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아트인> 현대미술의 거장 이강소

꿈속에서 놀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갤러리현대가 이강소 작가의 개인전 ‘몽유(夢遊, From a Dream)’를 준비했다. 1990년대 말부터 현재까지 완성한 회화 30여점을 소개한다. ‘화가’ 이강소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는 전시가 될 전망이다. 

이강소는 한국 현대미술과 동시대 미술사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거장이다. 실험미술의 새로운 움직임을 이끌던 197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설치·퍼포먼스·사진·비디오·판화·회화·조각 등 매체에 구애받지 않는 왕성한 창작활동을 펼쳐왔다. 특정 사조나 형식적 방법론에도 안주하지 않았다. 

맑은 정신

1970년대 발표한 ‘여백’ ‘소멸(선술집)’ ‘무제-75031’ 등의 선구적 작품은 미술의 고정관념을 타파하고 세계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과 태도에 가차 없는 균열을 가했다. 갤러리현대는 2018년 이강소의 개인전 ‘소멸’을 개최, 그의 1970년대 역사적 실험미술 작품을 집중적으로 재조명했다. 

그리고 이듬해 이탈리아 베니스 팔라초 카보토에서 이강소의 초기 설치와 비디오, 근작 회화와 조각 등을 아우르는 특별전 ‘Becoming’을 베니스비엔날레 기간에 맞춰 개최하면서 국제적으로 주목받았다. 

이번 전시 ‘몽유’는 이강소가 갤러리현대에서 여는 4번째 개인전이다. 이전 전시는 이강소라는 거장과 그의 실험미술 작품이 한국 미술사에 남긴 의의를 학구적으로 탐색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신작 중심 회화 30여점 소개
매체 가리지 않는 왕성한 활동

반면 이번 전시는 이강소의 독창적 세계관이 회화 작품에 구체화되는 방식, 시각·형식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1970년대 실험미술 작품과 1980년대부터 최근까지의 회화 작품이 공유하는 문제의식 등을 동시에 살피는 전시다. 

‘꿈속에서 놀다’로 풀이할 수 있는 전시 제목 몽유는 이강소의 철학적 세계관을 함축한 키워드이면서, 그가 작품에 담고자 하는 시대적 명제다. 이강소는 무척 자명해 보이는 이 세계가 실은 꿈과 같다고 해석한다. 

그는 “나에게 이 세계는 엄청난 신비로 가득하다. 동시에 정신 차릴 수도 없이 복잡하고 가공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만물은 생명을 다해도 그 원소들은 없어지지 않는다. 흩어지더라도 우주의 구조와 함께 알 수 없는 인과의 생멸을 거듭한다. 영원히 끝나지 않을 생멸의 연기는 우주 저 멀리까지 펼쳐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강소는 1970년대 선보인 실험적 퍼포먼스·비디오·설치작품을 통해 ‘회화는 무엇인가’에 대해 줄곧 탐구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의 회화 개념에서 벗어나는 실험을 감행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캔버스 천의 실밥을 한 올씩 뽑거나 찢어서 물질로서의 회화와 평면성을 동시에 제시한 ‘무제’ 연작, 자신의 벌거벗은 신체 곳곳에 붓으로 물감을 칠하고, 캔버스용으로 쓰이는 광목천에 물감을 닦은 후 그 천을 바닥에 펼친 ‘페인팅(이벤트 77-2)’ 등이다. 

이강소가 물감과 붓을 사용해 본격적으로 ‘그림 그리기’를 시작한 것은 뉴욕주립대학에 객원 미술가로 머물던 1985년부터다.


이 시기 화면을 뒤덮은 자유롭고 거친 그러면서도 리드미컬한 붓터치, 구상과 추상 사이를 미묘하게 오가는 형태와 수평의 구성, 숲이나 강 등 자연의 일부를 확대한 듯한 청색과 녹색의 조합이 인상적인 작품을 잇달아 완성했다. 

‘회화는 무엇인가’ 탐구
“회화 언어의 정수 만끽”

1980년대 말부터 몇 번의 붓질로 쓱쓱 겹쳐 그려 유령처럼 화면에 부유하는 새 무리와 뿔 달린 사슴을 떠올리는 특정 대상 등이 청색과 회색, 흰색 등 모노톤의 아스라한 화면에 불쑥 등장하는 이강소 특유의 회화적 언어와 구조가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다.

1990년대 중후반부터는 ‘무제’라는 제목에서 벗어나 ‘섬에서’ ‘강에서’ 등 자연에서 모티프를 가져온 시적이고 서정적 제목의 연작을 발표했다.

2000년대 중반에 발표한 ‘샹그릴라’ ‘허’ 연작은 간결하면서도 힘이 넘치는 획이 강조된 작품들이다. 이후 2010년 중후반부터 현재까지 이강소는 ‘청명’이라는 제목의 회화 연작을 이어가고 있다.

청명은 여백의 미와 작가의 호흡과 리듬, 몸의 제스처를 고스란히 간직한 강렬한 획의 교차로 완성된 작품이다. 이강소의 작품 세계를 명징하게 드러낸다. 

이강소는 청명 연작에 대해 “내가 밝고 맑은 정신 상태를 유지하면서 붓질을 했을 때, 그것을 보는 관객도 ‘청명’한 기운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술사학자 송희경은 “그림, 문자, 시의 공통된 특성인 함축, 여운, 기세가 집약된 시서화일률의 예술”이라고 청명에 대해 언급했다. 

갤러리현대 관계자는 “이번 전시에서는 일필휘지로 남긴 역동적인 붓질과 과감한 여백이 아름다운 대형 회화를 감상할 수 있다”며 “또 여러 층위로 칠한 거친 추상적 붓질과 1980년대 말부터 이강소의 작품에 아이콘처럼 등장한 새와 나룻배 등을 연상시키는 구체적 형상이 공존하는 회화도 소개한다”고 설명했다. 

청명한 기운

이어 “회색이나 흑백의 모노톤 회화와 극적으로 대비되는 형형색색의 눈부신 컬러를 사용해 무한한 공간성을 구현한 실험적 신작 회화 등도 함께 선보인다”며 “전시를 찾은 관람객들은 이강소가 지난 20년 넘게 전개한 회화적 언어의 정수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전시는 8월1일까지.


<jsjang@ilyosisa.co.kr>

 

[이강소는?]


1943년 대구에서 태어난 이강소는 고등학생 때 ‘청운회’라는 그룹을 결성해 경북공보관 화랑에서 전시를 기획했다.

1961년 서울대 회화과에 입학한 그는 1965년 졸업 후 ‘신체제’라는 미술 연구 모임을 결성해 본격적으로 현대미술 운동에 뛰어 들었다.

이후 1974년부터 김영진, 최병소 등과 함께 ‘대구현대미술제’ 창립에 주도적 역할을 하며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트럼프 뒤통수로 다시 꼬인 한·미·일

트럼프 뒤통수로 다시 꼬인 한·미·일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불확실성의 시대에 가장 확실하다고 굳게 믿었던 관계에서 파열음이 나오고 있다. 새 정부 초기부터 보이기 시작한 적신호가 이제 눈 돌릴 수 없을 정도로 커진 모습이다. 어디서부터 균열이 시작된 걸까? 우리나라 외교는 한미동맹을 배경으로 진행됐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중립 외교를 꾀한 때도 있지만 대체로 한·미 혹은 한·미·일 관계가 우선시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우리나라와 미국이 삐걱거리는 모습이 자주 포착되고 있다. 상수였는데 변수됐나 지난 12일 미국 이민 당국에 체포·구금됐던 한국인 근로자 316명이 귀국했다. 이번에 구금된 한국인은 총 317명으로 남성 307명, 여성 10명이다. 이 가운데 1명은 잔류를 택했다. 지난 4일, 미국 이민 당국의 불법체류 및 고용 전격 단속에서 체포돼 포크스턴 구금시설 등에 억류된 지 8일 만이다. 이들은 미국 조지아주 엘러벨의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일하던 중에 체포·구금됐다. 문제 해결을 위해 조현 외교부 장관이 미국을 급히 방문했다. 당초 이들은 지난 10일(현지시각)에 전세기를 타고 출국할 예정이었지만 ‘미국 측 사정’으로 지연됐다. 외교부는 이번에 체포·구금된 한국인이 향후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미국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에 따르면, 조현 외교부 장관은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에게 이들이 신체적 속박 없이 신속히 귀국하고 향후 미국에 재입국하는 데 불이익이 없게 해달라고 요청했고 미국 측으로부터 긍정적인 답을 받았다고 한다. 체포·구금된 한국인이 미국을 떠나는 방식을 두고 우리나라와 미국 간의 이견이 있었다. 우리나라는 ‘자진 출국’을, 미국은 ‘추방’을 언급한 것이다. 자진 출국 방식으로 귀국하면 향후 ‘5년 입국 제한’ 등의 불이익이 없다. 반면 추방 명령으로 미국을 떠나면 영구적으로 기록이 남아 최대 10년간 미국에 들어갈 수 없다. 지난 8일 크리스티 놈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이 이번 사안과 관련해 “법대로 하고 있다. 그들은 추방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출국 형태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다. 다행히 미국 측과 조율이 이뤄지면서 자진 출국 형태로 귀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에 따르면 루비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도 이재명 대통령과 도출한 한미 정상회담의 성과를 높이 평가하고 있고, 이 사안에 대한 한국인의 민감성을 이해하고 있다. 특히 미국 경제·제조업 부흥을 위한 한국의 투자와 역할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인 체포·구금 사태 야 “700조원 줬는데도?”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측이 원하는 바대로 가능한 한 이뤄질 수 있도록 신속히 협의하고 조치할 것을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우리 정부의 노력으로 상황이 봉합되는 모양새지만 한국인 체포·구금 사태의 후폭풍이 상당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한국인 체포·구금 과정에서 드러난 미국 이민 당국의 모습을 두고 동맹을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는 말이 나왔다. 실제로 미국 측은 한국인 체포 과정에서 수갑을 채웠고, 이들을 환경이 열악한 수용소에 구금했다. 야권에서 ‘외교 참사’가 일어났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지난 6일, 한국인 체포·구금 사태 이후 내놓은 논평에서 “이재명정부는 700조원 선물 보따리를 미국에 안겼지만 회담은 공동성명조차 발표하지 못한 채 끝났다”며 “그 결과가 고스란히 현대차-LG 합작 공장 단속 사태로 돌아왔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그러면서 “국민 사이에서는 실컷 투자해 주고 뒤통수 맞은 것 아니냐는 분노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700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약속해 놓고도 국민의 안전도, 기업 경쟁력 확보도 실패한 것이 이재명정부의 실용 외교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우리나라는 관세 협상, 한미 정상회담 등을 통해 미국에 5000억달러(약 700조원)를 투자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도 지난 6일 페이스북에 글을 썼다. 수갑 채우고 수용소 넣고 장 대표는 “이번 사태는 단순한 불법체류자 단속을 넘어 앞으로 미국 내 한국 기업 현장과 교민 사회 전반으로 피해가 확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한 사안”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수많은 한국 기업이 미국 전역에서 공장을 건설하고 투자를 확대하는 상황에서 근로자들이 무더기로 체포되는 일이 되풀이된다면 국가적 차원의 리스크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우리 정부는 이 같은 사태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미국 측과 방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조 장관은 루비오 장관 등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사태의 재발 방지책과 대미 투자 한국 기업 관계자들의 비자 문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에 따르면 조 장관은 유사 사례 재발 방지를 위해 새로운 비자 카테고리를 만드는 등 다양한 방안 논의를 위한 ‘한미 외교부-국무부 워킹그룹’ 신설을 제의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를 한미 관계 차원에서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미 관계가 순탄하게 흘러가고 있지 않다는 신호로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 직후부터 관세 등을 무기로 전 세계를 흔들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가 동맹 취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은 끊임없이 제기된 바 있다. ‘삐걱거림’은 이정부 출범 초기부터 감지됐다. 미국 백악관은 이재명 대통령 당선과 관련해 처음 내놓은 메시지에서 중국을 언급해 ‘이례적’이라는 말을 들었다. 백악관은 지난 6월3일 한국 대선 결과에 대한 언론의 질문에 “한미동맹은 철통같이 유지된다”면서도 “한국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진행했지만 미국은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들에 대한 중국의 개입과 영향력 행사에 대해서는 여전히 우려하며 반대한다”고 말했다. 백악관의 메시지를 두고 이정부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행사 견제, 실용 외교를 표방하는 이 대통령이 중국과 거리두기를 해야 한다는 압박 등 다양한 해석이 이어졌다. 당시 미국은 중국과 관세를 두고 이른바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었다. 시간이 가면서 다소 소강상태가 되긴 했지만 갈등의 골은 여전히 남아 있다. 분위기만 화기애애? 관세 협상이나 한미 정상회담을 두고도 여전히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협상 시한으로 정한 날짜를 하루 앞두고 미국과 타결을 이뤄냈다. 당초 한미FTA로 우리나라와 미국 사이의 관세는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 ‘0’이었기에 타격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서한을 통해 언급한 상호 관세 25%를 15%로 낮추는 데는 합의했지만 과정은 난항을 거듭했다. 루비오 장관의 방한이 취소되는가 하면 ‘한미 2+2 통상 협의’를 앞두고 미국 측의 취소로 구윤철 기획재정부 장관이 발길을 돌리는 일도 벌어졌다. 일본이 먼저 관세 협상을 마무리하면서 기준이 생기고 시간에 쫓기는 등 여의치 않은 상황이 지속됐다. 결국 미국과의 관세 협상은 일본과 비슷한 수준에서 정리됐고 동시에 천문학적인 수준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다. 이때도 관세 협상 결과를 두고 이견이 나타났다. 우리 정부 측은 쌀, 소고기 등 농산물 개방은 없다고 주장했던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면 개방을 말했다. 또 대미 투자의 방식에서도 서로 다른 생각을 보였다. 이견은 한미 정상회담을 거치고도 조율되지 않은 모양새다. 미국 측은 관세 협상 타결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 대통령의 방미를 언급했고 실제 한미 정상회담이 열렸다. 정상회담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치러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앞에 두고 면박을 주는 등의 돌발 행동을 보인 바 있어 우려가 제기됐지만 무난하게 마무리됐다는 평을 받았다. 문제는 명문화된 결과가 없다는 점이다. 지난달 25일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진행했지만 공동합의문은 발표하지 않았다. 역대 우리나라 대통령들은 정상회담 이후 공동성명을 통해 동맹의 성과와 협력 의제를 문서화해 왔다. 당선 메시지에 중국 언급 정상회담 합의문도 없어 당시 공동합의문이 나오지 않은 데 대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제기될 정도였다. 정상회담에서 각종 현안을 폭넓게 논의했지만 구체적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결과였다. 특히 자동차 관세가 확정되지 않으면서 업계는 ‘불확실성’을 해소하지 못했다. 관세 협상에서 자동차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내용으로 타결했지만 문서로 명시되지 않은 것이다. 안보 문제 역시 마찬가지였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한미 정상회담 이후인 지난달 28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공동발표문이 항상 있는 것은 아니”라며 “정상 간 논의 내용은 상당 부분 생중계됐고 나머지는 언론 브리핑을 통해 양국 국민에게 효과적으로 설명했다”고 말했다. 위 안보실장은 “문건을 만들어내기까지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많은 공감대가 있었다. 그런 공감대를 바탕으로 추가 협의를 하면 마무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나온 조 장관의 발언은 조금 더 구체적이었다. 그는 “투자 부문에서 국민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어 수용하지 않았다”며 공동합의문이 발표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말했다. 이어 “미일 간 합의문 내용을 보면 왜 우리가 협상을 지연해 가면서까지 안을 만들고 있는지 이해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일본은 관세 협상에서 제조업·항공우주·농업·에너지·자동차 등 분야에서 미국에 시장을 개방하고 5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하는 내용의 합의를 진행했다. 또 합의 불이행 시 미국이 관세를 재조정할 수 있다는 조항이 담긴 것으로 알려지면서 ‘굴욕 협상’이라는 말도 나왔다. 조 장관은 “일본의 타결 협상안을 보면 우리가 비슷한 협상안을 받아들인다고 할 때 여러 문제점이 많다”며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을 분명히 하며 협상을 강하게 하다 보니 합의가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품목 관세가 부과될 때 최혜국 대우가 불확실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현재로서는 그렇다”고 인정했다. 불확실성 해소될까? 우리나라와 미국 사이에 자리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타국을 대하는 방식은 이제 변수를 넘어 상수가 되는 모양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가 한미 관계를 더 흔들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