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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5월20일 16시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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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물> '황제 의전' 논란 강성국 법무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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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좀 맞으면 죽나요?”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강성국 법무부 차관이 ‘황제 의전’ 논란에 휘말렸다. 강 차관이 빗속 브리핑을 하는 내내 한 공무원이 무릎을 꿇은 채로 우산을 받치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에 야권을 비롯해 전방위에서 맹비난이 쏟아져 나왔다. 결국 강 차관이 사과하며 고개를 숙였지만 논란을 쉽게 가라앉지 않는 상황이다. 

지난달 27일 강성국 법무부 차관이 아프가니스탄 특별 입국자 정착과 관련해 브리핑하는 내내 법무부 직원이 무릎을 꿇고 그를 위해 우산을 받친 데에 대한 비판이 끊이고 있다.

무릎을?
맹비난

강 차관은 이날 오전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우리 정부의 활동을 지원해온 아프간 직원 및 가족의 입국에 대한 설명을 했다.

강 차관이 비오는 야외에서 약 10분간의 브리핑을 진행하는 동안 한 법무부 직원은 뒤에서 무릎을 꿇고 두 손으로 우산을 들어 강 차관이 비를 피할 수 있도록 했다. 정장 차림에 구두를 신은 그는 목에 공무원증을 걸고 있는 채였다.

언론 보도가 나간 이후 이에 대한 비판이 뒤따랐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 직원도 세금으로 월급받는 공무원 아닌가”라며 “무슨 조선시대도 아니고”라고 썼다. 그러면서 “저 차관님 나리 반성하셔야”라고 지적했다.


윤석열 캠프도 “법무부 차관에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한다)”고 밝혔다. 김인규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방송용 카메라가 돌고 있음에도 이 정도면 커튼 뒤에선 문재인정부의 일부 고위 관계자들이 그 이상의 갑질을 할 수도 있겠다 싶다”고 지적했다.

김 부대변인은 강 차관을 향해 “국민의 공복이 될 자격이 없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강 차관을 즉각 경질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임승호 국민의힘 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눈을 의심케 하는 ‘황제 의전’”이라고 지적했다. 임 대변인은 “강 차관은 물에 조금이라도 닿으면 녹아내리는 설탕인 것인가. 그야말로 물에 젖으면 큰일이 난다고 생각하는 ‘슈가보이’ 아니겠는가”라고 비꼬았다.

‘빗속 브리핑’ 무릎 꿇고 우산 받친 공무원
“때가 어느 때인데” 아리송한 사과도 도마

그는 “국민의 상식과 괴리된 ‘황제 의전’은 강 차관이 법무부 직원들을 대하는 태도, 나아가 뒤떨어진 시대 인식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하나의 상징”이라며 “다른 부처도 아닌 정의를 대표하는 법무부의 차관이 국민 앞에 브리핑을 하는 자리에서 직원의 무릎을 꿇린 모습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임 대변인은 이어 “강 차관은 ‘황제 의전’에 대해 해명하고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과거 정치인들이 직접 우산을 쓰고 일정을 진행하는 모습과 함께 강 차관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문 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은 물론 과한 의전으로 곤혹을 겪었던 황교안 전 국무총리 역시 우산은 본인이 직접 들고 브리핑을 진행해왔다.

이 같은 모습이 보도되자 누리꾼들은 “비 좀 맞으면 죽느냐”라며 강 차관의 의전을 비판했다. “벌 받는 모습인가” “썩은 관료주의”라는 반응도 이어졌다.

비난이 거세지자 강 차관은 “엄숙하고 효율적인 브리핑이 이루어지도록 저희 직원이 몸을 사리지 않고 진력을 다하는 그 숨은 노력을 미처 살피지 못했다”며 “이유를 불문하고 국민 여러분께 고개를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 자신부터 제 주위의 한 사람 한 사람의 인권이 존중받고 보호받도록 거듭나겠다”고 약속했다.


이 같은 강 차관의 사과를 두고도 비판 목소리가 나온다. 우산을 받친 직원의 행동을 ‘숨은 노력’이라고 표현한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또 무릎을 꿇은 직원이 아닌 국민에게 사과한다는 추상적인 표현을 사용한 것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사과도
아리송

야권 대선주자들도 강 차관의 ‘황제 의전’에 대해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강 차관의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강 차관의 사진을 올리며 “이 사진 하나로 문재인정권 5년이 평가되는 상징적인 장면”이라며 “국민을 이렇게 대한 5년이었다”고 비판했다.

홍 의원은 “국민은 이렇게 모시고 가야 하는 것”이라며 자신이 시민에게 우산을 씌워주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페이스북에 “부끄러움은 아는 세상이 되자”고 적었다. 그는 “어제 참모들로부터 법무 차관의 우산을 받쳐 준 것이 논란이 되고 있다는 보고는 받았지만 ‘그게 무슨 소린가’ 하고 넘어갔다”고 운을 뗐다.

최 전 원장은 “그런데 밤늦게 영상을 보게 됐고, 오늘 아침 신문에 실린 사진도 봤다. 신문 제목처럼 저도 모르게 한마디가 튀어나왔다. ‘법무 차관, 비 안 맞아서 좋습니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비 오는 바닥에 무릎을 꿇고 차관이 비를 안 맞도록 우산을 받쳐 든 그 젊은이는 속으로 대한민국에 대해, 우리 사회에 대해 무슨 생각을 했을까”라며 “저는 분노한다. 청년들이 꿈과 희망과 미래를 빼앗아 가 버린 정권, 입으로만 평등과 공정과 정의를 외치는 정권, 이 정권을 반드시 교체하겠다”고 말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페이스북에 지난 6월18일 새만금사업 현장 방문 당시 영상을 공유하며 “우산이요?”라고 적었다. 이 대표가 참모로부터 건네받은 우산을 직접 들고 15분가량의 현장 브리핑을 듣는 영상과 강 차관을 대비시켜 우회 비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정치인
의전사

국민의힘 신인규 상근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강 차관의 과잉 의전과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인형전달식 취재 요청을 두고 “인권 감수성 제로인 법무부의 장관과 차관은 법무행정의 최고 책임자로서의 기초적인 자질이 없다는 것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며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박 장관은 자신이 주인공이 되는 행사를 무리하게 진행시켰다”며 “심지어 법무부는 기자단에게 ‘협조를 안 해주면 허가를 안 해줄 수도 있다’는 겁박까지 하면서 박 장관의 행사에 적극 협조할 것을 요구했다. 인형이 뭐라고 이렇게 난리를 펴는가”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강 차관은 어물쩍 사과가 아닌 사퇴로 책임져야 하며, 박 장관 역시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지난달 30일 논란과 관련해 “그 과정이야 어떻든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고위 공직자의 행위에 대해서는 이유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강력히 경고하겠다”고 밝혔다.

김 총리는 이날 오후 문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가진 주례회동에서 과잉 의전 문제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이같이 말했다고 총리실이 보도자료를 통해 전했다.


김 총리는 이어 “재발방지를 위해서 ‘장·차관 직무 가이드’ 등 관련 매뉴얼을 점검하고, 보완이 필요한 부분은 개선해나가겠다”고 보고했다.

문 대통령과 김 총리는 필요 이상의 의전 등 과잉 행위도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함께하고, 이번 일을 계기로 각 부처와 공공기관들이 그간 관행화된 의전 등에 대해 국민의 관점에서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했다.

사실 정치인과 고위 공무원의 ‘황제 의전’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도 과거 비슷한 일로 도마 위에 오른 바 있다. 2017년 5월 김 전 대표는 서울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과정에서 마중 나온 수행원에게 바퀴 달린 여행 가방을 한 손으로 밀어 보냈다.

‘우산 지붕’ ‘노룩 패스’…
필요 이상 과잉 행위 점검

수행원을 쳐다보지도 않고 가방을 미는 모습에 일부 네티즌들은 ‘노룩(no look) 패스’라며 김 전 대표를 비판했다.

김 전 대표 는 우산과 관련된 의전으로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은 2014년 8월 전남 순천대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당시 당 관계자들이 차량에서 건물 입구까지 우산을 들고 일렬로 선 모습이 취재진 카메라에 포착됐다. 김 전 대표를 포함한 회의 참석자들이 비를 맞지 않게 하기 위해 ‘우산 지붕’을 만든 것이다.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 또한 국무총리 재임 시절 수차례 과잉 의전 논란을 겪었다. 2015년 7월 서울 구로노인종합복지관 방문 당시 황 총리를 태우기 위해 관계자가 엘리베이터를 정지시키는 바람에, 정작 복지관을 이용하는 노인들은 계단을 오르는 모습이 포착돼 국민적 공분을 샀다.

2016년엔 황 총리의 열차 탑승을 돕기 위해 관용 차량이 서울역 기차 승강장까지 진입한 사례도 있다.

대통령 권한대행이 된 뒤에도 황제 의전 꼬리표는 계속 따라붙었다. 2017년 1월 황 권한대행은 충남 논산시 육군 훈련소에서 열린 훈련병 수료식에 참석했다. 장병들을 격려하기 위한 취지였지만 오히려 역효과였다. 겨울철에는 실내 강당에서 수료식을 진행하는 것이 원칙임에도 의전 및 경호 문제로 야외에서 행사를 치르기로 변경했기 때문이다.

영하 13도에 달하는 한파 속에서 장병들은 추위에 떨어야 했다.

대권 도전을 선언한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도 마찬가지다. 홍 의원은 2017년 7월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대표 시절 충북 청주시 수해 현장을 찾은 바 있다. 문제가 된 것은 홍 의원이 장화를 신고 벗는 과정이었다. 홍 의원이 선 채로 한쪽 다리를 들어 올리자 한 관계자가 허리를 숙여 장화를 신겨준 것이다. 한 수행원이 허리를 숙인 채 직접 홍 의원의 장화를 벗기는 모습도 포착됐다.

논란이 반복되는데도 황제 의전이 지속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허의도 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사무총장은 저서 <의전의 민낯>을 통해 “받는 사람에게는 권위를 살리는 방편이 되고, 행하는 사람에게는 습관이고 관행이기 때문”이라며 “의전에 싸인 리더는 자신이 제법 근사하게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고 착각한다”고 꼬집었다.

이유는?
습관·관행

‘의전 해체’는 수혜자가 먼저 시작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것이 허 전 사무총장의 지적이다. 그는 ▲임원진 비서를 통합할 것 ▲상급자가 직접 식사 약속을 잡고 식당을 예약할 것 ▲집무 공간을 최대한 줄일 것 ▲수행 비서가 차 문을 열게 하지 말 것 ▲관용차 앞 좌석을 당기지 말 것 등 사소한 일부터 상급자가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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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으로 갈아탄 이재명 보선 세 가지 노림수

인천으로 갈아탄 이재명 보선 세 가지 노림수

[일요시사 정치팀] 정인균 기자 = 6·1 보궐선거 지역 중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이 가장 탐내던 자리가 있다. 바로 송영길 전 대표가 내놓은 인천 계양을이다. 이 지역은 송 전 대표가 지난 20년간 공들여온 곳으로 그가 인천시장으로 당선될 때 대들보 역할을 자청하던 곳이다. “나가기만 하면 당선된다”는 인식 속에 민주당 사람들은 너도나도 공천 신청을 준비했다. 그러나 이들의 공천신청서는 휴지통에 버려져야 했다. 해당 지역구에 이재명 상임고문이라는 거물 정치인이 출마했기 때문이다. 소문으로만 떠돌던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문의 ‘인천 계양을’ 출마가 확정됐다. 이 고문은 지난 8일 인천 계양산 야외공연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 고문이 연단에 등장하자 지지자들은 열띤 성원을 보냈다. 탐나는 당 대표 마이크를 잡은 이 고문은 지지자들을 향해 “이럴 줄 알았으면 고민 좀 덜 할 걸 그랬다”고 웃으며 운을 뗀 뒤 “저의 모든 것을 던져 전국 과반 승리를 이끌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나의 정치적 안위를 고려해 지방선거와 거리를 두라는 조언이 많았고 나 역시 조기 복귀에 부정적이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깊은 고심 끝에 위기의 민주당에 힘을 보태고 어려운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기 위해 위험한 정면돌파를 결심했다”고 출마 이유를 밝혔다. 다수의 민주당 관계자들은 실제로 이 고문의 측근들이 그의 출마를 끝까지 말렸다고 한다. 대통령선거가 끝난 지 고작 두 달가량밖에 안된 시점이기도 했고, 다음 대권 도전을 위한 전략이기도 했다. 대선 패배의 책임에서 떳떳하지 못한 이 고문에게 두 달의 잠행은 매우 짧은 기간이었다. 그의 조기 복귀에 대한 민심은 아직도 좋지 못하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고문의 조기 복귀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은 60%를 상회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이 고문처럼 두 달 만에 정계 복귀한 대선주자는 없었다. 사실 대선주자의 정계 복귀가 대한민국 정계에서 그렇게까지 낯선 풍경은 아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2016년 대선 패배 후 복귀했었고, 김영삼 전 대통령이나 김대중 전 대통령도 그랬다. 그러나 ‘2개월은 너무 짧지 않냐’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김 전 대통령이나 문 전 대통령 모두 대선에서 패배한 뒤 적어도 1년 가까운 기간의 숙고를 거친 후에야 정계 복귀를 선택했다. 이 고문의 이례적인 행보는 정치 평론가들로 하여금 여러 가지 해석을 내놓게 했다. 사람들의 부정적인 시각을 모를 리 없는 그에게 ‘왜 지금, 왜 인천에 출마했지’라는 의문이 제기된다. 여의도 정가에선 여기에 적어도 세 가지 노림수가 작용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첫 번째 노림수에 대한 의심은 ‘0선 대권후보’였던 이 고문이 ‘국회의원 자리에 연연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심에서 출발한다. 이 고문은 정치 시작부터 대선 전까지 늘 지방선거에만 출마해왔다. 큰 선거가 있을 때 특정 후보의 캠프에서 일했던 경력들은 다수 있었지만, 본인이 당선된 선거는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 선거뿐이었다. 이 때문에 세간의 의심은 당 대표 자리에 쏠리고 있다. 이 고문이 진정 원하고 있는 자리는 당 대표라는 것이다. 이 고문은 이번에 놓친 대통령 자리를 다음 대선에서 거머쥐기 위해서 우선 ‘이재명의 민주당’을 만들어야 한다. 당권이 받쳐주지 못한 대통령 후보는 불리한 조건에서 선거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소문으로만 떠돌던 계양을 출마 확정 고작 2개월 칩거…부정적 여론 더 커 이번 대선에서 그랬다. 민주당의 대선 패배를 분석한 이재명 캠프 측의 한 인사는 패배 요인 중 ‘민주당의 분열’을 꼽은 바 있다. 그는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이 겉으로는 하나가 된 척 쇼를 했지만, 실제 내부는 둘로 갈라져 있었다”고 <일요시사>에 설명했다. 그는 정확히 ‘이낙연계’로 분류되는 ‘친문(친 문재인)파’와 ‘이재명계’간의 대립을 예로 들었다. 민주당 당헌당규 제29조(당 대표의 지위와 권한)에 따르면, 당 대표는 당의 예산을 편성할 수 있고 공직선거 후보자를 추천할 수 있다. 예산 편성권과 공천권을 동시에 쥘 수 있는 것이다. 이 고문이 만일 당 대표에 당선된다면, 당내에 있는 ‘반명(반 이재명)계’의 힘을 줄여 놓을 힘이 생긴다. 이후 출마할 대통령선거 전에 발판을 미리 닦아놓을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다만, 꼭 국회의원 신분으로 당 대표에 출마해야 하는 것만은 아니다. 민주당의 권리당원이라면 누구나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할 자격을 갖는다. 입후보하고 싶은 민주당 권리당원은 기탁금(2020년 기준 8000만원)을 내기만 하면 당 대표에 도전할 수 있다. 실제로 정계에선 이 고문이 보궐선거에 나오지 않았더라도, 8월 전당대회에는 나왔을 것이라 예측하고 있었다. 한 정치 평론가는 이 고문의 보궐선거 출마를 두고 “아무래도 무게감이 다를 것”이라며 “장외 선거운동과 장내 선거운동은 큰 차이가 있다. 이 고문이 당 대표가 되려면 반명(반 이재명)계의 마음을 사야 하는데, 이것을 장외에서 진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확실히 민주당 리더의 대세는 현재 이 고문이 맞지만, 대세가 실제 투표로까지 이어지려면 당내에서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전 민주당 대표들의 면면을 보더라도,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대표들은 대부분 원내 인사들이었다. 아직은 소수인 ‘이재명계’ 의원들의 결속과 반명계 의원들에 대한 견제 및 포섭까지 하려면 그가 직접 여의도 내로 들어가야만 한다는 해석이다. 정계가 의심하고 있는 이 고문 출마에 대한 두 번째 노림수는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이다. 대선 전부터 여의도에서 공공연하게 떠돌던 말은 ‘지면 감옥 가는 선거’였다. 방탄의원단 면책특권? 선거 기간 내내 피 튀기는 네거티브 공방을 펼쳤던 윤석열 대통령과 이 고문은 서로를 향해 고소 고발을 진행하며 대선을 뜨겁게 불태웠다. 윤 대통령에게는 처가 리스크와 고발 사주 문제가, 이 고문에게는 대장동 리스크와 경기도지사 시절 공금 횡령 문제가 따라다녔다. 대선 후 윤 대통령의 처가 리스크와 고발 사주 건은 어느 정도 정리되는 분위기지만, 이 고문의 리스크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국민의힘(이하 국힘) 측은 이 고문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보궐선거 출마를 두고 ‘국회의원 면책특권을 노리고 나오는 것이 아니냐’고 공격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지난 6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고문이 어떻게든 원내에 입성해 본인에 대해 진행되는 수사를 방탄하려 한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이 대표는 “이런 시도는 국민의 규탄을 받을 수밖에 없고, 역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다”며 대선 과정만 하더라도 분당과 성남, 경기도와의 인연을 강조한 이재명 당시 대선후보가 아무 연고도 없는 인천 계양으로 외곽순환도로를 반 바퀴 타고 간 것이 국민에게 어떻게 해석되겠느냐“고 덧붙였다. 그가 주장하는 ‘수사 방탄’ 의혹은 대한민국 헌법 제44조에 기인한다. 44조 1항에는 "국회의원은 현행범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회기 중 국회의 동의 없이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않는다"고 적시돼있다. 2항에는 “국회의원이 회기 전에 체포 또는 구금된 때에는 현행범이 아닌 한 국회의 요구가 있으면 회기 중 석방된다”고 돼있다. 국회의원이 되는 순간 회기 중 체포도, 또 체포 후에 석방도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는 입법부의 힘이 다소 약하던 시절, 국회의원이 자유롭게 소신발언하고 양심에 따라서 표결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특권이었다. 그러나 현대 정치에 와서 그 의미가 조금씩 변질되기 시작했다. 가까운 예는 1999년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가 대선자금 불법 모금에 연루된 본인의 측근 의원들을 보호하기 위해 7개월간 임시국회를 소집한 일이다. 당시 이 총재와 측근들은 대선을 치르며 불법 대선자금을 모은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은 바 있다. 이 총재의 측근들은 국세청을 동원해 거액의 정치자금을 거뒀다는 혐의를 받았고, 검찰의 지속적인 수사 끝에 그중 몇몇은 구속돼 처벌을 받았다. 그러나 그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혐의를 의심받던 용의자들이 대부분이 국회의원들이었기 때문이다. 구속영장을 발부받았지만 이 총재가 임시국회를 여는 바람에 검찰은 이들을 구속하는 데 번번이 실패했다. 당시 한나라당 측은 임시국회 소집 이유에 대해 “검찰개혁 대책 심의 등 다뤄야 할 현안이 많다”고 항변했지만, 당시 여론은 의원들의 체포를 막으려는 ‘꼼수’로 인식하고 있었다. 측근들의 구속을 막기 위해 이 총재는 수차례 임시국회를 열어야 했다. 감독서 선수로 언론은 이를 빗대 ‘방탄 국회’라 보도했고 곧 ‘방탄 국회’는 불체포특권에 숨는 의원을 가리키는 대명사가 됐다. 이 대명사를 최근에야 이 전 대표가 다시 사용한 것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그것은 옛날 이야기”라며 이 고문의 출마 의미를 다시 해석해달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그것은 20년도 더 된 이야기”라며 “지금은 시대가 바뀌어 국회의원이 임시국회에 숨어 체포를 피할 수 없다. 이런 행위는 당 차원에서도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 항변했다. 현직 국회의원이 체포되는 일은 그동안 몇 번 있어왔다. 2020년 민주당 정정순 전 의원이 당선 무효형을 받고 검찰로부터 체포된 바 있다. 당시 정 전 의원은 총선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검찰로부터 기소당한 상태였다. 청주지방법원은 그에게 기소된 혐의를 모두 유죄로 보고, 벌금 3030만원을 선고했다. 그의 체포를 위해서는 국회의 동의가 필요했다. 국회는 정 전 의원의 체포동의안을 빠르게 상정해 투표에 부쳤다. 186명의 국회의원 중 167명이 찬성표를 던지면서 결국 체포됐다. 민주당 측은 정 전 의원처럼 뚜렷한 범죄 사실이 입증되면 현역 의원이라도 누구든지 체포될 수 있는 게 요즘 국회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러나 세간의 의심은 완전히 사그라들고 있지 않다. 민주당 측의 주장도 사실이지만 이 고문이 빠져나갈 구멍이 아예 배제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야당 탄압’이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는 민주당이 ‘부당한 외압 수사’라며 국회의원 체포 동의안에 거부할 수도 있는 노릇이다. 민주당은 전체 의석의 과반 이상인 의석수를 확보하고 있는 제1정당이다. ‘야인’ 상태인 이 고문의 체포보다 ‘국회의원’ 상태인 이 고문의 체포가 한결 어려워지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한편 민주당 내부 관계자는 새로운 시각에서 그의 세 번째 노림수를 지적했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 고문의 출마 시점을 잘 살펴봐야 한다”며 “‘이재명계’ 지방선거 주자 모두가 공천을 받은 후에 비로소 출마 선언을 했다. 이 시점이 갖는 의미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탄 국회로 들어가려? “시대 변했는데 무슨∼” 공천 잡음을 가장 많이 야기했던 곳은 서울시장이었다. 민주당 서울시장 공천장은 송 전 대표가 받았다. 이 고문의 대선을 함께 뛰었던 송 전 대표는 “당의 요구로 서울시장 출마를 결심했다”며 “(서울시장 출마는)희생하러 가는 자리”라고 주장했다. 당 지도부는 ‘단수 공천’ 이야기도 언론에 흘리는 등 그의 선언에 힘을 실어줬다. 그러나 이후 민주당 서울시 의원들을 중심으로 거센 반발이 이어졌다. 인천에만 연고가 있는 인사가 왜 서울시장을 노리고 있냐는 지적과 함께 투명한 공천룰 도입을 촉구했다. 논란은 계파 갈등으로까지 확산되는 양상을 띠었다. 이미 시장 출사표를 던진 ‘서울 기반의 민주당 의원들’과 반명계 의원들이 합세해 ‘친명(친 이재명)계’ 측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송 전 대표는 한때 공천에서 ‘완전 배제’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경선을 치르며 공천장을 받아든 송 전 대표지만 친명계의 이번 선거 부담은 더욱 가중돼있는 상태다. 경기도지사 공천에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했다. 정도만 약할 뿐이지 여기서도 친명계에 대한 편애를 지적하는 후보가 많았다. 지난 대선에서 이 고문과 극적으로 단일화에 성공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앞서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경기도지사직에는 이미 조정식·안민석 의원 및 염태영 전 수원시장이 예비후보로 뛰고 있는 상황이었다. 김 전 부총리의 출마 선언이 나오자 경쟁자들의 총질이 시작됐다. 김 전 총리의 경쟁자들은 공천룰이 부당하다며 여러 차례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고, 후보들의 몇몇 핵심 측근은 이재명 캠프 인력이 대거 김 전 부총리를 돕고 있다고 양심 선언을 하기도 했다. 무난히 공천을 받지 못한 ‘이재명계’ 후보들과 이 고문 본인은 지방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을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다. 승리 시 명장으로 이름을 남기겠지만, 진다면 패장으로서 책임을 감수해야 한다. 대선 패배로부터 책임을 지지 않았다는 비판을 듣고 있는 이 고문에게 지방선거의 패배까지 책임지라고 한다면, 당 대표 자리는 사실상 물 건너간다. 한 민주당 인사는 이번 보궐선거 출마가 그 책임으로부터 한발 물러서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본인이 보선에 뛰어들어서 ‘감독’으로서 역할보단 ‘선수’로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비춰지기 때문이다. 이 같은 그림을 연출하기 위해 이 고문은 ‘본인의 사람들’이 모두 공천받을 때까지 기다렸고, 모든 퍼즐이 맞춰진 후에야 ‘출마 선언’을 했다. 한걸음 뒤로 책임은 안 져 정치인의 행보에 따라다니는 사람들의 해석이 모두 맞을 수는 없다. 이런저런 행보를 하면서 뜻하지 않은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정치다. 이 고문의 이번 인천 출마는 여러 가지 해석을 낳았고, 또 그중에는 오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역시 이 고문이 감내해야 하는 부분이다. 그만큼 이 고문이 이번 행보는 ‘이례적’이었기 때문이다. <ingyun@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