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저는 약 15년 전에 협의이혼을 했습니다. 전처와 아이를 가졌었고, 아이는 제가 양육하기로 하고 이혼 이후 모든 양육비를 제가 부담했습니다. 협의이혼 당시 양육비에 대해서 정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고 단지 친권자 및 양육권자로 제가 지정되었습니다. 정신없이 아이를 키우고 보니 지금까지 쓴 양육 비용과 앞으로 아이에게 쓸 양육 비용에 대해 전처에게 어느 정도 책임을 묻고 싶습니다. 가능할까요?
[A] 민법 제913조에 따르면 친권자는 자를 보호하고 교양할 권리의무가 있습니다. 이는 부모의 미성년 자녀에 대한 양육의무를 의미합니다. 이러한 양육 의무는 이혼한 부모라 하더라도 양육하지 않는 부모는 양육권자로 지정된 상대방에게 양육비를 지급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협의이혼 시 양육비에 대해 정한 바가 없다면 그 양육비에 대한 청구는 어떻게 될까요? 그리고 과거양육비 뿐만 아니라 장래양육비까지도 청구할 수 있을까요?
최근 위와 같은 양육비 소송과 관련한 법원의 판결이 있었습니다.
위 사건에서 이혼한지 15년이 지난 전 남편이 전처에게 양육비청구를 한 것에 대해 전처는 아래 5가지의 이유로 양육비를 지급해줄 수 없다고 항변했습니다.
①협의이혼 당시 전 남편에게 약 1억원 이상의 돈을 지급했으므로 더 이상 양육비를 지급할 이유가 없는 점 ②전 남편과의 사이에 아이가 성년이 될 때까지 면접교섭을 하지 않고 연락도 하지 않으며 서로 어떤 소송도 하지 않고 이를 위반 시 5000만원을 지급하기로 공증한 점 ③15년 동안 양육비청구를 하지 않다가 이제야 청구하는 것은 부당한 점 ④양육비 지급과 면접교섭권은 대가관계에 있는 것이므로 면접교섭을 전혀 못한 이상 양육비를 지급할 이유도 없는 점 등을 이유로 양육비를 지급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아이의 양육권자인 전 남편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법원은 ①전처가 지급한 1억원은 이혼 당시 작성된 각서에 따라 전 남편에 대한 정신적 피해보상 및 위자료 명목으로 지급한 것인 점 ②양육비는 자녀의 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므로 양육비청구권의 포기는 확정적이고 명시적인 것이 아닌 이상 포기한 것으로 인정할 수 없으며 설령 포기한 것이라 보더라도 전 남편의 양육비청구는 양육비 부담 부분의 변경을 구하는 취지로도 볼 수 있는 점 ③양육비는 자녀의 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므로 언제든지 다시 정할 수 있고 어머니로서 당연히 양육비를 부담할 의무는 여전히 존재하는 점 ④면접교섭권은 양육비 지급 의무와 대가관계라 볼 수 없는 점 등을 이유로 전처의 항변을 모두 배척하고 전 남편의 청구를 인용해줬습니다.
그러므로 상담자의 경우에도 협의이혼 시 양육비에 대해 정한 사실 없이 15년이란 기간이 지났다하더라도 전처의 양육 의무는 여전히 존재하는 것이어서 양육비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 아이가 아직까지 미성년자인 이상 성년이 될 때까지의 장래양육비도 함께 청구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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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윤은?]
형사전문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