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골프 전 세계랭킹 1위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가 올해 7월 개막하는 도쿄 올림픽 출전 자격을 얻더라도 불참하겠다고 밝혔다.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미국)과 38위 애덤 스콧(호주)도 이미 올해 올림픽 불참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웨스트우드는 지난달 19일(한국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키아와 아일랜드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월드골프챔피언십(WGC) 페덱스 세인트 주드 인비테이셔널 직전에 일본에 가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닌 것 같다”며 “올림픽을 전후해 나가야 할 대회가 워낙 많다. 8주 사이에 7개 대회를 뛰기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웨스트우드는 2010년 세계랭킹 1위에 올랐으며, 지난해 유러피언 투어 올해의 선수에 선정된 베테랑이다. 유러피언 투어 통산 25승을 따냈고, 메이저대회 우승은 없지만 2010년과 2016년 마스터스, 2010년 디오픈에서 준우승했다.
웨스트우드는 7월 올림픽을 앞두고 유럽에서 열리는 스코틀랜드오픈, 브리티시오픈에 연달아 출전할 예정이다. 이후 8월 초 미국으로 건너가 WGC 페덱스 세인트 주드 인비테이셔널에 나간 뒤 9월 초까지 이어지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오프 대회에도 출전한다. 이 사이에 7월 말 일본에 들러 올림픽에 출전하기는 쉽지 않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전 1위 웨스트우드 일정상 불가피
대니 리, 시드 확보에 집중하기로
물론 웨스트우드가 자력으로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올림픽 남자 골프에는 6월 말 세계랭킹 기준으로 나라별 상위 2명씩 출전한다.
현재 영국 선수로는 9위 티럴 해턴, 17위 매슈피츠 패트릭이 올림픽 출전권에 근접해 있고, 그다음이 20위 폴 케이시(이상 잉글랜드), 21위 웨스트우드 순이기 때문이다.
웨스트우드는 “내가 올림픽 출전 자격을 얻게될 지 모르지만 7월 유럽과 8월 미국 일정 사이에 휴식기는 필요하다”며 올림픽 출전 자격 획득 여부와 무관하게 올림픽에 나갈 계획이 없다고 설명했다.
PGA 투어에서 활동 중인 뉴질랜드 교포 선수 대니 리 역시 도쿄 올림픽 출전을 포기했다. 골프뉴질랜드는 지난달 3일(한국시간) 공식 성명을 통해 “대니 리가 도쿄 올림픽 일정을 건너뛰기로 했다. PGA 투어의 다음 시즌 출전권을 유지하기 위함”이라고 전했다.
대니 리는 인천광역시에서 태어나 8살 때 뉴질랜드로 이주했다. 2009년 프로로 전향했고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PGA 투어에서 활동했다. 2015년 7월에는 그린브리어 클래식에서 우승하며 PGA 투어 첫 승을 올렸다. 2016년에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해 공동 27위에 올랐다.
이번 시즌 대니 리의 성적은 초라하다. 16개 대회에 나서서 8번 컷 탈락했다. ‘톱25’ 내의 성적도 단 두 차례일 뿐이다. 현재 대니 리의 세계 랭킹은 174위다. 이번 시즌 동안 125위 이내로 진입하지 못한다면 다음 시즌 PGA 투어 시드를 잃게 된다.
골프 뉴질랜드는 “대니 리는 PGA 투어 시드 확보와 도쿄 올림픽 출전 사이에서 고민을 많이 했다”며 “다시 한 번 뉴질랜드를 대표해서 메달 경쟁을 벌이기를 기대했지만, 그는 PGA 투어 시드에 더욱 집중했다”고 밝혔다.
이번 대니 리의 도쿄 올림픽 출전을 포기로 대니 리 다음으로 세계랭킹이 높은 라이언 폭스(뉴질랜드)가 출전권을 얻을 전망이다. 여자부에서는 현재 세계랭킹 7위에 올라있는 리디아 고(뉴질랜드)의 출전이 유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