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나가 시즌 첫 승 신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상의 문턱에서 한끝 모자란 탓에 벌써 2위만 두 번째다.
이소미는 지난달 14일 끝난 제주도 서귀포시 롯데스카이힐 제주CC 스카이-오션 코스(파72)에서 열릴 KLPGA 투어 시즌 개막전 롯데렌터카 여자 오픈(총상금 7억원)에서 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를 기록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이소미는 현역 최다승과 최다 상금 기록 보유자인 장하나의 추격을 2타 차이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지난해 10월 열린 휴엔케어 여자 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거둔 지 6개월만에 통산 2승 고지를 밟았다.
1타차 단독선두로 마지막 라운드에 나선 이소미는 좀처럼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13번 홀(파4)까지 타수를 줄이지 못하는 사이 국내 최다승 보유자 장하나가 3타를 줄이며 맹추격전에 나섰다.
개막전 이소미에 이은 2타차 2위
두 번째 대회서 연장 끝 준우승
한때 공동 선두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하지만 장하나의 추격이 주춤한 사이 이소미는 15번 홀(파5)에서 4m가량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다시 1타차 단독선두로 올라서며 승기를 잡았다.
이번 대회 최대 승부처는 16번 홀(파4)이었다. 두 선수 모두 세컨 샷을 그린에 올리지 못한 가운데 장하나의 그린 주변 33야드 지점에서의 세 번째 칩샷이 내리막 경사를 타고 홀을 19야드가량 지나쳤다. 이후 장하나가 3퍼트로 더블보기를 범하면서 순식간에 타수는 3타 차이로 벌어진 것.
이소미가 17번 홀(파3)에서 보기를 범했지만 2타차는 뒤집기 어려운 스코어였다.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세 번째 샷만에 그린에 볼을 올린 이소미는 차분하게 파로 연결하며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KLPGA 투어 통산 14승 사냥에 나섰던 장하나는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2위 상금 7700만원을 추가해 통산 상금을 48억3091만46원으로 늘렸다. 1억6908만9954원을 추가하면 KLPGA 투어 역대 처음으로 50억원 고지에 오른다.
장하나는 2주 후 경남 김해의 가야 컨트리클럽(파72, 6831야드)에서 열린 KLPGA 투어 두 번째 대회인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총상금 8억원)’에서도 시즌 첫 승 사냥에 실패했다. 최종 라운드에서 사흘 내내 선두를 지켜냈던 장하나가 마지막 날 18번 홀에서 뼈아픈 보기를 범하며 연장전에 돌입했다.
챔피언조 바로 앞조에서 플레이를 펼친 박민지(23)는 이 홀에서 파로 홀아웃하며 한타차 2위로 경기를 마친 상황이었다. 장하나의 보기로 연장전에 돌입한 둘은 연장 1차전에서 모두 파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연장 2차전에서 박민지는 안정적으로 파로 막아낸 반면, 장하나는 또다시 보기를 범해 우승컵을 헌납하고 말았다.
박민지는 최종 18번 홀에서 마지막 라운드 포함, 연장전까지 파를 3개를 잡아내며 우승을 거뒀다. 박민지는 이번 우승으로 지난해 8월 대유위니아 MBN 여자 오픈 우승 이후 약 10개월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통산 5승째다. 특히 박민지는 지난 2017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1승씩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통산 5승 중 3승을 연장전에서 기록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박민지는 선두 그룹에 1타 뒤진 공동 3위로 최종 라운드를 맞이했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5번 홀에서 보기를 범했고, 7번 홀에서 버디를 잡았지만, 곧바로 이어진 8번 홀에서 보기에 그치며 1타를 잃은 채 전반을 마쳤다.
박민지는 후반 들어 뒷심을 발휘했다. 10번 홀과 11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낚으며 타수를 줄였다. 반면 단독 선두를 달리던 장하나는 11번 홀에서 더블보기를 범했고, 박민지와 장하나, 김유빈이 공동 선두 그룹을 형성했다.
그러나 우승으로 가는 길은 만만치 않았다. 장하나는 12번 홀 버디로 단독 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반면 박민지는 16번 홀에서 보기를 범하며 장하나와의 차이가 2타로 벌어졌다. 17번 홀 버디로 희망의 불씨를 지폈지만, 여전히 장하나와는 1타의 차이가 있었다.
하지만 박민지에게 마지막 기회가 왔다. 장하나가 18번 홀에서 보기에 범하며 두 선수가 동타를 이뤘고, 결국 연장 승부를 맞이했다.
18번 홀에서 펼쳐진 연장전. 1차 연장에서는 두 선수 모두 파를 기록하며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그러나 2차 연장에서 박민지가 파 세이브에 성공한 반면, 장하나는 긴 거리의 파 퍼트를 놓치며 박민지가 우승 트로피의 주인이 됐다.
박민지는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우승을 하고 싶다고는 했는데 정말 우승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며 “바람이 많이 분다고 해서 걱정을 했는데 잘 마무리할 수 있게 돼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