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난다, 조망권 프리미엄

실수요자나 투자자들 사이에서 조망권에 대한 욕망이 점점 높아지면서 강, 바다, 공원, 호수나 산 조망에서 보다 색다른 경관을 조망할 수 있는 단지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자연 조망권이 주거단지의 가치를 좌우하는 중요한 척도로 떠오르고 있다. 탁 트인 전망과 더불어 일조권, 사생활 보호, 쾌적한 주거환경 등 실거주 입장에서 장점이 많기 때문이다.

조망권 침해에 대한 구제, 보상 법률이 있을 정도로 사람들은 조망권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2016년 4월 일부개정·시행된 부동산 가격공시 및 감정평가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의 감정평가 세부평가기준에서, 제66조 주거용지의 주거 쾌적성 및 편의성 중점의 고려항목 중 단지 외부요인으로 조망·풍치·경관 등 지역의 자연적 환경을 고려해 주거용 부동산 가치를 평가하고, 제275조 등에 따라 조망권 침해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평가기준을 정하고 있다.

자연 환경
평가 기준

조망권이 주택 매매가의 20%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례가 있을 정도로 그 가치가 입증된 만큼 자연 조망을 품은 아파트나 오피스텔 등의 인기는 지속되고 있다. KB국민은행 자료에 따르면(2020년 8월5일 기준) 한강 조망이 가능한 광진구 자양동에 위치한 ‘자양강변 아이파크’(2006년 12월 입주) 전용 84㎡의 평균 매매가는 14억원이다.

반면 인근에 위치하지만 ‘광진 트라팰리스’에 가려 일부 세대만이 한강 조망이 가능한 ‘이튼타워리버 3차’(2007년 4월 입주) 전용 84㎡ 평균 매매가격은 12억4000만원으로 나타났다. 한강 조망이 가능한 아파트가 1억6000만원 비싼 매매가를 형성하고 있는 것. 조망권에 대한 가치로 인해 한 단지 내에서도 수억원에 달하는 매매가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동에서 한강 조망이 가능한 ‘아크로리버파크’전용면적 59㎡는 지난해 11건의 손바뀜이 있었다. 거래가는 20억~25억7000만원으로, 조망권을 확보한 동·층에 따라 최대 5억원을 웃도는 거래 차이를 보였다.

주택에 이어 수익형 부동산에도 조망권 바람이 확산되고 있다. 생활숙박시설 등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서 바다 조망이 가능한 수익형 상품의 인기는 남다르다. 유동인구가 풍부한 바닷가 인근에 자리하고 있어 수요확보가 용이한 것은 물론, 높은 희소성에 따른 프리미엄까지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강, 바다, 공원, 호수, 산…
색다른 경관 조망 단지 인기

바다 조망권을 갖춘 수익형 상품은 비 조망 상품보다 매출액이 더 크게 나타난다. 월 임대료도 높게 책정되는 편이다.

소상공인 상권정보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바다를 두고 한 블록 안쪽에 있는 부산 해운대 ‘두산위브더제니스’기준 반경 100m 이내 위치한 커피전문점의 매출은 지난해 하반기 총 1억759만원을 기록했다. 반면 부산 바다와 바로 인접해 조망이 가능한 ‘한화리조트 해운대’기준 반경 100m 이내 위치한 커피전문점은 동 기간 매출액이 1억9418만원으로 약 80.4% 더 높게 나왔다.

또 해운대 해수욕장과 가깝게 위치해 있지만 일부 고층에서만 바다 조망이 가능한 ‘베니키아 프리미엄 호텔 해운대’기준 반경 100m 이내 숙박업 매출은 총 1억7246만원이지만, 해운대 해수욕장 바로 앞에 위치한 ‘신라스테이 해운대’기준 반경 100m 이내 숙박업의 매출은 2억2887만원으로 32.7% 더 높았다.

임대료도 마찬가지다. 네이버 부동산(2월17일 기준)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과 맞닿아 있어 바다 전면뷰가 가능한 ‘팔레드시즈’단지 내 상가의 경우, 전용 84㎡(1층) 매물이 보증금 1억원에 월임대료가 550만원에 나와 있다. 바다와 가깝지만 조망은 안 되는 ‘크리스탈 비치 오피스텔’단지 내 상가 전용 121㎡(1층)이 보증금 5000만원에 월 임대료가 280만원이란 점과 비교하면 크기가 더 작음에도 불구하고 보증금·임대료가 더 높다.

임대수익은 물론 시세 차익까지도 노려볼 수 있다. 여수 웅천지구에 들어서는 생활형 숙박시설 ‘웅천자이 더 스위트’(2022년 3월 입주 예정)는 전용 166㎡ 분양권이 12억4400만원(36층)까지 매물로 나오고 있다. 이는 분양가(8억6400만원)보다 3억8000만원가량 오른 금액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아파트, 오피스텔, 전원주택, 타운하우스 등 주택은 물론 생활숙박시설 등 수익형 부동산에서도 조망권에 대한 가치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 분양가는 수천만원 차이에 불과했던 단지들이 향후 수억원에 달하는 매매가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향후 일대의 개발 방향에 따라 조망권의 가치가 변하지 않는 영구 조망권을 갖춘 단지를 주목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수도권에 분양(예정) 중인 조망권 단지.

“주택 매매가 20% 해당” 판례
가치 입증 분양 단지 관심↑

 

▲용산 클라우드 나인(한강 조망)= 서울의 중심인 용산구 원효로 3가 277-13번지 일대에 한강뷰 오피스텔인 ‘용산 클라우드 나인’이 후분양으로 공급된다. 대지면적 509.70㎡, 연면적 4489.07㎡, 지하 1층~지상 19층 규모다.

지상 1~2층은 근린생활시설이, 지상 3~18층은 원룸형과 1.5룸 오피스텔로 구성된다. 총 122세대로 원룸형이 2억원대 중반, 1.5룸은 4억원대다. 주차대수는 62대. 남향 한강조망이 가능한 업무 및 상업시설 밀집지역에 위치한다.

같은 단지도
매매가 차이

 

▲트리니티99 푸르지오 발라드(남산 조망)= 대우건설 자회사인 ㈜대우에스티는 서울 중구 을지로5가 일원에 들어서는 ‘트리니티99 푸르지오 발라드’오피스텔을 분양한다. 지하 2층~지상 16층, 전세대 복층, 전용면적 29~73㎡, 총 176실 규모다. 희소성은 물론이고 투자가치와 주거용으로 선호도가 가장 높은 1.5룸과 2룸으로 조성된다.

복층 세대에 3.9m의 높은 층고를 도입함으로써 일반 아파트와 오피스텔에서는 누릴 수 없던 탁월한 개방감을 느낄 수 있다. 펜트하우스는 무려 5.2m의 층고를 적용해 개방감과 조망권이 극대화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최첨단 IOT시스템을 적용하고, 실내에는 UV살균조명(현관, 펜트리, 주방 등)을 설치해 코로나19에도 안전할 수 있도록 입주민들의 건강관리에 중점을 두었다.

지하 1층, 지상 1층에는 상업시설을 구성해 편의성을 높이는 등 강남권 오피스텔을 뛰어넘는 요소를 두루 배치했다. 추가로 5성급 호텔이 부럽지 않은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임대 수익
시세 차익

컨시어지 전문 플랫폼인 ‘돕다’와 업무제휴를 통해 국내 최고의 하이엔드 주거서비스를 제공한다. 초고가아파트 단지의 커뮤니티 설계 대표기업인 ‘인케이디자인’과 협업해 골프연습장, 최상층 루프탑 공원, 파티룸, 멀티룸, 피트니스센터를 조성할 예정으로 단지 안에서 체육활동과 여유로운 휴식을 즐길 수 있다.

더욱 특별한 사항으로는 최근 동대문권역의 최고급 5성급 호텔인 노보텔엠버서더 동대문 호텔과 업무 제휴로 조·중·석식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입주민 전원에게 호텔의 모든 시설을(인피니티풀, 칵테일바, 휘트니스 등) 투숙객과 동일한 조건으로 365일 이용할 수 있는 멤버십을 제공할 계획이다.

을지로 5가 대로변 사거리 코너에 위치해 뛰어난 가시성과 접근성뿐만 아니라 특급 뷰를 자랑한다. 사업지 인근에 남산과 북악산, 인왕산이 가까이 위치해 있어 사계절 아름다운 전망을 누릴 수 있다. 특히 옥상에 글램핑장, 스크린 영화감상, 정원카페 등 독특한 루프탑 가든을 만들어 가족과 지인들이 즐거운 시간을 즐길 수 있다. 남산공원 등 자연녹지 공간도 인접해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고, 청계천이 인접해 있어 산책과 운동도 할 수 있다.

 

▲영흥도 쎄시오(바다 조망)= 인천 옹진군 영흥도에 들어서는 생활형숙박시설 ‘패밀리 시그니처 리조트 쎄시오’가 분양한다. 대지면적 9960㎡, 연면적 2만7899.67㎡에 7개 층으로 이루어진 복합리조트로, 400여개의 객실과 클럽메드식 다양한 부대시설로 조성된다. 평형 구성은 스탠다드룸 A타입(22.48㎡) 300실, 스탠다드룸 B타입(23.08㎡) 35실, 스탠다드룸 C타입(31.27㎡) 16실, 로얄스위트룸 I타입(103.50㎡) 2실, 펜트하우스 PENT(45.00㎡) 37실 등으로, 이들 평형에 대한 분양이 이뤄질 예정이다.

영흥도는 장경리해수욕장, 십리포해수욕장, 통일사, 영흥 에너지파크 등 관광지를 보유한 서해안 대표 해양관광지로 서울 인근에 위치해 수도권과 전국 각지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주말, 휴일 등에 찾는 장소 중 하나다.

단지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입지를 갖춰 전 객실 일출·일몰 바다 조망권을 확보하며 고객 전용 프라이빗 비치가 마련된다. 객실은 오션뷰 테라스가 있는 복층구조로 설계됐다.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마감이 적용된다. 펜트하우스는 하나의 객실이 3층의 공간으로 꾸며지며 루프탑에 프라이빗풀과 데이베드를 갖춰 하늘과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휴양공간으로 조성된다.

이와 함께 기존 생활형숙박시설에서 볼 수 없던 프라이빗 비치, 인피니티 풀, 컨벤션, 회의실, 대형식당, 남·여 피트니스센터, 키즈존, 스크린골프장, 게임장, 노래방, 편의점, 빨래방, 커피숍 등의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춘다.

 

▲양평 오른카운티하우스(남한강 조망)= 양평 개군면 상자포리에 조성 중인 ‘오른카운티하우스’가 분양 중이다. 남한강이 바라보이는 산으로 둘러싸인 아늑한 곳에 자리한 자연 친화형 전원주택단지로 중앙 공급식 도시형 가스(LPG), 상수도, 전기, 통신 시설들을 지중화 했다. 각종 기반시설 및 편의시설이 밀집된 면 소재지가 약 1㎞ 거리에 있어 도시형 전원주택단지라고 할 만하다.

변하지 않는
영구 조망권

일조와 통풍, 조망이 빼어난 야트막한 남사면 구릉지 1만여평을 필지당 150~200평으로 분할해 51세대로 조성했다. 지역/지구상 보존관리지역, 자연보전권역, 수질보전특별대책지역(1권역) 등에 속하므로 최고의 청정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개발행위 규제가 까다로운 지역일수록 주거 환경이 최고의 입지조건이다.

고객에게 삶의 질을 높이는 단지로서 40%는 남한강을 조망할 수 있다. 60%는 문화재로 지정된 석성인 파사성을 조망할 수 있도록 조성했다. 단지에서 강변 자전거도로와 파사성을 산책로로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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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경찰이 압수한 비트코인 1700여개 중 1400개 이상이 사라졌다. 전체 피해액은 최소 1300억원에서 최대 15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충격적인 것은 탈취 시점과 방식, 그리고 접속 기기까지 모두 경찰 수사 과정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단순 해킹으로 보기 어려운 정황이 잇따라 확인되면서 사건의 성격이 ‘내부 연루 의혹’으로 급격히 기울고 있다. 사건의 출발은 2021년 11월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의 불법 도박사이트 수사였다. 광주청 수사과 소속 경사 김모씨 등은 범죄수익은닉 혐의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며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을 받은 비트세븐 거래소 대표 이모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에 접속했다. 6분 간격 연결고리 당시 경찰은 피의자 이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 계정에 접속해 비트코인 1798개를 확인했다. 경찰은 같은 날 오전 11시58분부터 약 40분간 27차례에 걸쳐 135개를 이체하며 1차 압수를 진행했다. 이후 접속이 차단됐다고 주장했지만, 불과 몇 시간 뒤인 11월10일 새벽과 오후, 경찰청 사무실에서 추가로 185개를 더 이체했다. 총 320개가 ‘정식 압수’됐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2021년 11월10일 오후 8시28분. 김 경사는 압수된 계정의 연동 이메일을 자신의 구글 계정으로 변경한다. 그리고 불과 12분 뒤인 8시40분부터, 지갑에 남아 있던 비트코인 1477개가 195차례에 걸쳐 외부 주소로 빠져나갔다. 압수 직후, 그것도 계정 권한이 경찰에게 완전히 넘어간 직후 벌어진 대규모 탈취였다. 블록체인닷컴이 제출한 IP 로그는 더욱 노골적이다. 11월9일부터 10일 오후 8시32분까지 모두 한국 IP를 사용한 수사관 접속 기록이다. 이후 마지막 김 경사의 접속 6분 뒤, 미국·우크라이나·캐나다 IP를 통한 접속이 연속으로 발생한다. VPN을 이용한 김 경사로 의심되는 ‘탈취자’의 접속이다. 수사관 로그인 → 6분 후 탈취 로그인 → 즉시 대량 이체로 이어진 것이다. 외부 해커의 우연한 침입이라 보기에는 타이밍이 지나치게 촘촘하고 정교하다. 결정적인 단서는 디바이스 로그다. 블록체인닷컴 측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계정에는 단 두 종류의 기기만 기록돼있다. 하나는 윈도우 기반 데스크톱, 다른 하나는 안드로이드 모바일이다. 이 중 안드로이드 접속은 단 한 번, 우크라이나 IP를 통해 이뤄졌다. 나머지 탈취 접속은 모두 윈도우 데스크톱이다. 문제는 그 윈도우 기기다. 로그에는 수사관이 사용한 윈도우 기기 외에 다른 데스크톱 기록이 존재하지 않는다. 즉, 탈취자가 사용한 윈도우 PC가 별도 기기였다면 반드시 추가 로그가 남아야 하지만 그마저도 없다. 탈취 접속에 사용된 윈도우 기기가 수사관이 사용한 기기와 동일하다는 것이다. 수사관 접속 후 VPN 유출 시작 경찰이 사용한 기기가 쓰였다? 탈취 당시 상황도 석연치 않다. 계정 연동 이메일이 김 경사의 개인 계정으로 바뀐 직후 탈취가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최소 198건의 출금이 발생했다. 정상이라면 동일 수량의 알림 이메일이 수신돼야 한다. 그러나 김 경사의 이메일에는 단 7건만 남아 있다. 나머지 191건은 흔적조차 없다. 더욱이 김 경사는 당시 사무실에 남아 있었고, 탈취 시간 동안 계정 재접속을 시도했다고 진술했다. 그럼에도 본인 이메일로 전송된 출금 알림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단순 실수로 보기엔 삭제 규모가 과도하다. 선택적 삭제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수사 협조 전문가 박모씨의 분석 자료에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정황이 발견됐다. 박씨는 11월11일 저녁, 탈취 자금 흐름을 분석한 노드 자료를 김 경사에게 전달했다. 그런데 해당 자료에는 그 시점 기준 아직 발생하지 않은 미래 트랜잭션이 포함돼있었다. 실제 해당 거래는 다음 날 새벽에야 블록체인에 기록된 것으로 확인된다. 블록체인 구조상 발생하지 않은 거래를 사전에 확인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해당 자료가 사후 수정됐거나, 탈취 경로를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씨는 사건 발생 한 달 뒤 탈취 사실을 인지하고 검찰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후 추가 진정까지 제출했지만, 수사는 2024년까지 사실상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다 뒤늦게 수사가 이뤄졌고, 결과는 반전이었다. 탈취 의혹은 규명되지 않은 채, 오히려 피해자가 허위 고발을 했다며 무고 혐의로 기소된 것이다. 국가 수사기관이 압수한 비트코인이 경찰 손을 거친 직후 대량으로 사라졌으나, 코인의 주인은 구속되고 경찰은 의심에서 벗어났다. 단순 해킹이라 보기에는 시점과 방식, 그리고 이후 수사 흐름까지 모든 것이 비정상적이다. 법원도 이미 “누군가 계정에 접근해 비트코인을 이체했다”고 판단했고, 검찰은 수사 정보 유출 의혹까지 제기하고 경찰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정작 탈취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무고 혐의로 법정에 서 있는 상황이다. ‘누가 훔쳤는가’라는 본질적 질문은 여전히 답을 얻지 못한 채 사건은 미궁으로 빠졌다. 알림 191건 흔적 없이… 경찰은 1일 전송 한도 때문에 압수가 며칠에 걸쳐 이뤄지는 사이, 이씨 측이 이를 빼돌렸다고 판단했다. 반면 이씨 측은 정반대 주장을 펼쳤다. 계정 접근권한을 사실상 장악한 수사기관 내부에서 탈취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사건은 단순 범죄수익 환수 문제를 넘어 ‘압수된 국가 관리 자산이 어떻게 사라졌는가’라는 근본적 의문으로 확장됐다. 광주지법 항소심은 도박공간 개설과 범죄수익은닉 혐의 자체는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사라진 1476개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이씨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누군가 이씨의 블록체인 계정에 접근해 당시까지 남아있던 비트코인 대부분을 다른 지갑으로 이체해 갔다”고 판시했다. 이는 곧 해당 비트코인의 이동 주체가 이씨로 특정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 결과 1심에서 600억원대에 달했던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에 대한 추징금은 항소심에서 15억원 수준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이 판결은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법원이 최소한 “외부 혹은 제3자의 개입 가능성”을 인정했다는 점에서다. 즉, 단순히 피고인이 숨기거나 빼돌린 사건이 아니라, 압수된 계정에 대한 추가 접근이 있었고 실제 자산 이동이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는 부정되지 않았다. 검찰 역시 이 사건을 단순히 피고인 책임으로만 보지 않았다. 2023년 11월 검찰은 광주경찰청과 서부경찰서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수사 정보가 외부로 유출됐을 가능성과 압수 과정의 적법성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 과정에서 사건 브로커와 거액 자금 흐름까지 거론되며 사건은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번졌다. 단순한 도박사이트 수사가 아니라 수사 기밀, 로비, 가상자산 이동이 뒤엉킨 구조적 사건으로 확장된 것이다. 최근 공판에서는 또 다른 쟁점이 드러났다. 증인으로 출석한 전문가 박씨 측 인물은 사라진 비트코인의 이동 경로를 분석한 결과 특정 거래소 계열 지갑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확인된다며, 도박사이트 운영 세력이 직접 자금을 이동시켰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의심받는 수사관 반면 이씨 측은 사건 직후 오히려 검찰에 진정을 제기하며 탈취 의혹을 먼저 제기한 점을 강조하며, 스스로 범행을 저질렀다면 그런 행동을 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 블록체인닷컴 측 자료에 따르면 ‘탈취자’는 VPN을 이용해 해외 IP로 접속했으며, 일부 접속은 데스크톱 환경에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 만약 이 분석이 사실이라면, 압수 과정에서 사용된 기기와 탈취에 사용된 기기가 동일하거나 밀접하게 연관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다만 이 같은 기술적 분석은 현재까지 법원에서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는 점에서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메일 기록 역시 의문을 키운다. 탈취 과정에서 수백건에 달하는 출금이 발생했다면 이에 상응하는 알림 메일이 존재해야 정상이다. 그러나 일부 기록만 남아 있고 상당수는 확인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만약 실제로 알림이 발송됐음에도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면, 이는 단순 오류가 아니라 의도적 삭제 가능성까지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이 사건은 세 가지 축으로 압축된다. 첫째, 경찰이 압수한 가상자산이 왜 완전히 확보되지 못했는가. 둘째, 압수 이후 누가 해당 계정에 접근해 자산을 이동시켰는가. 셋째, 그 과정에서 수사기관 내부 혹은 외부 세력의 개입이 있었는가다. 상식적으로 국가가 압수한 자산은 그 어떤 개인소유보다도 안전하게 보호돼야 한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정반대 결과가 나타났다. 압수 직후 대규모 자산이 사라졌고, 책임 소재는 규명되지 않았으며,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오히려 피고인 신분이 됐다. 계정 변경 직후 사라져 이메일 변경 직후 작업 이 사건이 단순한 형사사건을 넘어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만약 압수된 자산조차 안전하게 관리되지 못한다면, 국가 형사사법 시스템에 대한 신뢰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특히 가상자산과 같이 추적과 관리가 기술적으로 가능한 자산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점은 더욱 심각하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만 놓고 보면, 이 사건은 ‘탈취’가 아니라 ‘내부 유출’ 가능성을 강하게 의심케 한다. 한편, 지난달 15일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인물은 범행 주체가 경찰이 아니라 탈취범으로 지목된 이씨와 그의 아버지일 가능성이 크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광주지방법원 형사10단독 유형웅 판사는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이씨 부녀에 대한 속행 공판기일 재판을 열었다. 이씨 부녀는 2021년 11월 경찰 압수수색이 진행되던 중 자신의 블록체인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76개를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검사는 이날 A씨를 증인으로 신청해 신문했다. A씨는 과거 이씨 측 부탁을 받고 비트코인 환전에 도움 준 인물이다. 현재는 코인 관련 별도 사기 혐의로 보석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A씨는 이날 검사의 질문을 받고 “이씨 지갑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00여개의 행방을 쫓기 위해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비트세븐 거래소와 연결된 지갑이 다수 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경찰은 일일 전송 제한량이 걸려 있어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을 여러 날에 걸쳐 경찰 지갑으로 옮겨 압수했는데, 같은 시기 탈취범은 순식간에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00여개를 빼간 것으로 나타났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달리 이씨 지갑에서 순식간에 다량의 비트코인을 탈취해 간 점, 탈취된 비트코인 이동 경로에 비트세븐 거래소 지갑이 활용된 점을 고려할 때 탈취범은 비트세븐 거래소를 통제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며 사실상 이씨 부녀를 겨냥했다. 구속된 코인 주인 A씨가 언급한 비트세븐 거래소는 정상적인 가상자산 거래소가 아니라, 이씨 부녀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운영했던 도박사이트라는 주장이다. 비트세븐 거래소와 관련해 이씨는 도박공간 개설 혐의 등으로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확정받았다. 다만 해당 재판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76개에 관한 추징(현 시세 기준 약 1620억원) 책임은 인정되지 않아, 검찰은 범죄수익은닉 혐의를 적용해 이씨를 부친과 함께 추가 기소했다. A씨의 증언에 대해 이씨 부녀 측은 즉각 반박하는 대신 별도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