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왕 찐천재’ 홍진경의 공부의 신 도전기

배움 향한 타는 목마름으로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지식을 향한 타는 목마름으로 채널을 개설했다.’ 방송인 홍진경이 유튜브 채널 ‘공부왕찐천재’를 개설하면서 알린 포부다. 각 나라의 수도를 아는 것 외에는 지적 깊이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은 홍진경이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국어, 영어, 수학, 사회 등 초중고 수준의 교과목을 재밌게 학습하는 프로그램이다. 방송을 시작한 지 몇 주 되지 않았는데, 영상당 조회 수가 수백만에 이른다. 
 

▲ 방송인 홍진경 ⓒ유튜브

방송인 이영자는 한때 절친인 홍진경을 못마땅해한 적이 있었다. 친한 PD에게 홍진경을 추천했는데, 홍진경이 필사적으로 출연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해당 프로그램은 SBS <호기심천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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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관 박사와 함께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에만 출연하면, MC로서 안정적으로 꾸준히 활동할 수 있다고 예견한 이영자는 홍진경을 어르고 달래며 출연을 권했지만, 홍진경은 단호했다. 이유는 ‘간지(멋)가 나지 않아서’였다. 

돈과 명예보다 중요한 가치가 멋이었던 홍진경은 <호기심 천국>이 다소 예스러워 보였던 것. 오랫동안 방영된 장수 프로그램에 출연하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는 조금도 없었다고 한다. 홍진경에게 멋이란 생명과도 같은 존재다. 

이후 홍진경은 MBC <무한도전>으로부터 출연 제의를 받았다. 코너는 ‘바보 전쟁-순수의 시대’였고, 홍진경은 대표적인 바보로 초대받은 것.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무한도전>에 출연하고 싶었다”고 밝힌 홍진경은 “아쉽게도 난 바보가 아니다”라며 이미지만 챙겨가겠다고 선언했다. 


그 선언은 금세 무색해졌다. 홍진경은 제작진이 낸 문제를 전부 틀린 것도 모자라 내놓은 답변들이 모두 터무니없었기 때문이다. 

당시 홍진경은 라이트 형제를 두고 히틀러라고 답했고, 엘리베이터에서 F의 약자를 쓰라는 문제에 ‘Floor’ 대신 ‘Flow’로 썼다. 특히 “아르키메데스가 욕조에서 목욕하다가 부피만큼 물이 넘치는 것을 보고 외친 말은?”이라는 물음에 ‘빙고’라고 답한 장면은 수년이 지나도 회자되는 명장면이다. 

이후 전 세계 수도를 전부 외우다시피 하며, 실추된 이미지를 다소 챙기기는 했으나 홍진경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여전히 ‘뇌순녀(뇌가 순수한 여자)’다. 

모델 출신 방송인으로 이름을 알리다 못해 어머니의 손맛을 널리 퍼뜨리기 위해 시작한 김치 사업에서까지 성공에 이른 홍진경은, 마흔다섯의 나이에 공부를 소재로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주위로부터 다소 지식이 부족한 것으로 평가받는 방송인 남창희, 황제성, MC그리(김동현)가 다양한 선생님들로부터 교과목을 배우는 방송이다. 천재가 되고 싶은 뜨거운 욕망을 표현하기 위해 채널명도 ‘공부왕찐천재’로 정했다. 

프로그램의 시작은 카카오TV의 이석로 PD와 만남으로 출발한다. 홍진경이 유튜브에 최적화된 인물이라 판단한 이 PD는 홍진경이 능력을 발휘하는 패션‧요리‧암기 등을 소재로 한 천재 시리즈를 제작하려 했다. 

이 PD를 만나 기획안을 본 홍진경은 “이 콘텐츠도 좋지만, 내가 가진 공부에 대한 열망을 방송으로 만들고 싶다”고 제안했고, 그 제안을 이 PD가 받아들이면서 ‘공부왕찐천재’로 확장됐다. 웃기는 것은 기본값이며, 영상 안에 시청자들이 뭐 하나라도 가져갈 수 있게 만들자는 출연자와 제작진의 의도가 빛을 발하고 있다.
 

▲ ▲공부왕찐천재 ⓒ카카오TV

불과 5주 만에 실버 버튼(구독자 10만)을 받았으며, 지난 27일 진행된 라이브 스트리밍에는 무려 5000명의 팬들이 3시간 넘는 시간 동안 홍진경이 공부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그야말로 뜨거운 반응이다. 

29일까지 채널의 영상은 크게 세 가지 항목으로 나뉜다. 천재가 되고 싶은 홍진경이 스스로 공부하는 영상을 담고자 했으나, 기획 의도와는 반대로 공부 준비에만 열을 올리는 ‘공부 준비’, 안철수 전 의원,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 방송인 장성규, 정봉주 전 의원 등을 섭외해 교과목을 공부하는 ‘수업 시간’, 이 외 예능적인 요소가 중심인 ‘쉬는 시간’으로 나뉜다. 

유튜브 채널 ‘공부왕찐천재’ 개설
기획·재미·강의 참신…뜨거운 반응

세 항목 모두 각기 가진 재미가 다르다. 공부 준비 시리즈는 공부를 못하는 학생의 전형성이 담겨있다. ‘공부 준비’는 홍진경이 공부에 열중하는 모습을 담기 위해 만든 자리였지만, 제작자의 의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게 관전 포인트다. 책상에 약 3분여간 앉아 영어단어를 외우던 홍진경은 금세 지루해졌는지 “이대로는 공부가 안 된다”며 제작진을 이끌고 문구점으로 향한다.

필기구와 노트 등을 쇼핑한 데 이어 머리에 좋다는 아몬드를 사들이다 못해, 배가 고프다며 수제비를 먹는 등 계속 미루더니, 급기야 관악산의 정기를 받아야겠다며 서울대로 향한다. ‘공부하는 영상이 꼭 필요하다’라는 제작진의 목소리가 애처롭게 들릴 지경이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공부를 했을 뿐 아니라 성적에서 밀리면 자존심이 상한다는 서울대 학생들의 말을 들으며, 공부를 못해도 자존심이 상하지 않았던 자신의 과거를 반성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공부를 실천하는 것은 홍진경에겐 험난한 여정이다. 관악산의 정기를 받았지만, ‘끝내 공부하는 영상은 보내지 않았다’는 자막으로 시리즈는 마무리된다. 단 하루 촬영만으로 총 4개의 고퀄리티 영상을 뽑아내는 제작진의 능력도 돋보인다. 

이 PD는 “홍진경 선배가 ‘공부를 못하는 애들이 얼마나 준비하는 게 많은지 보여주겠다’면서 준비한 콘텐츠다. 적당히 준비하다 공부를 할 줄 알았는데, 그렇게 오래 준비할 줄은 제작진도 몰랐다”며 “그 부분이 완전한 리얼리티라서 많은 분들이 더 재밌게 시청해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수업 시간’은 ‘공부왕찐천재’의 킬러콘텐츠다. 유명인사가 선생님으로 출연해 홍진경을 비롯한 패널들에게 교과목을 가르치는 내용이다. 
 

▲ ▲공부왕찐천재 ⓒ카카오TV

안철수, 나경원, 장성규, 정봉주 등이 출연해 문학과 수학, 경제와 정치를 가르쳤다. 나경원은 문학에서의 개념어, 안철수는 수학의 일차방정식, 장성규는 경제의 수요와 공급의 개념, 정봉주는 헌법의 기본권을 전했다.

선생님들은 초등학생 수준의 눈높이에서 매우 쉽게 설명을 한다. 공부와는 담을 쌓고 살았던 네 패널은 즐겁고 유쾌하게 학습한다. 사실과 다른 얕은 지식이 가감 없이 드러나지만, 너도나도 모르기 때문에 부끄러움의 몫은 선생님이 가져간다. 

비록 부끄러운 장면이 있기는 하나 수업이 끝날 때쯤이면, 수업 시간에 배운 것들을 전반적으로 이해한다. 시청자들은 깨달음의 재미를 느끼고 있는 패널들을 보면서 뿌듯함을 느낀다. 

‘쉬는 시간’은 교과목 공부가 아닌 예능적인 색채가 강한 콘텐츠를 모아놨다. 라이브 방송이나 PPL을 활용한 영상, 홍진경의 딸 라엘양과 김구라 아들 MC그리의 퀴즈 대결 등 다양한 영상이 포함된다. 불과 한 달을 조금 넘겼을 뿐인데도 높은 수준의 영상을 15개나 업로드했으며, 조회 수는 모두 수백만에 이른다. 댓글 반응은 영상마다 매우 뜨겁다. 


‘공부왕찐천재’를 관통하는 메시지는 지식에 대한 새로운 관점이다. 모르는 것을 들키는 게 부끄러운 것이 아닌, 모르는 것 자체에 부끄러움을 느껴 학문에 정진하는 올바름을 홍진경과 패널들이 유쾌하게 그려내고 있는 점이다. 

유쾌상쾌

굳이 공부하지 않아도 먹고 사는 데 지장이 없는 패널들이 공부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면 “인간은 목적성 없이 자신의 정진을 위해 끊임없이 공부해야 한다”는 조선의 학자 정약용의 가치도 전달된다. 배움 자체가 얼마나 유의미한지 새삼 깨닫게 한다. 

학문에 대한 타는 목마름을 참신한 기획력을 바탕으로 재미와 배움의 희열을 동시에 잡은 ‘공부왕찐천재’의 앞날이 창창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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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를 내면서 지급보증 섰던 롯데건설에 보유지분 25%를 넘겼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사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사는 롯데건설로부터 지분을 일부 양도받은 것으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는 사실상 롯데건설인 셈이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0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49%)가 됐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