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걸그룹서 배우로’ 하니의 인생 2막

“깨질 줄 알면서도 온몸으로 부딪혔어요”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걸그룹 EXID에는 ‘역주행 신화’라는 서사가 있다. 데뷔 후에도 한동안 주목받지 못하다 온라인에서 급부상해 인기 아이돌이 된 첫 사례다. 이후 가요계와 방송계를 휘저으며 멤버 전원이 사랑을 받았다. EXID가 팀으로서 숨 고르기에 들어간 상태에 멤버 개개인은 인생 2막을 준비해야 했다. 무엇을 하고 싶은지 전혀 감이 없었던 하니(본명 안희연)가 선택한 건 연기다. 영화 <어른들은 몰라요>를 통해서다. 용감한 선택으로 두 번째 서사를 만드는 하니를 만났다.
 

▲ 하니 ⓒ리틀빅픽처스

대중은 예명으로 부르는데, 기사에는 본명이 쓰이는 경우가 있다. 아이돌 멤버가 연기를 시작했을 때 벌어지는 상황이다. 걸그룹 EXID의 하니가 겪는 상황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하니로 인식하는데, 기사에는 안희연으로 나온다. 

자유인 안희연

연기를 시작함으로 일상에 작은 변화가 온 셈이다. 하니서 안희연으로 변화를 준 계기의 순간은 2년 전으로 돌아간다. 이전 회사와 계약이 끝나고 자유인이 된 상태에서, 그는 아무런 결정을 할 수가 없었다. 

가수 혹은 방송인, 아니면 연기, 그 외 연예계를 떠나 새로운 일을 하는 것 등 어떤 결정이 필요한 순간에 안희연은 판단을 유보했다. 그리고 무작정 떠난 곳이 그리스다. 몇 개 사진을 봤을 때 평화로운 느낌을 줬기 때문이다. 

“그리스에 갔는데 커피숍에 30분도 못 앉아 있었어요. 저에게 여유가 없었던 거죠. 할 것도 없는데 30분이 맥시멈이었어요. 그리고 또 다른 커피숍으로 가고요. 여유가 어색했고, 그 여유가 나태함으로 느껴졌어요. 나태함은 제게 유해한 것으로 받아들였어요. 이전에 제가 달리는 삶이었잖아요. 그래서 작은 여유조차 느끼지 못했던 거 같아요.”


걸그룹으로 활동할 때 늘 목표를 향해 달렸다고 한다. 장기 목표, 중기 목표, 단기 목표, 일일 계획을 세워놓고 하나씩 이루는 삶을 살았다. 일이 하나 마무리되면 다음 스케줄이 기다리고 있었다. 자신에게 가혹했다. 그런 안희연이 팀이 휴지기에 접어들면서 특별히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상태에 놓이게 됐다.

타인은 물론 자신에게 질문을 해도 답이 나오지 않았다. 

“저를 찾기 위해 간 여행 중에 이환 감독님께 DM으로 제안을 받았어요. <어른들은 몰라요> 시나리오를 읽어봐 달라고요. 시나리오 내용이 강하더라고요. 용감하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하지만 이 영화의 출연 여부를 저 혼자 결정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어요. 그래서 거절을 했었죠.”

안희연이 가장 많이 받았을 질문은 “이 영화, 왜 하셨어요?”일 테다. <어른들은 몰라요>는 임신한 10대 여성이 중절 수술을 하기 위해 혹은 유산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매우 어두운 색감이 짙은 작품이다. 

<어른들은 몰라요> 첫 연기 “용감했어요”
욕하고 담배 피고 문신까지…파격적 변신

그 과정에서 사회로부터, 혹은 어른들로부터 계속 거부를 당한다. 잔인하고 폭력적인 장면이 꽤 많다. 안희연은 가출 소녀이자 도둑질을 서슴지 않는 주영으로 나온다. 다리와 팔 등등에 눈살이 찌푸려질 만한 큼지막한 문신이 있다. 그의 대사에는 늘 욕이 섞여 있다. 대중이 기대하는 귀엽고 순수한 하니의 이미지와는 정반대의 포지션에 있는 인물이다.

주영을 연기하면서 그간 쌓아놓은 예쁜 이미지가 망가질 수도 있고, 누군가에겐 실망감을 줄 수도 있다. 그런 우려가 충분히 들었을텐데도, 이 작품을 선택한 것 자체가 파격적이다. 


“그땐 제가 용감했었어요. 애초에 배우라는 직업을 계산하고 있었다면, 이 작품을 선택하지 못했을지도 몰라요. 감독님의 전작인 <박화영>을 봤는데 두근거리더라고요. 감독님께서 제 안에 있는 무언가를 끄집어내 줄 것이라 생각했어요. 또 제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 영화 어른들은 몰라요 ⓒ리틀빅픽쳐스

어느 배우든 작품을 선택한 이후에는 숙제가 생긴다. 인물을 온전히 구현해내야 한다는 미션이다. 연기 경험이 전무한 안희연에겐 버거운 미션일 수도 있었다. 깨질 줄 알면서도 온몸으로 부딪혔다. 다행히 좋은 연출자를 만나 즐거운 방식으로 연기에 접근하는 방법을 배웠다.

“유미 배우와 감독님, 제작진과 워크숍을 갔어요. 어려운 장면을 미리 연습했어요. 답답함, 분노, 슬픔 등의 감정을 느끼는 초보적인 방법부터 주어진 상황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도 미리 연습했어요. 감독님께서 언제나 ‘옳다’고 해주셨어요. 답이 있는 게 아니라고요. 그 과정 자체가 행복했어요.”

오랜 기간 주영을 연기하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고 한다. 특히 자신의 숨어있는 감정과 욕망을 알게 됐다는 것. 사람과의 관계나 갈등 앞에서 느끼는 답답함, 정신적으로 무너지지 않으려는 발악 등 자신이 평소 느끼지 못했던 내면의 감정과 마주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후에 드라마 <XX> <이젠 낫서른>을 하면서 연기가 더 좋아졌어요. 저를 더 많이 알게 됐어요. 저랑 더 친해졌어요. 또 사람과 세상을 기존 안희연보다 더 확장된 시각으로 보는 방법도 조금씩 깨우치고 있어요. 그게 좋아요. 나에게도 남에게도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은데, 연기를 통해 배워나가는 것 같아요. 앞으로도 계속 배우고 싶어요.”

연기를 한다는 건 글로 쓰인 인물을 담아내는 작업이다. 좋은 연기자의 가장 큰 덕목은 인간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다. 하루아침에 얻을 수 없는 기술이라는 점에서, 평소 연기에 접근하는 태도가 주효하다. 

따뜻한 연기자

자신이 모르는 인간과 세상의 어떤 것들을 학습하는 것 자체를 즐기고 있는 안희연에게서 첫 단추를 잘 꿰맨 신인의 태도가 엿보였다. 30대에 접어든 그는 더욱 단단해지고 있는 듯했다. 올바른 태도를 갖춘 안희연의 모습에서, 연기파 배우라는 타이틀이 꼭 상상에서만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감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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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