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김지선 기자] 온라인상에서 허영과 사치에 물든 한국여성을 지칭하는 새로운 신조어들이 하나둘씩 생겨나고 있다. 능력은 없으면서 남성에 기대려고만 하는 한국여성들을 비꼬아 지칭하는 언어인데, 같은 의미를 두고 있지만 입맛에 따라 ‘김치녀·된장녀·보슬녀’로 비하해 부르고 있다. 이들은 온라인에서 마치 ‘꽃뱀’처럼 취급당하고 있으며 이들을 감별하고자 하는 수많은 남성들이 ‘한국여성혐오카페’를 만들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자신의 경험담과 험담을 늘어놓고 있었다.
“생일인데 애인한테 명품백 하나 못 사준다는 게 말이 돼? 전에도 그림 사준다 해놓고 안 사주고. 됐다. 돈 없는 남자랑 굳이 만나기 싫다. 능력도 없으면서 다른데 가서 뭐 사준다 소리나 하고 다니지 마라. 거지같은 게…. 애인한테 비싼 선물 부담된다고 하는 남자도 다 있나? 나한테 한 달에 300만원 이상씩 쓰는 남자들 길에 널리고 널렸으니까 저리 꺼져라.”
애인은 돈 또는 호구?
유머게시판에 올라온 카카오톡(모바일메신저)캡처 내용을 발췌한 것이다. 한 여성이 5년 넘게 알고 만나온 남성에게 비싼 생일선물을 요구했지만 거액이 부담된 남성에게 요구를 거절당하자 막말을 퍼부었던 사례다. 이 같은 사례는 온라인에 수도 없이 올라오고 있는데 사태는 생각보다 심각한 수준이었다. 국산자가용은 폼이 안 나서 같이 못타고 다니겠다는 여성을 시작으로 처음만난 소개팅 자리에서 1인당 30만원을 훌쩍 넘기는 코스요리를 선택하는 등 허영과 자만심에 빠진 한국여성들이 손에 꼽을 수 없을 정도다.
몇 년 전 한 여대생이 쇼프로그램에 출연해 키 180cm를 넘지 않는 남자는 루저(loser)라며 비아냥대 한동안 남성들의 뭇매를 맞은 적이 있었다. 이후 당사자와 방송 관계자는 재미를 돋우기 위한 방송 콘셉트였다고 해명했지만 이미 기차는 떠나버린 후였다.
결혼적령기인 대한민국 평범한 여대생이라고 밝힌 한 여성은 게시판에 자신의 배우자 조건을 차례대로 나열했다. 내용에는 외모부터 경제적 능력까지 자세하게 적혀 있었다.
“저는 된장녀도 사치녀도 아닙니다. 극히 평범한 생각을 갖고 있는 결혼적령기의 한 여성으로서 저의 배우자를 찾습니다. 나이는 33살 이하면 적당하고, 키와 몸무게는 180cm에 75kg 정도면 괜찮습니다. 서울시내에 24평 이상 아파트 소유해야 하고 승용차는 SM7 이상이면 좋겠습니다. 물론 시부모님 모시고 사는 것은 안 되고요. 연봉 7000만원 이상 남성을 찾고 있습니다. 참고로 저는 키 168cm에 몸무게 47kg이고 유치원 교사며, 탤런트 조여정과 비슷한 인상입니다. 연봉 5000만원 이하인 남성분들은 결혼 생각 함부로 안 하셨으면 합니다.”
또 다른 사례자는 한 유머게시판에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여성에게 바가지 씌울 뻔 했던 사례를 게재했다. 그는 평범한 직장인으로 나이트클럽에서 부킹으로 만난 여성과 연락을 주고받다가 여성의 연고가 있던 레스토랑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그 여성은 남성이 화장실을 간 사이 코스요리를 주문했고 음식에는 거의 손을 대지 않았다. 계속 의심스러웠던 남성은 여성이 자리를 비운 사이 계산서를 확인한 후 깜짝 놀랐다. 그들이 먹은 음식은 1인당 30만원짜리 A급 코스요리였던 것. 데이트 상대가 작정하고 자신에게 바가지를 씌웠다고 생각이 들 쯤 바가지의 소굴에서 가까스로 빠져나와 위기를 모면했다.
지난해 실제로 이런 사건들이 비일비재해 전국에 있는 한국남성들을 긴장하게 하기도 했다. 한 언론사의 보도에 따르면 바(Bar)나 레스토랑, 횟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여성들이 업주와 미리 짜고 순진한 남성들을 꼬드겨 바가지를 씌운 사건들이 있었다. 그들은 소위 ‘꽃뱀’과 같은 행동을 일삼았는데, 남성과 식사를 한 후 계산서만 남기고 자리를 뜨는 것이다. 이후 연락은 절대 받지 않거나 휴대폰 번호를 바꾸는 등의 수법을 쓰기도 했다. 이렇게 해서 업주들이 챙긴 하루 매출만 해도 300만원이 넘었다.
보슬녀·된장녀들의 만행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대학 등록금을 부담하기 힘들어 학자금 대출을 받은 여대생들은 대출금을 대신 갚아줄 남성을 찾고 있다고 당당하게 의사를 밝히기도 했으며, 교통사고를 낸 후 보험금을 지불할 능력이 되지 않아 피해남성과 하룻밤 잠자리로 합의를 본 여성도 있었다.
한국여자 혐오카페에 한국녀 비하하는 수식어 생기기도
보슬녀, 원하는 것 못 받으면 인격모독에 이별통보까지
이와 같은 사례들을 한데 모아 개념 없는 일부 한국여성들을 고발한 사이트를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사이트에 게재된 게시물에는 물질만능주의로 전락한 한국여성들의 잘못된 사고방식과 더불어 보슬녀·된장녀·김치녀들을 감별할 수 있는 감별법에 관한 글도 목격됐다.
“국산차나 경유차 몰고 다니는 남자 밥맛이다” “돈 잘 버는 운동선수와 결혼하고 싶다” “대학교 청소부 아주머니가 능력 없어서 청소나 하는 주제에 감히 내게 반항 한다” 등의 글은 애교스러운 정도다.
“군대는 그냥 총싸움하러 가는 곳 아닌가. 그깟 2년 바람 쐬고 오는 주제에 출산의 고통을 알기나 하나?”면서 일반남성의 국방의무를 비하한 반면 “국위선양하는 한류스타들은 군 면제를 의무화해야 한다”며 의견을 달리했다.
이에 격분한 한국남성들은 더 이상 보슬녀들에게 당하지 말자는 의지를 담아 ‘보슬녀 감별법’을 소개했다. 이중엔 한국여성을 싸잡아 ‘김치녀’라고 욕하는 등 원색적인 여성 비하는 물론 ‘산부인과 검진기록, 재무상태 등부터 꼼꼼히 살펴보라’는 등의 팁(?)도 올라왔다.
감별법 게시자인 아이디 adonis***는 “그들은 대부분 능력도 안 되면서 온몸을 명품으로 치장하는 것은 물론이고 주위의 잘나가는 남성들 이야기를 수없이 반복한다. 명품의류나 잡화 이야기를 장황하게 늘어놓으며 가격까지 줄줄 왼다. 덧붙여 자신이 볼 게 있다면서 명품관에 데려가거나 백화점 명품매장으로 남성을 끌고 가 ‘이쁘지?’라고 되묻곤 한다. 첫 만남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다짜고짜 자동차 종류에 대해 묻는 것은 기본이고 더치페이를 하자고 제안하면 후일 ‘비매너’라는 등의 문자가 온다. 계속 울적해있다 뭐든 사주면 얼굴이 활짝 피는 경우가 허다하며 ‘여자는 시집 잘 가야지 팔자 핀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면 거의 90% 이상 보슬녀라고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현대사회에서 보슬녀·된장녀 등이 기승을 부리는 이유는 불평등한 남녀 성비도 원인이 될 수 있지만 외모지상주의와 학벌지상주의 사회풍토로 인해 남자 잘 만나 신분상승의 기회를 노리려는 여성들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백마 탄 왕자는 없다
그러나 이들도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고 반박한다. 그들은 “한국남성들의 외모지상주의가 여성에게 간접적으로 성형을 권유하게 된 꼴이다. 솔직히 한국남성들은 어리고 몸매 좋은 여성만 보면 침을 흘리면서 명품백, 자동차 등 돈을 퍼다 주지 않은가. 그들의 만행이 한국여성들을 도리어 이렇게 만들었다”며 한국여성 비하글에 강력히 반발했다.
우리나라도 장기적 경기침체에 따라 과소비의 상징인 된장녀의 시대는 가고 바야흐로 간장녀의 시대가 도래했다. 시대의 흐름에 맞춰 한국여성들도 보다 자기계발에 힘써 경제적 능력을 갖추고 남성에게 기대는 구시대 사고방식은 지양해야 된다고 본다. 더욱이 최근에는 일약 신데렐라를 꿈꾸는 한국남성들도 급증해 심각한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상호 간에 적절한 이해관계를 유지하고 상대에게 무조건적으로 기대는 생각만 버린다면 한국남녀의 갈등의 골은 점점 좁혀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