 후보가 많다. 기득권을 뚫고 개혁해나갈 사람, 그 적임자는 바로 저 김두관이다. 

-여러 대권 공약 중 가장 강조하고 있는 공약은 무엇인가.

▲대한민국을 다섯 개의 메가시티와 두 개의 특별자치도로 재구조화하겠다는 게 대표 공약이다. 다른 후보들도 균형발전을 말하지만, 진짜 그런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다. 저는 수술을 하자는 것이고, 다른 후보들은 그저 반창고나 붙이자는 것으로 보인다. 이게 대한민국의 가장 절박한 문제고, 김두관만이 이것을 해결할 의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5년도 아무 조치 없이 그냥 넘기면, 지방은 완전히 폐허가 될 것이다.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공약은.

▲지난달 11일, 균형분권국가 관련 공약을 발표했다. 우선 대통령, 국무총리, 법률로 정하는 국무위원과 지방행정부의 장으로 구성되는 ‘균형분권 국무회의’를 현재 국무회의와 같이 대통령의 심의기구로 신설하고자 한다. 그리고 지방정부의 과세권과 입법권을 부여해 실질적인 분권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그 외에도 균형분권 국가를 위해 그간 제안했던 내용을 한데 묶었고, 새로운 과제도 제안했는데 ▲5개 메가시티 및 2개 특별자치도 재편 ▲혁신기업 지방 유치 ▲지방 기업·대학·연구기관 협업 체제 강화 ▲농산어촌 공동체 스마트 그린마을 전환 등이 대표적이다.

‘11전 5승 6패’ 굴곡진 정치 여정
‘리틀 노무현’ 서울공화국 해체 선언

-2030 민심을 위한 공약은.

▲우선 청년들의 목소리와 요구를 듣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청년들과 현장 간담회와 줌 간담회를 지속적으로 가지고 있다. 또 청년들이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국민기본자산제 도입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내년이면 청년기본법 후속 조치로 기재부 등 주요부처에 정책 전담 조직이 생겼고, 인력도 보강된다. 지난 간담회에서 청년들의 제안을 받아 청년청 설립을 약속한 바 있다. 

-대권후보로서 본인의 경쟁력은.

▲지방에서, 아래에서부터 만들어져온 정치인이다. 이장이라는 생활정치의 영역부터, 군수, 도지사, 장관까지 지내면서 정책들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속속들이 경험해봤다. 국회의원과 장관, 총리만 해서는 알 수 없는 부분이 많다.

대통령은 국가 원수이면서 동시에 행정부의 수반이다. 당연히 행정능력이 매우 중요한 자리다. 맡은 직위에 있을 때마다 뚜렷한 개혁 성과를 만들어온 후보라는 점에서 타 후보들보다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여권 1강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어떤가.

▲이재명 지사는 장단점이 명확한 분이다. 적어도 업무능력으로는 검증된 분이라고 생각하며,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비할 바가 아니라고 본다. 다만 그 외의 자질이나 개인 주변의 문제들은 대선후보로서 엄격히 검증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낙연 전 대표의 말 번복을 두고 비판한 바 있다.


▲이 전 대표는 노무현 탄핵 관련 입장을 두고 말을 번복했다. 자신이 처한 정치적 자리에 따라 교묘하게 말씀을 번복해왔다. 과거 탄핵의 주체였던 민주당 소속일 때는 마치 탄핵에 참여하는 것처럼 행동했다가, 지금 와서는 그때 탄핵 반대로 투표를 했다고 한다.

이런 후보를 믿을 수 있을까. 한 나라의 지도자라면 정치적으로 명확한 입장을 취하고, 또 거기에 걸맞게 책임을 지는 분이어야 한다. 신뢰할 수 없는 분은 지도자가 돼서는 안 된다.

-야권 대권후보 홍준표 의원이 봉하마을에서 ‘2002년 노무현처럼’ 문구를 방명록에 남겼다. 

▲아마도 도전해 역전을 만들겠다는 취지인 것 같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역전 스토리는 여야를 떠나 정치를 하는 분들은 누구나 동경할만하다고 생각한다. 저 역시 반전의 기회를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윤 전 검찰총장에 대한 평가는.

▲윤 전 총장은 지도자감이 아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실언을 한다. 요즘에는 아주 입을 닫지 않았는가. 말과 행동에서 지도자감으로 인정받고 있지 못하다고 본다. 국민의힘 입당 후 내부 사람들과 많은 불협화음을 내고 있지 않은가. 저는 윤 전 총장이 당의 후보가 되기 어려울 거라 생각한다.


-‘윤석열 고발 사주 의혹’ 건에 대한 생각은.

▲검찰이 고발장을 대신 써주고 고발을 사주한다는 게 말이 되는가. 검언유착을 넘어 전방위적인 정치검찰의 행태가 고스란히 밝혀진 사안이다. 의혹의 사실관계가 확인된다면 윤 전 총장은 당장 대선후보에서 사퇴하고 조사를 받아야 한다. 저는 이 사건은 국정조사감이라고 생각한다. 지난해 윤석열 탄핵을 추진하다 끝까지 가지 못한 것이 ‘천추의 한’이다.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확산되면서, 대권주자들 역시 부동산 검증을 거쳐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국무위원인 장관들 청문회만 해도 현미경으로 검증하는 것이 다반사다. 대권주자라면 그만한 검증은 당연히 필요하다. 특히, 대권주자들은 국회의원이나 장관 등 고위직을 지낸 분이 많기 때문에 그런 정보를 이용해서 투기를 하지는 않았는지 반드시 검증돼야 한다. 저는 이 주장을 한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의 입장에 적극 찬성 입장을 냈다. 자기 이익을 생각하는 사람, 탐욕적인 사람은 국가 지도자가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민주당 경선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가 야권에 비해 밀리고 있다. 

▲애초부터 경선 시점을 좀 연기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충분히 집단면역을 이룬 이후 시점으로 연기할 수 있었는데, 지도부가 기존 일정을 강행했다. 지금 당장 순회 경선부터 많은 제약이 있다. 당원과 지지자 없이 치러지는 경선이라 아무래도 맥 빠지는 면도 있다.

국민의힘은 이제서야 경선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야당 주자들이 자리 잡을 시간을 골고루 줘서 구도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것 같다. 경선 시점을 보면 오프라인 진행 환경도 민주당보다 나은 것 같다. 

노의 반전 드라마처럼 “대역전극 쓰겠다”
하루 멀다하고 실언 윤 “지도자감 아니다”

-지지율에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전략이 있다면.

▲선거에 딱히 왕도가 없는 것 같다. 최선을 다하고 국민들의 평가를 받겠다. 저는 서울공화국 해체라는 뚜렷한 비전을 가지고 당당히 승부를 하려고 한다. 본격적인 경선에 접어들면 무엇보다 본선 경쟁력이 평가받을 것이다. 결국에는 수도권의 이재명, 호남의 이낙연, 영남의 김두관 구도로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달 2일이 경남 지역 권리당원 투표인데, 약진을 예상하나.

▲다른 지역보다는 높게 나올 것 같지만, 얼마나 나올지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다. 아직 다른 지역 경선이 많이 남았고 시간도 한 달 가까이 남았다. 순회 경선에서 거두는 성적에 따라 경남지역 투표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생각한다.  

-문재인정부에 대한 평가는.

▲남북관계의 위기 해소와 진전, 국제무대에서의 외교적 위상 강화, K-방역 코로나 대응, 문재인케어, 권력기관 개편 등 이전 정권과 비교할 수 없이 중요한 업적을 많이 남겼다. 다만 계속되는 부동산 정책의 실패로 시민들의 주거 마련 여건이 악화돼 민심이 안 좋아진 점이 무척 아쉽다. 주거정책은 차기 정부에서 1순위로 해결해야 할 사안이 아닌가 한다. 

-여권이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해 반드시 이뤄야 할 개혁 과제는.

▲무엇보다 부동산 문제는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임대사업자 특혜는 반드시 폐지하고 넘어가야 한다. 당이 다주택자 문제에 대해서 단호한 입장을 보일 필요가 있다. 부동산 문제를 확실히 넘지 못하면 정권 재창출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이다.

-언론중재법에 대한 입장은.

▲저는 법안에 찬성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다. 법안 내용 중에서 문제될 만한 소지가 있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그걸 그냥 바로 반대했다고 언론이 써버렸다. 걱정되는 부분도 있다고 말한 것뿐인데, 언론에서는 그것만 실었다. 언론중재법 통과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36세 군수가 되었을 때부터 기자실을 폐쇄하면서까지 실천해왔다. 

-여권 강성 지지자들의 ‘문자 폭탄’ 현상에 대한 의견은.

▲당원과 지지자들이 그들이 뽑은 대표자에게 강하게 의사 표시를 하는 것은 늘 있어왔던 일이다. 정치인은 이런 부분들을 다 감안해 정치적 의사를 표출한다. 그것들이 쌓여 정치적 자산이 되는 것 아니겠는가. 저는 선출된 의원들은 당원들의 쓴소리를 들을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당원의 권리기도 하다.

-만약 이번 당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다면 이후 계획은 무엇인가. 

▲아직은 결과를 말할 때가 아니라 생각한다. 불평등 해소와 분권균형국가라는 시대적 과제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60년 묵은 서울공화국 판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 전쟁의 폐허에서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서울공화국을 만들었지만, 지금은 문제가 너무 많다. 모두가 골고루 잘사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기득권을 뚫고 중단 없는 개혁에 매진하겠다. 

-추석을 맞아 <일요시사> 구독자 분들에게 덕담 부탁드린다.

▲<일요시사> 구독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추석 명절을 맞았는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정부의 방역도 완화되지 않아 보고픈 가족들을 보지 못하시는 분도 많을 것입니다. 끝까지 힘을 모아 이겨냈으면 좋겠습니다. 여당 경선 중입니다. 저도 서울공화국 해체라는 비전으로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많이 지지해 주시고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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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