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궁사 김제덕 다섯 가지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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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1.06.01 09:53:30
  • 호수 132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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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3개월' 올림픽 간다

[JSA뉴스] 도쿄올림픽 양궁 국가대표로 선발된 김제덕 선수가 한국 양궁 역사상 6번째 고교생 신분으로 올림픽 무대를 밟게 됐다. 만 17세3개월의 나이에 참가하는 것으로, 한국 남자 양궁의 올림픽 최연소 메달리스트 기록을 세울 기회 역시 앞두고 있다.

경북일고에 재학 중인 고교생 궁사 김제덕은 길었던 도쿄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과했다. 김우진, 오진혁과 함께 최종 3인에 이름을 올렸다.

김우진과 오진혁은 이미 올림픽 메달을 가지고 있는 베테랑인데 비해 이번 도쿄올림픽이 첫 올림픽 경험이 될 김제덕. 대표팀의 최고참이자 2012 런던올림픽 개인전 금메달리스트 오진혁 선수보다 23살이나 어린 김제덕에 대해 알아야 할 다섯 가지를 뽑아봤다.

기회

현재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김제덕은 2004년 4월생으로, 도쿄 올림픽이 개막하는 7월23일은 만 17세3개월이 되는 날이다. 따라서 만약 이번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한다면 한국 남자 양궁 역사에서 올림픽 최연소 메달리스트로 기록된다.

김제덕 이전에 올림픽에 출전한 고교생 선수는 총 5명이 있었다. 1984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의 최원태와 구자청, 1988 서울 올림픽의 박성수, 1992 바르셀로나의 정재헌, 그리고 2004년 아테네의 임동현이 고등학생 신분으로 올림픽에 출전했던 선수들이다.


이 중 메달을 딴 선수는 박성수, 정재헌, 임동현이지만, 이들 모두 도쿄 올림픽에 참가할 김제덕보다 나이가 많았다.

김제덕보다 나이가 어린 한국 양궁 메달리스트는 1984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의 서향순 선수뿐이다. 신궁이라고 불렸던 여자 양궁의 김수녕도 서울 올림픽 당시 김제덕보다 2개월 더 나이가 많았다.

남 양궁 최연소 메달리스트 도전
고교생 신분으로 6번째 큰 무대

김제덕은 초등학교 3학년이던 2013년에 양궁을 시작했다. 도쿄올림픽 대표팀의 동료, 오진혁이 이미 런던 올림픽에서 개인전 금메달을 획득하고 난 후에 양궁을 시작했던 것이다.

자신의 모교이자 양궁 명문인 예천초등학교에서 친구의 장난 섞인 권유로 활을 잡게 됐지만, 이듬해인 2014년부터 대회에 출전했다. 초등학교 5학년이던 2015년부터는 순위권에 들기 시작, 2015년 전국남여초등학교 양궁대회 남자부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이름을 알렸다.

초등학교 6학년인 2016년 제50회 전국남여양궁종별 선수권대회 초등부에서 개인종합 1위, 35m 2위, 30m 1위, 25m 1위, 20m 1위, 단체전 1위를 기록했다. 금메달 5개와 은메달 1개를 획득, 단숨에 차세대 유망주로 떠올랐다.

2016 제45회 전국소년체육대회(소년체전)에서 양궁 20m와 30m, 개인종합까지 3관왕에 오르며 최우수 선수상 수상과 함께 영재 신궁으로 주목받았다.


김제덕은 “(당시) 큰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고 나니 스스로 재능이 있다는 생각이 처음 들었고, 자신감이 붙었다”고 회상했다.

이후 신동이라 불리며 한 TV 프로그램에 양궁 영재로 출연했고, 중국의 국가대표 선발전 13위를 차지한 안취시안과 대결을 펼치기도 했다.

예천초를 졸업한 김제덕 선수는 예천중으로 진학했다. 초등학생 때부터 신궁으로 불린 김제덕이기에 중등부 무대에서도 거침없는 행보가 이어졌다.

중학교 3학년 때 대한양궁협회 우수선수상, 한국체육인회 선정 한국청소년 체육상 꿈나무상 등을 수상했다. 제47회 전국소년체육대회 4관왕, 제48회 전국소년체육대회 3관왕, 제44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기 대회 5관왕, 화랑기 제39회 전국 시·도 대항 4관왕, 제15회 경상북도지사기 전국 남·여 초·중학교 양궁대회 4관왕, 제45회 한국 중·고 연맹 회장기 양궁대회 5관왕, 제53회 전국남여종별양궁선수권대회 4관왕 등 참가하는 대회마다 메달을 휩쓸었다.

특히 전국소년 체육대회와 화랑기 시도대항전 두 대회에서는 30m 경기 360점 만점을 획득하며 미래의 국가대표 다운 모습을 보였다.

승승장구하던 김제덕은 중학교 3학년이던 2019년 도쿄올림픽 출전을 위한 국가대표 선발전에 참가했다. 아무리 신궁으로 불렸다 해도 중학생 나이에 대표팀 선발전은 큰 도전이었다.

양궁 협회는 매년 국가대표를 새로 선발한다. 1차 선발전에서 남녀 각각 64명을, 2차 선발전에서 20명을, 3차 선발전에서 8명을 뽑는 과정을 거쳐 그 해 대표팀을 확정한다.

2019년은 올림픽을 앞둔 해이기에 올림픽 대표 선발을 겸한 선발전에서 김제덕은 1차에서 14위라는 좋은 성적으로 통과했고, 2차 선발전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나친 반복 훈련으로 어깨 관절끼리 충돌해 염증이 발생하는 ‘어깨충돌증후군’증상이 나타나 선발전을 중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휴식이 권고됐을 뿐만 아니라 양궁을 계속하는 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2013년부터 양궁을 시작해 꾸준히 성공을 경험해온 김제덕에게 이 부상은 가장 중요한 순간에 찾아온 시련이었고, 결국 2개월 동안 활을 놓고 재활에 들어갔다.

하지만 올림픽 연기와 함께 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원점부터 다시 열린 선발전에 복귀한 김제덕은 1차와 2차를 모두 1위로 마치며 돌풍을 일으켰고, 3차 선발전을 5위로 마무리한 뒤 마지막 두 차례의 평가전까지 통과하며 도쿄행을 확정했다.

우연히 시작한 신동…화려한 경력
대담한 승부사 “햄버거 좋아해요”


어린 나이이지만 김제덕은 대담한 성격이 강점이며 평소에도 자신감이 있어 보인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황효진 경북일고 코치는 “경기 중에 코치진이 ‘어떻게 쏘라’고 주문하더라도, 그것을 실제로 해내는 건 쉽지 않은 일인데 제덕이는 대담하게 그 포인트를 따낸다. 보통 잘 안 맞으면 조금씩 조정해서 쏘는데 제덕이는 너무 대담하게 쏴서 섬뜩할 때도 있었다”고 평가했다.

대담하고 자신감 넘치는 운동선수지만 평소엔 햄버거와 망고를 좋아하는 고등학생으로, 그 역시 또래 친구들처럼 운동장에서 축구도 하고, 컴퓨터 게임을 즐긴다. 하지만 현실의 화살과 달리 총 쏘는 게임을 잘하지는 못한다는 후문. 친구들과는 양궁 이야기를 거의 안 한다는 김제덕은 스트레스도 양궁으로 푼다.

“스트레스를 게임으로 풀려고 하지는 않는다. 활로 쌓인 스트레스는 다시 활로 풀어야 한다. 훈련이 잘되면 그때부터 스트레스가 풀리기 시작한다.”

친구들이 학교에서 공부하는 동안 김제덕은 훈련장에서 화살을 쏘고 또 쐈다. 부상을 당할 정도로 많은 화살을 쏘아도 질리지 않는, 또 앞으로도 수많은 화살을 쏠 김제덕은 자신의 목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올림픽,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 개인전 금메달을 한 번씩 다 따 보는 게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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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이 위태위태하다. 끝나지 않는 내부 총질에 “이럴 바엔 해산하라”는 날 선 비판까지 나온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만감이 교차한다.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자니 보수 결집이, 그대로 놔두자니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 어게인(Again)’과 전한길씨의 싸움으로 자리 잡았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내란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내란 수괴와 45명의 적 국민의힘 해산 요구는 지난 6·3 조기 대선 정국서부터 불거졌다. 서부지검 폭동 사태와 헤어 나오지 못한 탄핵의 강 등 내란 사태가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정당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기 전 당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고 내란에 동조하며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키운 씻을 수 없는 큰 책임이 있다”며 제명을 촉구했다. 윤 전 대통령을 수호한 45명의 의원을 ‘인간 방패’라고 꼬집으며 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호명한 45명은 국민의힘 ▲강대식 ▲강명구 ▲강민국 ▲강선영 ▲강승규 ▲구자근 ▲권영진 ▲김기현 ▲김민전 ▲김석기 ▲김선교 ▲김승수 ▲김위상 ▲김은혜 ▲김장겸 ▲김정재 ▲김종양 ▲나경원 ▲박대출 ▲박성민 ▲박성훈 ▲박준태 ▲박충권 ▲서일준 ▲서천호 ▲송언석 ▲엄태영 ▲유상범 ▲윤상현 ▲이달희 ▲이상휘 ▲이만희 ▲이인선 ▲이종욱 ▲이철규 ▲임이자 ▲임종득 ▲장동혁 ▲조배숙 ▲조은희 ▲조지연 ▲정동만 ▲정점식 ▲최수진 ▲최은석 의원이며 이들이 내란 정당의 주축이라고 봤다. 대선후보 마감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새벽을 틈타 ‘후보 바꿔치기’를 시도하던 때에는 보수 진영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당원이 뽑은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취소하고 전 국무총리던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밤사이 일어난 촌극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니들이 저지른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직무 강요죄로 반민주 행위고 정당해산 사유도 될 수 있다”며 “기소되면 정계(에서) 강제 퇴출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모르고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과 합작해 그런 짓을 했나”라며 “그 짓에 가담한 니들과 한덕수 추대 그룹은 모두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국민의힘 복당 등에 대해 질문하자 “해산될 정당에 다시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해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의해 위헌정당해산심판으로 해체된 사례를 예로 들며 해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12월 헌재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혁명 노선을 추종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한다”며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정당해산을 결정한 바 있다. 정당해산의 주요 원인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이었이다. 알면서 잡은 썩은 동아줄…속내 복잡 남은 건 ‘내란 정당해산’ 심판대뿐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해산 청구 이유에 대해 “통진당의 강령 목적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핵심 세력인 RO(지하 혁명 조직)의 내란 음모 등 그 활동도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헌법의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실행되지 않은 예비 음모 혐의와 내란 선동만으로 통진당이 해산됐는데, 내란을 실행한 자를 옹호한 국민의힘의 죄는 통진당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이후부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했을 뿐더러 극우 단체와 함께 저항권 행사를 선동했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의원이던 당시 국회에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 최전방에서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했던 만큼 이제는 당 대표 직권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5조에 따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주체는 ‘정부’로 명시하고 있다. 정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건에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을 때’라는 요건이 추가돼 해산심판 주체가 ‘국회’를 포함하게 된다. 당시 정 대표는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의힘이 제1야당이라 법무부가 직접 나서기엔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의결을 통해 정당해산 청구를 국무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도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주장하고 나섰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 파면과 대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친윤(친 윤석열)계가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전히 계엄과 내란에 대해서 옹호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 대표가 정당해산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정당해산을 하려면 12·3 내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음이 확인돼야 한다. 적어도 1심 판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뼈아픈 공포탄?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국민의힘이지만 민주당발 정당해산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센 풍파를 겪었던 보수가 재건할 새도 없이 또다시 무너진다면 그야말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옥죄는 특검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자 정당해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근 통일교와 자당 간의 연결고리를 좇는 특검 수사를 언급하며 “국민의힘과 특정 종교를 억지로 결부시켜 정당해산의 빌미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는 정치 보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수석 대변인 역시 “여당 대표가 정당해산을 입에 올리자 (특검이) 곧장 달려든 모습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정권의 ‘행동대장’ ‘'친위부대’로 전락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불법 계엄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헌정사 최악의 법치 유린”이라며 “그것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 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공포탄이 실탄으로 바뀔지는 미지수다.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은 10번 100번도 해산해야 한다지만 막상 야당에 칼을 겨누자니 여당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당해산심판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국민의힘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특검이 국민의힘을 포위하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분오열 흩어졌던 보수가 잠깐이나마 하나가 돼 단체 농성에 나서는 등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당해산은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통합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화는커녕 당 대표끼리 악수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해산 청구를 했다가는 여당이 의석수로 야당을 찍어 누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로 실책에 기대는 반사이익 구조도 문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어도 국민의힘이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한 국민은 이들을 야당이 아닌 내란 세력의 현재 진행형으로 볼 것”이라며 “고질적인 문제지만 한국 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정당해산으로 국민의힘이 사라진다면 과연 민주당에 득이겠느냐”라고 의아해했다. 뿔뿔이 흩어질까 이어 “지금 민주당의 모든 정책, 개혁은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원포인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내란 세력이 사라지면 민주당의 날카로움이 돋보이지 않는, 오히려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기 보다 구심점을 잃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야당을 그대로 두는 게 더 낫다는 설명이다. 정당해산이 말로만 그쳐도 문제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강성 당원들은 시원하게 개혁을 외치고 날카롭게 국민의힘을 찌른 정 대표를 당의 수장으로 세웠다. 정당해산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정 대표가 막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 실책은 고스란히 민주당이 떠안게 된다. 국민의힘 스스로 분열의 길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선택지가 주어졌다. 친윤·친한(친 한동훈),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으로 단단하게 굳어 심리적 분당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이 자진해서 해체하는 방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분열을 기회로 보고 있다. 편 가르기의 결과로 당이 쪼개져 자진 해산한다면 민주당은 정당 해체 심판을 청구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혹시 모를 지지율 역풍과 보수 결집 등의 고민도 해결된다. 장동혁 당시 대표 후보가 정당해산 프레임을 같은 편에 덧씌우면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겨냥한 듯 “소신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당론을 어기고 급기야 탄핵까지 찬성했던 분들이 대표가 된다면 정청래(민주당 대표)와 짬짜미해서 당을 해산시킬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해산돼야 할 위헌 정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온갖 방법으로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일당 독재를 하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탄핵에 찬성한 이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강력한 한 수를 던진 셈이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민주당은 “분당이나 정당해산을 피하려면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라”고 지적했다. 상처만 남은 전대 이대로 알아서 해산?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분당대회로 이름을 바꿔라”라며 “윤석열 재입당 공약과 전한길의 선동 사태는 친길(친 전한길)파와 반길(반 전한길)파의 분당 예고편 같다. 진정 분당과 정당해산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전한길과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 하길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내부 총질은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토론회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반탄파(탄핵 반대)’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인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의 살벌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기도 전 스스로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1,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김 후보와 조 후보는 비상계엄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면서도 “헌재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그 자체가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는 “강성 지지층인 윤 어게인을 의식한 발언”이나며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말하는 것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토론 단골 주제인 유튜버 전한길씨도 화두에 올랐다. 장 후보는 내년 치러질 재보궐선거에 만일 공천을 한다면 한동훈 전 대표와 전씨 중 누구를 택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열심히 싸우고 있는 분에 대해서는 공천을 줄 수 있다”며 전씨를 택했다. 반면 조 후보는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아픈 게 장 후보가 재보궐선거에 공천할 후보로 전씨를 선택한 것”이라며 “전씨는 윤 어게인을 주창하는 분이고 그분이야말로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마지막까지 비판했다. 당 대표 선출서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던 만큼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라는 대목을 앞두고 치열한 계파 싸움이 예고되면서 당의 앞날이 불안정하다는 평이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정당해산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언제든지 정당해산이라는 카드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쪽도 진퇴양난 한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정당해산에 대해 가능성 없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내심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빈말이라도 ‘할 테면 해 봐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당 간판만 갈아 치워서는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걸 본인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먹히는 개혁안’을 찾아야 한다. 같은 편끼리 지지고 볶다 자진 해산하나, 민주당 손에 이끌려 강제 해산하나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것’으로 뭉친 국힘 서로를 거칠게 비판하던 국민의힘이 당원 명부를 놓고 결집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2022년 통일교 입당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하나로 뭉쳐 이를 저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정치적 활동과 일상생활을 감시하겠다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조를 편성해 24시간 중앙당사에서 비상 체제를 유지했고 결국 특검팀은 국민의힘과 절충점을 찾지 못해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특검팀의 압수수색 시도를 “야당 탄압”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