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구영신 특집> 2021 대박 예감 온라인 사업 아이템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0.12.28 10:29:08
  • 호수 130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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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돈벌이…‘성덕’을 잡아라!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자영업자들에게 코로나19는 재앙이었다. 올해 인건비와 재료비는 매달 나가지만, 손님이 뚝 끊기면서 가게 매출에 큰 타격이 왔다. 폐업률이 급격하게 치솟자 자영업자들은 업종변경에 대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내년에 기대되는 온라인 사업 아이템들을 정리했다. 
 

▲ ⓒpixabay

지난 16일 전국 66만 소상공인 사업장의 결제정보를 관리하는 한국신용데이터에 따르면 12월 둘째 주(7~13일) 전국 소상공인 점포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71을 기록했다. 지난해 100원어치를 팔았다면 올해는 평균적으로 71원어치를 팔았다는 얘기다. 이는 올 초 코로나19 1차 대유행이 일었던 지난 2월 마지막 주(2월24일~3월1일) 수치와 같다. 11월 둘째 주(11월9~15일) 0.92까지 회복했던 소상공인 매출은 코로나19 3차 확산이 본격화하면서 가파른 내리막을 타고 있다.

매출 타격
매장 실종

특히 수도권의 매출 급감이 두드러졌다. 지난 8일부터 서울과 경기와 인천 지역을 대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2.5단계로 올린 여파다. 서울의 소상공인 매출은 지난주 0.62를 기록해 전국 17개 시·도 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치기도 하다. 경기·인천도 각각 0.70, 0.73을 기록해 올해 이 지역 최저치를 경신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는 지난 9월에도 발령됐지만 수치로 드러나는 충격은 이번이 더 세다. 신규 확진자가 1000명을 넘는 등 코로나19 확산세가 예전보다 거세진 것이 소비를 위축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기저효과도 작용했다. 12월은 ‘연말 특수’로 1년 중 씀씀이가 가장 큰 시기다. 송년회 저녁 자리로 주점·식당가는 불야성을 이루고, 크리스마스를 맞아 주요 상점에 쇼핑객이 몰리는 게 보통이다. 


세부 업종별로 살펴보면 대면 접촉이 많아 운영을 제한한 매장들의 타격이 도드라졌다. 집합 금지 시설인 노래연습장의 지난주 매출은 0.09에 불과했다. 장사로 들어오는 돈이 지난해의 10분의 1도 안 됐다는 얘기다.

역시 집합 금지 조처가 내려진 실내체육시설(0.34), PC방(0.44), 영업을 제한적으로 허용한 목욕업(0.24) 등도 매출이 초토화되다시피 했다. 영업시간이 오후 9시로 제한된 식당(0.57)도 매출이 40% 이상 쪼그라드는 등 코로나19의 여파를 피해갈 순 없었다.

이로 인해 내년에는 업종변경을 고려하는 자영업자가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부터 비대면이 일상화되고, 그에 따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이 늘어나면서 일상생활과 스마트폰 앱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스마트폰 사용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앱의 사용 시간이 다르다. 누군가는 유튜브, 넷플릭스 등 영상 콘텐츠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고 또 다른 사람은 밀리의서재, 리디북스 등을 설치해 전자책을 본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은 물론 젊은 사람들까지 명상에 관심이 늘어나면서 명상앱이 주목받았다. 누적 가입자가 15만명 안팎에 이른다. 명상앱은 최근 들어 국내에서 관심을 받기 시작했지만, 영어권에서는 2000개가 넘는 명상앱이 이미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나만의 아이템 제작 
아마추어 작가 양성

영어 명상앱 1위인 ‘헤드스페이스(Headspace)’는 전 세계 3000만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한국어 서비스도 제공하는 ‘캄(Calm)’은 기업 가치 1조원 이상의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다. 명상앱 콘텐츠 가운데 가장 인기를 끄는 것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수면과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을 주는 콘텐츠다. 


실내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명상뿐 아니라 심부름센터에 대한 문의가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 2년간 생활밀착형 심부름으로 이름을 알린 ‘김집사’가 있다. 김집사는 쓰레기 버리기부터 음식·식료품 배달, 세탁물 찾아주기, 우체국 대신 가기 등 별것 아닌 듯하지만 직접 하려면 귀찮은 일을 대신해준다.

서울 강남과 송파, 경기도 판교 등에 자리한 500여개 단지에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와 유사한 심부름 앱에 대한 관심도 늘어날 가능성이 농후하다. 심부름 앱 말고도 우울증, 스트레스 관리에 관한 앱 수요도 늘어날 전망이다. 실제로 우울증은 보통 소통의 부재에서 오는 경우가 많다. 본인의 기분이나 감당하기 힘든 말 못할 고민 등을 AI 대화 친구 ‘심심이’에게 부담 없이 털어놓고 소통하면서 우울증을 극복한 사례가 있다.

실제 심심이의 유저 가운데에는 스트레스가 많거나 우울증, 조현병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심심이가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고민을 털어놓고 대화할 수 있는 대화친구로서 이용자들의 정서를 안정시키는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온라인 데이트 앱 ‘틴더(Tinder)’는 지난해에 전 세계인이 가장 많은 끌어모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글로벌 앱 분석 업체 앱애니가 발표한 ‘비(非)게임 분야 지출 기준 상위 10위 앱’ 보고서에 따르면 틴더는 넷플릭스, 텐센트 비디오, 아이치이, 유튜브 등 동영상 앱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이 순위는 앱 내부에서 결제된 금액을 기준으로 정해졌다.

이뿐만 아니라 중고물품 거래 앱으로 주목받은 ‘당근마켓’이 맞선마켓이 됐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처럼 앱을 통해 새로운 관계를 맺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 굳이 커플이 아니더라도 동네 친구, 멘토와 멘티 등 다양한 관계를 맺는 앱을 개발해 집콕족을 주선해주는 것도 좋은 사업 아이템이 될 수 있다. 2030세대는 스마트폰으로 맺는 관계에 대해서는 큰 부담을 느끼지 않기 때문이다. 

스마트앱
간단하게∼

스마트폰이 보편화되고 온라인 카페, 블로그 등 다양한 소셜플랫폼이 활성화되면서 누구나 글을 쓰고 공유하는 시대가 됐다. SNS에서 유명한 글이 책으로 발간되고 베스트셀러가 되는 건 더 이상 특별한 일이 아니다. ‘과연 이런 콘텐츠도 책이 될 수 있을까?’ 싶지만 한 권의 번듯한 책으로 나와 내로라하는 기성 작가들의 책보다 많이 팔린다.

누구나 쓰고, 누구든 작가가 될 수 있는 시대에 책을 내고 싶은 사람들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중요한 것은 내 원고를 출간해줄 수 있는 좋은 편집자와 출판사를 만나는 일이다. 작가를 꿈꾸는 이들은 웹소설 관련 사이트를 통해 소설을 연재한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자신의 이름으로 된 책 한 권을 출간하기를 꿈꾸는 이들을 위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좋은 사업 아이템이 될 수 있다. 

최근 ‘나만의 굿즈(Goods)’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굿즈는 주로 ‘팬심’을 겨냥한 디자인 상품을 말한다. 이전에는 연예인의 팬들을 위한 물건으로 굿즈가 한정됐다면 최근에는 직접 만든 나만의 굿즈로 영역이 확대되는 추세다.

가족, 애인, 반려동물은 물론 인생영화와 문학, 직접 그린 캐릭터, 심지어 끼적인 낙서까지도 나만의 굿즈로 재탄생시켜 독특한 개성을 뽐내기도 한다. 

커스터마이징(Customniz-ing, 생산업체나 수공업자들이 고객의 요구에 따라 제품을 만들어주는 일종의 맞춤제작 서비스)을 통해 제작하기도 한다. MZ세대(밀레니얼세대와 Z세대를 통칭하는 말)로 불리는 요즘의 젊은 세대에게는 이미 상당히 익숙한 트렌드 중 하나다.


나만의 커스터마이징을 접목한 상품은 신발뿐만 아니라 가전, 가구, 액세서리, 향수, 식음료, 자동차 등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춰 급속도로 분야을 확장하고 그 기술도 점차 첨단화, 디지털화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티셔츠, 바지와 같은 옷 주문제작이 가장 많다. 
 

▲ ▲▲ 인터넷 강의

이들은 덕질하는 대상이나 관심사와 관련된 굿즈가 없다면, 직접 만들어서 소유하기를 원한다. 또 굿즈 제작 과정을 SNS로 공유하기도 한다. 직접 커스터마이징한 나만의 굿즈를 제작하는 과정 역시 소비의 가치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MZ세대가 아니라고 해서 남 일처럼 여긴다면 오산이다. 가게 명함과 스티커 같은 홍보물을 직접 제작하거나 회사에서 행사 사은품 제작을 담당하게 됐을 때, 특별한 답례품을 제작하고 싶을 때도 직접 만든 나만의 굿즈를 활용하려는 이들이 많으리라 예상된다.

개성 톡톡
나만의 굿즈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은 군중, 대중을 의미하는 ‘크라우드’와 자금 조달이란 ‘펀딩’의 합성어로, SNS 등을 활용해 불특정 다수의 개인(대중)으로부터 십시일반 소액을 투자받아 제품을 만들거나 서비스를 사업화하는 투자 방식이다. 좋은 사업 아이디어는 있으나 자금이 부족해서 창업할 수 없는 경우 크라우드 펀딩을 활용할 수 있다.

사회적 약자를 도울 때 크라우드 펀딩을 받는 경우도 있다. 버스 기사 마스크 지원 크라우드 펀딩, 코로나19 의료진 돕기 크라우드 펀딩 등이 그 예다. 투자형 크라우드 펀딩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이트로는 와디즈, 메이커스, 텀블벅, 오마이컴퍼니 등이 있으며 IBK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등도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하고 있다.


올해 재택근무가 보편화되면서 자신의 능력을 업그레이드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지하철과 버스에서 보내는 시간을 자기계발에 사용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업글 인간’이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이 말은 단순한 성공이 아닌 성장을 추구하는 자기계발형 인간들을 이르는 말로, 여기서 ‘업글’은 ‘업그레이드’의 준말이다. 

이는 타인과 경쟁해 승리하기 위한 단순한 스펙을 축적하는 것이 아닌, 삶 전체의 질적 변화를 추구하는 것은 물론 어제보다 나은 나를 만들어가려는 사람들을 가리킨다. 즉, 이들이 추구하는 것은 성공이 아닌 성장이며, 남들보다 나은 나가 아닌 어제의 나보다 나은 나다. 업글 인간들은 자신의 건강과 취미, 여가활동, 지적 성장을 위한 소비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올해 ‘온라인 개학’으로 비대면 교육이 일상화됐다. 온라인 개학은 교사와 학생이 대면하지 않고 원격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다. 이에 맞춰 교육업계는 비대면 교육 관련 상품을 잇따라 출시했다. 윤선생의 경우, 자사 화상관리 브랜드 윤선생베이직의 최근 6개월간(5~10월) 신규 회원 가입 수가 전년 동기 대비 104.7% 증가했다.

이 같은 트렌드에 따른 신조어도 생겨났다. 집에 콕 박혀 있다는 뜻의 ‘집콕’과 ‘학습’이 합쳐진 ‘집콕학습’이라는 말이 유행했다. 집에서 공부하는 사람을 일컫는 ‘집공족’도 나타났다. 비대면을 뜻하는 ‘언택트’와 ‘온라인’을 통한 연결의 의미를 더한 ‘온택트(On+Contact) 수업’도 새롭게 등장했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싸강(사이버 강의)’ ‘온클(온라인 클래스)’ 등의 줄인 말도 유행했다.

학원 비대면 교육 일상화 영향
홈스쿨링·원격수업 등 다변화

‘학습공백’ 또한 주목해야 하는 키워드이다. 윤선생이 지난 6월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부모 58.9%가 ‘자녀의 학력 저하’를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교육계는 원격수업의 효과를 높이고 학생 개인 간 여건에 따른 학습 격차를 줄이기 위해 별도의 학습꾸러미를 배부했다.

이에 맞춰 교육업계에서는 집에서 안전하게 학습할 수 있고 자녀의 학습 공백을 덜어주는 홈스쿨링 상품 출시가 활발한 한 해였다. 이 같은 트렌드에 따라 국내 IPTV업체들도 홈스쿨링을 위한 키즈 콘텐츠를 강화했다.

세 번째 키워드는 ‘에듀테크’다. 코로나19로 원격수업이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에듀테크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졌다. 향후 디지털 교과서 도입 등 스마트디바이스 보급으로 민간뿐만 아니라 공교육으로까지 에듀테크 시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미국 데이터 연구기업 홀론아이큐에 따르면, 전 세계 에듀테크 산업 시장 규모가 5년 뒤에는 400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됐다.

2021년에도 언택트 시대가 이어질 예정이라 자기계발은 온라인을 통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해가 바뀌어도 학원을 다녀야 하는 학생들은 물론 성인들도 랜선으로 강의를 듣는 일이 늘어날 전망이다.
 

▲ 유재하 소장 LP ⓒ한양대박물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외부 활동을 자제하고 집 안에서 하는 운동을 통해 건강관리에 나선 홈트족이 증가했다. 이마트는 올해 1월 대비 9월 홈트 관련 용품 판매가 전반적인 신장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세부적으로 ▲헬스 잡화 22.4% ▲아령 93.5% ▲매트 및 짐볼 62.9% ▲헬스 기구 31.7% 등이 각각 큰 폭의 오름세를 나타냈다. 이는 내년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홈트족을 위한 온라인 PT 및 홈트 기구 등을 판매하는 것도 좋은 아이템이 될 수 있다. 

최근 온라인 음반판매 업체인 예스24는 자체적으로 실시한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LP 판매가 전년 대비 73.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가요 분야에서의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2.4%나 급증했고, 발매 LP도 34종 더 늘었다.

매진 사례도 이어졌다. LP는 재고 처리와 단가 문제 때문에 소량을 한정판으로 생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지난 9월 LP로 발매된 이소라의 2004년작 6집 ‘눈썹달’은 3000장이 1분 만에 소진됐고, 듀스의 베스트 앨범 ‘듀스 포에버’도 매진 행렬에 가세했다. 지난 10월에는 K팝 걸그룹 블랙핑크가 정규 1집 ‘THE ALBUM’의 LP를 발매해 1만8888장을 모두 팔았다.

건강 관리
홈트족 증가

LP뿐 아니라 필름카메라, 레트로게임기 등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지고 있다. 레트로(Retro)는 추억이라는 뜻이 담긴 레트로스펙트(Retrospect)의 준말로, 과거의 기억이 남아있던 시절로 돌아가려는 경향을 의미한다. 즉, 옛날에 유행했던 것이 현재에 재조명받고 인기를 끄는 것이 레트로다. 흔히 말하는 복고풍 패션, 복고풍 음악 등을 레트로의 전형이라 볼 수 있다.

내년에도 이 레트로를 재해석한 뉴트로(New-tro) 열풍이 쉽게 꺼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상품을 통해 심리가 안정되는 사람들을 노려 사업을 해보는 것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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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다. 1인1표제가 통과된 이후 힘을 받나 싶더니,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2차 종합특검 후보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시시각각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지만 결국 대권가도의 길을 걸었다. 정 대표도 무사히 ‘이재명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일시 중지’하기로 결론지었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의원총회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을 중단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충분한 논의 없이 합당을 띄워 당을 혼란스럽게 하고, 당·청 관계까지 어색해진 만큼 ‘정청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리더십은 타격을 입게 됐다. 더 좁아진 운신의 폭 이날 정 대표는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브리핑에서 “오늘 민주당 긴급 최고위와 함께 지방선거 전에 합당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신 지방선거 후 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이하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준비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당 대표로서 혁신당과 통합을 제안한 것은 오직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었다”며 “그러나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많은 우려와 걱정을 가져왔고, 통합을 통한 상승 작용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자리에서 의원들의 말씀을 경청했고 민주당 지지층 여론조사 지표도 꼼꼼히 살피는 과정에서 더 이상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당 안팎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을 혼란케 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통합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 당원들, 혁신당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 이달 13일 입장을 밝히겠다던 혁신당은 날짜를 앞당겨 지난 11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사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에 동의하며 6월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을 향한 뼈있는 말도 이어졌다. 조 대표가 “선거 후에는 통합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내용과 방식에 대한 논의를 책임감 있게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동안 혁신당은 민주당에 흡수되는 방법을 피하고자 했던 만큼 합치는 방식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합당의 최대 과제로 남아있다. 조 대표는 “양당 간 회동이 이뤄지면 먼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가 지방선거에서의 연대인지 아니면 추상적 구호로서의 연대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지방선거 연대가 맞다면 추진준비위에서 그 원칙과 방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에서 양당은 상호 신뢰와 존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특정 정치인 개인과 계파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반드시 역효과가 난다. 국민과 양당 당원께 또다시 실망을 드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동 걸린 민주당-혁신당 합당…다음 복안은? ‘쌍방울 변호인’까지…제대로 꽂힌 ‘2연타’ 조 대표는 정 대표의 사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조 대표는 “정 대표께서 혁신당 당원에게 표명한 사과를 받아들인다”며 “혁신당 당원은 당으로 향해지는 비방과 모욕에 큰 상처를 입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당 박병언 선임대변인도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단순히 연대라고만 표현했는데 우당 간 레토릭적 연대를 의미하는지, 실질적으로 두 당이 지선을 치러낸다는 선거 연대인지 분명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민주당의 답변을 요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합당이 아닌 ‘지선 이후 통합’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민주당의 답변에 따라 향후 당의 대응이 달라질 것으로 풀이된다. 합당 논의가 중지되면서 당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나 싶더니 2차 종합특검으로 추천된 전준철 변호사가 새로운 불씨가 됐다. 민주당이 추천한 전 변호사는 2023년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인물이다. 1심 이후 사임했지만, 친명(친 이재명)계에서는 “이재명 죽이기” “제2의 체포동의안 사태” 등 격하게 반발했다. 친청(친 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전 변호사를 추천하면서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변호사는 검사 시절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한동훈 채널A 사건 등을 담당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가) 윤석열·김건희 수사를 할 때 서슬 퍼런 윤 총장하에서도 결코 소신을 굽히지 않고 강직하게 수사했다”며 “이번 2차 종합특검의 중요성에 비춰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팩트 확인 없이 전 변호사가 김성태 대북 송금 조작 의혹 사건을 변호했고, 그런 변호사를 추천함으로써 마치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의혹이 확산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이 차이는? ‘윤정부에서 탄압을 받은 변호사’를 강조했지만, 민주당을 설득시킬 명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이번 2차 종합특검 추천 과정에서 조금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사과했다. 정 대표도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정 대표는 해당 사태를 인사 검증 실패에 따른 ‘사고’로 규정하고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의 책임은 당 대표인 저에게 있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이 최고위원을 향한 사퇴 압박으로 이어졌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인사 사고가 아닌 정청래 체제를 향한 불만이 표면화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무산과 후보자 논란으로 정 대표의 리더십이 2연타를 맞으며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임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정 대표는 직접 연임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1인1표제 등 당원의 힘을 강화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며 대권주자로 나서기 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혁신당과의 합당 이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공은 정 대표에게 돌아간다. 그 성과를 토대로 대표 연임에 성공한 뒤 차기 대권까지 밟는 이른바 ‘이재명의 길’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여의도가 바라본 이재명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친문(친 문재인)계가 민주당을 꽉 쥐던, 시절 그는 한 줌의 계파도 없이 고군분투하며 기득권에 맞섰다. 온건파 사이에서 파격적인 개혁을 앞세워 당원들의 갈증을 해소했고, 이들을 ‘개딸(개혁의 딸)’로 묶어 본격적인 팬덤 정치에 나섰다. 당 대표 시절에는 대선에 출마하려는 대표의 사퇴 시한인 ‘대선 1년 전’에 예외를 두는 내용의 당헌을 바꾸면서 극심한 내홍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당시 이재명 대표는 자신 있게 뜻을 밀어붙였고 전당대회서 최종 득표율 85.4%로 연임에 성공했다. 리더십 심폐소생 권력의 정점에 선 이 대통령이 걸어온 길은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나고 싶어하는 정치인들의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정 대표는 그런 거친 이재명의 길 초입에 들어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사이다 화법’으로 지지 세력을 키우는 시도는 이 대통령과 매우 유사하다. 이 대통령도 성공하지 못했던 1인1표제를 정 대표는 해냈다”면서도 “서둘렀던 게 문제다. 합당도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당 대표이던 시절부터 모든 것이 순차적으로 맞아떨어졌다. 그때는 민주당이 야당이었고 윤석열·김건희라는 공공의 적이 있으니 친명과 비명(비 이재명)이 매일같이 싸워도 봉합할 명분이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차이는 측근의 유무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일 때부터 함께해 온 이른바 ‘성남 라인’이 존재했고, 김현지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 등 측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존재했다”며 “친청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있지만 이들을 측근이라고는 볼 수 없다. 김어준·유승민 두 사람이 정 대표에게 영향을 주는 인물로 꼽히지만, 그들조차도 자기 정치에 당 대표를 쓰는 느낌이 든다. 누가 중심이고, 누가 휘둘리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 한 지방선거가 정 대표의 마지막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 ‘압승’을 끌어낸다면 무너진 리더십을 다지는 건 물론 8월 전당대회 출마 명분까지 얻을 수 있다. 당장은 정 대표가 타격을 받았지만 선거 국면을 통과하면서 과오가 희석되는 흐름에 기대를 건 셈이다. 민주당은 오는 4월 중순까지 모든 지방선거 공천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경선 규칙과 공천 룰 등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권력에는 비판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한 정치권 관계자의 말처럼 반대 여론을 찬성 여론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리더십이 판가름 난다. 시계를 돌려 2024년 4월, 이 대통령 역시 당 대표이던 시절 공천 시즌을 앞두고 ‘비명횡사’ 논란에 휩싸였다. 현역 의원 의정평가 하위 20% 통보를 박은 이는 6명으로 모두 비명계였던 만큼 의원들 대다수가 ‘친명’을 내세워 마케팅을 이어갔다. 이, 비주류서 180석 야당 대표로 지선 앞둔 대표님의 큰 그림은? 공천 갈등은 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고 민주당이 패배했던 2012년 총선이 되풀이될 것이란 당내 우려가 커졌다. 하루가 멀다고 나오는 사퇴 요구에 이 대표는 “툭 하면 사퇴 요구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대표를 바꿔야 한다”며 오히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친명과 비명 간의 갈등은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진통”으로 진단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총선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지만, 180석 공룡 야당을 탄생시키면서 여론을 뒤집었다. 정 대표 역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합당 논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겠다”며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기습 행동으로 당을 흔들지 종잡을 수 없어 잃어버린 신임을 되찾는 것이 지방선거를 앞둔 첫 번째 과제로 여겨진다. 정 대표는 ‘억울한 컷오프를 최소화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11일에는 “공천 과정 전반의 불공정·불합리한 사례를 사전에 점검해 신뢰받는 공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겠다”며 공천신문고 구성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합당 과정에 여러 가지 내홍을 겪고 걱정을 끼쳐드렸지만 그런 와중에도 할 일은 빈틈없이 해왔다”며 “민주당은 공정한 경선을 통한 공천, 투명한 공천이 지방선거 승리의 요체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당 대표의 이 같은 의지가 (공천신문고) 제도를 통해서 충실히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이재명 모델’로 노선을 잡았지만 ‘제2의 ○○○’이라는 꼬리표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과감하게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은 이 대통령의 ‘중도 보수’ 전략까지 정 대표가 따라 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실망한 사람들이 정권교체에 손을 들어줬다. 이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 즈음이면 정권 유지든 교체든 국민의 마음속에 새로운 잣대가 세워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좌우 통합을 이뤄낼 지도자를 원할지, 지금보다 조금 더 강경한 지도자를 원할지는 현 정부에 달려 있다. 그 시대에 맞는, 또 국민이 원하는 사람이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될 것”이라고 봤다. 신선한 뉴페이스? 이어 “이 대통령은 후임자를 키우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의 민주당은 당 대표도, 차기 대권주자도 ‘포스트 이재명’이 아닌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의 행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그림자에만 메어서는 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극단으로 치닫는 여야 갈등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설을 앞두고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대표를 오찬에 초대했지만, 약속 시간을 한 시간 앞두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불참을 통보했다. 장 대표는 “(이번 회동이) 부부 싸움하고 둘이 화해하겠다고 옆집 아저씨 불러놓는 꼴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오늘 회동에 가면 여야 합치를 위해 무슨 반찬을 내놨고, 쌀에 무슨 잡곡을 섞었고 그런 것들로 오늘 뉴스를 다 덮으려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무너지는 소리를 덮기 위해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모든 걸 다 덮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이 국민의힘 반발 속에 여당의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SNS를 통해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며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 국민의힘, 정말 ‘노답(답이 없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도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 그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데 깊은 아쉬움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