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종착지는? '널뛰는' 이낙연 지지율의 비밀

다시 뜨는 ‘어대낙’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맹추격’이 시작됐다. 이 전 대표는 1년 전 여야를 막론한 독보적 1위였지만, 당 대표 취임 이후 하락세를 걸었다. 그랬던 그의 지지율이 다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상승세를 달리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진행한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이 전 대표는 18.1%로 이재명 경기도지사(26.9%)의 뒤를 이었다. 지난달 말 16.9%(이 전 대표 11.5%, 이 지사 28.4%)의 격차를 보였던 것과 비교했을 때 절반가량 격차가 줄어든 결과다.

반등에 성공
대세 굳히기?

이에 더해 야권 유력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가상 대결에서도 우위를 점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더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

이 전 대표는 ‘내 삶을 지켜주는 나라’를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모든 국민이 중산층 수준으로 살 수 있는 삶을 보장하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신복지 계획이다.

또 그는 출마 선언에서 민주당 ‘원팀’ 정신을 강조했다. 민주당이 배출한 역대 대통령의 정신을 계승할 의지를 보인 셈이다. 사실상 ‘민주당 적통 후보’임을 강조하려는 심산으로 읽힌다. 동시에 “상처받은 공정을 다시 세워야 한다”며 현 정부와 차별화 의지를 담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민주당 예비경선을 거치면서 상승세를 탔다. 경선 과정 내내 정치인의 품격이 돋보였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판도가 바뀌고 있다”는 평도 나온다.

특히 이 지사의 실수는 이 전 대표에게 기회가 됐다. ‘김 빠진 사이다’가 된 이 지사는 여권 경쟁자들에게 공세 수위를 조절했다. 하지만 여배우 스캔들을 두고는 “바지를 한 번 더 내릴까요”라고 말해 십자포화를 맞았다. 이 지사의 다혈질 성격으로 민심을 잃었다는 평가다.

이 전 대표의 안정감은 돋보였다. 경쟁 후보의 발언이 구설에 오르면서 반사이익을 본 셈이다.

아울러 친문(친 문재인) 지지층 역시 이 지사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 전 대표는 문재인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국정경험을 내세웠다. 친문 세력과 보폭을 좁히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반면 이 지사와 친문 세력의 앙금은 여전하다.

이재명 ‘실점’에 바닥 찍고 상승세
1년 전 여야 독보적 1위, 지금은 왜?

이 지사에게 거부감을 갖는 친문 지지자들이 이 전 대표를 차선으로 택해 결집한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정계에서는 이 전 대표의 자신감이 올랐다는 평이 나온다. 이 전 대표 캠프 내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역전 드라마를 쓸 수 있다는 자신감이 확산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예비경선 토론을 통해 안정감이 입증된 만큼 남은 고비를 잘 헤쳐 나갈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전 대표는 산전수전 다 겪은 정치인이다. 그는 전남 영광의 가난한 농부 집안에서 7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서울대 법대에 입학해 <동아일보>에서 21년간 기자 생활을 했고,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발탁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이 지사는 기자 생활 동안 김 전 대통령을 전담한 바 있다.

이 지사는 5선 국회의원, 도지사를 역임하며 승승장구하던 중 노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 대변인을 맡았다. 문정부에선 초대 국무총리이자 최장수 총리를 지냈다. 신중함과 균형감각·안정감이 강점이다. 유창한 언변과 덕에 ‘사이다 총리’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21대 국회 입성 후에는 민주당 코로나국난극복위원장을 맡아 코로나19 대응을 지휘했다. 이후 8월 전당대회에서는 60%가 넘는 압도적 득표율로 슈퍼 여당의 수장에 올랐다.

어쩌다
까먹었나

이 전 대표의 탄탄대로는 계속됐다. 민주당 총선 압승 후 실시한 2020년 4월 말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40%를 돌파했다. 4개월 뒤인 8월에 당권을 거머쥘 때만 해도 여야를 막론한 1위였다 ‘어대낙(어차피 대세는 이낙연)’이라는 명성에 걸맞았다.

‘꽃길’만 걸을 줄 알았던 이 전 대표였다. 하지만 당 대표에 당선된 뒤 문정부 레임덕과 맞물려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부동산 문제, 코로나19 방역 미흡 대응 등에 대한 성난 민심을 쉽게 잠재우지 못했던 것.

당 대표직을 1년간 수행하면서 정치 지도자로서 결단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이 전 대표의 측근은 “민심을 잘 읽어 다수가 납득할만한 결정을 이끌어내는 장점을 당 대표 시절에 보이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실제 이 전 대표의 강점은 위기 상황에서 약점이 됐다. 그의 ‘엄·근·진’(엄중·근엄·진지) 모습은 신속한 결단을 방해했다. “상황을 엄중히 지켜보고 있다”는 어록이 남을 정도였다. 과도한 신중함은 지지율 하락으로 연결됐다.

미지근함은 민심의 신뢰를 얻지 못했고, ‘고구마 정치’라는 혹평이 잇따랐다.

언행으로 인한 논란도 있었다. “남자는 엄마가 되는 경험을 하지 못해 나이 먹어도 철이 없다”는 발언이 화근이 됐다. ‘말에 강한’ 이 전 대표에게 특히 치명타였다. “철도 안 들었는데 왜 대선에 나오느냐”는 비아냥도 나왔다. 또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건이 알려진 후  피해자를 ‘피해 고소인’으로 칭해 비판을 받았다.

특히 올해 초 이 전 대표의 사면론 거론은 ‘역대급 실책’으로 꼽힌다. 거론 이후 친문 지지자들의 집중 공격이 이어졌다. 이 전 대표는 “국민의 뜻과 촛불의 정신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한 점 사과드린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지지율 급락을 막지 못했다.


엄근진
악수로

이 전 대표에게 이렇다 할 ‘세력’이 없는 점 역시 큰 한계다. 이 전 대표의 대선 경선을 돕고 있는 캠프는 크게 친문, 호남, 언론으로 나뉜다.

하지만 이 전 대표의 진짜 ‘동지’는 전무하다는 게 정계 중론이다. 이 전 대표는 의원 시절에도 측근을 두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양정철·노영민 등과 같은 ‘수족’이 있었던 것과 상반된다. 당 대표 임기 중 단기간에 ‘자기 편’을 만드려다 보니 삐걱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전 대표의 지지율은 4·7 재보궐선거에 참패 이후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당의 선거를 이끌었던 만큼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당 대표 시절 당헌·당규를 개정해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와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를 공천한 책임도 받고 있다.

방침을 뒤집은 것이 악수로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앞으로 이 전 대표는 ‘반이재명 연대’의 구심점을 확보하는 게 급선무로 꼽힌다. 1위 주자 견제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이 전 대표는 ‘2인자’ 이미지 탈피가 급선무로 보인다.


이 때문에 정세균 전 총리와 단일화를 이루는 것이 타개책으로 제시된다. 현재 당원 기반을 보면 이 전 대표는 전남 지지층이 특히 두텁다. 하지만 ‘이재명만이 윤석열을 이길 수 있다’는 시각이 팽배해지면 이 전 대표의 이탈표가 급증할 수 있다.

이 전 대표 자신의 독자적 지지층을 확보하지 않는 한 ‘반이재명’만으로는 충분치 않은 것.

사면론 결정타…당 대표 리더십 도마
일시적인 현상? ‘명낙대전’ 승자는?

이미 두 유력 주자간 이른바 ‘명낙대전’은 불이 붙은 양상이다. 앞서 정운현 이낙연 캠프 공보단장은 “대통령 부인은 공인인데 검증할 필요가 없다니. 혹시 ‘혜경궁 김씨’ 건과 본인의 논문 표절 건으로 불똥이 튀는 걸 우려하는 건 아닐까”라고 말했다.

이는 ‘결혼하기 전에 벌어진 일은 후보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이 지사의 발언을 겨냥한 것이다.

이 지사 역시 반격했다. 이 지사는 “나한테 가족 검증을 막으려는 거냐고 한 분이 진짜로 측근 또는 가족 얘기가 많지 않느냐. 본인을 되돌아봐야지 문제없는 저를 공격하면 되겠냐”고 이 전 대표를 정면으로 겨눴다. ‘옵티머스’ 연루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다 극단적 선택을 한 이 전 대표 측근 등을 시사한 셈이다.

이 전 대표도 바로 응수에 나섰다. 이 지사를 겨냥해 “생각보다 참을성이 약하시다. (저의)지지율이 조금 올라간다고 그걸 못참고 벌써 그러시나”고 쏴붙였다.

이 전 대표는 현재 반등세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친문 여성 지지자들이 ‘NY(낙연) 재결집’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현재 유튜브 ‘이낙연TV’ 구독자가 며칠 새 급증해 10만명을 돌파했다. 여성 전용 온라인 카페 회원들 중 이낙연 지지 뜻을 굳힌 사람들이 꽤 있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이 지사 선두를 쉽게 꺾지 못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엠브레인퍼블릭외 3개 여론조사기관이 조사한 결과 이 지사(27%), 윤 전 총장(21%), 이 전 대표(10%) 등 1~3위가 큰 폭의 변화 없이 그대로였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이 전 대표의 지지율 반등이 ‘일시적 바람’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두 차례 여론조사 결과로 예단할 수 없다는 것.

2인자
돌파구는?

한 정치권 관계자는 “경선 과정에서 이 지사에 대한 공격이 많아지면서 이 전 대표가 후보가 반사이익을 본 측면이 있다”며 “그러나 향후 이 전 대표에 대한 견제가 집중되면 이 추이가 그대로 계속될지는 의문”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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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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